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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백서는 그냥 배추’? MBN의 황당 발언 퍼레이드차명진, “박근혜 정부 백서는 그냥 배추니까 비판하지 말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박근혜 정부의 정책백서를 발간했습니다. 4년여 임기 동안 국정과제의 85%를 완료했고 일본과의 ‘위안부’ 합의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라는 등 자화자찬으로 점철된 백서였습니다. 세월호 참사에는 반성이 없었고 박근혜 씨 탄핵에도 침묵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도 “확인을 못했다”며 사과했습니다.
MBN <뉴스와이드>(8/21)는 ‘정치 핫이슈’ 코너에서 <박 정부 백서 발간 ‘위안부 합의 대통령 결단 있어 가능’?>이라는 제목으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여기서 보수 패널로 출연한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과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도 ‘탄핵당한 정부의 백서 출간’ 자체가 부당하다고 지적할만큼 대체로 비판적 논조가 많았습니다.
문제는 차명진 씨였습니다. 차명진 씨는 박근혜 정부의 백서를 적극 옹호했습니다. 이번에도 근거와 논리는 대단히 비합리적입니다. 차 씨는 “배추는 김치가 아니에요. 배추는 배추입니다”라는 말로 운을 띄웠는데요.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차명진 씨는 먼저 “백서는 사료에요. 백서는 역사서가 아닙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예요. 실제 과거에 있던 사실 중에서 지금 집필하는 자가 자기의 어떤 철학과 자기의 어떤 지향에 맞게 그걸 재해석하는 게 역사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배추가 김치의 재료에 불과하듯, 백서는 역사서의 재료에 불과하다는 주장입니다.
차 씨는 이어서 “지금 백서 낸 거 갖고 왜 거기에 무슨 탄핵에 관한 이야기가 없느냐. 왜 자화자찬하느냐,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좀 제가 볼 때는 과도한 평가다. 거기는 제가 볼 때 아마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정책적으로 쭉 해 놨던 거 이런 것을 주로 기록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잘했다, 못 했다는 이야기는 나중에 사가들이 평가를 하시라는 말이에요. 그리고 그것이 나중에 예를 들어 탄핵 과정은 또 탄핵 과정에 관한 기록은 또 따로 남기면 되지 않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차 씨는 “배추나 무 보고 자꾸 김치라고 얘기하지 말고 왜 이렇게 맛이 없냐 하지 마시고 배추는 배추입니다. 그러니까 나중에 김치는 알아서 만드세요”라고 마무리했습니다.
△ 백서를 김장 재료인 배추에 비유한 차명진 씨
MBN <뉴스와이드>(8/21) 화면 갈무리
차명진 씨 백서 읽기는 했나…‘박근혜 백서’ 옹호하다 횡설수설
차 씨의 주장은 비논리적 말장난입니다. 요컨대 백서가 역사가 아니고 사료에 불과하니 너무 큰 의미를 갖지 말라는 겁니다. 여기서 우리는 차 씨가 백서의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한겨레의 <단독/박근혜 정부 ‘자화자찬’ 정책백서 발간>(8/21 https://bit.ly/2vdhRI4)에 따르면, 이번 백서는 ‘4년여 임기 동안의 성과를 평가’했고요. 특히 “국정과제의 85%가 완료되거나 정상 추진됐다”고 평가하고, 일본과의 ‘위안부’ 합의에 대해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라고 자평”했다고 합니다. 반대로 세월호 참사라는 가장 큰 실정에 대해서는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대규모 재난현장에서 여러 국가기관이 헬기를 효율적으로 동원하고 체계적으로 협력하기 위한 표준운영절차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이에 따라 국민안전처를 중심으로 국가기관 헬기에 대한 지휘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표준운영 절차를 마련해 2015년 7월1일 시행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세월호를 이렇게 기록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사실상 ‘역사 왜곡’에 가깝지요.
즉 박근혜 정부 백서는 차 씨가 말한 것처럼 단순히 사료 또는 ‘배추’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의, 명백하게 가치판단이 개입된 기록물입니다. 백보 양보해서 이번 백서를 역사기술이 아니라 단순 사료 모음이라고 판단하더라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백서는 ‘4년 간 했던 일을 주로 기록했을 것’이라는 차 씨 주장과는 달리, 박근혜 정부가 스스로를 두둔하는 내용으로 일관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보수 패널들도 ‘백서가 지나치게 자화자찬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차 씨는 백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실제 백서가 어떤 내용인지 기본적인 내용도 파악하지 않은 채 무작정 박근혜 정부를 두둔한 것으로 보입니다.
“합의 이행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위안부 합의는 평가할 수 없다”? ‘비겁한 변명’
MBN <뉴스와이드>(8/21)은 박근혜 정부 백서에 담긴 ‘위안부 합의 자화자찬’에 대해서는 따로 논의했습니다. 대부분의 패널이 상식 수준의 발언을 했습니다. 노영희 변호사는 “위안부 합의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데 대통령이 어리석은 결단을 했다”며 백서를 정면 비판했습니다. 정기남 정치리더십센터 소장은 “해당 합의가 한중 관계, 한일 관계를 망가뜨린 역대급 외교 낭패”라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차명진 씨는 달랐습니다. 차 씨는 “노코멘트”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차명진의 이 발언에 1초간의 정적이 흐르더니 진행자와 패널들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제작진이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까마귀 소리’가 또 스튜디오에 울려 퍼졌습니다.
