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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1주년, MBC는 ‘시큰둥’ TV조선은 ‘자화자찬’
등록 2017.10.30 21:00
조회 412

지난해 10월29일 시작되어 올해 4월29일까지 23차례 진행된 촛불집회는 헌법을 유린한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개혁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이런 촛불 1주년을 전하는 방송사들의 태도는 각기 달랐습니다. 

 

 

MBC는 6번째 꼭지로 1건 보도하며 ‘시큰둥’
가장 ‘시큰둥한 태도’를 보인 것은 MBC입니다. 이는 보도량과 보도순서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는데요.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와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 지난 28일, MBC와 JTBC를 제외한 5개 방송사는 촛불집회 관련 보도를 모두 톱보도로 배치했습니다. JTBC는 4번째 꼭지로 이 소식을 전했지만 이날 관련 보도를 1부와 2부에 걸쳐 무려 10건이나 쏟아내며 큰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반면 MBC는 단 1건의 보도를 6번째 꼭지로 소개했을 뿐입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보도량

2

1

3

10

4

3

4

보도순서

1․2

6

1․2․3

4․5․6․7․8․9․10․

20․21․22

1․2․3․4

1․2․3

1․2․3․4

△ 촛불집회 1주년 관련 보도 양상(10/28) ⓒ민주언론시민연합

 

또한 MBC의 이 <촛불 1주년․태극기 집회 잇따라>(10/28 https://goo.gl/h3DzNr) 보도는 촛불집회 1주년 행사 관련 내용을 48초가량, 박근혜 석방 요구 태극기 집회 관련 내용을 40초가량 소개하며 두 집회가 거의 같은 가치를 지닌 것인 양 소개하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촛불집회 1주년 행사 관련 내용 48초 중 15초는 “주최 측인 박근혜 정권 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는 당초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계획했지만 논란 끝에 취소했습니다. 다만 일부 시민 노동 단체는 잠시 뒤인 저녁 8시 반부터 청와대로 행진할 계획입니다”라며 청와대 행진 여부를 문제삼는 내용이었습니다. 촛불집회의 의미나 가치, 남은 과제 등은 당연히 보도 어디에서도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같은 날 KBS는 <촛불집회 1주년…다시 광화문>(10/28 https://goo.gl/1F3779)에서는 촛불의 ‘적폐청산’ 요구를, <변화 속 ‘촛불 1년’…의미와 과제>(10/28 https://goo.gl/SYnLKF) 보도에서는 ‘국민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여 전달했습니다. 친박 집회 관련 언급은 <촛불집회 1주년…다시 광화문> 보도 말미 “비슷한 시각 서울역광장과 대한문 앞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과 탄핵무효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참석자들은 북한 핵에 대응하기 위한 전술핵 재배치를 촉구했습니다”가 전부였습니다.

 

 

TV조선은 ‘자화자찬’과 ‘춧불 탓’ 동시에 펼쳐
촛불집회에 ‘관심을 기울인’ 방송사 중 가장 황당한 보도 행태를 보인 곳은 TV조선이었습니다. TV조선은 노골적으로 촛불집회를 촉발시킨 ‘공’은 챙기고 싶은데 ‘집회를 무조건 칭찬하고 싶지는 않다’는 분열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는 28일 오프닝(https://goo.gl/Y8MgTA)에서부터 선명하게 드러나는데요. 이상목 앵커는 먼저 “1년 전 이었습니다. 나라를 뒤흔든 국정농단의 폭풍속에서 광화문 광장엔 자발적인 시민들의 촛불이 켜졌습니다. 그리고 장장 6개월 한차례의 폭력시비도 없이 국민들의 단합된 목소리가 이어졌고, 결국 박 전대통령의 탄핵에 이어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습니다”라고 말한 뒤 “TV조선의 미르재단 특종보도로 시작된 ‘촛불 1년’ 저희는 좀 더 감회가 남다릅니다”라며 뜬금없이 ‘자화자찬’을 쏟아냈습니다. 그리고는 여기에 이어 ‘적폐청산이라는 촛불의 요구사항이 얼마나 반영되었는지’를 묻는 대신 “촛불1주년을 맞으면서 그때의 단합이 과연 지금 국민통합은 이뤄졌는지 되돌아보게됩니다”라는 질문으로 오프닝 멘트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렇다면 보도는 어땠을까요? 우선 촛불 1주년 집회를 다룬 <촛불 1주년 집회…일부 청와대 행진>(10/28 https://goo.gl/84YqVr)과 <‘행진 대신 파티’…핼러윈 분장 행렬>(10/28 https://goo.gl/TXAHos)에서 TV조선은 그 무엇보다도 ‘행진을 했는지 여부’를 따지며 집회의 의미가 아닌 집회의 방식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친박단체 “박 석방” “트럼프 환영”>(10/28 https://goo.gl/Wq3Srs)에서는 “오늘 집회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서울 대한문과 서울역 인근에서는 친박 단체들의 집회가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촛불은 ‘사기’라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했습니다”라며 친박집회의 “박근혜 대통령 중심으로 뭉치자 싸우자 이기자!” “촛불집회 거짓이다, 사기다, 조작이다!”라는 등의 구호를 그대로 전하기도 했습니다.  


