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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특집’으로 전락한 TV조선 <강적들> 신년특집
등록 2018.01.11 12:39
조회 872

TV조선 <강적들>은 2013년부터 4년을 넘게 방송한 TV조선의 간판 시사 토크 프로그램입니다. 개국 이래 줄곧 보도‧시사 프로그램의 편성 비율을 40% 수준으로 유지했던 TV조선의 수많은 시사 토크 프로그램들 중에서도 예능 성격을 가미한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패널로 방송인 함익병 씨, 코미디언 이윤석 씨 등 연예인을 출연시켰고 TV조선 스스로도 시사 프로그램이 아닌 예능 프로그램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TV조선 <강적들>은 그동안 ‘예능’의 탈을 쓴 ‘편파‧왜곡 시사 프로그램’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집단 토크’ 예능의 형식만 빌렸을 뿐, 시종일관 정치적 이슈를 다루면서 자유한국당 등 이른바 보수 세력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선전한다는 비판입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방송의 패널 구성을 보면 진보나 현 여권을 대변하는 인물은 평론가 김갑수 씨 뿐이고 보수적 입장에 선 인물은 함익병 씨, 정미경 전 자유한국당 의원, 이준석 바른정당 노원병 당협위원장(전 새누리당 비대위원), 평론가 이봉규 씨 등 1회 당 5명 수준에 육박했습니다. 


TV조선은 2018년 새해를 맞아 <강적들>의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먼저 6명 수준을 유지하던 ‘집단 패널 방식’을 포기하고 진행자 김성경 씨, 야권 패널 전원책 변호사, 여권 패널 김갑수 씨 3인 체제를 선택한 것이 눈에 띕니다. 유의미한 정보보다는 편파적 정치 논리만 오간다는 그간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개편 이후 첫 방송을 모니터한 결과 유의미한 변화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TV조선 <강적들> 1월 3일 방송은 ‘신년특집’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신년특집 맞짱 대결, 전원책 VS 홍준표’라는 이름 아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초대하여 ‘토론 특집’으로 꾸민 겁니다. 이는 바로 전날 ‘2018년 한국 어디로 가나’라는 주제로 신년특집 토론을 방송했던 JTBC <뉴스룸>과 유사한 기획입니다. 그러나 내용은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TV조선 <강적들>(1/3)의 신년특집은 토론으로 볼 수 없었고 홍준표 대표의 ‘자유한국당 홍보 및 현 정부 성토대회’에 가까웠습니다. 

 

대표적 보수 패널과 보수 야당 대표가 ‘맞짱’?
일단 ‘신년특집 맞짱 대결, 전원책 VS 홍준표’라는 TV조선의 기본적인 기획 의도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원책 변호사는 그간 수많은 방송과 칼럼을 통해 대표적인 보수 평론가로 발돋움했습니다. 심지어 TV조선이 메인뉴스 <종합뉴스9>의 앵커로 영입했을 정도입니다. 전 씨는 박근혜 국정농단 게이트 등 지난 정부의 파탄을 계기로 자유한국당 등 보수세력의 몇몇 정치적 판단을 신랄하게 비판한 사례도 있으나, 복지, 대북정책, 탈원전 등 주요 사회 현안에서는 전반적으로 자유한국당과 비슷한 입장을 피력해왔습니다. 


전 씨는 지난 해 <종합뉴스 9> 앵커 역할을 하면서도 수차례 본인의 주장을 브리핑하며 편파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8월 15일에는 “왜 한쪽은 기를 쓰고 1948년 대한민국 출범을 건국으로 보지 못한다고 하는지 또 왜 반대쪽은 상해임정 수립은 건국이 아니라고 하는지”라며 자유한국당의 ‘건국절 프레임’을 수용한 바 있습니다.(https://goo.gl/1jHVoB) 9월 13일에는 문재인 정부의 이명박 정부 비리 조사를 “전방위적 MB 정부 캐기”, “집권했으니 당한만큼 돌려준다는 거지요.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 비판하는 등 자유한국당의 ‘정치보복 프레임’과 똑같은 입장을 취했습니다.(https://goo.gl/CP6Zf8) 7월 13일에는 국정농단 피의자 정유라 씨의 ‘기습 검찰 출석’을 두고 ‘검찰-정유라 거래설’, ‘박근혜 무죄 가능성’ 등 근거 없는 낭설을 주장하다가 “사회부 기자들에게 검찰과 정 씨 간에 뭔가 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 취재 좀 잘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아직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해, TV조선 기자들이 항의 성명을 내는 일도 벌어졌죠.(https://bit.ly/2vnok2V) 


