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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종편3사·조중동·한국·경제지, 이동관 검증 않고 입장만 전달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 주도 이력, 아들 학교폭력 무마 의혹, 재산형성 의혹, 배우자를 통한 부정 인사청탁 의혹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된 상태입니다. 8월 18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가운데 제대로 소명된 것은 없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7월 28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 이후부터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8월 17일까지 지상파3사와 종편4사, 6개 종합일간지와 2개 경제일간지를 대상으로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이동관’으로 검색했을 때 나온 보도를 분석했습니다.
종편4사·조중동·한국·경제지, ‘이동관 보도’ 외면?
이동관 후보자 관련 보도가 가장 많은 곳은 KBS(161건)입니다. 다음으로 MBC(150건), 경향신문(95건), 한겨레(78건), SBS(70건)순입니다. 이동관 후보자 관련 보도의 15개 언론사 평균은 약 53건이지만, 지상파3사와 경향신문, 한겨레를 제외한 나머지 언론의 보도량은 평균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JTBC는 9건으로 보도량이 가장 적습니다.
△ 15개 언론사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관련 보도 건수(7/28~8/17) ©민주언론시민연합
한겨레·경향·MBC·KBS만 검증보도, 나머지 검증 안 해
보도량의 많고 적음으로 언론이 공직 후보자 검증 의무를 다했는지 평가하긴 어렵습니다. 따라서 언론사별로 이동관 후보자 관련 전체보도 중 검증보도가 얼마나 되는지 비율을 살펴봤습니다. 한겨레가 28.2%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경향신문(21.1%), MBC(20.0%), KBS(16.8%)순입니다.
△ 15개 언론사 이동관 후보자 관련 전체 보도 중 ‘검증보도’ 비율(7/28~8/17) ©민주언론시민연합
공직 후보자 검증은 언론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조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및 공익성을 높이고 방송통신위원회의 독립적 운영을 보장함으로써 국민의 권익보호와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법안 목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해당 조항은 법안 목적과 더불어 방송통신위원회가 언론의 자유와 공공성 및 공익성을 높이는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뜻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다른 공직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언론의 검증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한겨레, 경향신문, MBC, KBS를 제외한 나머지 언론에서는 이동관 후보자 검증보도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한국일보는 검증보도 1건으로 이동관 후보자 관련 전체보도 중 검증보도 비율이 4.0%로 나타나긴 했지만, 15개 언론사 평균 12.6%에는 한참 못 미쳐 검증보도를 충분히 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공직 후보자 검증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입니다.
SBS·종편3사·조중동·한국·경제지, 이동관 입장 전달 치중
이동관 후보자는 후보자 지명 이후 사안마다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 직후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파괴하는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각국 정부와 시민단체가 모두 그 대응에 골몰하고 있다”며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 복원과 자유롭고 소통이 잘 이뤄지는 정보 유통 환경 조성에 먼저 총력을 기울이려고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YTN <단독/“이력서 받아” vs “기억 없어”…이동관 해명 오락가락>(7월 30일 황윤태 기자)을 통해 부인이 인사청탁 받은 정황이 보도되자 ‘사실 무근’이라며 YTN에 유감을 표명하고, “필요할 경우 법적 대응 등 가용한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15개 언론사 이동관 후보자 관련 전체 보도 중 ‘이동관 후보자 입장 전달 보도’ 비율(7/28~8/17)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은 논란의 중심에 선 공직 후보자의 각종 입장 표명을 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안에 따라 비판이나 반대 입장을 함께 전해야 합니다. 의혹에 대한 후보자의 반박 입장을 전하는 보도라면 의혹이 어떤 의혹인지도 상세히 전해야 합니다. 비판이나 반대 입장을 전하지 않고, 후보자가 반박하는 의혹이 어떤 의혹인지 명확히 설명하지 않은 채 후보자 입장만 전달하는 것은 언론의 역할이 아니라 후보자의 스피커 역할을 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언론사별로 이동관 후보자 관련 전체보도 중 후보자 입장만 전달한 보도가 얼마나 되는지 살펴봤습니다. 한국경제가 38.9%로 가장 높습니다. 다음으로 매일경제(28.2%), 조선일보(27.8%), 중앙일보(26.3%), SBS(25.7%), 한국일보(24.0%), 동아일보(22.7%), 채널A(20.0%), TV조선(17.9%), MBN(15.8%) 등의 순서입니다. 한국경제를 비롯한 10개 언론사는 15개 언론사 전체 평균 12.6%를 훨씬 웃돌았는데요. 이들은 이동관 후보자 검증보도를 거의 하지 않거나 전혀 하지 않은 언론이기도 합니다.
