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이건희 차명계좌 의혹, 아예 손 놓은 방송사가 있다?
등록 2018.01.03 09:59
조회 3786

2008년 4월, 조준웅 삼성 특검은 486명의 명의로 1199개의 차명계좌에 약 4조5373억 원 상당의 이건희 차명재산이 예치돼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건희 회장 측은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조세포탈 문제가 된 차명계좌는 경영권 보호를 위해 명의 신탁한 것으로 모두 이 회장 실명으로 전환하겠다”, “누락된 세금을 모두 납부하고 남는 돈은 유일한 일에 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작년 10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감사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08년 삼성 특검에서 확인된 차명계좌를 실명으로 전환하기는커녕, 누락된 세금조차 납부하지 않고 4조4000억 원에 달하는 돈을 찾아갔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금융위가 차명계좌는 비실명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실명제에 따른 실명전환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차명계좌라도 주민등록증만 확인되면 실명으로 전환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박용진 의원실은 이 유권해석이 1998년 대법원이 내놓은 ‘차명계좌는 당연히 실명전환 대상’이라는 판결과 금융위가 직접 펴낸 금융실명제 종합편람 속 ‘차명계좌로 확인되면 실명 전환 대상’이라는 지침과 배치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용진 의원실의 충격적인 폭로 이후 이건희 회장의 새로운 차명계좌가 연이어 발견되면서 검찰도 관련 수사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방송사는 이 소식을 어떻게 전달했을까요? 보도를 하기는 했을까요?

 

10/16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감사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2008년 삼성 특검에서 확인된 차명계좌를 실명계좌로 전환하지 않고 4조4천억 원을 되찾아가면서 세금과 과징금 등을 회피했다”고 주장

한겨레, 박용진 의원에게 제출된 금감원 자료를 근거로 <이건희, 차명계좌 실명전환 않고 4조4천억 싹 빼갔다>(10/16 https://goo.gl/dGDUK8) 단독 보도 내놓음

10/17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국회에서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와 함께 ‘이건희의 금융실명제 농단과 조세포탈에 면죄부를 준 금융·과세당국 규탄’ 공동 기자회견

김희철 서울지방국세청장,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법에 따라 처리했다” “추가 과세할 것이 있으면 하도록 하겠다”고 발언

10/30

최종구 금융위원장,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삼성 차명계좌에 대해 금감원과 협의해 계좌 인출, 해지 전환 과정과 검사를 받았던 금융기관들이 당시 금감원 검사 결과 지적사항에 대해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는지를 점검하겠다’고 발언

금융위원회, 보도참고자료 통해 차등과세 대상이 되는 차명계좌를 보다 명확하게 유권해석하겠다는 입장 밝힘

한승희 국세청장,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적 관심 현안인 만큼 연구 검토를 하고 있다”며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해 적법하게 처리하겠다”고 발언

11/14

더불어민주당, 차명계좌 과세와 금융실명제 제도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 출범

11/29

국세청, 기재부로부터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에 고율의 차등과세를 할 수 있는 기간(부과제척기간)이 10년이라는 유권해석을 회신받은 것으로 알려짐. 이 유권해석에 따른다면 2007년 이후 소득부터만 차등과세 가능

12/8

경찰청 특수수사과, 지난 2008년 ‘삼성특검’ 당시 밝혀지지 않았던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를 확인하면서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서울지방국세청 압수수색 단행

12/20

금융위원회 민간 자문기구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이건희 차명계좌’에 과세 외에 과징금도 부과할 것을 권고

12/21

최종구 금융위원장, 기자간담회에서 혁신위 권고안에 대해 “현행법에서 과징금을 부과하기보다 추후 입법으로 해결할 과제”라며 유보적 입장 밝힘

12/29

‘더불어민주당 이건희 차명계좌 TF’, 금감원이 은행, 증권사 등 금융회사를 상대로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를 조사한 결과 최근 32개를 발견했다고 공개

국세청, 경찰이 발견한 차명계좌를 근거로 이건희 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는 사실이 사정당국에 의해 알려짐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 최근 국세청이 검찰로 넘긴 차명계좌들에 대한 분석 작업 돌입.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짐

