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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위터 오역 보도, ‘삭제’한 조선일보와 SBS
등록 2017.09.2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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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는 1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을 오역했습니다. 연합뉴스는 <트럼프 “북한에 긴 가스관 형성중...유감이다”>(9/17 22:53 이승우 특파원 https://bit.ly/2f5EbNF 현재 수정됨)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정상통화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I spoke with President Moon of South Korea last night. Asked him how Rocket Man is doing. Long gas lines forming in North Korea. Too bad!”라고 적은 가운데 ‘Long gas line forming’이란 표현을 두고 “긴 가스관이 북한에 형성중이다. 유감이다”라고 해석해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Long gas line forming’은 ‘기름을 구하기 위해 주유소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는 의미의 표현입니다. 가스관은 보통 ‘gas pipe’나 ‘pipeline’으로 표현합니다. 연합뉴스의 이 오보는 많은 언론들이 해당 보도를 받아썼습니다. KBS, 조선일보, 한겨레 등 다양한 매체들이 인터넷 지면에서 해당 보도를 받아썼습니다. 

 

오보의 책임자, 오보임은 알렸으나 수정 상황은 알리지 않음

시민들의 항의와 제보로 해당 기사는 현재 수정이 되었습니다. 연합뉴스 역시 <사고/트럼프 대통령 글 오보 바로 잡습니다>(9/18 11:47 https://bit.ly/2y9lOyA)를 통해 해당 기사의 수정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 내용은 별개의 기사로 송고되었고, 수정된 기사에는 수정 상황을 알 수 있는 내용은 기술되지 않았습니다.


해당 단신은 대부분 신문 지면이 아닌 온라인에서만 송고되었기 때문에 많은 매체들이 이처럼 기사 자체에 수정 사항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뉴시스는 애초 연합뉴스 오보와 같은 내용으로 <트럼프 “북한에 긴 가스라인 유감”>(9/18 박상주 기자 https://bit.ly/2fudvq9)를 보도했습니다. 연합뉴스가 정정기사를 낸 이후에는 <트럼프 "북한에 긴 가스라인 유감"··· 김정은 "로켓맨" 지칭도>(9/18 김재영․박상주 기자 https://bit.ly/2xbdpvy)라는 보도를 냈는데요. 이 보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북한에 석유를 사기 위한 긴 줄이 늘어서 있다”라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는 연합의 정정 내용이 반영했습니다. 그러나 애초 오보를 담았던 보도에는 그 보도가 오보임은 전혀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일보도 <트럼프 “로켓맨은 어쩌나.. 북한에서 주유 위해 줄 늘어서">(9/18 송용창 기자 https://bit.ly/2jDgSj3)에서 “일각에서는 ‘가스 라인’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초 러시아를 방문해 남ㆍ북ㆍ러 가스관 구축 구상을 밝힌 데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고 해석해 오역 논란이 빚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기사가 18일 00시 43분에 송고되었고 13시 43분에 최종 수정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해당일 연합뉴스의 정정보도 이후에 수정했다고 보입니다. 
KBS 역시 <트럼프 “북한에서 주유하려고 줄을 길게 서있다. 딱하네”>(9/18 https://bit.ly/2hbhsA4)에서 수정된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오보 삭제한 조선일보와 SBS

반면 해당 내용의 기사를 그대로 삭제한 곳도 있었습니다. 조선일보와 SBS였습니다. 
SBS는 문제가 된 보도를 바로 삭제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해당 보도는 검색을 통해서 링크의 존재를 알 순 있으나, 해당 사이트에선 삭제된 것으로 나왔습니다. SBS는 삭제 이후에 ‘바로잡습니다’와 같은 정정보도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스브스 보도.jpg

△ 트럼프 트위터 오역 보도를 삭제한 SBS(9/18)

 

조선일보는 문제가 된 보도를 한차례 수정한 뒤 삭제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일보는 검색 링크에서도 <트럼프, 김정은을 ‘로켓맨’으로 지칭>이라 표기해 ‘긴 가스관’을 노출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해당 기사는 현재 삭제된 상태고요. 조선일보 역시 추가적인 정정보도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스포츠조선에 올라온 기사는 미처 수정하지 못 한 것으로 보입니다. 스포츠조선 <트럼프 “북한에 긴 가스관 형성중... 유감이다”>(9/18 https://bit.ly/2jDRWbm)은 여전히 연합뉴스의 오보를 그대로 인용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JPG

조선 삭제.JPG

조선 미삭제.JPG

△ 트럼프 트위터 오역 보도를 조선일보 페이지에선 수정 후 삭제했으나 
스포츠조선 페이지에선 수정마저 안 된 조선일보(9/18)

 

그나마 수정 사항 확인할 수 있는 한겨레

한겨레 역시 오보를 받아쓴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한겨레는 오보가 난 기사 안에서 ‘바로잡습니다’를 통해 수정 사실을 공지했습니다. <트럼프 “김정은은 로켓맨…북한에선 주유하려 길게 줄 서”>(9/18 김미나 기자 https://bit.ly/2xsDbxi)은 기사 안에 ‘바로잡습니다’를 두어 “이 기사의 최초 출고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내용 중 ‘long gas lines forming in North Korea’를 북한 지역 설치가 논의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에 대한 언급으로 해석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러시아를 방문해 한국과 북한,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사업 구상을 밝힌 부분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보도했습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과 맥락을 종합하면, 유엔의 석유 수출 제한 조처로 북한의 주유소 대기 줄이 길어졌다는 설명인 것으로 판단돼 바로잡습니다”고 정정보도했습니다. 

 

청와대에서 특별히 언급한 오보사건, 책임지지 않으려는 언론

청와대에선 특별히 이번 오보와 관련해 관계자를 통해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한반도 외교 안보 상황이 엄중한 만큼 특별히 조심해 달라는 의미였습니다. 이런 오보는 당연히 더 이상 나와선 안됩니다. 그런 만큼 언론은 해당 보도에 책임지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정정보도를 하고, 수정된 기사 속에서도 정정 사실을 고지하는 것이 오보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일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많은 언론사들은 최소한의 책임도 없이 ‘수정’과 ‘삭제’만으로 은폐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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