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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이명박 전 대통령 감싸고 SBS는 전병헌 수석 저격했다?
등록 2017.11.14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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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에는 시민 여러분들의 다양한 제보전화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민언련은 제보 내용을 확인한 후 민언련 보고서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언론 개혁을 위해 적극적으로 제보해주신 시민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KBS 앵커가 이명박 수사에 반감을 드러냈다?
제보 내용 11월 14일 KBS <930 뉴스>에서 앵커가 정부 여당의 적폐 청산 작업과 보수 야권의 보수대통합 움직임을 전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부당하다는 논조의 멘트를 했다. 공영방송의 앵커가 과거 정권의 불법 행위에 대한 수사를 아무런 이유 없이 비난하는 것 같아 부적절하게 느껴졌다.


제보 확인 제보 내용은 사실입니다. 문제 보도는 14일 KBS <930 뉴스>의 <복당 마무리․새 체제…보수 통합론 확산>(11/14 https://goo.gl/jA8Jap)입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을 중심으로 ‘보수통합’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내용을 다룬 이 보도 도입부에서 박상범 앵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인기 있는 전직 대통령은 아니지만 전직 대통령을 두 명이나 처벌하려는 여권의 움직임에 대한 반발로 보수진영이 뭉치는 분위기입니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기 마련입니다”라는 멘트를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인기 여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과거 정권에서 벌어진 헌정 유린․법치 파괴 행위를 조사하고 이에 책임을 묻는 행위를 ‘여권의 처벌’이라 말해서는 안 됩니다. 과거 정부가 자행한 국가농단 증거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덮지 않고 조사하고 수사하려 한다’며 이를 ‘정치보복’으로 모는 것은 공영방송의 앵커 혹은 언론인의 책무를 묻기 이전에, 일반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는 억지 주장일 뿐입니다. 


무엇보다 박 앵커의 이 멘트는 홈페이지 다시보기 페이지의 스크립트 속 앵커 멘트와도 전혀 다릅니다. 현재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는 스크립트 원문은 “정부 여당의 적폐 청산 작업으로 보수 진영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보수대통합’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양상입니다. 자유한국당은 의원총회에서 지금은 뭉쳐야 할 때라고 결론 내며 큰 잡음 없이 복당을 마무리지었고, 유승민 대표 체제로 출범한 바른정당에서도 통합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입니다.

 

이 내용을 앵커가 자의적으로 수정하여 멘트를 했거나, 앵커의 멘트에 문제의식을 느낀 KBS가 차후 방송내용과는 다른 ‘정상적인’ 대체 스크립트를 만들어 홈페이지에 올려두었다는 의미지요. 박상범 앵커는 파업에 참여한 전주리 앵커 대신 현재 930뉴스를 진행하고 있는 인물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인력들과 그 인력들이 만들고 있는 KBS뉴스의 수준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보도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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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홈페이지 다시보기에 적힌 스트립트. 앵커 실제 발언과 다르다(11/13)

 


SBS의 ‘전병헌 정무수석, 후원금 받고 롯데홈쇼핑 칭찬’ 보도는 오보다? 
제보 내용 11월 13일 SBS와 한국일보는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2014년 국회의원 당시, e스포츠협회에 롯데 홈쇼핑의 3억 원이 전달되자 그 이전에는 비판하던 롯데홈쇼핑을 갑자기 칭찬하며 태도를 바꾸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돈을 받고 전 수석이 말을 바꾼 것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회의록을 보면 전 의원은 롯데홈쇼핑을 딱히 특정하여 칭찬하고 있지 않으며, 돈을 받고 이런 태도를 보인 것이라는 근거 역시 없다. 이는 악의적 오보다.