△이건희 삼성 회장 차명계좌 관련 주요 사건 정리(2017/10/16~2018/1/1)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사별 보도량 격차, 무려 51배

 박용진 의원이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지난해 10월 16일부터 2018년 1월 1일 사이, 7개 방송사가 방송 뉴스 혹은 온라인용으로 포털에 송고한 전체 보도량을 살펴보았습니다. 우선 저녁종합뉴스에 한정할 경우 SBS가 1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JTBC가 8건, MBC가 4건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KBS는 1건에 불과했으며, TV조선, 채널A, MBN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방송사

방송 보도량

(괄호 안은 저녁종합뉴스)

온라인 보도량

(온라인에만 송고된 기사에 한함)

총 보도량

KBS

8(1)

14

22

MBC

12(4)

2

14

SBS

26(14)

25

51

JTBC

12(8)

0

12

TV조선

4(0)

1

5

채널A

1(0)

0

1

MBN

0

7

7

△이건희 삼성 회장 차명계좌 관련 방송사 보도량 비교(2017/10/16~2018/1/1) 
ⓒ민주언론시민연합

 

저녁종합뉴스가 아닌 그 외 방송 보도를 모두 포함해도 SBS(14), MBC․JTBC(12), KBS(8), TV조선(4), 채널A(1)로 순위는 그다지 바뀌지 않았습니다. 반면 MBN은 이 기간 방송 보도를 단 한 건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방송 보도가 아닌 방송사의 온라인 송고용 기사를 더하면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집니다. 방송 보도와 온라인 송고용 기사를 모두 더했을 때 SBS의 관련 보도는 51건에 달한 반면, 채널A는 모두 합쳐 1건, TV조선은 5건, MBN은 7건의 관련 보도만을 내놓았습니다. 


SBS의 경우 단순히 보도량만 많았던 것이 아니라 단독 보도도 적지 않게 내놓았습니다. 저녁종합뉴스에 나온 14건의 보도 중 6건이 단독이었으며, 이 중 3건의 보도가 당일 톱보도로 배치되었습니다.

 

 

보도 제목

보도 순서

<단독/이건희 ‘4조5천억 차명계좌’ 추가 과세한다>(10/29 https://goo.gl/AtKUY5)

1

<이자 배당소득세 최소 1000억 더 내야>(10/29 https://goo.gl/EZbJce)

2

<‘이건희 차명계좌’ 비자금 가능성 제기>(10/30 https://goo.gl/xnECGS)

4

<단독/“이건희 차명계좌 더 있다”…국세청 보고>(11/27 https://goo.gl/NmfYy8)

1

<단독/2003년 이후 이자 배당 90%, 세금 환수>(11/27 https://goo.gl/7e7MJ8)

2

<단독/상속재산? 비자금?…‘제2특검’ 갈 수도>(11/27 https://goo.gl/o34Cf1)

3

<“차명계좌 규모 밝혀라”…강제수단 검토>(11/28 https://goo.gl/7bX2AB)

1

<“해외 은닉계좌도 있다”…파문 확산>(11/28 https://goo.gl/8DGR7Z)

2

<이건희 90% 중과세…시점은 격론>(11/29 https://goo.gl/Xh5QbV)

8

<“삼성 차명계좌 확인…최소 수백억 원”>(12/8 https://goo.gl/VUX1wM)

6

<삼성특검 이후에도 차명계좌 만들었다>(12/8 https://goo.gl/PcyDe1)

7

<단독/“이건희 차명계좌, 과징금 부과해야” 권고>(12/18 https://goo.gl/aJNBTx)

6

<단독/혁신위 만들고 ‘감 놔라 배 놔라’ 개입>(12/26 https://goo.gl/MFDw37)

18

<끝없이 나오는 차명계좌…5월 대선 직후 해지>(12/29 https://goo.gl/McTX2G)

10

△SBS 저녁종합뉴스 이건희 차명계좌 관련 보도(2017/10/16~2018/1/1) ⓒ민주언론시민연합

 

