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민언련 종편 제보체크]
24분 동안 박근혜 입장 대변한 TV조선민주언론시민연합에는 시민 여러분들의 다양한 제보전화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민언련은 제보 내용을 확인한 후 민언련 보고서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빠르게 보고서에 반영되지 못한 제보에 대해서는 묶어서 아래와 같이 정기적으로 제보 내용을 확인해 전하겠습니다. 언론 개혁을 위해 적극적으로 제보해주신 시민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박근혜 변호인단을 자처하며 개인방송 하는 TV조선
제보 내용 10월 16일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에서 박근혜 씨의 구속연장을 보도하면서 박씨의 반박 의견을 상세히 전달하는 개인방송에 가까운 태도를 보였다.
제보 확인 제보에서 지적한대로 10월 16일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구속 기간 연장이 확정된 후 박근혜 씨의 법정 진술과 입장을 상세히 전달하며 편파적 행태를 보였습니다. 무려 24분 동안 박 씨 측 입장을 전달했는데요. 박근혜 씨 구속 연장과 관련된 소식 대부분을 박 씨 측의 재판부 비판으로 채운 겁니다. 대담 도중 잠시 정치권 반응을 다룰 때 민주당의 박근혜 씨 비판 부분을 제외하면 모두 박 씨 측 입장으로 구성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엄성섭, 김미선 앵커는 향후 재판 과정이 박 씨에게 불리하게 진행될 가능성을 언급할 때마다 안타까움을 담은 탄식을 내뱉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엄성섭 앵커는 “박근혜 전 대통령, 화면에서 봤습니다만 여느 때와 다름없는 아주 담담한 그렇지만 뭔가 비장한 느낌까지 느껴지는 그런 모습으로 법정에 출석을 했고 법정에서는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발언들 하나하나 분석이 필요해 보이는데. 먼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을 시킨 재판부의 결정에 대해서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습니다”라며 운을 띄웠는데요. 이때 “주 4회 재판, 참담‧비통”, “믿음이 배신으로”, “공직자, 기업인들 피고인 전락 고통”, “권력 사사로운 남용 없었다”, “구속 연장에 무력감”, “믿고 지지하는 분들 있다”, “정치보복, 내게서 마침표를” 등 박 대통령 발언 7가지를 정리한 판넬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10/16) 화면 갈무리
이어서 김미선 앵커, 백대우‧박상현 기자가 박근혜 씨 측 입장을 구구절절 풀어놨습니다. 백대우 기자는 “다시 구속수사가 필요하다는 결정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변호인은 물론 저 역시 무력감을 느낀다,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를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나의 믿음은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박근혜 씨 법정 진술과 “재판 과정에서 이른바 법논리로 겨뤄 보겠다는 그런 판단이었는데 이런 구속 연장 결정도 그렇고 사실상 법에 근거하지 않고 다소간 외풍에 휘둘린 거 아니냐”는 박 씨 측 변호인의 주장도 덧붙였습니다.
TV조선 기자들은 박근혜 씨 발언 중 ‘믿음이 배신으로 돌아왔다’에 상당히 집착하기도 했는데요. 백대우 기자는 “박 전 대통령이 이제껏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던 게 바로 믿었던 자들의 배신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 고난을 벗삼아 진실을 등대삼아에서도 지난 10.26 이후 믿었던 자들에 대한 배신에 대해 거의 경멸하는 듯한 언급들이 있었는데요.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와의 오랜 인연 등을 감안했을 때 그 당시와 비슷한 심경일 것이라는 관측들이 전해지는데요. 공개적으로 박 전 대통령이 배신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지난 2015년 6월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는 언급 이후 처음이라는 관측입니다”라면서 박근혜 씨의 ‘배신당한 전력’을 나열하기까지 했습니다.
박상현 기자는 “박 전 대통령의 모든 짐은 내가 지겠다. 유 변호사는 피고인을 혼자 두고 떠난다. 이것에 대한 책임은 내가 물겠다 여기까지 얘기를 했거든요. 자리에서 일어나 9분 남짓 발언을 이어갔었는데 유 변호사가 중간에 울먹이다가 중간중간 말이 끊어지기도 했었어요. 방청석에서도 같이 울먹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까지도 있었다고 합니다”라며 ‘눈물의 법정’을 그려냈고, 이에 엄성섭 앵커는 침통한 표정과 어투로 “사퇴의 변을 얘기하면서 울먹이는 모습들.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과 피를 토하는 심정. 변호인단이 그만두면서 이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새로운 변호사들을 선임을 하거나 아니면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 한탄했습니다.
이 소식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는 박근혜 씨 재판과 구속 연장이 ‘정치보복’이라는 주장에 상당히 힘을 싣기도 했습니다. 백대우 기자는 “박 전 대통령은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묻고 이런 언급이 있습니다. 이른바 말미의 정치보복이라고 콕 찍어서 언급을 한 건데요. 사실상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이런 분석들이 전해집니다”라면서 박 씨 발언을 먼저 짚었는데요. 이어서 “앞서 지난 5월 6일이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방송 연설에서 문재인의 사전에 정치보복은 없다. 야당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인정을 하겠다. 대화를 통해 국민 대통합을 이루겠다, 이렇게 약속을 했는데요. 이제 당시에는 여당이었지만 현재는 야당이 된 야권에서는 이른바 정치보복이라는 언급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정당한 사법 절차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한 일부 정치 세력의 일방적 주장을 그대로 대변한 수준입니다. 엄성섭 앵커가 “오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발언의 방점은 바로 네 표현인 것 같습니다. 딱 한 단어죠. 정치보복. 바로 이 정치보복으로 보는 것으로 수렴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정리하면서 해당 소식은 마무리됐습니다.