제보 확인 문제 보도로 지목된 보도는 SBS <8뉴스>의 <후원금 받은 후엔…“착한 홈쇼핑” 칭찬>(11/13 https://goo.gl/StU6Xu)과 한국일보 <전병헌, 후원금 내자 롯데홈쇼핑 칭찬 ‘돌변’>(11/13 https://goo.gl/iYvc7q)입니다. 또 제보자는 지적하지 않았지만, 같은 날 채널A 역시 저녁종합뉴스 <뉴스A>를 통해 <후원금 받은 뒤 “착한 홈쇼핑” 칭찬>(11/13 https://goo.gl/gRrtRT)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위 보도는 공통적으로, 홈쇼핑 소관 국회 상임위 소속이던 전병헌 수석이 그간 롯데홈쇼핑의 갑질과 불공정 행태를 비판하며 재승인을 까다롭게 해야 한다고 발언하다가 “전 수석이 회장과 명예회장을 오간 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의 3억 원이 전달”되고 “e스포츠협회가 추회한 온라인게임 대회 ‘케스파(KeSPA)컵”이 열린 시점인 이듬해 7월 국회 미방위 전체 회의에서는 롯데홈쇼핑을 칭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보도하며, ‘검찰이 발언이 바뀌는 이 대목’에 주목하고 있음을 전했습니다. 

 

 

전 수석은 “롯데홈쇼핑은 착한 홈쇼핑이다”라고 말했을까?   
우선 제보자는 전 수석이 당시 ‘롯데홈쇼핑’을 지목하여 ‘착한 홈쇼핑’이라 추켜세우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은 착한 홈쇼핑이다’라고 직접적으로 발언한 적은 없습니다. 


당시 정황을 기록한 2015년 7월 1일자 회의록에 따르면 전병헌 당시 의원은 백수오 판매 홈쇼핑의 환불 문제를 언급하며 먼저 “지금 보면 L홈쇼핑은 전량을 보상해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남은 잔량에 대해서는 전액 환불하고 그리고 이미 소비자가 복용해서 없는 제품에 대해서는 다른 상품으로 대체하는 방식의 어쨌든 전량 보상의 방식을 취하고, N홈쇼핑은 모든 소비자에게 전액 환불했어요. 그리고 G․C․H․H, 4개 홈쇼핑 채널은 소비자가 보유하고 있는 잔량 제품만 환불을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이 상황에 대해 “일관성 있고 공평한 환불이 이루어져야지, 이른바 착한 홈쇼핑 채널이 오히려 더 손해를 보고, 좀 이기적인 그런 방침을 세운 홈쇼핑 채널은 이득을 봐서는 사회적 정의에 맞지 않지요”라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이어지는 발언은 공정위와 미래부가 일관성 있는 가이드라인과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명백하게 말하면 SBS 등의 표현은 정확한 것이 아닙니다. 전병헌 수석이 실제 “롯데는 착한 홈쇼핑”이라고 말하지는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을 ‘오보’라고 단정적으로 몰아붙이기는 어렵다고 판단됩니다. 실제 당시 회의장에서 전병헌 수석은 L홈쇼핑의 환불 정책을 긍정적 사례로 강조하며 ‘25초가량’이나 언급했고요. N홈쇼핑에 대해서는 ‘6초가량’ 언급했습니다. 이런 다음 전 수석은 ‘이기적인 홈쇼핑 채널’에 대비되는, ‘좋은 홈쇼핑 채널’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요. 이 맥락에서 전 수석이 L홈쇼핑이나 N홈쇼핑을 칭찬했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그렇다고 L홈쇼핑이나 N홈쇼핑이라는 표현이 어떤 업체인지 추측이 불가능한 수준의 약칭도 아닙니다. 따라서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을 ‘좋은 홈쇼핑’으로 평가했다는 정도의 언론의 해석은 ‘무리수’는 아니었다고 생각됩니다.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에 돈을 받았기 때문에 한 발언이라고 단정할 수 있나?
그렇다면 이 보도에는 문제가 없었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선 전 수석이 당시 롯데홈쇼핑 측으로부터 부적절한 후원금을 받고 일부러 이날 롯데홈쇼핑을 추켜세우는 발언을 한 것인지 여부는 현 시점에서 정확히 확인할 수 없습니다.

 

현재 전병헌 수석의 보좌진이었던 윤문용 전 비서관 등은 롯데홈쇼핑에서 2015년 롯데홈쇼핑 재승인 심사의 문제점을 묵인하는 대가로 전병헌 수석이 회장으로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3억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황상 롯데홈쇼핑이 순수하게 윤 비서관만을 의식해 e스포츠협회에 거액을 후원했을 것인가 짚어보는 것은 합리적 의심에 속합니다. 나아가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과 전 수석이 직접 만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검찰과 언론이 전 수석의 이 시기 행동 하나하나에 의구심을 품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 역시 당연해 보입니다. 