또 <길 막는 시위 급증…재판 부정도>(10/28 https://goo.gl/fN75pF) 보도에서 TV조선은 촛불 1년 이후 “차벽이 사라진 것은 물론 경찰이 앞장서 길을 잘 막아줘 집회에서 목소리를 내기 쉬워졌”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판 결과를 부정하고 판사를 위협하는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는데요.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특검의 집 앞에 야구 방망이가 등장하는가 하면, 영장을 기각했다며 판사 신상털이와 댓글 테러에 나서기도 합니다. 서초동 법원 앞 삼거리는 조용할 날이 없”다는 이 상황을 단순히 촛불의 영향으로 치부할 수 있는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야구 방망이를 들고 폭력 집회를 주도한 것은 친박 세력인데다가, 판사의 신상이 공개되거나 부정적 댓글이 달리는 양상은 국민적 관심이 쏠린 다른 수 많은 사안에서 이미 반복되어 왔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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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 이후 폭력집회와 댓글테러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다 주장한 TV조선(10/28)

 

무엇보다 TV조선은 매번 ‘촛불’ 집회와 ‘친박’ 집회를 별도로 나눠 보도해왔는데요. 정작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에서는 ‘친박’이라는 설명 없이 그냥 ‘촛불의 과제’를 운운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보도 말미 “한껏 커진 만큼 시민사회가 목소리를 내는 방식이 어떻게 성숙해질지가 촛불 1주년의 새로운 숙제가 되고 있습니다”라는 기자 멘트 역시 모든 책임을 ‘촛불’에 떠넘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촛불 청구서’ 운운한 채널A
채널A는 아예 <‘촛불 청구서’ 들고…압박세력으로>(10/28 https://goo.gl/5M766m)에서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키는데 저마다 힘을 보탰다는 이들은 마치 청구서를 내밀 듯 다양한 요구를 쏟아냈습니다. ”라며 ‘촛불 청구서’라는 표현을 보도 제목과 앵커멘트에서 사용했는데요. 촛불 청구서라는 단어는 촛불집회와 집회 참여 세력을 비판하는 이들이 ‘촛불집회에 참가했으니 그 댓가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라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해 사용해 온 명백하게 부정적 의미를 지닌 단어입니다. 
 


JTBC, 이틀 연속 집회 현장 및 의의에 주목
반면 JTBC는 지난 촛불집회의 의미를 짚는 한편, 28일 촛불집회 양상을 전달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실제 총 10건의 관련 보도 중 6건의 보도가 이날 집회 현장의 모습을 전달한 것이었는데요. <‘촛불 1주년’ 다시 광장에 모인 시민들>(10/28 https://goo.gl/eZKu59), <‘촛불 1주년’ 이시각 국회>(10/28 https://goo.gl/kFBmmS), <촛불 속 더 빛난 ‘자원봉사자’도 광장에>(10/28 https://goo.gl/CyuWBy), <오늘도 광장에 울린 ‘촛불가요’…작곡가 윤민석>(10/28 https://goo.gl/eq1ZAn), <‘촛불 1주년’ 이 시각 청운동 주민센터>(10/28 https://goo.gl/mgkygq), <‘촛불 1주년’ 이 시각 여의도>(10/28 https://goo.gl/rxM7ci) 등입니다.

