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채널A <돌직구쇼>의 계속되는 안보장사
등록 2017.06.1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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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8일, 북한이 단거리 지대함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동해상으로 쏘았습니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이하, <돌직구쇼>)는 이를 ‘뉴스 속보’로 전하며, 사드의 절차적 정당성을 따지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을 강조하는 수단으로 사용했습니다.

 

청와대의 발언 의도적으로 왜곡


김진 앵커는 6월 8일자 방송을 시작하면서 오프닝 멘트로 “청와대가 어제 사드가 긴급한 사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라고 밝혀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국면이 계속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사드가 긴급한 사안이 아니라는 청와대의 위기인식에 동의할 수 있느냐라는 논란이 지금 제기된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청와대 관계자는 사드 배치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할 정도로 긴급한 것은 아니라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발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기에 법적 투명성을 생략하면서까지 시급하게 설치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김진 앵커는 이 가운데 ‘사드가 긴급한 사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발언만 강조하며 청와대의 위기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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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6/8) 화면 갈무리

 

이 발언은 조간신문을 보여줄 때 더 강조되었는데요. <돌직구쇼>에서 소개하는 첫 기사로 동아일보의 <靑, “사드 배치, 환경평가 생략할 만큼 시급한 일인지 의문”>이란 기사를 소개하면서서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금 뉴스 속보 들어와 있습니다. 함께 보시죠. 북한이 오늘 또 강원 원산에서 동해상으로 지대함 미사일 수발을 발사했다는 뉴스속보입니다”라며 뉴스 속보를 소개했습니다. 청와대가 사드 배치의 절차적 정당성을 요구하자 바로 뉴스 속보라면서 북한의 미사일 소식을 강조한 것입니다. 

 

북 미사일 도발 소식을 이용해 청와대를 공격하는 <돌직구쇼>


김진 씨는 이후 청와대의 발언을 계속 ‘사드는 시급한 사안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소개하면서, ‘환경영향평가’, ‘절차적 정당성’, ‘법적 투명성’ 등은 의도적으로 제외하고, 논의를 사드가 급하다는 것으로만 몰아갔습니다. 이를 위해서 앞서 이야기했듯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된 뉴스를 배치했습니다. 김진 씨는 “청와대의 입장은 사드가 긴급한 사안이 아니다 라는 발언이었습니다. 그러나 공교롭게 오늘 뉴스속보가 들어와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막으로 ‘뉴스 속보’를 띄웠습니다. 김진 씨는 “북한이 강원 원산에서 동해상으로 오늘 미사일 수발을 발사했다는 겁니다. 그 미사일이 어떤 미사일이냐. 지대함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로 원산에서 수발을 발사했다는 건데 우리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 비행거리가 약 200km, 문재인 정부 들어서 벌써 다섯 번째 미사일 도발이고 북한이 보유한 모든 종류의 미사일을 일주일에 한 번씩 계속해서 쏘면서 무력시위를 해 나가가고 있다는 것인데요”라며 해당 뉴스 속보 자막을 읽어줬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자체는 다룰 수 있는 소식입니다. 그러나 방송의 진행자가 두 번이나 자막을 읽어가며 소개할 뉴스 속보를 청와대의 사드 배치와 관련된 발언 다음에만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의도적인 편집입니다. 그렇게 급한 ‘뉴스속보’라면 방송을 중단하고 제대로 전해주던가, 자막 속보만 내보낸 뒤 방송 종료 후 ‘뉴스속보’로 전하면 됩니다. 그런데 6월 8일 <돌직구쇼>에서는 이상하게도 동아일보 기사를 소개할 때와, 청와대 사드배치 급하지 않다는 주제를 말할 때만 등장합니다. 말이 ‘뉴스 속보’지 전혀 ‘뉴스 속보’가 아니고, 청와대를 비판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김진 씨는 이 뉴스를 읽고 난 다음 “청와대의 사드와 관련된 입장과 이 뉴스 속보가 묘하게 배치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뉴스를 그렇게 배치한 것은 <돌직구쇼>입니다.

 

청와대의 ‘사드 보고 누락’ 조사가 호들갑이라는 김근식


김진 씨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에게 “지금 북한이 모든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의 성능 실험을 눈치 안 보고 마음껏 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라며 북한의 상황을 강조했습니다. 그러자 김근식 씨는 “김정은 체제 들어와서 핵보유국으로 마이웨이 식으로 가겠다는 것은 이미 천명한  바 오래됐죠”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헌법, 법률, 노동당 강령 그리고 실제로 당의 중앙위 전체를 열어서 공식 노선으로 핵병진 노선을 천명했기 때문에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대통령이 모르실지 아실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국민들은 다 알고 있는거 아닙니까”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이 모르실지 아실지 모르겠다’면서 대통령이 안보에 무능하다고 비꼰 것입니다. 