차명진 씨는 왜 이 문제에 입을 다물겠다고 했을까요? 차 씨는 해명했습니다. “제가 볼 때는 그 합의 내용을 일본과 한국 양쪽에서 정부 당국자나 민간인들이 모두 다 현재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합의 내용을 역사적으로 잘한거냐, 못한 거냐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저는 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노코멘트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위안부 합의가 비판 받는 이유는 합의 과정이 밀실‧졸속으로 얼룩졌고 일본 정부 차원의 배상과 사과도 없이 ‘불가역적인 해결’을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합의가 이뤄진 사건 자체가 역사적 정당성을 지닐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일본군 위안부는 전례 없는 반인권 전쟁범죄이기 때문에 애초에 ‘불가역적 해결’이라는 표현을 쓸 수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렇게 합의 자체가 부당하기 때문에 당사자의 합의 이행 여부는 평가의 요소가 될 수 없죠.
물론 차 씨의 발언을 이렇게 반박하는 일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그동안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늘 감싸던 차 씨도 차마 위안부 합의를 두둔하기는 어려우니 ‘노코멘트’로 대신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합의 자체의 부당성을 은폐한 채, ‘합의 이행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역사적 평가는 부적절하다’는 옹색한 논리를 꺼낸 차 씨가 답답할 뿐입니다.
‘임지현 씨 동영상 증언은 다른 탈북자에게 보낸 메시지’? 이젠 관심법까지
박근혜 정부 백서를 적극 두둔하더니 정작 중요한 역사적 요소인 위안부 합의에는 ‘노코멘트’를 선언한 차명진 씨. 이번엔 북에 재입북한 임지현 씨에 대한 이야기하면서 임 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황당한 주장을 했습니다.
19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 올라온 영상에서 임 씨는 ‘북한 납치설’에 “새빨간 거짓말”이며, “압록강을 헤엄쳐 스스로 돌아왔다”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자 차명진 씨는 이 발언을 두고 색다른 해석을 내놨습니다. 차 씨는 “임지현 씨가 압록강을 헤엄쳐서 조국의 품으로 갔다 왔다. 그 얘기는 뭐냐 하면, 남한에 있는, 대한민국에 있는 탈북 동료들한테 오지 말라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묵시적으로 한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임 씨의 발언이 탈북 동료들에게 보내는 ‘암호’라는 겁니다.
MBN <뉴스와이드>(8/21)는 이 황당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까마귀 소리’를 내보냈습니다. 차명진 씨는 평소 <뉴스와이드> ‘까마귀 소리’의 단골손님이죠. 차 씨는 이번엔 “까마귀 울 때가 아니”라고 역정을 냈습니다.
이어서 차명진 씨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논리’를 펼쳤습니다. “2km를 제가 수영장에서 헤엄쳐 봤거든요. 임지현 씨의 어깨를 보면 2km를 쉬지 않고 그야말로 강물을 저렇게 헤엄친다는 것은 불가능해요. 그건 제가 볼 때는 한 5km를 진짜 거의 물을 마셔가면서 헤엄치는 것인데 불가능하다는 말이에요. 그렇게 어려운 길인데 내가 설마 갔겠냐, 내가 자발적으로. 그러니까 남쪽에 있는 동료들은 절대 나의 헛소리에 속지 말고 오지 마십시오. 근처에도 가지 마십시오, 이런 얘기고요”라는 겁니다.
차 씨는 “▷내가 2km를 헤엄쳐 봤다. ▷임지현의 어깨로는 2Km 헤엄칠 수 없다. ▷그러므로 임지현의 영상 속 발언은 거짓말이다. ▷이건 다른 탈북 동료들에 보내는 메시지다”라는 ‘기적의 4단 논법’을 구사한 것입니다.
△ 임지현의 어깨로는 압록강을 건널 수 없다는 차명진 씨
MBN <뉴스와이드>(8/21) 화면 갈무리
사실 차 씨의 황당한 주장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는 MBN <뉴스와이드>를 비롯해 많은 언론이 임지현 씨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우리 정부의 탈북민 정책 및 대북관계라는 중대한 사안이자, 진위를 파악하기 어려운 ‘재입북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방송사들이 MBN처럼 임지현 씨를 ‘가십’으로 다루고 있는 현실은 매우 아쉽습니다.
차명진, “문 대통령 때문에 김정은이 뒤지게 헷갈릴 것”
차 씨의 좌충우돌 망언 행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차 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순진 합참의장의 이임식에 참여해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고 여행 선물을 준 일과 보훈처 승격을 지시한 일을 두고 “김정은이 뒤지게 헷갈려 할 것”이라 비아냥댔습니다. “군 사기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지만 문 대통령의 안보 행보가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적 취지입니다. 이때도 스튜디오에 ‘까마귀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뒤지게’라는 말은 방송에 부적절한 비속어입니다. 당연히 심의규정 위반입니다. 이렇듯 출연할 때마다 진행자와 제작진을 당황하게 하고, 함께 출연한 패널들의 화를 돋우며, 시청자들에 불쾌감을 주는 차명진 씨. 이런 인물을 굳이 계속 방송에 출연시켜야 하는 걸까요? ‘까마귀 소리’ 음향을 스튜디오에 내보내는 대신 차명진 씨를 방송에서 내보내는 것이 더 나은 선택 아닐까요?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8월 21일 MBN <뉴스와이드>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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