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준용 씨 의혹 증거조작, 종편에서는 국민의당 관계자가 직접 유포
등록 2017.06.2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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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민의당은 지난 대선에서 끊임없이 제기해온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 씨 특혜 채용 의혹 조작을 시인하고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습니다. 국민의당은 이번 사태는 당 차원의 조작은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대선을 불과 3일 앞둔 시점에서 당원 개인의 판단과 능력으로 이런 엄청난 대선 공작을 했을 리 없다는 의혹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지난 5월 5일부터 8일까지 종편 시사토크쇼는 이 사안을 어떻게 다루었을까요?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직접 출연하여 의혹 제기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많은 종편 시사 토크쇼들은 최소한의 기계적인 중립을 지키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따라서 5개 원내정당 관계자 전원을 패널로 초청해서 토론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애써 마련한 토론의 자리는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네거티브 공방전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종편에 출연한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자당이 폭로한 문준용 씨 미국 파슨스 스쿨 동료의 녹취파일과 대화내용에 대해 반복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요즘 세대들에게 취업은 어떤 것보다 중요하고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국정농단 사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이대 입학 특혜 사건을 통해 젊은 세대들의 분노는 참을 수 없을 만큼 높아진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력 대선 후보의 아들이 정유라와 똑같은 특혜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청년들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국민의당은 이런 국민 심리를 이용하고자 그야말로 애를 썼습니다. 특히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주장을 반복했고, 생방송으로 이뤄지는 토론회를 이용하여 의혹을 확대 재생산 하는데 적극 이용했습니다. 무엇보다 문준용 씨 스스로 나와서 해명하라, 선거에 아버지를 돕지 않고 어디 숨어있냐는 식의 주장을 한 것은 ‘아님 말고 식’ 주장을 넘어선 마녀사냥에 가까웠습니다. 

 

김근식 정책대변인은 “육성 녹음파일이 있는 데 가짜뉴스라고?”라며 거듭 의혹 제기

TV조선 <이것이 정치다>(5/5)에 출연한 김근식 국민의당 선대위 정책대변인은 5당 선거대책본부 주도권 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종학 선대위 정책본부장을 상대로 문준용 의혹을 제기 하며 해명을 요구 했습니다. 김근식 씨는 “오늘 오후에 포털에서 실시간 검색 상위 순위에 문준용 씨가 다시 올라와 있습니다. 그래서 보도 봐서 아시겠습니다만 그동안 이제 문재인 후보 아들의 취업 비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됐었고. 오늘 새로 우리 당에서 공명선거 추진단에서 확보한 육성파일에 따르면 그 문준용 씨가 미국으로 유학 갔던 파슨스디자인스쿨에 2년 동안 같이 다녔던 동료 학생의 증언인데요. 그때 문준용 씨한테 직접 들었다는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빠가 이력서를 가지고 내라고 해서 냈다, 내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라고 이런 내용이 돼 있어서. 제가 볼 때는 여전히 지금 국민들은 문재인 후보의 강직하신 성품은 다 알고 있습니다만, 그 아드님 취업 비리에 대한 선명하게 해소가 되지 않고 그동안 TV토론에서 다 끝났다, 다 정리됐다 라고만 말씀하시는데. 계속 터져 나오는 이런 추가적인 의혹에 대해서 선명하게 그리고 굉장히 구체적이고 성실하게 설명을, 답변을 해 주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들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홍종학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정책본부장이 “지금 국민의당에서 계속적으로 문준용 씨에 대한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계시는데요”라고 반박하자, 김근식 씨는 “육성 녹음파일이 있는데 가짜뉴스라고 ‘편 가르기’를 하면 어떻게 하십니까?”라며 거듭 해명을 추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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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조선 <이것이 정치다>(5/5) 화면 갈무리 

 

장진영 대변인, 선거를 돕지 않는다며 훈계까지

MBN <아침&매일경제>(5/8)에 출연한 장진영 국민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핵심은 그러니까 문준용 취업 비리의 핵심은 문재인 민정수석이 데리고 있던 권재철 3급 행정관이 원정으로 가 있던 고용정보원에 자기 아들을 취업시켰다, 이게 지금 이 비리의 핵심이고요. 그다음에 그 절차에 있어서도 너무나 의혹이 많다. 부실한 게 너무 많은데도 30명을 떨어뜨리고 붙었다. 이게 핵심이거든요. 그러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해명을 해야 하는데 그 해명을 자꾸 무슨 동기들이 나오고 어디 친구들이 나오고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장진영 씨는 이어 “오늘 어버이날이에요. 자식이 부모 선거를 돕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이게 유담 씨의 얘기 아닙니까? 왜 문준용 씨가 숨어서 이렇게 있는지 이게 이해가 안 된다는 청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라며 준용씨의 직접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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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N <아침&매일경제>(5/8) 화면 갈무리

 

강연재 부단장은 정유라가 안되면 문준용도 안된다고 우기기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시발점이자 이대 입학 특혜를 받은 정유라와 고용정보원 취업 특혜를 받은 문준용 씨는 똑같은 사람이라고 규정 지어버리면서 의혹을 부풀렸습니다. MBN <뉴스와이드>(5/8 아침)에 출연한 강연재 국민의당 선대위 TV토론단 부단장은 5당 관계자 토론에서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안 된다면 문재인 후보의 아들 문준용 씨도 안 되는 겁니다. 기득권을 깰 수 있는 것은 기득권에 빚진 것 없고 지금도 기득권에 빌붙지 않은 후보만이 할 수 있는 겁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준용 씨의 특혜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고 자신이 속한 정당은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는 멘트로, 마지막 모두 발언에서조차 의혹을 물고 늘어지는 집요함을 보여줍니다. 