 

SBS에 크게 미치지 못한 보도량이지만, JTBC도 12월 들어서만 4건의 단독 보도를 내놓으며 이 이슈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JTBC는 7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국감장에서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인출 의혹이 제기된 당일 저녁종합뉴스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 인출 논란>(10/16 https://goo.gl/dqNjte)으로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KBS, 방송 보도 대신 온라인 뉴스만 쏟아내
반면 KBS가 저녁종합뉴스인 뉴스9에서 유일하게 내놓은 1건의 관련 보도는 <이건희 차명계좌 추가 과세?…“재점검”>(10/30 https://goo.gl/wfctTH)으로, 당시 상황을 재점검하겠다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단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실 KBS가 내놓은 전체 방송 보도 중 위 보도를 포함한 4건의 보도가 이 소식을 다루고 있는데요. 뉴스5 <단신/최종구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 재점검”>(10/30 https://goo.gl/ADU2H4), 뉴스라인 <이건희 차명계좌 추가 과세?…“재점검”>(10/31 https://goo.gl/WJfK8M), 뉴스광장 <이건희 차명계좌 추가 과세?…“재점검”>(10/31 https://goo.gl/F8SUfQ)으로 단신인지 아닌지 여부만 다를 뿐 보도 제목과 내용이 같습니다. 


이후 내내 침묵을 이어오던 KBS는 12월 8일 경찰이 서울지방국세청 압수수색을 단행하자 뉴스12 <서울국세청 압수수색…‘삼성 차명계좌’ 확인 위해>(12/8 https://goo.gl/Pv63QS)와 뉴스7 <서울국세청 압수수색>(12/8 https://goo.gl/miTUz2)을 통해 이 소식을 전했는데요. 이 역시 ‘받아쓰기 보도’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또 같은 내용을 담은 뉴스5 <단신/경찰, 서울국세청 압수수색…“삼성 차명계좌 관련”>(12/8 https://goo.gl/VE93fA), 뉴스라인 <단신/“삼성 차명계좌 발견”…서울국세청 압수수색>(12/8 https://goo.gl/ki6wdV)은 17초짜리 단신입니다.


그나마 KBS의 온라인 보도는 방송 보도의 2배에 달했지만, 대부분 정부 부처나 정당의 발표, 정치권의 공방 등을 받아쓴 따옴표 보도였습니다. 제목에 아예 큰따옴표로 당사자 발언을 인용한 보도만 11건입니다. 이 중에서도 <기재위 공방…“다스 차명재산 과세해야” vs “홍종학 내로남불”>(10/30 https://goo.gl/Xty9xy)은 다스 차명재산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에 초점을 맞춘 보도입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해 높은 세금을 매길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스의 차명재산에도 과세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의원 발언을 전하며 이건희 차명계좌 문제를 언급하는 수준입니다.

 

또 <“몰래 개설된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 있었다”>(10/17 https://goo.gl/S2Qhn1)의 경우 이건희 차명계좌라는 이슈 자체를 언급하고 있어 보도량에 포함하였으나 현 상황이 아닌 ‘2008년 삼성특검 당시 이건희 회장의 계좌들이 김용철 변호사 등의 이름으로 개설됐던 정황’만을 전하고 있습니다.

 

 

MBC, 내내 침묵하다 정상화 이후 변화 조짐
MBC는 12월 26일 개편 이전에는 KBS와 비슷한 유형의 방송 보도를 내놓다가, 개편 이후 변화 조짐을 보이는 모습입니다. 


우선 정상화 이전이던 시기 MBC가 처음 내놓은 관련 보도는 KBS와 마찬가지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하는 것이었는데요. 뉴스데스크 <“차명계좌 재점검”…“적법하게 과세”>(10/30 https://goo.gl/fFEpST)와 이브닝 뉴스 <“이건희 회장 4조 4천억 원 차명계좌 재점검”>(10/30 https://goo.gl/rNqgwk)입니다.

