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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경영인 바보 취급하는 동아․조선의 ‘그리운 이재용 타령’
등록 2017.07.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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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17년 2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4조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반도체 시장 호황 영향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이 같은 ‘좋은 성적표’에, 주요 일간지는 일제히 ‘애플을 추월한 역대 최고 실적’이라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데요. 이재용 부회장 구속 당시 ‘리더십 공백이 심각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왔던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이번 실적 보도에서도 ‘리더십 공백으로 인한 불안감은 여전하다’는 논리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삼성 최대 실적에도 ‘오너 리더십 부재’만 걱정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내세우는 주장은 ‘지금의 호실적은 과거 이재용 회장 등의 과감한 투자 결정의 결과물이다’ ‣ ‘그런데 지금은 리더십 공백으로 이 같은 위기관리가 불가능하다’ ‣ ‘그러니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치 논리로 재벌 총수를 억압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그러나 재벌 총수가 없으면 ‘과감한 투자’는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식의 이 같은 주장과는 무관하게 여타 글로벌 대기업들은 전문경영인들의 운영 하에 ‘멀쩡히’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설령 글로벌 대기업인 삼성전자가 투자 결정을 오직 단 한 사람, 재벌 총수의 주장에 의지해 진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 그건 ‘리더십’을 운운하며 칭찬할 일이 아니라 구멍가게 식 운영을 비판해야 할 일일 겁니다. 무엇보다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정권의 비선 실세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된 것인데요. 이를 ‘정치 논리’에 따른 부당한 탄압의 결과물인양 설명하는 것은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부합하지도 않습니다. 

 

 

동아 ‘정부의 대기업 옥죄기’ 주장도
그런데도 동아일보는 <사설/반도체 역사 새로 쓴 삼성 앞에 놓인 과제>(7/8 https://goo.gl/f7jcjf)에서는 “2013년 불어닥친 반도체 경기 불황에도 삼성전자는 해마다 18조∼19조 원씩 부품시설에 꾸준히 투자했다. 지난해엔 23조 원을 쏟아 부을 정도로 공격적 투자를 이어갔다”며 이 ‘과감한 투자의 배경에 “오너의 경영 판단과 과감한 투자 결정”이 있었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미래 먹거리 발굴과 선제적 투자, 주력산업 혁신을 위한 의사결정이 시급한 지금 삼성전자는 오너 없는 경영을 5개월째 하고 있다”는 우려를 덧붙였습니다. 


또 <경제의 눈/삼성전자 최대 실적에 드리운 그늘>(7/8 이병태 KAIST 경영대학원 교수 https://goo.gl/Q13wBZ)에서는 지금 “혁신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데 “삼성전자는 리더십 부재에 처해 있다”며 “정부와 사회는 대기업을 옥죄고 경영권을 제약할 궁리만 하고 있다. 정치적 시각이 아닌 글로벌 경제의 냉혹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위기를 직시해야 할 때다. 성을 쌓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허물어지는 것은 한순간이다”라는 협박 아닌 협박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오니피언 뿐 아니라 <연20조 투자의 힘… 반도체 슈퍼사이클 타고 ‘슈퍼 삼성’>(7/8 김지현 기자 https://goo.gl/suczsY)에서도 동아일보는 “삼성전자는 항공모함같이 거대한 조직이라 한번 가라앉기 시작하면 그 속도가 걷잡을 수 없다” “강력한 리더십을 통한 위기관리가 필요했던 이유”라는 삼성 미래전략실에서 근무했던 익명의 관계자의 발언을 전달하기도 했는데요. 마치 재벌 총수가 아니면 회사 경영이 불가능하다는 식의 주장인 셈입니다.

 

 

삼성 호실적, 이병철․이건희․이재용 성과로 포장
조선일보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삼성전자, 하루에 1521억씩 벌었다>(7/8 박건형 기자 https://goo.gl/1F4Nh5)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해 “‘세계 최고의 기업을 일구겠다'는 고(故) 이병철 창업 회장의 꿈이 승부사인 아들 이건희 회장을 거쳐 손자인 이재용 부회장 시대에 결실을 맺은 것”이라는 낯 뜨거운 평가를 했습니다. <만물상/제조업 세계 1위>(7/8 박정훈 논설위원 https://goo.gl/tNXaqS)에서 박정훈 논설위원은 삼성의 호실적을 이끈 “투자의 최종 결정자는 이재용 부회장”이라며 “37조 투자를 발표한 날도 그는 재판정에 섰다. 그는 뇌물 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세계 1위 기업의 명예와 영 어울리지 않는 혐의다. 그의 ‘옥중 결정’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상황이 됐다”고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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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더십 부재’로 삼성전자가 높은 실적에서 ‘축배’를 들 수 없게 되었다는 조선(7/10)

 

 

 

또 <외국도 여당도 대단하다는데… 축배 못 드는 삼성전자>(7/10 신은진․조재희․양지혜 기자 https://goo.gl/mT4VVD)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돼 있고 그룹을 이끌던 미래전략실의 경영진이 모두 물러난 마당에 실적 좋다고 마냥 웃을 상황은 아니다” “앞으로 회사가 오너 리더십 부재라는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불안감이 작지 않다” “삼성은 이병철 창업 회장 때부터 오너 경영자의 결단이 기업 경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인수합병은 힘들어졌고 삼성에 대한 미국·유럽의 견제는 더 강화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크다”는 등의 익명의 재계 관계자들의 하소연을 전달했습니다. 이 정도로 ‘오너 리스크’가 걱정이라면 구치소에 갈 기업 경영을 한 이재용 부회장을 원망하거나, 진작 구조 개혁을 추진하지 못한 삼성의 기업 문화를 반성부터 해야합니다. 

 

 

한국도 ‘사령탑 부재’ 타령은 마찬가지
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재용 부회장 구속=삼성 리더십 부재’를 부각해 보도한 것은 한국일보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애플도 꺾은 삼성전자, 미래 먹거리 M&A는 부진>(7/8 김창훈 기자 https://goo.gl/Cpzsch)에서는 “삼성전자는 급변하는 세계 IT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지난해 11월 약 9조원을 들여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했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올해 2월 이후에는 대형 인수합병(M&A) 성사 소식을 한 건도 내놓지 못했다”며 익명의 삼성전자 관계자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로 치고 나가야 할 시기에 정체돼 있다는 게 큰 고민”이라는 발언을 소개했습니다.

 

또 <사설/삼성전자 ‘깜짝 실적’ 반갑지만 낙관은 금물이다>(7/8 https://goo.gl/Z6zMW9)에서는 “삼성전자는 사상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건희 회장의 와병과 이재용 부회장의 수감 등으로 사령탑 부재가 길어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우려를 ‘대기업 옥죄기’ 주장으로까지 이어나간 동아일보 등과는 달리 한국일보는 “기술개발과 투자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정도의 조언으로 사설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은근슬쩍 ‘이건희 회장 어록’ 부각한 중앙
중앙일보는 노골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를 부각하지는 않았는데요. 다만 <사설/주목해야 할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희비쌍곡선>(7/8 https://goo.gl/Z1GVtB)에서 중앙일보는 삼성과 현대차를 향해 각각 “까딱 잘못하면 삼성도 (10년 전 같은) 구멍가게가 된다”는 이건희 회장의 어록과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부지런하면 세상에 어려움이 없다)’”라는 정몽구 회장의 좌우명을 “되새겨야” 한다고 주문하며, 기업 운영에서의 ‘재벌 오너’의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했습니다. 


반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관련 보도에서 ‘리더십 부재’나 ‘오너 리스크’ 따위의 주장을 일체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7월 7일~10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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