이동관 “공산당 기관지” 발언, SBS ‘논란’ TV조선 ‘소신’
이동관 후보자는 8월 1일 인사청문준비단 사무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짜뉴스 등을 언급하며 “과거에 선전‧선동을 굉장히 능수능란하게 했던 공산당의 신문과 방송을 우리가 언론이라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 이동관 후보자 “공산당 기관지” 발언을 ‘논란’이라며 평가 회피한 SBS. ‘소신’이라 평가한 TV조선(8/1)
언론 평가는 엇갈렸습니다. SBS <“언론 자유엔 책임”‥‘공산당’ 표현 논란>(8월 1일 전병남 기자)은 “(이동관 후보자가) 언론은 장악할 수 없는 영역이며 대신 자유에 책임이 따른다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쓴 표현(공산당 기관지)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동관 후보자의 해당 발언은 사실상 정부 비판 언론을 ‘공산당 기관지’에 비유한 것으로 해석되며 비판이 잇따랐지만, SBS는 여럿이 서로 다른 주장을 내며 다투는 ‘논란’이라며 판단을 회피한 것입니다.
TV조선 <“공산당 신문은 언론 아냐” ↔ “뒤틀린 언론관”>(8월 1일 한송원 기자)은 “(이동관 후보자가) 사실이 아니라 특정진영의 주장을 전달하는 공산당 기관지 같은 매체는 언론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는데, “이 정도면 소신은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정부 비판 언론을 ‘공산당 기관지’에 비유한 것을 ‘소신’으로 평가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반면 경향신문 <이동관 “과거 공산당 신문‧방송을 언론이라 하지 않는다”>(8월 1일 강한들 기자)는 이동관 후보자의 “과거 공산당의 신문, 방송을 언론이라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언론을 선별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YTN 형사고소와 3억 손배소, 경향·한겨레만 비판
8월 10일, YTN이 분당 서현역에서 차량 돌진 및 흉기 난동을 일으킨 최원종 관련 보도를 전하는 배경화면에 이동관 후보자 사진을 10초가량 게재하자 다음 날 이동관 후보자는 “명백히 후보자의 명예를 훼손한 사고에 대해 실수라며 별일 아닌 양 넘어가는 것은 책임 있는 방송의 자세가 아니다”, “YTN에 자세한 경위 파악과 사과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8월 16일에는 YTN 임직원을 형사고소하고 3억 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경향신문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YTN에 3억원 손배소 제기>(8월 16일 강한들 기자)는 이동관 후보자의 법적 대응을 전하며 “언론중재위원회 등 구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YTN은 두 차례 사과 방송을 했고, 침해된 권리를 구제받을 제도가 있는데 바로 소송을 냈다”며 “언론에 위축 효과를 줄 수 있는 소송으로 넘어가면 압박으로 볼 수 있다”는 고민수 강릉원주대 법학과 교수 발언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한겨레 <이동관, ‘YTN 방송사고’ 임직원 형사고소…3억원 손배소도>(8월 16일 최성진 기자)도 이동관 후보자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YTN 보도 징계를 요구하는 방송심의를 신청한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방심위는 방송 심의에 따른 제재조치를 결정할 수 있을 뿐, 심의 결과에 따른 처분을 집행하는 기관은 방통위”인데, “만약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방통위원장에 임명되면 자신이 낸 방송심의 건에 대한 처분을 직접 집행할 수” 있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것입니다.
이동관 “MBC 나팔수” 비난하자 SBS·중앙일보 이동관 입장 상세 전달
MBC <단독/하나고 상담 교사 “학폭에 너무 힘들어 했다”>(8월 16일 지윤수 기자)는 이동관 후보자가 아들 학교폭력과 관련해 “그 시절에 이미 학생들끼리 다 사과하고 끝난 일이라고 일축”해왔지만, 당시 상담교사가 ‘피해 학생들이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했으며 학생들 간 화해도 없었다’고 증언한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이동관 후보자는 보도 당일 “(MBC가) 공영방송이란 탈을 쓰고 실제로는 특정 진영의 나팔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세간의 비판에 대해 깊이 성찰해 보기 바란다”며 비난에 가까운 입장문을 냈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는 다음날인 8월 17일 입장문을 내고 “(이동관 후보자) 자신이 방통위원장이 되면 MBC를 가만히 놔두지 않겠다는 사실상의 겁박”이라며 반발했는데요.
15개 언론사 중 SBS와 중앙일보만 이동관 후보자 입장문을 그대로 전했습니다. SBS <이동관측 “MBC, 특정 진영 나팔수 역할 한다는 비판 성찰하길”>(8월 17일 유영규 기자)은 이동관 후보자 입장을 제목으로 싣고 “MBC는 이날 이 후보자 아들 학폭 이슈와 관련, 당시 하나고에 재직했던 A 교사가 편지를 보내왔다고 보도”했다며 “MBC에 따르면 A 교사는 편지에서 당시 학생들이 자신을 찾아와 이 후보자의 자녀로부터 학폭 피해를 봤다고 호소했으며, 학생들 간 화해는 없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습니다. 보도내용 대부분이 이동관 후보자 입장으로 채워졌습니다.
중앙일보 <이동관, 아들 학폭 보도 MBC에 “진영 나팔수 비판 성찰하길”>(8월 16일 임성빈 기자)도 마찬가지입니다. SBS보다 MBC 보도에 관한 설명은 길었지만, 절반 이상을 이동관 후보자 입장을 전달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3년 7월 28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 이후~8월 17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이동관’으로 검색했을 때 나온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보도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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