 

이 중 뉴스데스크 보도는 “이에 대해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의 차명계좌는 실명확인을 받은 실명계좌이고, 양도세와 증여세 등의 세금을 모두 납부했으며 남은 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없다고 밝혔습니다”라는, 삼성 측 입장을 소개해주는 기자 멘트로 마무리됩니다.  


임시체제에 들어선 직후 내놓은 뉴스투데이 <단신/경찰 ‘삼성 추가 차명계좌’ 서울국세청 압수수색>(12/9 https://goo.gl/Wys47C) 역시 KBS와 마찬가지로 서울국세청 압수수색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요. 36초에 불과한 단신임에도 보도 말미 “이에 대해 삼성그룹 측은 이들 계좌들이 삼성 총수 일가의 차명 계좌라며, 지난 2011년 이미 국세청에 신고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라며 삼성 측 입장을 빼놓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또 <삼성 차명계좌 추징 은행에 불똥>(12/15 https://goo.gl/SVAkoG)은 ‘국세청이 추가 추징 대상 징수 통보를 전국 모든 금융기관으로 확대해 보내자, 은행들이 난감해 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입니다. 이건희 차명계좌 문제가 아닌 ‘은행의 난처한 입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지요. 


그 이후 내놓은 뉴스데스크 <삼성 차명계좌 과세 급물살>(12/20 https://goo.gl/KDX2fQ), 뉴스투데이 <“이건희 차명계좌 과세해야”>(12/21 https://goo.gl/2FFSgB)는 같은 기자가 쓴 같은 기사를 다른 프로그램에서 전한 것이긴 합니다만, 그나마 정부 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의 결정을 전하고 있습니다.

 

K-003.jpg

△개편 이후 첫 단독·톱보도로 이건희 차명계좌 이슈 다룬 MBC


개편 후 첫 방송 당일 뉴스데스크는 단독 보도 <2천억 대 이건희 차명계좌 또 발견>12/26 https://goo.gl/88kZbd)을 통해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때 찾아내지 못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추가 비자금 2천억 원이 사정당국에 의해 발견”되었음을 전했습니다.

 

이에 앞선 2건의 보도가 지난 보도에 대한 사과와 반성의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사실상 이날의 톱보도였다고 할 수 있는데요. 개편 직후 첫 단독 보도이자 톱보도의 주제가 이건희 차명계좌와 관련된 것이었다는 점에서, 단신에도 삼성 측 입장을 꼭 넣어주던 과거와는 달라졌음을 짐작케 합니다. 다만 그 외 MBC가 내놓은 대다수 보도는 단신으로, 국세청의 이건희 회장 고발 소식과 검찰의 수사 착수 소식을 단순 언급하는 수준입니다. 


MBC의 경우 KBS와는 달리 온라인 송고용 보도를 쏟아내지는 않았습니다. 2건의 보도 중 1 건은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양지열의 시선집중> 방송 내용을 정리한 <양지열의 시선집중/박용진 “금융위, ‘이건희 과징금’ 빛의 속도로 거부”>(12/26 https://goo.gl/ZNKFWY)이고요. 다른 1건은 <국세청, 이건희 차명계좌 검찰에 고발>(12/30 https://goo.gl/N5XGdf)로, 단신으로 나간 방송 내용을 다시 한 번 온라인에 올린 것에 불과합니다. 
 


TV조선, ‘이건희 생존’에 더 집중
JTBC를 제외한 종편 3사는 이보다 더 심하게 침묵을 유지했습니다.

 

먼저 TV조선은 저녁종합뉴스에서는 이 소식을 일체 다루지 않았는데요. 대신 뉴스퍼레이드에 금융당국의 입장을 소개한 <정부, 이건희 4조원대 차명재산 과세 검토>(10/30 https://goo.gl/CGzSrJ), <이건희 차명 재산 ‘100억 추가 과세’ 논란>(10/31 https://goo.gl/yR6tkx) 보도를 배치했습니다.

