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이명박 사죄해!’가 이번 정권의 입장이라는 채널A
등록 2017.09.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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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검찰은 관제데모를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는 추선희 전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의 거주지를 압수수색했습니다. 국정원의 블랙리스트 운영과 ‘박원순 제압 문건’ 활동 등에 대한 수사를 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추 전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4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진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오후 6시쯤 돌연 출석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해왔다고 합니다. 


 
MBC는 어버이연합 압수수색 이슈 아예 미보도
우선 관련 보도를 아예 내놓지 않은 방송사는 MBC입니다. 대신 이날 MBC는 보안 시스템이 진화를 거듭해 성형한 얼굴도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는 <“성형해도 알아본다”…보안 시스템의 진화> 보도나 정부가 북한과의 경제 협력을 위한 내년도 지원금을 늘린 것에 대한 야당의 ‘북한 퍼주기’ 비판을 소개한 <남북경협 예산 1천억 증액…“북한 퍼주기”> 보도 등을 내놓았습니다. 

 

 

TV조선, 추 전 총장 ‘잘못’ 언급 없이 민주당 공세만 부각 
M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는 모두 관련 보도를 내놓았는데요. 보도 논조는 크게 달랐습니다. 먼저 TV조선과 채널A는 노골적으로 이번 사안을 ‘이명박 정권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정치보복’으로 풀이했습니다. 


이 중 TV조선은 민주당이 공세를 펴면 검찰이 이에 적극 호응한다는 논리를 펼쳤는데요. 실제 TV조선의 <줄소환에 압수수색…야 “여론 재판”>(9/20 https://goo.gl/hThzTz)은 보도 도입부부터 “민주당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적폐의 몸통이라며 검찰이 반드시 수사해야 한다고 전방위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검찰도 본격 수사에 나섰습니다. 댓글과 관련한 보수단체 인사를 전격 압수수색하고, 이명박 정부 인사들도 줄줄이 소환하고 있습니다”라며 추 전 대표의 압수수색 소식이 아닌 ‘민주당의 공세’와 ‘검찰의 호응양상’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리포트에서도 ‘민주당 요구→검찰 수용’이라는 도식은 계속 반복되는데요. “더불어민주당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소하자 본격적으로 검찰 수사를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반드시 수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검찰은 박 시장 고소 하루 만에 보수성향 단체인 어버이연합의 추선희 전 사무총장 거주지를 압수수색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식입니다.

 

반면 추 전 총장에 대한 ‘정보’는 ‘보수성향 단체’ 인사라는 것이 전부입니다. 저지른 잘못을 언급하지 않고 압수수색을 당했다고만 말하니, 마치 민주당의 공세 때문에 피해라도 본 것처럼 보일 지경입니다. 


해당 보도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한 손에 몽둥이 들고 한 손에 사탕 들고 그렇게 비열한 국정운영을 하고 있다…”는 발언과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의 “결국은 피는 피를 부르고, 분열과 갈등만을 남길 뿐이다…”라는 발언을 전하며 마무리되기도 합니다. 

 

 

채널A는 아예 ‘정보가 흘러나오는 패턴’ 운운
채널A는 더 노골적으로 ‘MB에 대한 정치보복’이라는 관점으로 최근의 상황을 풀이했는데요.  이러한 태도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기자와 앵커의 대담으로 구성된 <뉴스분석/MB 정조준 검찰>(9/20 https://goo.gl/b4tH9g)이었습니다.

 
위 보도에서 앵커는 기자를 향해 이명박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계속 정보가 흘러나오는 하나의 패턴이 느껴지고 있거든요”라는 질문을 하는데요. 여기에 대해 기자는 “네.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수사는 조금 다르다 라고 이야기하는 건 바로 그 패턴 때문입니다. 국정원 적폐청산 TF가 국정원 서버에서 확인한 문건 내용을 공개하면 여당이 맹렬하게 비판을 하구요. 그 다음 문성근 , 김미화 씨와 같은 피해당사자들이 검찰에 나와서 MB정부를 비판하게 됩니다.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 고소전에 이르게 되는 거죠. 이렇게 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게 해서 압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얘기입니다”라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앞서 TV조선이 부각한 ‘민주당의 공세와 이에 대한 검찰의 호응’이라는 공식을 더 확장시킨 해석으로, ‘국정원 적폐청산 TF의 문건 공개→민주당의 공세→피해자들의 MB비판 및 고소’라는 일련의 시나리오가 있다는 뉘앙스의 설명입니다.  


또 기자는 앵커가 “그렇다면 이거는 정치보복입니까. 마땅히 해야 할 수사입니까?”라는 질문을 하자 뜬금없이 “백원우 전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장에서 이 전 대통령을 향해 격양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라는 대답을 내놓았는데요. 이때의 자료화면은 백원우 당시 민주당 의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삿대질을 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기자의 이 같은 답변에 앵커는 기다렸다는 듯이 “저 장면이 지금 문재인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따랐던 사람들의 공통된 심정이다. 그렇게 본단 얘긴가요?”라고 반응하는데요. 


이는 자유한국당 등이 내세우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이명박 정권을 압박하고 있다’는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한 구성인 셈입니다. 특히 장례식장에서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백 의원이 보인 개인적 언행을 이번 정권의 태도 전반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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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장에서 백원우 전 의원의 행동을 부각하고 이것을 ‘현 정권의 태도’라고 확대 해석한 채널A(9/20) 


이어지는 대화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기자는 국정원 내부의 반응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며 자신과 통화한 한 익명의 국정원 인사는 “MB정부에서 작성된 문건만 수사하는 것은 명백한 정치 보복이라면서 강한 불만을 표시”했고 “과거 국정원에서는 도감청도 했는데.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에 한해서만 수사를 하는 것은 다분히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냐. 이런 주장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기자는 국정원 뿐 아니라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이것이 하명수사가 아니면 무엇이 하명수사인가라는 비판도 만만치않”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기자는 이 같은 반응을 “문재인 대통령이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하면서 이 MB정부에 주도적으로 진행됐던 사업과 국정원의 블랙리스트 등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라 요약하고 있기도 합니다. 


