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윤석열 정권은 공영방송을 장악해 예속시키고 비판언론들을 무참히 탄압하고 있습니다.
정부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는 대통령으로부터 독립되어 합의제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그 핵심은 외부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과 내부 소유·경영으로부터의 자율성입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은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공영방송의 경영진을 인위적으로 교체하고, 이를 지렛대로 공영방송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심의를 통해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 손상을 찾아내 치유하고 예방하도록 하는 민간기구입니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기능과 성격도 동일합니다. 그렇지만 윤석열 정권은 두 기구도 장악하여 하수인으로 만들었습니다.
국민의 눈 귀 입이 되어야 할 공영방송들은 정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조작과 동원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정상적인 언론들은 심의를 참칭한 이들의 검열 그리고 정치검찰의 법기술자식 기소·겁박에 맞서 힘겹게 분투중입니다.
우리는 수구보수 세력이 집권할 때마다 독재로 퇴행하는 위기를 반복적으로 겪어왔습니다. 정권의 공영언론 장악과 비판언론 탄압은 ‘입틀막’과 ‘자기검열’이 일상화된 파시즘으로 붕괴하는 관문입니다.
1974년 비판언론인들이 군사독재의 극단적인 감시와 핍박 속에서 ‘언론자유실천선언’을 했습니다. 1984년 그 선언을 충실히 이행해 해직당하신 언론인들이 ‘민주언론운동협의회’(민언련의 전신)를 만들었습니다. 민언련은 선배님들의 정신과 투쟁을 계승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저희는 ‘민언련을 만드신 선배님들’ 그리고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염원하는 민주시민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 위태롭게 흔들리는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지켜내는 일, 그리고 이를 토대로 ‘실질적 민주주의’와 ‘시민주권의 공론장’를 꽃피우는 시대적 과제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4년 4월
상임공동대표 신태섭
함께 걸어온 길,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세상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미디어 변화는 상당합니다. 미디어 이용자 간 경험 차이가 사회적 불통으로 이어질까 우려할 정도입니다. 여러 사람이 한 공간에 있어도 각자 다른 미디어를 이용하는 상황이 낯설지 않은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 그렇지만 미디어의 역할과 책무에 대한 상식과 원칙마저 달라진 것은 아닙니다. 인공지능 미디어가 등장해도 뉴스미디어(언론)의 사실 확인과 진실 추구는 저널리즘의 가장 중요한 목적입니다.
흔히 언론의 힘을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아무리 중요한 사회적 문제도 언론이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관심을 끌기 어렵고 변화를 꾀할 수 없습니다. 언론이 계속 다루면 다양한 의견과 생각을 모으는 공론장을 구성할 수 있고 도움이 필요하거나 변화를 요구하는 문제를 해결할 여지가 커집니다. 그러나 언론이 자칫 잘못된 정보나 의견을 강하게 내는 경우라면 개인 혹은 집단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심각한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습니다. 언론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언론 자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기본이고 사회 전반의 신뢰마저 낮아진다는 점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됩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1984년부터 사회의 중요한 의제가 제대로 유통될 수 있게 하는 강력한 도구이자 수단인 미디어에 대해 시민과 함께, 시민의 눈으로, 시민을 위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해 왔습니다. 언론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았고 정권과 권력을 감시하는 시민운동 단체로 한 길을 걸었습니다.
2024년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창립 40주년을 맞이합니다. 시민 회원과 언론 현업 노동자와 함께 언론 자유와 민주화를 더 단단하게 다지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언련 회원과 함께 할 때 즐거움이 크고 또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지리라 생각합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어디서 출발했는지 늘 새기겠습니다. 관심과 질책, 그리고 우정과 연대 부탁드립니다. 함께 걸어온 길,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2024년 4월
공동대표 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