그러면서 김근식 씨는 “사드 보고 누락이라고 하는 것들을 문제 삼은 것이라 보여지는데 사드 보고를 누락했다는 그 호들갑, 호들갑스러운 이 상황이 결국 사드 환경영향평가를 너희들이 피한 것이 아니냐는 결론을 내는 것이고,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받고 나서 이야기를 가는 것이기 때문에 사드 보고 누락 사건에 대해서 국기문란이니 하극상이니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리고 싶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사드 배치를 지연시키기 위해서 국방부의 보고 누락 사건을 조사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는 엄연한 하극상이고 국기문란입니다. 

 

팩트체크라면서 팩트 빠트려서 말하는 정성희


청와대는 사드 배치에 있어서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며 ‘자국 영토 내인 괌에서도 배치 과정에 있어서 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해 23개월이 걸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돌직구쇼>는 이에 대해 팩트체크를 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은 이 발언이 팩트와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성희 씨는 “환경영향평가는 사실 1년이 걸릴 수도 있고 2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23개월이 걸렸다 그래서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측정하고 동식물에 대한 영향을 측정하는 대신 시간이 걸렸구나 하고 이해를 했는데”라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정 씨는 “자료를 찾아보니깐 그게 아니에요”라면서 “처음에 사드는 괌에 대해서 배치가 끝난 다음에, 배치를 먼저 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괌에서는 사실 이미 배치가 끝난 다음에 이루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는 중요한 어구를 빠트린 분석입니다. 미군이 괌에 사드를 먼저 배치한 다음에 환경영향평가와 공청회를 가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임시’로 배치한 것입니다. 공개된 미군의 환경영향평가 보고서 초안에선 2013년 처음 괌에 사드가 배치된 상황에 대해 “current expeditionary (temporary) placement”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는 파견 (임시) 배치일 뿐이란 뜻입니다. 민중의소리 <단독/미군, ‘허허벌판’ 괌에선 사드 배치 2년 만에 환경평가 완료…한국은 괜찮다?>(2017.6.2. https://bit.ly/2sj83P1 )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2013년 4월 괌에 사드 포대를 임시로 배치했습니다. 당시 신속 대응 차원에서 행정명령으로 본토에 있는 사드 부대를 임시로 배치한 것이며, 당시 괌 임시 배치는 관련 환경평가나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를 영구 배치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2년 뒤인 2015년 6월에 사드 관련 환경평가 초안을 공개했고, 한 달 동안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청문회 절차를 개시했습니다. 이후 2017년 3월 17일에야 수정된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공개하고 다시 주민 의견을 수렴해 2017년 4월 25일에 최종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를 완료했습니다. 


뒤이어 정성희 씨는 “사실 명확하게 우리 언론이 팩트 검증을 하기 전에 국민들에게 오해받지 않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정부나 국민들에게 다 좋다고 생각하는데”라고 말을 마무리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정성희 씨부터 정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음날까지 이어지는 정성희의 왜곡


정성희 씨의 ‘괌에서도 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왜곡된 주장은 그 다음날에도 이어졌습니다. 6월 9일 <돌직구쇼>는 문재인 정부가 소통에 있어서 큰 지지를 얻고 있으나, 외교 안보에 관해서는 아직 잘 못한다고 전했습니다. 그 뒤에 바로 사드와 관련해 새로운 소식이 들어왔다면서 정부의 결정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입장을 보여줬습니다. 해당 주장들은 미국과 중국이 지금 결정에 관해 모두 우려의 목소리를 보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이야기를 하면서 나옵니다. 당시 김근식 씨는 현재 사드 배치는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무리하게 진행한 것이 문제였지만 이미 결정이 된 뒤로는 빠르게 후속 결정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김진 씨는 “그것과 관련해서 지금 논란이 일고 있어요”라며 “청와대에서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다라고 말하면서 미사일 발사대 4대에 대해서 무기한 연기시킨것과 관련해서 그 근거로 괌 기지의 사드 미사일이 발사될 때는 환경영향평가를 23개월 걸려서 했다라고 밝혔던 그 근거가 사실과 다르다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데”라고 질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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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 화면 갈무리 (6/9)

 

이에 정성희 씨는 “환경영향평가를 한 다음에 배치를 한 게 아니라 선배치를 한 다음에 이것이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냐 아니냐를 조사하는데 23개월이 걸렸다는 거예요. 그것은 미국의 홈페이지, 국방부에 나와 있는 공군기지에 나와 있는 여기에서 확인이 되는 건데, 사드의 괌 영구 주둔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웹페이지를 통해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 대상이냐 아니냐. 쉽게 우리 한국말로 번역하면 사전환경성검토 이 정도 작업을 하는데 걸렸고 이거 필요 없다 해서 결국 안 했다 라는 것이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기사를 인용해 설명했듯이 괌에서의 사드 배치는 임시 배치였고, 그 이후 환경영향평가가 실시되었습니다. 그리고 보고서 초안 이후 최종 보고서 발표까지 2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습니다. 미 국방부의 해당 사이트(https://www.thaadguamea.com/)에 따르면, 최종 발표를 하면서 주변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FNSI)라고 결론을 내리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환경영향평가 이후의 결과물이고, 정성희 씨가 주장하는 사전환경성성검토에 대한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니터 기간과 대상: 2017년 6월 8일 ~ 6월 9일 TV조선, 채널A, MBN의 28개 프로그램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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