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김원배 사퇴에 ‘생명의 위협’ 운운한 TV조선
등록 2017.10.1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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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사안 의결 과정에서 ‘거수기’를 자처하며 정권의 방송 장악에 힘을 보태왔다는 비판을 받아온 김원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가 17일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7개 방송사 중 관련 보도를 내놓은 곳은 SBS와 JTBC, TV조선이었는데요. SBS와 JTBC는 ‘왜 사퇴했는지’ 여부보다는 이후 ‘고영주 이사장 혹은 김장겸 사장의 거취 문제’에 주목했습니다. 반면 TV조선은 ‘노조의 탄압’과 ‘후임이사 추천 권한’ 여부에 집중하며 현 상황에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TV조선, ‘노조 때문에 생명 위협’ 주장까지 소개
TV조선의 불편한 심기는 사실 전원책 앵커의 첫 멘트에서부터 여실히 드러나는데요. <방문진 김원배 이사 사의…사장 바뀌나>(10/18 https://goo.gl/6v6f8a)의 도입부 앵커 멘트는 “공영방송 노조들의 압박을 견디다 못해 KBS 이사회와 MBC 방송문화진흥회, 방문진에서 야권 추천 이사가 한 명씩 사퇴한 데 이어 오늘 또 MBC 대주주인 방문진의 김원배 이사가 사의를 밝혔습니다”입니다. 


이어지는 리포트에서도 박지호 기자는 “김 이사는 동료 이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MBC 노조 등에서 받은 사퇴 압박 때문에 가족들까지 고통스러워해 견디기 힘들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집니다” “구여권 추천인 김 이사는 그동안 MBC 노조 측에서 강한 사퇴 압력을 받아왔습니다. 지난 9월에는 유의선 전 이사가 비슷한 이유로 사퇴했습니다”라며, 김 이사가 사의를 밝힌 이유가 노조 때문임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의 “(부인이) 그야말로 생명의 위협을 받을 정도다. 더 이상 견디기가 어렵다. 양해를 좀 해달라…메일을 보내왔더라구요”라는 인터뷰 발언 역시 빠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노조의 ‘폭력성’을 강조한 뒤 TV조선은 재빨리 후임인사 추천 권한에 대한 문제로 시선을 돌렸는데요. 후임 이사 선임 권한은 명백히 방통위가 가지고 있음에도, 자유한국당 측의 “후임 이사도 한국당이 추천해야 한다”는 억지성 주장을 아무런 비판 없이 소개하는 식입니다. 실제 보도에는 박태출 한국당 의원의 “(사퇴한) 그 이사를 추천한 쪽에서 잔여임기를 채울 후임 인사를 추천한다는 원칙을 이번 국감에서 방통위원들로부터 확인했습니다”라는 발언이 담겨 있는데요. 대체 있지도 않은 원칙을 어떻게 확인했다는 것인지 TV조선 박지호 기자는 궁금하지도 않았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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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의 ‘김원배 이사 측이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전해왔다’는 발언을 소개한 TV조선(10/18)

 

 

SBS․JTBC는 파업추이와 이사장․사장 거취문제에 집중 
SBS와 JTBC 보도에도 고영주 이사장은 등장합니다. 그러나 그 내용은 ‘노조에 의해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는 것 따위가 아니었습니다. 먼저 SBS는 <고영주 “거취 고민”…MBC 파업 분수령>(10/18 https://goo.gl/ZHkMhP)에서 “불신임 안이 가결된다면 물러날 수밖에 없다”라는 고영주 이사장의 거취 관련 발언을 소개했고요. 보도 도입부와 말미에는 “MBC 파업 사태가 중대 고비를 맞았습니다” “공정방송 회복과 김장겸 사장의 퇴진 등을 내걸고 지난달 4일부터 이어져 온 언론노조 MBC 본부의 총파업이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됐습니다”라며 파업 사태의 추이에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JTBC는 <‘구여권 추천’ 김원배 방문진 이사도 사퇴 표명>(10/18 https://goo.gl/WSGGhT)에서 고 이사장이 밝힌 김 이사의 사퇴 사유가 “파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김 이사가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가족들 건강도 좋지 않아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라는 것을 언급했을 뿐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0월 18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7>․<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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