이렇게 자유한국당과 거의 똑같은 정치색을 지닌 인물이 자유한국당의 대표와 어떻게 ‘맞짱 토론’을 할 수 있다는 것인지 TV조선의 발상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자유한국당과 비슷한 입장을 지니고 있으니 논박은 애초 불가능하며, 오히려 ‘환상의 호흡’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TV조선 <강적들>(1/3)에서는 진행자인 김성경 씨나 토론 패널 전원책 씨가 홍준표 대표의 주장에 반론을 펴는 장면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두 사람은 시종일관 홍준표 대표 주장에 동조하고 거드는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하거나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주장에도 반론을 제기하거나 검증 시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맞장구 치고 거드는 ‘맞짱 상대’?
<문 정부 적폐청산, 정치보복 논란>이라는 주제에서 홍준표 대표는 “적폐청산이라면서 정치보복을 저렇게 오래 해주면 우리들 선거에 도움이 된다”며 익숙한 ‘정치보복 프레임’을 내세웠습니다.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질문에 “본인 것이라고 얘기하기 어려웠거나 본인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홍 대표는 “제대로 하려면 노무현 전 대통령 640만 달러 그것부터 국고 환수 해야죠. 70억 넘는 돈을 뇌물로 받아 놓고 입 씻는 것부터 정리해야죠. 우리가 고발 해놨어요”라고 억지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이때 전원책 앵커는 “640만 달러부터 해야죠”라고 적극 호응했습니다.


홍 대표 주장은 당연히 사실이 아닙니다. 노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한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2015년 “명품시계 논두렁에 버렸다는 보도는 국정원 주도로 이뤄졌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런 발언 하지 않았다”고 고백해 충격적인 국정원의 ‘노무현 수사 개입’이 밝혀졌고 2009년 6월 12일 이뤄진 검찰의 ‘박연차 리스트’ 최종 수사결과는 노 전 대통령 뇌물 수수에 아무런 확증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검찰의 노 전 대통령 수사는 여당이던 한나라당에서도 ‘이런 강압 수사는 처음 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논란이 크기도 했죠. 심지어 홍 대표와 똑같이 ‘노 전 대통령 뇌물’에 집착하는 TV조선 <종합뉴스9>도 지난 19대 대선 당시 팩트체크 보도(4/26 https://bit.ly/2oyPOUg)를 통해 “최종 확인은 불가능한 상황”이라 결론지었습니다. 


분명 ‘적폐청산 정치보복 논란’으로 시작된 토론이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 수수’로 마무리되는 촌극이 벌어졌으나 토론자 전원책 씨는 맞장구치며 거들 뿐이었습니다. 진행자 김성경 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맞짱 토론’을 한다는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추며 고 노무현 대통령의 뇌물 수수를 사실로 전제한 겁니다. 이쯤 되면 ‘맞짱 대결’이 아니라 ‘단짝 놀이’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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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전 전 대통령 뇌물 의혹’ 제기한 TV조선 <강적들>(1/3)

 

이렇게 토론자 전 씨가 홍 대표 주장에 반론은커녕, 맞장구치는 장면은 이날 수차례 반복됐습니다. <문 정부 7개월, 엇갈린 평가>라는 이름으로 토론이 진행될 때도 두 사람은 “성과가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홍준표), “한반도 평화 기반 구축됐다고 하는데 구축됐는지 모르겠다”(전원책)며 입을 모아 현 정부를 비판하기만 했습니다. 결국 마지막 주제인 <홍준표 대표가 평가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쇼통 정부, 쇼는 정말 잘 한다”며 재차 현 정부를 비난한 홍 대표 발언과 함께 이날 토론은 종료됐습니다.

