2023년 1분기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4월이 되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있다면 ‘뭐 했다고 벌써?’입니다. 아직도 2023년이라는 걸 깜빡하곤 하거든요. 올해 세운 목표를 되짚어 보며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합니다. 그 다음으로 든 4월에 대한 생각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로서 시민으로서 기억하고 추모하고 행동할 게 많은 달이 왔다는 것입니다.
4월 16일,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는 날입니다. 여전히 제겐 선명한 기억이 있는데요. 당시 대학생이던 저는 지하철을 타고 학교를 가던 중이었습니다. 언제나처럼 어수선하던 지하철 4호선에서 또래로 보이던 여성이 통화를 하다 울먹이더니 금방 목 놓아 울어버렸습니다. ‘나 지금 지하철이야. 찾았대? 찾았어? 아냐, 나 지금 갈게. 나 진도로 갈게. 갈래, 곧 있으면 서울역이야.’ 그 순간 조용해진 공간과 한강을 지나며 들어오던 햇살, 한강의 윤슬 그리고 그 여성분의 얼굴이 지금도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그분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때때로 슬프고 힘들더라도, 그보다는 행복한 일이 많아 부디 건강하게 일상을 보내고 있길 바랄 뿐입니다.
△ 4.14기후정의파업 조직위원회 참석자들이 지난 4월 5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함께 살기 위해 멈춰! 4.14 기후정의파업' 참가자 선언과 계획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매일노동뉴스
지구인으로 행동해야 할 일도 있죠. 실은 늘 신경 써야 하지만 나태해지는 제게 마음을 다잡게 하는 4월이기도 합니다. 4월 22일은 지구의 날입니다.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제정한 날인데, UN이 정한 세계환경의 날(6월 5일)과 달리 순수하게 민간운동에서 출발했다는 게 더 유의미하게 다가옵니다. 그래서인지 4월에는 유달리 환경, 특히 기후위기와 관련한 시민사회 활동이 많습니다. 이틀 후인 4월 14일(금)에는 4.14 기후정의파업이 진행됩니다.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붕괴 대비에 나서야 할 정부가 오히려 기후위기를 가속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을 비판하고 정책전환을 촉구하는 활동인데요. ‘함께 살기 위해 멈춰!’라는 슬로건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예년보다 1주일 앞당겨 개화한 벚꽃과 목련을 보며 예쁘다고 감탄하다가도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는 ‘경고’로 느껴져 마음이 쓰인 것처럼요.
아쉽게도 파업에 동참하진 못하는데요. 대신, 이날 기후위기를 막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일을 해보려고 합니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한겨레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한겨레 <Q 개인이 기후위기와 싸울 수 있는 10가지 방법, 어때요?>(2022년 7월 14일, 김정수 기자) 는 ‘전기, 가스 같은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게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개인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유넵)이 제시한 ‘기후위기와 싸우는 것을 도울 수 있는 10가지 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저는 이날 열로 조리하지 않아도 되는 채식을 하고, 집에서 전기 없는 하루를 살아보려고 합니다. ‘서다’를 읽는 여러분도 마음이 동한다면 한번 기사를 읽고 실천해보시길 권유드립니다.
더불어 기후위기 심각성을 함께 나눠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사무처에서 저와 원혜인 활동가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기후위기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널리즘으로 풀어내는 기후위기’란 강좌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민언련에서는 기후위기와 원전, 환경오염 문제를 왜곡하거나 축소하는 언론보도 문제를 모니터하고 지적하는 보고서를 계속 발표해왔는데요. 이번엔 교육프로그램으로 기후위기 문제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먼저 환경전문가, 기후위기 문제를 심도 있게 취재해온 기자들과 함께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를 고민해볼 예정입니다. 또한 시민 수강생이 직접 일상 속 기후위기 문제를 취재하여 대안을 모색해보는 과정도 포함됩니다. 기후위기 저널리즘을 학습하는데 그치지 않고, 시민참여형 저널리즘으로 발전해보자는 취지입니다. 처음 시도해보는 프로그램이라서 다른 강연을 준비할 때보다 좀 더 설레고, 충실하게 선보이고 싶은 마음입니다.
2023년 4월, 우리 좀 더 기억하고 추모하고 연대하여 1분기를 잘 보내고, 5월에는 기후위기를 함께 고민해보며 2분기를 시작해보길 바랍니다.
김봄빛나래 교육콘텐츠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