 

또 TV조선뉴스의 <정치권 압박에…“차명계좌 과세 다시 점검”>(10/30 https://goo.gl/YGDHd7)의 경우 제목에서는 ‘정치권 압박’을 강조하고 기자도 “4조4000억원을 이 회장이 세금을 제대로 안 내고 찾아갔다는 것이 정치권 일부에서의 문제 제기입니다”라고 말하며 이 문제를 ‘정치 공방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라도 되는 양 취급했습니다.

 

앵커 역시 “정부 해석에 따라 세금을 천억원 가량 더 낼수도 있습니다”라는 삼성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멘트를 내놓았습니다. 또 보도 말미에는 MBC의 개편 이전 보도와 마찬가지로 “금융당국의 차등과세 움직임에 삼성은 금융실명법상 실명확인을 받은 실명계좌로 이미 세금을 모두 납부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특검 당시 밝혔던 사회환원 방침에 대해서도 방법이 결정되면 대국민 약속을 지키겠다고 설명했습니다”라는 삼성의 입장을 덧붙여 놓고 있기도 합니다.


TV조선 라이브 <이 시각 사회부>(12/8 https://goo.gl/838f9m)는 여러 사건사고 소식을 모아 전하는 유형의 보도인데요. 기자는 분명 “경찰은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밝혀지지 않았던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여럿을 확인하고, 관련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밝혔습니다”라고 말했지만, 이 내용을 정리한 홈페이지 다시보기 페이지 스크립트에서는 ‘이건희 회장’이라는 글자가 지워져 있습니다.

 

그 외 온라인에만 송고된 <속보/경찰, ‘이건희 차명계좌’ 관련 서울국세청 압수수색>(12/8 https://goo.gl/CPZ215)은 말 그대로 내용 없는 속보에 불과합니다. 


덧붙여 11월 6일 TV조선은 이건희 회장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내용의 단독 보도를 저녁종합뉴스를 통해 내놓았는데요. 총 8건의 관련 보도 중 4건이 저녁종합뉴스에서 소개되었으며, 5건의 보도 제목에 ‘단독’이 붙어 있습니다. TV조선은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 문제보다 이건희 회장이 휠체어에 앉아서 TV를 보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던 셈입니다. 

 

 

채널A·MBN, 혼신의 힘을 다해 ‘관련 이슈 외면’
채널A는 이 기간 뉴스A 라이브 <아찔한 역주행 방지 장치 없나?>(10/30 https://goo.gl/CzfDZ2)에서 이 소식을 언급하는데 그쳤습니다. 심지어 이 보도는 사회·생활 뉴스를 모아놓은 보도인데요. 총 9가지 이슈 중 이건희 차명계좌 소식은 8번째로 소개되었습니다. 전체 내용은 “이건희 회장이 최소 1천억 원에 달하는 이자와 배당소득세를 추가로 내야 할 것 같습니다. 금융위원회가 9년 전 4조 5천억 원에 달하는 이 회장의 차명 계좌에 대해 세금을 물리기로 했습니다”가 전부입니다.  


MBN의 경우 방송 보도 대신 내놓은 온라인 보도조차 부실했는데요. <“이건희 차명재산, 삼성증권·우리은행 불법계좌 분산 은닉”>(10/30 https://goo.gl/RbQJ9D), <이건희 차명계좌, 4조4천억원 고율 과세대상 가능>(10/30 https://goo.gl/hEiujD), <민주당 TF "이건희 차명계좌 4조 5천억 외 더 있다">(12/5 https://goo.gl/FxyvcG), <국세청, 이건희 차명계좌 고발…실소유주는?>(12/30 https://goo.gl/8idJ99) 등과 같이 사안을 받아쓴 것이거나 <속보/경찰청, 서울지방국세청 압수수색…삼성 차명계좌 확보 위해>(12/8 https://goo.gl/DNCY3F), <서울지방국세청 압수수색…“삼성특검때 안밝혀진 차명계좌확인”>(12/8 https://goo.gl/HtW3Zd) 처럼 단신, 혹은 속보였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0월 16일 ~ 2018년 1월 1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및 각사 뉴스와 온라인 송고 뉴스 

monitor_20180103_01.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