 

자유한국당 선거 홍보까지…이게 무슨 토론?
급기야 TV조선 <강적들>(1/3)의 신년특집 토론은 자유한국당의 선거 홍보까지 이르고 말았습니다. TV조선은 토론 중반부에 <6‧13 지방선거, 홍준표 대표의 카드는?>, <지방선거의 꽃 서울시장! 홍준표 출마설?>, <6‧13 지방선거 한국당의 필승 전략은?> 등 3개의 주제를 연속해서 다뤘는데요. 일단 주제들 자체가 ‘신년특집 맞짱 토론’과는 어울리지 않는 ‘한국당 홍보’에 불과합니다. 토론 내용도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홍 대표는 10분 간 “국민의당-바른정당 합당해도 위장 야당에 불과”, “승리 단정하기 어려우나 6곳 이겨 현상유지는 하겠다” 등 자유한국당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에 전원책 씨는 “보수의 새 바람을 일으켜 달라”며 응원했고 김성경 씨는 “자유한국당 후보는 누가 밀어주죠?”라고 물었다가 “그건 김성경 앵커가 걱정할 일 아니다”라고 잘라 말해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TV조선은 홍준표 대표 배경으로 청량음료 ‘콜라’를 합성해 ‘사이다 홍준표’의 이미지를 부각시켰습니다. 이외에도 TV조선은 ‘쿨준표’, ‘솔직 준표’ 등의 자막으로 홍 대표를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참 좋은 지도자”? TV조선의 본심일까
이렇게 일방적으로 자유한국당을 홍보하는 식으로 흘러가던 ‘TV조선식 토론’에서 일본 아베 총리를 찬양하는 발언까지 나왔습니다. <홍준표 대표 ‘위안부 합의’ 노코멘트?>라는 주제로 토론을 하던 중 홍준표 대표는 “아베 총리를 봤을 때 일본으로서는 참 좋은 지도자를 가지고 있다. 일본으로서는 일본의 자존심 세우고 실리 외교하고. 그만큼 좋은 지도자가 어디 있습니까? 우리나라로서는 싫지만”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제1야당 대표가 위안부 등 참담한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사과조차 하지 일본 정상을 치하한 것입니다. 아베 총리는 헌법을 개정해 전쟁 국가로 나아가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위안부, 양민학살 등 여러 전쟁 범죄를 인정하지 않는 등 국제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원책 씨나 진행자가 질문이나 반론을 하는 것이 상식적입니다. 그러나 전원책 씨는 “저도 위안부 합의에 굉장히 불만”이었다고 하더니 느닷없이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TF를 만들어서 거기에 이면합의가 있었다, 없었다. 이걸 또 얘기를 했단 말이에요”라며 오히려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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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위안부 합의 다루다 아베 총리에 찬사 보낸 TV조선 <강적들>(1/3)

 

18개 현안 중 반론은 단 3번
이날 TV조선이 토론 주제로 던진 18개의 현안 가운데, 진행자인 김성경 씨와 토론자 전원책 씨가 홍준표 대표 주장에 반론을 제기한 사례는 단 3번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이 사례에서도 결론은 홍준표 대표 주장에 동의하는 것으로 끝나 토론이라는 형식이 무색했다는 겁니다. 


