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이번엔 적폐이사 신앙생활 존중하라 떠든 MBC지난 17일 전국언론노조 소속 대전MBC지부 조합원들은 김원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가 출석하는 교회에 찾아 사퇴 촉구 피케팅을 진행했습니다. 정수장학회 장학생 출신이자 구 여권 추천 인사인 김 이사는 그간 거수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정권의 방송장악을 도와 온 인물인데요. 지난 정권 하에서 저지른 이 같은 부역 행위 외에도, 목원대 총장 재임 시절 각종 비위 행위를 일삼았다는 이유로 고발까지 당한 상황입니다. 이에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와 전국언론노조 대전MBC지부는 학자로서 양심, 장로로서 신념을 지켜달라며 김 이사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노조와 시민사회의 이 같은 행보에 가장 화가 난 것은, 그간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의 공영방송 이사진 사퇴 촉구 행보에 대해 매번 ‘왜 직장까지 따라가느냐’는 보도를 내놓아가며 거부반응을 보여왔던 MBC입니다.
이번엔 ‘신성한 교회에 대한 도전’ 부각
MBC <언론노조, 교회찾아가 ‘이사 사퇴’ 시위>(9/17 https://goo.gl/XL3DqT)의 보도 구성은 이전의 ‘노조의 직장 방문 비판’ 보도와 유사합니다. 다만 이번엔 직장이 아닌 교회였기에 비난의 논거가 ‘신성한 교회에 대한 도전’이라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이지요.
실제 보도는 “공영방송 이사진 사퇴를 요구하는 언론노조 소속 노조원들이 이사들의 직장에 이어 이번엔 예배가 열리는 교회 앞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교인들은 신성한 교회에 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습니다”라는 앵커 멘트로 시작됩니다.
또 백연상 기자 역시 보도 내에서 “갑자기 몰려든 노조원들에게 위협을 느낀 교인들이 직접 나서 철수를 요청했지만 노조원들은 집회신고를 했다며 물러나지 않습니다”라며 해당 교회 권사와 담임목사의 “교회 와서 여러 성도들의 예배를 방해하는 것은 이건 아니라고 봅니다. 이것도 적폐입니다” “교회까지 와서 시위를 한다고 하는 것은 신성한 교회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이 됩니다”라는 발언을 전했습니다.
김원배 이사의 “특정한 개인을 교회에서 신앙생활하는데 어려움을 주기 위해서 집단행동을 한다는 것은 좋지 못하다고 생각됩니다. 역대 어떤 정권이나 어떤 노조도 개인의 사회적인 활동을 중지시키기 위해서 (이런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라는 황당한 발언 역시 빠짐없이 소개되었습니다. 이전 정권의 국정원과 이에 동조한 방송사가 연예인들과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이들을 방송에서 배제해온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자신이 다니는 교회 앞 피켓팅 한 번에 ‘역대 어느 정권도 이렇게는 하지 않았다’며 우는 소리를 하는 김 이사나, 신이 나서 이를 그대로 전달한 MBC나 수준은 비슷해 보입니다.
△ MBC뉴스를 통해 ‘자신의 신앙생활을 방해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 김원진 방문진 이사(9/17)
이 보도는 “앞서 언론노조 소속 KBS본부 조합원들은 명지대학교 강규형 교수 등 이사진들이 근무하는 대학교와 직장까지 찾아가 사퇴 시위를 벌였습니다”로 마무리되는데요. MBC가 이렇게 노조가 “직장까지 찾아왔다” “교회까지 찾아왔다”라고 호들갑을 떨며 매번 보도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궁지에 몰린 적폐 이사들에게 용기를 주고 ‘우린 절대 나가지 않으니 당신도 배신하지 말고 버텨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내부 결속을 다져, 혹시 있을지도 모를 추가 사퇴를 사전에 막아보려는 것이지요. 적폐언론이 적폐이사들을 향해 ‘같이 죽자’고 종용하는 이런 풍경을 대체 시민들은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 것일까요?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9월 15~17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