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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저녁종합뉴스에서 현대차 신차 광고?
등록 2017.09.18 21:53
조회 2304

MBC가 15일 저녁종합뉴스를 통해 내보낸 <위기의 국산 중형차…고급화로 승부>(9/15 https://goo.gl/8ajDng)는 보도가 아니라 현대차에서 제작한 광고라 해도 손색이 없을 지경입니다. 제목은 ‘위기의 국산 중형차’이지만, 실제 보도는 2분10초동안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공개한 중형 세단 G70”이 어떤 기능을 지니고 있는지를 떠들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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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의 특정 신차 홍보에 집중한 MBC 보도(9/15)

 

실제 보도에서 류병수 기자는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공개한 중형 세단 G70”에 대해 “날렵한 디자인에 고급소재의 인테리어로 무장한 모델로, 수입차들이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는 고급 중형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2000cc 엔진모델과 함께 제네시스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디젤 모델도 내놨습니다” “가솔린 3.3 모델은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4.7초에 불과할 정도의 성능을 자랑합니다” “고급 수입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BMW 3시리즈와 벤츠 C클래스를 경쟁상대로 삼고 있는데, 최저 3700만 원대로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있습니다”라는 설명을 쏟아냈는데요.

 

‘위기의 국산차’라면서 왜 특정 기업의 특정 신차에 대한 정보를 이렇게 많이 나열하고 있는 것인지도 납득하기 어렵고, 그 정보의 수준이 찬양 일색이라는 점도 황당할 뿐입니다. 거의 현대차 홍보팀에서 리포트를 대신 써줬다 싶은 수준이지요. 물론 기자가 이런 홍보성 문구를 읽어주는 사이, 화면은 계속 G70의 다양한 자태를 비추고 있습니다.  


또 보도는 기자의 발언 중간중간에 황정렬 현대자동차 전무의 “최대한 전폭을 늘리고, 무게 중심을 낮춰서 디자인뿐만 아니라 주행 성능 측면에서도 최고의 성능을 달성하도록”이라는 발언과 이광국 현대자동차 부사장의 “외산 경쟁 모델들과 당당히 겨룰만한 압도적 고급감을 바탕으로 중형 럭셔리 시장을 이끌어나가리라 확신합니다”라는 포부를 전달하고 있기도 한데요. 그야말로 현대차를 위한, 현대차에 의한 보도인 셈입니다.

 

심지어 보도 말미 기자는 “위기상황 속에 ‘프리미엄 중형차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이 보도가 시청자를 위한 합리적 정보 제공이 아닌 현대차의 성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구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상태로 보도를 그냥 마무리하는 것은 좀 찔렸던 모양인지, 보도의 마지막 지점에서 기자는 “이런 가운데 기아자동차도 BMW의 브랜드 총괄 디자이너를 영입하는 등 위기 타개책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는 발언을 덧붙이고 있는데요. 앞에서 한 노골적 홍보 행위 때문에 이런 구색맞추기성 멘트도 그저 궁색해 보일 뿐입니다.  

 

 

노골적인 ‘광고’, 방송심의규정 위반
MBC의 이 같은 보도는 명백하게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6조(광고효과)를 위반한 것입니다. 심의규정은 “상품명 등을 자막 또는 음성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노출·언급하는 내용”이나 “상품 등에 과도한 광고효과를 줄 수 있는 상업적 표현을 자막, 음성 또는 소품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노출·언급하는 내용”을 방송에 포함하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보도·생활정보 또는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에서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상품 등을 소개”하는 경우라 해도 “합리적 기준 또는 객관적인 근거 없이 상품 등을 선정하여 해당 상품 등에 광고효과를 주”거나 “특정업체 또는 특정상품 등을 과도하게 부각시켜 경쟁업체나 경쟁상품 등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내용”은 포함시켜서는 안 됩니다. 요약하면 방송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척 광고를 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이런 리포트를 읊고 있는 류병수 기자나, 이걸 저녁종합뉴스에 내보내고 있는 MBC를 ‘언론인’ 혹은 ‘언론사’라고 부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9월 15~17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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