먼저 방송 초반부에서 TV조선은 <아랍에미리트 의혹에 말 바꾼 야당?>이라는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전원책 씨는 “임종석 실장이 아랍에미리트로 간 게 쉽게 말하면 현 정부가 어떤 일을 하다가 잘못 돼서 간 것이냐 아니면 전 정부의 이면합의가 잘못 돼서 그 문제가 돼서 간 것이냐”고 물었고 홍 대표는 “현 정부가 잘못해서 그걸 수습하기 위해 간 것”이라 답했습니다. 전원책 씨는 다시 “그런데 왜 이렇게 야당이 조용합니까, 옛날(이명박 정부) 이면합의 문제라고들 한다”라고 반문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반론 사례였습니다. 그러나 답변은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홍 대표는 “공개하려면 다 한번 공개해 보시죠. 그렇게 해서 한번 국제 관계를 파탄으로 한번 몰고 가 보시죠. 그래서 이명박 정부 때 한 것이 모두 잘못된 것이라고 한번 해 보시죠. 그렇게 해서 국익에 얼마나 손상이 오는지 한번 해 보라”라며 답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이면합의 문제가 맞느냐’는 질문에 ‘다 공개해서 외교 관계 다 망쳐보라’며 사실상 협박한 것이죠. 이는 비논리적이고 부적절한 언사입니다. 전원책 씨는 여기에 더 질문을 이어가려 했으나 홍 대표가 말을 끊었고 결국 아무런 반론도, 질문도 없이 다음 주제로 넘어갔습니다. 


바로 다음 주제는 <제1야당 대표가 생각하는 문 정부의 진짜 지지율?>이었습니다. 여기서도 홍 대표는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펼쳤습니다. 김성경 씨가 “문 대통령 지지율이 현재 70%에 달하고 있다”고 말하며 질문하려 하자 홍 대표는 말을 끊고 “천만에. 자기 지지 계층이 여론조사에 응하는 사람들이 70%될 거예요. (실제)지지율은 40% 정도. 우리나라 여론조사 기관은 응답자의 몇 퍼센트라고 발표를 해야 돼요”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에 김성경 씨와 전원책 씨 모두 납득하기 힘들다는 듯 “여론조사는 무작위”, “응답률은 모두 공개합니다”라고 반론했습니다. 그러자 홍 대표는 “응답률은 나오는데 응답자의 몇 프로가 이걸 지지한다, 이렇게 발표하는 것이 맞지. 요즘 일부 어떤 여론조사는 패널 조사를 합니다.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가 무선전화가 20만 회선이라면 이미 20만 회선에 대한 성향 조사가 다 돼 있습니다. 지금 나오는 70%가 내가 알기로는 그 지지율은 아닙니다”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 주제에서도 홍 대표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거나 더 이상의 반론을 제기하지 않은 채 토론이 끝났습니다. 


마지막 반론 사례는 <제1야당 대표가 본 문 정부의 복지 정책>이라는 주제에서 나왔습니다. 전원책 변호사는 “보수, 진보 정권 할 것없이 국가의 미래, 국익을 생각하지 않고 권력만을 위한 복지 정책을 편다. 어떻게 보시나”라고 물었습니다. 홍 대표는 “무상 정책을 편 베네수엘라는 지금 거지가 다 됐다”, “문재인 정부가 베네수엘라 식 복지 정책을 편다”, “공무원 증원은 일자리 창출도 아니고 국민 세금 나눠 먹기”라며 현 정부를 강하게 비판한 뒤 “내가 경남지사 하면서 땅 한 평 안 팔고 1조 4000억을 다 갚았다”고 주장을 마무리했습니다. 

 

TV조선이 포기한 반론, 사실은 이렇다
홍 대표의 주장 중에는 반드시 반론 및 ‘팩트체킹’이 필요한 것이 많습니다. ‘UAE 논란’의 경우 홍 대표가 ‘한 번 다 공개하고 외교 망쳐 보시라’라고 엄포를 놓을 만 한 사안이 아니라 오히려 책임을 통감해야 할 문제로 보입니다. 최근 자유한국당이 엉뚱한 의혹을 늘어놓다 ‘자살골’을 넣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비밀 군사협정 및 이면계약 논란은 이미 지난달 말부터 뜨거웠고 결국 9일,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이 중앙일보 인터뷰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고 UAE와 비밀 군사협정을 체결했다. 한국군이 UAE에 와 주는 것”이라고 시인하면서 의혹은 사실로 굳어졌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UAE 유사시 한국군이 자동 개입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협정을 비밀리에 체결했고 반드시 필요한 국회 비준도 무시했다는 겁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운 협정을 수정하기 위해 UAE와 접촉했고 민감한 군사‧외교 문제인만큼 관련 언급을 최대한 자제한 것으로 보입니다. 8일 방한한 칼둔 칼리파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임종설 실장 및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확인하면서 논란은 일단락 됐습니다. ‘탈원전 갈등’, ‘MB 뒷조사로 인한 외교 갈등’ 등 숱한 낭설을 뿌렸던 자유한국당이야말로 이 사태를 해명하고 사죄해야 한다는 여론이 큽니다. 


