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박근혜 선풍기 쐰다’가 단독? 동아의 눈물겨운 ‘옥바라지’박근혜 탄핵 국면부터 구속에 이르기까지 내내 ‘동정심 유발’ 보도를 내놓아 온 동아일보가 또 황당한 ‘박근혜 근황’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박근혜 씨가 구치소에서 어떤 식으로 여름을 나고 있는지’를 상세히 전하고 있는 <선풍기 바람-찬물 받아 무더위 견뎌 박경리 소설 ‘토지’ 읽으며 시간 보내>(7/10 전주영 기자 https://goo.gl/rLL5cz)는 무려 단독 보도인데요.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재판 일정을 줄여 달라 요청하고, 자신의 재판에도 참석을 거부하고 있는 박근혜 씨 측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태로 보입니다.
4월에는 ‘위장질환’ 부각하더니 여름오니 ‘무더위’ 강조
해당 보도는 “8일자로 구속 수감 100일을 채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감방에서 선풍기와 찬물로 무더위와 싸우며 구치소 의사에게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문장으로 시작되는데요.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동아일보는 “박 전 대통령은 재판이 없는 날에는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독방에서 벽에 고정된 선풍기에 의지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달 들어 무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박 전 대통령은 독방 내 화장실 세숫대야와 물통에 물을 받아 몸에 끼얹은 뒤 선풍기 바람을 쐬는 식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고 한다”며 재차 박근혜 씨의 고충을 부각했습니다.
동아일보가 걱정한 것은 무더위만이 아니었습니다. 기사는 ‘숨가쁜 재판 일정’으로 인한 피로(“최근 상담에서 박 전 대통령은 의사에게 ‘일주일에 재판을 4번씩 나가느라 피로가 극심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나 불면(“박 전 대통령은 잠을 깊게, 오래 자지 못해 새벽에 일어나 1∼2시간가량 독서를 한 뒤 다시 잠을 청한다고 한다. 오후 10시경 잠자리에 들었다가 오전 3, 4시쯤 잠이 깨면 책을 읽으며 다시 잠을 청하는 식”), 적은 식사량(“박 전 대통령은 하루 세 끼 식사를 꼬박꼬박 챙겨 먹지만 식사량은 매번 제공량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등을 함께 상세히 전달하고 있는데요. 모두 ‘박근혜 씨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동정 여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대체 왜 박근혜 씨가 더위에 힘들어하고 있다거나, 박경리 소설을 읽으며 소일거리를 하고 있다는 이런 소식에 단독을 붙여놓았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 박근혜 씨의 구치소 생활 고충을 부각한 동아일보 보도들
동아일보는 앞서 지난 4월에도 <“박 전 대통령 위장병 악화… 음식 거의 못먹어”>(4/15 신광영․허동준 기자 https://goo.gl/5TQB1Y)를 통해 박근혜 씨의 힘든 구치소 생활을 전달한 바 있는데요. 당시 보도가 박근혜 씨의 ‘위장병’ ‘소화불량’등을 부각했다면, 이번 보도에서는 계절에 맞게 ‘더위’를 부각하고 있는 것이지요.
다음 ‘박근혜 동정심 유발 아이템’은 무엇이 될까요? 나름의 방식으로 ‘옥바라지’를 하고 있는 동아일보의 행태가 애잔할 뿐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7월 7일~10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