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2017 ‘광주민심’ 관련 종편 시사토크쇼 모니터 보고서

아전인수 격으로 남용된 ‘호남 민심’과 ‘호남 대주주’
등록 2017.05.22 16:55
조회 691

우리 언론은 모든 선거마다 ‘호남민심’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이런 관심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존중의 의미에서, 호남을 민주진영 표심의 바로미터로 여기는 행태로 나타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저 호남을 근거를 둔 정당의 지지율에 관심을 보이며, 아전인수 격으로 광주민심을 이용할 뿐이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19대 대선 기간 동안 5·18을 이용하여 광주·호남의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내용이 있었는지를 모니터했다. 그 결과  이번 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경선 과정에서부터 대선후보 선출 이후 선거운동에 이르는 기간 동안 끊임없이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말이 이어졌다. 광주민심은 종편 출연자들에게 후보 간 각종 네거티브 공세와 비방, 지역주의·세대갈등을 조장하는 도구로 이용되었을 뿐, 진정한 광주 민심에 대한 진지한 고찰은 없었다. 

 

방송사
<프로그램> (일자)

발언자 : 발언 내용
TV조선
<주말 뉴스특급> (3/19)
염영남 뉴시스 정치부 국장 : 이분(홍석현 회장)이 의외로 서울분이시지만 호남과 연고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국민의당이 호남을 갖다가 대주주를 하고 있어서 안철수 전 대표가 있는 국민의당과의 연계 가능성도 아직 남아있고요.(중략) 제가 보기에 굳이 호남을 얘기했냐면 이분의, 홍회장의 외가, 어머니가 호남 분이세요. 그래서 홍라희 여사 이름도 전라도의 기쁨에 라자와 희자를 써서만들었다고 합니다. 독실한 원불교이신데 원불교의 본사도 호남 쪽에 두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아마 지금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키가 호남의 향배 아니겠습니까? 호남이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키가 되는데. 그런 점에서 저는 홍 회장의 지역을 토대로 한 어떤 역할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TV조선
<최희준의 왜> (3/24)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 호남, 광주에서 결국 호남 경선에서 판가름이 날텐데. 거기서 진짜 뭐 지금 조사결과 나오는 것처럼 절반 가까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 그 자체가 갖는 파괴력도 있지만 임팩트가 있지만 모멘텀도 있지만 실제로 또 이당의 대주주가 여전히 그래도 호남이거든요. 수도권 출향 인사까지 다 놓고보면.
TV조선
<장원준의 신통방통> (3/25)
최현묵 TV조선 정치부 차장 : 특히나 이번 대선 역시 호남 민심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5·18에 대해서 또 이런식으로 다시 항변이 나오는 경우에 결국 정치적으로 보면 호남 민심이 결집하지 않겠느냐. 호남민심이 결집을 하면 지금 현재상황으로 보면 역시 문재인 전 대표쪽에 유리한 것 아니겠느냐. 최근에 전두환 표창장 논란으로 약간 호남 지지율이 꺾이는 상황이었는데 또 다시 전두환 전 대통령까지 자서전을 내고 하게 되면, 이것이 논란이 될 경우에, 다시 호남민심이 결집해서 특정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겠느냐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MBN
<뉴스&이슈> (4/10)

윤경호 MBN 논설위원 : 지금 오히려 안철수 후보가 더 높게 나오는 게 오히려 정상이지 않았을까 싶고, 다만 역대 광주전남 그리고 전북을 포함한 호남 지역의 유권자들이나 또는 야당지지 골수세력들은 자기들이 항상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주장을 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될 성 싶은 쪽에 사실은 표를 몰아주는 그런 거에 아마 좀 신경을 써야 하지 않나 싶어요.

MBN
<뉴스와이드> (5/14)

이상호 진행자 : 박수현 전 의원께는 호남 쪽 얘기를 좀 드릴게요. 사실 과거의 호남에 비해서, 호남은 사실 거의80%~90% 몰표를 주는 지역이었거든요. 특정 후보에게. 그런데 이번에는 2 명의 후보에게는 물론 비중은 있었지만 그래도 나누어주는 게 있었거든요. 그런데 상당한 숫자가 꽤 많은 숫자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어서 그 부분이 그래도 어찌 보면 뒷골이 당기는 부담으로 남을 것 같기도 한데 어떤 모습을 민주당과대통령은 좀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표1> 종편에서 방송된 지역주의 발언 일부

 

‘문재인 전두환 표창발언’ 들먹이며 호남 반문정서 부추기려 노력한 종편  


종편은 민주당 경선 시기에 불거진 문재인의 특전사 시절 전두환 표창 발언 관련 논란을 보도하며 광주와 호남지역 민심을 단정지어 보도하는 행태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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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박상규의 이슈 속으로>(03/26) 화면 갈무리

 

채널A <박상규의 이슈 속으로>(3/26)에서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전두환 표창장은 이것도 설명 들어보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전두환이라는 이름 석 자가 가지고 있는 호남 유권자들의 머릿속에 미치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의미 그런 건 굉장히 강한 거예요. 그러니까 이 이름 석 자만 들으면 벌써 누구는 찍기 싫은 이런 상황이 된다는 거죠”라며 문재인 후보의 전두환 표창장의 부정적 의미를 애써 강조했다. 최 씨는 “전두환 표창장 얘기가 실질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마 지금 오늘, 내일 ARS나 현장투표 대의원들한테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라고 마무리했다. 