그러나 2015년 4월 소비자원 발표로 ‘가짜 백수오 파동’이 불거지고, 그 파장이 계속 이어지던 상황에서 전 수석은 홈쇼핑 소관 국회 상임위 소속 의원이었습니다. 따라서 그가 홈쇼핑 채널의 관련 상품 환불 정책을 지적하면서 그 예시로 특정 업체의 대응을 칭찬 혹은 비판했다는 사실만으로, 이것을 즉각 뇌물수수의 증거물로 치부하기는 어렵습니다. 돈이 오간 것이 드러난 현 상황이 아니었다면, 전 수석의 당시 발언은 애초 문제조차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은 검찰 측 의심과 정황을 전하되, 전병헌 수석 측 답변도 제대로 실어주었어야 하고요. 뚜렷한 근거가 없다면 최소한 단정적 표현은 자제했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는 SBS, 채널A, 한국일보 모두 전병헌 검찰 측 추정을 간단히 언급하는 수준을 넘어서 ‘돈을 받고 태도를 바꾼 것’으로 상황을 몰아가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은 사실입니다. 

 

 

SBS는 “롯데는 착한 홈쇼핑” 자막도
먼저 SBS는 <후원금 받은 후엔…“착한 홈쇼핑” 칭찬>이라는 보도 제목 뿐 아니라 보도 내용에서도 전 수석이 “180도 말을 바꿨”다라며 반복적으로 ‘말을 바꾼 시점’을 부각하고 있는데요.  이런 구성에서 이미 “3억 원과 180도 바뀐 태도, 둘 사이 연관관계”를 상당부분 확신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또 보도에는 전 수석의 당시 발언 시기와 롯데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원을 후원한 시기가 겹친다는 것을 설명하는 그래픽이 등장하기도 하는데요. 이 그래픽 속 전 수석 사진 밑에는 아예 “롯데는 착한 홈쇼핑”이라는 글자가 적혀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설명했듯 전 수석은 당시 직접적으로 이런 발언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언론이 정황상 당시 전 수석이 이렇게 발언했다고 ‘해석’ 혹은 ‘추정’하는 것과 실제 따옴표를 넣어 정말 이렇게 발언했다고 표현해버리는 것은 전혀 다른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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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병헌 수석이 “롯데는 착한 홈쇼핑”이라 말했다고 보도 자료화면 속 자막을 통해 부각한 SBS(11/13)

 

한국일보도 “한국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후원금 3억 원을 낸 온라인게임 대회 ‘케스파(KeSPA)컵’이 열린 시점에 전 수석 태도가 돌변했다”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모두 그럴 외적 요인이 어디에도 없는데, 오직 돈 때문에 전 수석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판단이 기저에 깔린 설명인 것이죠. 


채널A도 관련 보도 제목을 <후원금 받은 뒤 “착한 홈쇼핑” 칭찬>으로 뽑았으며, 보도 내에서는 “의원 시절 홈쇼핑 업체의 재승인을 까다롭게 하자고 주장하던 전병헌 수석이 이듬해에는 롯데홈쇼핑을 ‘착한 홈쇼핑’이라고 칭찬했”다며 “롯데홈쇼핑의 후원금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부각했습니다.

 

그러나 채널A는 보도 말미에 전 수석 측의 “9월까지도 계속 (관련) 얘기를 하고 있어요”라는 발언과 “전 수석은 청와대 현안 점검회의에서도 당시 본인의 지적대로 홈쇼핑 업체가 전량 환불을 해 언급했을 뿐인데 ‘얘기가 정반대로 나오고 있다’며 억울해”하고 있다는 상황 등을 덧붙였다는 측면에서 SBS, 한국일보와는 차별점을 보였습니다. 


청와대 관계자이든 야당 관계자이든 누구라도 불법행위를 했다는 혐의가 있다면 이를 취재하여 추가 의혹이 있는지 등을 전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명백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의혹제기에서는 최대한 표현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을 주는 보도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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