문제점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들 대부분은 구속이 연장됐습니다. 이번 사건의 주범인 박근혜 씨 역시 구속이 연장됐습니다. 법원은 13일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내년 4월 16일 자정까지 구속 연장을 결정했죠. 이에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지만 자유한국당과 박 씨 지지자들은 ‘정치 보복‧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TV조선은 무려 24분 간 박 씨 지지자들과 박 씨 변호인, 박근혜 씨 본인의 입장을 대변한 겁니다. 이런 편파적인 방송 구성 자체가 부적절합니다.
실제로 나온 TV조선 기자들의 발언보다 더 문제가 큰 것은 주요 진행자인 엄성섭‧김미선 앵커의 감정적 태도입니다. 두 사람은 마치 박근혜 씨에 빙의라도 된 듯 재판 진행 과정에 대한 다른 기자들의 설명을 들은 후 ‘아’ 라며 깊은 탄식을 수차례 내뱉었습니다. 아무리 본인이 지지하는 정치인과 세력이 있다고 해도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언론인이라면 최대한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박근혜 씨 지지자들을 결집하기 위해, 또는 본인의 박근혜 씨에 대한 충심을 드러내기 위해 공공의 전파가 사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박근혜와 조윤선의 공통점은 충성심 높은 부하 직원이 없다?
제보 내용 10월 15일 채널A <일요매거진>에서 12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알려진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의 ‘개인 전용 화장실 논란’을 다루던 중 패널 중 한 명이 “박근혜와 조윤선의 공통점은 주변 사람들을 얻지 못해 이런 제보를 통해 이번 사건이 밝혀진 것”이라며 두둔했다.
제보 확인 10월 15일 채널A <일요매거진>을 확인한 결과 제보는 사실이었습니다. 12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윤선 전 문화부 장관이 재임 당시 직원 체력단련 시설을 ‘장관 전용 화장실’ 변경했다고 지적했는데요. 문체부는 직원들이 먼저 불편함을 호소해서 변경했을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실제로는 법적인 절차가 무시됐던 상황이었습니다. ‘직원들이 먼저 불편하다고 했다’는 해명이 납득하기 어려워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채널A <일요매거진>(10/15) 화면 갈무리
채널A <일요매거진>(10/15)에 출연한 대부분의 패널도 상당히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백성문 변호사는 “사실 그 변명을 차라리 안 했으면 어땠 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직원들이 불편해 하니까, 장관 하고 같이 화장실 쓰는 거. 그래서 장관 혼자 쓰는 화장실을 만들었다 라는 게 더 이상하지 않나요? 더 웃기지 않나요?”라며 문체부를 질타하기도 했죠. 문제는 이종근 데일리안 논설실장입니다. 이 씨의 주장은 황당한 수준입니다. 그는 박근혜와 조윤선 두 인물 간에 공통점있다며 운을 띄웠는데요. 무슨 말인지 더 들어보면, “아랫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즉 무슨 얘기냐면 이번의 국정감사에서 이 게 알려진 게 어떻게 해서 알려졌을까요.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 이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이건 바로 당시 서울사무소에 근무했던 사실 문체부 직원들이 제보하지 않았으면 모르는 일이에요, 거의. 그런데 제보를 했단 말이죠. 그건 사실상 그만큼 이 문체부 직원들이 이건 말이 안돼 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제보를 했을 가능성이 큰 거죠. 그러면 저는 박근혜 대통령도 사실은 이번 최순실 게이트 이후의 상황을 보면 그 밑에 있는 그 어떤 사람도 ‘이건 제 잘못 입니다, 박 대통령을 제가 잘못 모신 탓이고 내가 이것을 잘못해서 이렇게 됐습니다’하고 나선 사람이 1명도 없었다, 나선 사람이 다 이건 박 대통령이 시켜서 한 일이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뿐이 없었거든요. 즉 박 대통령이나 조윤선 장관이나 다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라는 겁니다.
문제점 이종근 씨 주장은 언뜻 박근혜, 조윤선 두 사람을 비판한 것으로 보이지만 본질을 흐리는 상당히 부적절한 발언입니다. 박근혜 씨는 삼성과의 뇌물건 등 여러 국정농단 혐의들과 함께, 영국 국빈 방문까지 공수했던 ‘개인용 화장실’로 공분을 산 바 있는데요. 조윤선 전 장관 역시 취임한지 열흘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공사 계획이 보고되더니 결재 직후 공사가 시작됐고 조달청 공고 등 절차도 어기는 등 ‘혈세로 개인용 화장실을 만들었다’는 논란을 자초했습니다. 이는 박근혜 정부 인사들의 뿌리 깊은 권위주의와 선민의식, 반민주주의적 관점을 드러낼 뿐 아니라 분명 탈법적인 행위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국정농단과 관련된 또 하나의 기행이 이번 사안의 본질인데, 이종근 씨는 느닷없이 ‘결국 모든 문제는 박근혜, 조윤선 두 사람이 아랫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해 발생한 것이다’라고 정리했습니다. ‘국정농단’을 ‘충성심의 문제’로 왜곡해버린 것이죠. 이는 혐의점을 흐리는 ‘황당 발언’입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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