 

이순자 씨의 ‘우리도 억울한 희생자’ 비판 않고, 호남 결집되어 문 후보에게 유리할까 우려

 

TV조선 <장원준의 신통방통>(3/25)에서는 이순자 씨의 ‘우리 내외도 5·18 사태의 억울한 희생자’ 발언이 대선에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최현묵 TV조선 정치부 차장은 “특히나 이번 대선 역시 호남 민심이 중요하다. 그런데 5·18에 대해서 또 이런 식으로 다시 항변이 나오면 결국 정치적으로 호남 민심이 결집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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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조선 <장원준의 신통방통>(3/25) 화면 갈무리

 

또 최 씨는 “호남 민심이 결집하면 역시 문재인 전 대표 쪽에 유리한 것 아니겠냐”라며 지역주의 발언을 이어갔다. 심지어 “최근에 전두환 표창장 논란으로 약간 호남 지지율이 꺾이는 상황이었는데, 앞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까지 자서전을 내고 하게 되면 이것이 논란이 될 경우에 다시 호남 민심이 결집해서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라고 말했다.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는 발언에 대한 비판은 접어두고, ‘호남 민심이 결집하여 문재인 대통령(당시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되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만 앞장세운 것이다. 

 

‘호남 대주주’가 도대체 누구인가! 지역감정 조장


TV조선 <주말 뉴스특급>(3/19)에 출연한 염영남 뉴시스 정치부 국장은 홍석현 회장 사임과 관련하여 “이분이 의외로 서울분이지만 호남과 연고가 많다”라며 말문을 열어 지역주의를 조장했다. 염 씨는 “아무래도 국민의당이 호남을 갖다가 대주주를 하고 있어서”, “홍 회장의 외가, 어머니가 호남분이세요. 그래서 홍라희 여사 이름도 전라도의 기쁨에 라 자와 희 자를 써서 만들었다고 합니다”라는 말을 쏟아내며 후보의 출신 지역을 불필요하게 강조하는 지역주의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호남 대주주’에 대한 언급은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도 내놨다. 그러나 이동관 씨는 민주당이 ‘호남 대주주’라고 언급했다. TV조선 <최희준의 왜>(3/24)에 출연한 이동관 씨는 민주당 경선에 대해 “호남, 광주에서 결국 호남 경선에서 판가름이 날 텐데”라며 “실제로 또 이 당의 대주주가 여전히 그래도 호남이거든요. 수도권 출향 인사까지 다 놓고 보면”이라고 말했다. 

 

호남 민심은 될 성 싶은 쪽에 몰아줄 것! 누가 될지는 아리송? 


 TV조선 <이것이 정치다>(3/23)에서 진행자 전원책 씨가 “호남의 반문 정서가 완화됐느냐”고 묻자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소위 반문 감정을 갖고 있는 호남의 특유 정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문재인에 대한 압도적 지지가) 조기 대선을 앞두고 나오는 호남의 민심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호남 특유의 정서’가 반문 감정이라고 했다가, 호남이 문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도 해석한 것이다. 호남민심을 제멋대로 재단하고 있지만, 진행자 전원책 씨는 “이왕이면 될 사람을 밀어주자 이런 식으로 호남 정서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죠”라고 변죽을 맞춰주었다.


MBN <뉴스&이슈>(4/10)에 출연한 윤경호 MBN 논설위원은 “지금 오히려 안철수 후보가 더 높게 나오는 게 오히려 정상이지 않았을까 싶고, 다만 역대 광주전남 그리고 전북을 포함한 호남 지역의 유권자들이나 또는 야당지지 골수세력들은 자기들이 항상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주장을 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될 성 싶은 쪽에 사실은 표를 몰아주는 그런 거에 아마 좀 신경을 써야 하지 않나 싶어요”라고 말했다. 윤 씨의 발언은 호남 지역민에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로 표를 몰아주는 게 좋겠다는 일종의 지침같이 들릴 수준이었다.

 

뉴스와이드 진행자, ‘호남은 특정후보에게 몰표’


심지어 진행자가 지역주의 발언을 하도록 부추기는 경우도 있었다. MBN <뉴스와이드>(5/14)에서 진행자 이상호 씨는 대선 후보들의 득표율에 대한 분석 토론을 진행하던 중, “박수현 전 의원께는 호남 쪽 얘기를 좀 드리겠다”라며 박 의원에게 질문했다. 


이 씨는 “호남은 사실 거의 80%, 90% 몰표를 주는 지역이었거든요, 특정 후보에게”라고 운을 떼며 “그런데 상당한 숫자가 꽤 많은 숫자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어서 그 부분이 그래도 어찌 보면 뒷골이 당기는 부담으로 남을 것 같기도 하다”라며 민주당과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에 관해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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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N <뉴스와이드>(05/14) 화면 갈무리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부추기는 행태 중지하길


대선미디어감시연대의 선거보도감시준칙 3장에는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지역주의·소지역주의 선거보도를 감시한다”는 조항이 있다. 여기에는 “언론의 지역주의 선거보도는 효과적인 유권자 동원 수단으로 여타의 선거쟁점을 압도할만한 위력을 지니고 있어 반드시 자제해야 한다”는 설명과 함께, 언론이 지연을 부각하거나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후보나 정당의 발언을 여과 없이 중계 보도하고 지역 중심의 판세보도를 강조하는 행위, 언론이 인기 영합적이고 무분별한 지역개발 의제를 부각시켜 지역사회의 균형발전에 걸림돌이 되게 하는 행위, 소지역주의를 부각시켜 지역사회의 내적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감시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종편이 호남 민심, 호남 대주주 등을 언급하며 호남의 마음을 여기로 가져다놨다 저기로 가져다놓는 행위는 단순히 사실과 달라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언론은 이런 호남 민심 운운하는 행위가 한국사회의 화합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부디 차기 선거인 지방선거에서부터는 호남 민심 운운하며,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발언이 발을 붙이지 않기를 바란다. 

 

*모니터 기간과 대상: 2017년 2월 28일 ~ 5월 14일까지 TV조선, 채널A, MBN의 시사토크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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