 

김철근 대변인은 황제 휴직이라고 비난

MBN <뉴스와이드>(5/7 저녁)에 출연한 김철근 국민의당 선대위 대변인 역시 같은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아버지가 시켜서 이력서를 썼더니 됐다는 증언이 나왔고요. 그 다음에 들어가서 들어가자마자 상급 기관인 노동부에 파견 명령이 났어요. 파견 명령이 났는데 사실은 노동부 문준용 씨를 관리하던 노동부의 상급자가 노동부에 파견된 적이 없다고 또 얘기를 하고. 그러면 결국은 아버지 덕에 입사를 했는데 근무는 않고 월급만 타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있고. 그다음에 14개월 뒤에 미국으로 연수를 갑니다. 4주짜리 연수를 받고 그다음에 6개월로 연수가 연장이 되고 결국 23개월까지 휴직을 합니다, 휴직. 이른바 황제 휴직이라고 얘기를 해요. 그런데 파슨스 석사 과정을 갔는데 파슨스 석사 과정을 같이 다녔던 사람들이 증언하는 것도 또 나왔어요”라며 조작된 내용을 직접 말했습니다. 

 

자유한국당도 조용할 수 없다, 정태옥 대변인도 한마디 

TV조선 <이것이 정치다>(5/5)의 정태옥 자유한국당 선대위 대변인은 사법시험 존치와 행정고시의 폐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뜬금없이 “고맙습니다. 저도 이 사시를 폐지하거나 행시를 폐지함으로 인해 오히려 그래서 특채를 늘리자 하는 건 정말 우리 문준용 씨 사건 보듯이 어떻게 보면 반칙과 특혜에 의한 젊은 분들의 취업이 결정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문제가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라고 말하며 준용씨 특혜 의혹을 사실인양 강조하는데 한 숟가락 얹어주는 걸 잊지 않았습니다. 

 

5월4일 권양숙 여사 9촌 특혜 의혹 제기한 국민의당 사과를 칭찬했던 진행자 

사실 조작된 녹취파일과 대화내용을 공개했던 바로 전날인 4일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위원장 이용주 의원은 자당이 4월 24일 제기한 ‘권양숙 여사의 9촌 친척인 권모 과장을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5월 4일자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비록 착오로 인한 것이지만 권 여사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향후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으면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발표를 한 다음날 국민의당은 다시 검증도 되지 않은 내용을 다시 공개하며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갔던 것입니다.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언론에 공개하고 직접 유포한 일은 엄연히 원내 의석을 가진 공당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었습니다. 

국민들의 권리를 위임받아 대선을 임하면서 무책임한 폭로를 하고, 선거 공작까지 시도한 일은 엄중한 법적 처벌로 응분에 대가를 치러야 할 것임에는 물론이고 국민들에게 진심어린 사죄와 반성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만약 이 당시 섣부른 의혹제기에 대한 언론의 비판과 국민의당의 자성이 있었다면 지금의 사태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채널A <정치데스크>(5/4) 진행자인 홍성규 앵커는 권양숙 여사 의혹 당시에도 “잘못된 건 바로바로 인정을 하고 정정을 하는 모습은 그나마 좀 보기 좋네요”라며 권양숙 여사 특혜 의혹에 대한 사과를 칭찬했습니다. 이런 식의 안이한 태도가 이런 사태를 부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언비어 유포망에 불과했던 언론의 자성과 변화 필요

선거 시기에 검증보도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무차별적 마타도어와 구별되어야 합니다. 너무 많은 준칙과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KBS 대선보도준칙만 보더라도 제8조 ②항에 “사실 관계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폭로성 주장이나 단순한 인신 공격성 비방 또는 명예훼손이 확실시되는 경우에는 보도하지 않는다. 단 폭로성 주장의 사실 여부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 경우라도 그 주장을 공개하는 것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보도할 수 있다”고 천명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어땠나요? 민언련이 지적한 것처럼 신문과 방송보도는 물론이고 종편 시사토크쇼까지 모두들 국민의당이 제기한 의혹을 전할 뿐, 이에 대한 의심과 검증하려는 노력은 없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사상초유의 대선 의혹조작 사태에서 언론은 공동 책임을 져야 할 존재입니다. 각 정당의 무차별적인 폭로성 주장을 여과 없이 받아쓰는 언론 현실이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런 검증 없이 일방적으로 받아쓰고 전파만 한다면 그것은 유언비어 유포망이지 언론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거 시기마다 정당발 의혹과 규탄을 그대로 옮겨서 확산했는데 급급했던 언론의 반성과 변화가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5월 4일~5월 10일 종합편성채널의 22개 프로그램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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