홍 대표의 ‘여론조사 기관 비판’은 주장의 의도조차 해석하기가 어렵습니다. 홍 대표는 대통령 지지율 조사를 믿을 수 없다면서 ‘여론조사 기관이 응답자 중 몇 명이 대통령을 지지한 것이라고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반론을 꺼리던 전원책 씨 조차 “응답율은 다 나온다”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그러자 홍 대표는 “일부 어떤 기관은 패널 조사를 한다.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가 무선전화가 20만 회선이라면 이미 20만 회선에 대한 성향 조사가 다 돼 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일단 ‘응답자 중 지지자 비율을 밝혀야 한다’는 홍 대표의 주장은 오해 또는 몰이해에서 비롯된 겁니다. 전원책 씨의 말대로 모든 여론조사 기관이 응답율을 공개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여론조사 기관들이 발표하는 수치는 모두 ‘응답자 중 해당 선택지를 선택한 사람의 비율’에 해당합니다. 홍 대표도 이를 의식했는지 ‘기관들이 성향 조사를 미리 해놓고 여론조사를 한다’고 말을 바꿨죠. 여기엔 아무런 근거가 없습니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응답율과 함께 무선, 유선 등 조사 방법과 무선 번호의 표본 구축 방식까지 공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관들이 KT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적게는 수십 개, 많게는 수천 개에 이르는 국번에서 무작위로 번호를 추출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의 성격에 따라 특정 표본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지기도 하지만 이 경우에도 그 사유와 추출 방식을 모두 밝히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균형도 잃은 토론, ‘홍준표 특집’에 그쳐
이렇듯 신년 특집 토론으로 꾸민 TV조선 <강적들>(1/3)의 새해 첫 방송은 토론이라 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임종석 실장 UAE 방문 논란’, ‘MB 다스 실소유 논란’, ‘위안부 합의 문제’, ‘경제 및 복지 정책’ 등 중대하고도 민감한 현안들이 토론 테이블에 올랐으나 대부분 홍 대표의 일방적 주장을 띄워주는 식으로 마무리됐고 극히 일부 반론이 제기됐으나 정작 필수적인 팩트체킹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되면 TV조선이 내세운 ‘맞짱’은 기만에 가깝습니다. ‘맞짱’이 아니라 홍준표 대표를 띄워주는 ‘홍준표 특집’에 불과한 겁니다. 차라리 TV조선이 처음부터 ‘신년특집 홍준표 대표 인터뷰’라고 내세웠으면 그나마 납득이 됩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어째서 제1야당 대표만 입장을 피력할 기회를 주느냐는 문제가 남죠. TV조선은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토론 종료 후 “자유민주주의에 적합한 프로그램 강적들, 추미애 대표님! 강적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제든 출연을 환영합니다”라는 자막을 띄웠습니다. 


그러나 이는 TV조선이 얼마나 편파적이고 시청자를 무시하는지 재차 증명할 뿐입니다. TV조선 입장에 따르면 TV조선은 애초에 민주당 대표를 섭외하지 않았거나, 추 대표가 거절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추 대표가 거절했다면 TV조선은 홍 대표의 토론 상대로 다른 민주당 주류 의원을 섭외하거나 여당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로 대체했어야 합니다. 아예 섭외를 하지 않았다면 TV조선은 스스로 자유한국당의 기관 방송임을 인정하는 꼴입니다. 어느 쪽이든 TV조선 <강적들>(1/3)의 신년 특집이 시사 프로그램 및 토론의 기본을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이 보고서는 시민 여러분들의 제보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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