또 기자는 앵커가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반응을 묻자 “이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을 방문등의 방법으로 대면조사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당시 대검 중수1과장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소환조사를 밀어붙였다는 겁니다. 이 전 대통령은 나를 어떻게든 수사하려는 것 같은데 너무한 것 아니냐. 이런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이것 역시 이명박 정권이 저지른 것으로 확인된 범죄 행위가 아닌 ‘노무현 전 대통령을 위한 정치보복’ 프레임을 앞세운 설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기자의 이런 설명은 ‘이명박 정권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이렇게까지 가혹하지 않았는데, 문재인 정권은 지나치게 굴고 있다’는 지적으로도 읽힙니다. 


무엇보다 이 황당한 기자의 대답에 대한 앵커의 마무리 멘트는 “네. 앞으로 실제 소환된다면 그 이후부터는 뜨거운 정치 논쟁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계속 잘 지켜봐야겠습니다”인데요. 이는 앞으로 채널A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소환 될 경우 해당 사안을 ‘정치 논쟁’ 따위로 처리할 것이라는 선언으로도 보입니다. 


실제 채널A는 이미 이 사안을 정치 공방으로 처리하는 보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이날 보도된 <적폐청산 완성 VS 피는 피를 부를 것>(9/20 https://goo.gl/ZrGpaH)은 “이른바 적폐청산 수사가 진행되면서 여야의 싸움이 더 치열해 졌습니다. 사필귀정이란 쪽과 저주는 피를 부른다는 쪽이 맞서고 있습니다”라는 앵커 멘트로 시작되어 내내 정치권의 ‘소란’을 전달하다가 보도 말미 이 전 대통령 측근의 “(정치보복) 속셈이 눈에 뻔히 보인다” “머지않아 입장을 밝힐 때가 올 것”이라는 반응을 소개하며 마무리됩니다. 


이 외에도 채널A는 <‘MB 행동대장’ 줄소환…“나라 위한 일”>(9/20 https://goo.gl/gbKRHd)에서는 “검찰의 칼끝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도운 단체를 향하고 있”다며 늘푸른희망연대의 실질적 운영자인 김모 씨와 차미숙 아줌마부대 대표의 검찰 소환조사와 추선희 전 사무총장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그 사례로 나열했는데요. 추 전 사무총장이 압수수색 당한 이유에 대한 설명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방한 정황을 포착”했다는 것이 전부입니다.  

 

 

KBS․JTBC, 추씨 과거 행적 소개
반면 KBS와 JTBC는 압수수색과 소환 불응 소식을 전하며 추씨의 과거 행적을 함께 짚었습니다. 먼저 KBS <‘박원순 제압 문건’ 어버이연합 수사>(9/20 https://goo.gl/UXZQDv)는 지난 2011년 11월 어버이연합의 박원순 서울시장 비난 집회 모습을 보여주며 “박 시장을 겨냥한 어버이연합의 집회는 모두 19차례”였고 “모두 국정원의 청부 집회였다는 게 국정원 개혁위원회 조사 결과”임을 전했습니다. 또 KBS는 “1인 시위 20번에 8백만 원을 주기도 했”다는 사실과 추 전 총장이 “지난달부터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박근혜 정부 보수단체 지원 의혹인 화이트리스트 사건의 핵심인물”이라는 점 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JTBC는 조금 더 상세하게 추씨의 과거 행적을 소개했습니다. <‘관제 데모’ 추선희 자택 압수수색…소환 불응>(9/20 https://goo.gl/fZXtpw)은 “2013년 이른바 ‘박원순 제압문건’이 공개됐을 당시, 국정원으로부터 돈을 받은 게 아니라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폐지를 모아 판 돈으로 집회를 여는 것이라면서, 서울시청 앞에서 폐지를 흩뿌리는 퍼포먼스”를 했다는 점과 “2011년을 특히 전후해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또 문성근 등 야당 성향, 진보 성향의 인물들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다는 점을 전하며 추씨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국정원법 위반 공범”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MBN과 SBS는 더 ‘간략하게’
MBN과 SBS는 상대적으로 더 간략하게 이슈를 전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먼저 MBN은 <추선희 소환 불응>(9/20 https://goo.gl/eXAWNm)에서 “보수성향 단체인 어버이연합은 국가정보원에서 금품을 받고 박원순 서울시장 등을 비방한 ‘관제 데모’를 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으며 “추선희 전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은 이 의혹의 정점에 서 있”던 인물임을 강조했는데요. 보도는 추씨가 별다른 이유 없이 소환에 불응했다는 점을 전하며 마무리됩니다.


SBS <박원순 반대 ‘관제 데모’ 본격 수사>(9/20 https://goo.gl/WBPGdL)도 “국정원의 이른바 ‘박원순 제압 문건’에서 등장한 표적 시위를 주도해 박 시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을 조사받기 위해서” 추 씨가 검찰에 출석한 예정이었지만, 결국 출석하지 않았다는 점을 읊어주는 수준입니다. 다만 SBS는 이날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친정부 성향 연예인들을 지명해 이들을 육성하고 별도 지원까지 기획했다는 내용의 단독 보도와, 대선에서 정치 댓글 공작을 벌였던 국군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전체 작전지침 문건의 기안자가 국정원과 연락 업무까지 맡았던 심리전단 댓글 부대장이었다는 단독 보도를 연달아 내놓았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9월 20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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