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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노무현 물타기’, 공방 보도로 도운 KBS․MBC․채널A
등록 2017.10.17 10:52
조회 207

자유한국당이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등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를 640만 달러 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미 검찰에 의해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진데다가 공소시효까지 지난 사안을, 더불어민주당이 세월호 참사 최초 보고 시점 조작 의혹 등에 대한 재수사를 요구한 이후 갑작스럽게 꺼내들었다는 측면에서 이는 사실상 물타기 행보로 보입니다.  

 

 

KBS․채널A, 노골적으로 공방보도 처리
그런데 민주당의 세월호 참사 최초 보고 시점 조작 의혹 등에 대한 재수사 요구와 한국당의 노무현 전 대통령 유가족 고발 사안을 정치 공방의 한 소재로 묶어 보도하며 한국당의 ‘물타기’ 에 적극 동조한 방송사들이 있습니다. 바로 KBS와 MBC, 채널A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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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불가능한 두 안건을 ‘VS 구도’로 묶어 여야 공방 보도로 처리한 KBS(왼쪽)와 채널A  


KBS와 채널A는 보도 제목부터 노골적이었습니다. 먼저 KBS는 <여 “세월호 재수사” 한국 “노 유가족 고발”>(10/15 https://goo.gl/AAiZNu)을 통해 제목을 통해 먼저 민주당과 한국당의 주장을 비교하고 있고요. 보도 도입부 앵커 멘트 역시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 최초 보고 시점 조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여당과 제1 야당 간의 정쟁이 격해지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 행적에 대한 전면 재수사를 천명하자, 한국당은 640만 달러 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족 검찰 고발로 맞불을 놨습니다”라며 내용상으로는 아무런 연관이 없으며 그 중요성에 있어서도 비교 불가능한 두 사안을 노골적으로 엮고 있습니다.


채널A 역시 <“박근혜 재수사” vs “노무현 재수사”>(10/15 https://goo.gl/pqaXkx)에서 “여야 정치권은 상대를 적폐세력으로 부르며 과거 사건의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세월호 당일 얘기를 다시 꺼내들었고 자유한국당은 640만 달러 수수 의혹을 밝히자며 권양숙 여사를 검찰에 고발”했다는 설명을 내놓았는데요. 여당의 세월호 진상규명 및 재수사 촉구 목소리를 전한 뒤 그 뒤에 이런 민주당의 행보를 ‘박근혜 정치보복’이라 규정한 한국당 정우택 대표의 “한풀이 굿판식의 정치보복 가하는 것이 과연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협치라는 의미이고 협치 정신입니까?”라는 발언을 소개했습니다. 또 여기에 이어 채널A는 한국당 장제원 의원의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뇌물공모사건에 대해서는 끝까지 단죄하고 마지막까지 추적, 환수하지 않는다면 적폐를 방치하는 것입니다”라는 주장을 “원조 적폐 청산 요구”라며 전하기도 했습니다. 

 

 

MBC는 한국당 행보 먼저 부각한 뒤 민주당이 ‘맞대응’ 했다는 식
MBC는 아예 한국당의 행보를 먼저 부각하여 전달했는데요. 실제 <‘640만 달러 수수 의혹’ 고발…여야 공방>(10/15 https://goo.gl/6EKtNq)은 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인사와 안보, 졸속 정책 등 이른바 ‘신 적폐’ 저지를 위한 당내 특위를 공식 출범”했다는 소식과 함께 한국당의 노 전 대통령 일가 고발 소식을 먼저 전하고, 그 뒤에 민주당이 “청와대가 제기한 박근혜 정부 세월호 보고 조작 의혹 등의 철저한 규명으로 맞불을 놓았습니다”라는 설명을 덧붙여 놓고 있습니다. 이 보도만 보면 마치 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적폐 행태를 막기 위해 선재적으로 대응하자, 민주당이 이에 맞서 ‘세월호 보고 조작 의혹’ 등을 제기한 것처럼 보입니다. 

 

 

TV조선은 문 정부 적폐청산 작업 전반과 엮어 보도
TV조선의 경우 한국당의 이번 고발을 ‘문재인 정부의 전 정권을 상대로 한 적폐청산 작업 전반’과 엮어 보도했는데요. 실제 <노무현 일가 뇌물 혐의 고발>(10/15 https://goo.gl/grPCWV)은 “자유한국당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권양숙 여사 등 5명을 검찰에 고발”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전 정권을 상대로 한 적폐청산 작업을 가속화하는 데 따른 ‘맞불’로 해석”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보도는 한국당 측의 주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뇌물 공모 사건 에대해서는 끝까지 단죄하고 마지막까지 추적 환수하지 않는다면 적폐를 방치하는 것입니다” “(노 전 대통령 일가가) 노 전 대통령과 공모해 박 회장으로부터 2007년~2008년 640만 달러 규모 뇌물을 수수했다” “당시 검찰수사에서 확인된 팩트” “신적폐의 근본 원인이 됐던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간의 좌파 정권의 원조 적폐 문제…”라며 줄줄히 나열해주었는데요. 반면 이에 대한 여권의 반발은 보도 말미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의 “자유한국당의 행태는 국민을 우롱하고 기망하는 것으로 국민들은 적폐를 덮기 위한 졸렬한 물타기와…”라는 발언을 소개한 것이 전부입니다. 

 

 

JTBC는 ‘공소시효 지났고 공소권 없음 처분 내려졌다’ 언급
반면 JTBC는 <자유한국당,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 고발>(10/15 https://goo.gl/GA33kC)을 통해 한국당이 이번 고발건을 “노 전 대통령 서거 원인과 뇌물수수 의혹 등을 제기해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된 정진석 의원 사건과 같이 묶어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사안 자체가 “의혹 자체에 대한 공소시효가 지난 데다, 노 전 대통령 서거로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졌다는 점을 부각해 보도했습니다.   


SBS는 한국당의 이번 고발을 한국당의 박근혜 출당 문제와 엮어 보도했습니다. <‘박 출당’ 금주 결론…통합 계기될까?>(10/15 https://goo.gl/BQrVsX) 보도 말미 “자유한국당은 여권의 적폐 청산 작업에 강하게 맞대응하며 보수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수수 의혹 사건을 재조사하라며 권양숙 여사와 노건호 씨 등 5명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라고 전하는 정도입니다. MBN은 관련 보도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0월 13일~15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7>․<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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