 

그 외에는 촛불 1년을 압축해 보여준 영상구성(https://goo.gl/s2Nxsv)이나 지난해 입시를 코앞에 두고 거리에 나왔던 고등학생들의 현재 모습을 담은 <성인이 되는 길목서 마주한 ‘촛불’>(10/28 https://goo.gl/FptjPh), 문 대통령의 촛불 1주년 메시지를 담은 <“촛불 열망․기대 잊지 않겠다”…1주년 메시지>(10/28 https://goo.gl/3qK5H8)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 보도는 모두 촛불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친박집회에 대한 언급은 <‘촛불 1주년’ 다시 광장에 모인 시민들> 보도 속 “오후 2시부터 친박단체들은 서울역과 대한문 일대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시내로 행진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주최 측 추산 약 1500명 정도의 시민들이 동참했습니다”라는 설명이 전부였습니다. 


결정적 보도로 촛불 정국을 촉발시켰다는 ‘자부심’은 <‘1주년’ 숫자로 보는 촛불집회>(10/28 https://goo.gl/eTfs85)에서 “저희 JTBC의 태블릿PC 보도가 나간 직후인 지난해 10월 29일, 광화문 광장에는 3만명의 시민이 모였습니다”라는 멘트로 드러냈습니다. 같은 날 TV조선이 “TV조선의 미르재단 특종보도로 시작된 ‘촛불 1년’ 저희는 좀 더 감회가 남다릅니다”라는 멘트와 비교해볼만한 태도라 할 수 있습니다. 


JTBC는 29일에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뜨겁게 기록한 촛불>(10/29 https://goo.gl/PcGg3U)이라는 관련 보도를 내놓았는데요. “촛불집회에 나온 시민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역사를 기록”했다며 그 예시를 소개하는 보도였습니다. 
 


SBS․MBN도 촛불 의의․시민 목소리 전달   
보도량은 JTBC에 미치지 못했지만, SBS와 MBN도 촛불의 의의를 짚고 시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SBS는 톱보도 <광장의 촛불 다시 타올랐다>(10/28 https://goo.gl/nVN5h1)에서 28일 촛불집회가 “촛불 민심의 뜻인 적폐청산과 사회 대개혁을 향한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열린 것임을 설명하고,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자유 발언을 직접 보여주었습니다. 여의도에 모인 촛불 양상과 친박집회에 대한 소개는 두 번째 보도인 <국회 앞서 “적폐청산”…또 맞불집회>(10/28 https://goo.gl/ymHW6s)에서 다뤘는데요. 단순히 상황을 나열하는것에 그치지 않고 SBS는 “촛불과 태극기, 양 분할에서 이제는 광장에 더 다양한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다며 다양성의 표출은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세” 역시 필요하다는 분석을 덧붙였습니다. 
SBS는 JTBC와 함께 29일에도 관련 보도를 내놓은 방송사인데요. <촛불이 바꿔놓은 나, 우리의 삶>(10/29 https://goo.gl/bi56pj)은 “1년 전 촛불을 들었던 분들을 만나서 촛불은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물어”보고 그 대답을 담은 보도였습니다. 


MBN은 <광화문서 ‘촛불’ 1주년 집회 열려>(10/28 https://goo.gl/jMFFum),  <달라진 촛불집회>(10/28 https://goo.gl/bCPMzy), <화재의 인물들 “촛불집회는 기적”>(10/28 https://goo.gl/JkWFc9), <촛불이 바꾼 1년 돌아보니>(10/28 https://goo.gl/VJcBUU)에서 집회참가자들의 목소리와 함께 “촛불 민심은 새로운 희망을 향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라며 ‘희망과 변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주력했습니다. 특히 MBN은 총 4건의 보도를 내놨지만, 친박 집회에 대한 설명은 톱보도 말미 “보수단체들도 오늘 오후 2시부터 대한문 근처에서 집회를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행진을 하기도 했는데요. 경찰은 양측이 충돌하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1,800여 명의 경력을 광화문에 투입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습니다”가 전부였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0월 27~29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7>․<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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