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 신문보도 일일브리핑(D-22)

특혜논란에도 ‘불쌍한 박근혜’만 외치는 동아
등록 2017.04.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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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과 17일 동아일보는 내내 ‘박근혜 동정 여론’에 불을 지피려했는데요. 구치소 특혜논란을 다룬 보도에서는 ‘위장병’을 강조하고, 구속기소를 다룬 보도에서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수차례 거론하며 결백을 주장’했다는 사실을 부각하는 식이었습니다.  

 

1. 오늘의 유감 보도 ① ‘박근혜 동정심 유발’위해 발벗고 뛴 동아 
동아일보는 ‘박근혜 동정 여론’을 일으키기 위해 가장 열심히 불을 지펴 온 매체입니다. 탄핵 이후 검찰 소환 직전에는 <박근령 “한스럽다”… TV로 소환장면 보며 눈물 흘려>(3/22)라는 기사를 통해 여동생이 “전날부터 울음을 터뜨리고 밤잠을 설쳤다”는 것을 보도하는가 하면, 검찰 조사 관련 보도인 <박, 검찰 조사때 눈물 흘리며 반박>(3/29), <영장청구 예상 못했다는 박근혜 전대통령, 판사에 직접 억울함 호소할듯>(3/29)에서는 모두 박근혜씨의 ‘눈물’과 ‘억울함’을 부각했지요. 


동아일보의 이런 ‘동정심 유발’ 보도는 박근혜씨의 서울구치소 특혜 논란을 다룬 15일 관련 보도와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박근혜씨를 구속기소한 17일 관련 보도에서도 그대로 반복되었습니다.   

 

■ 구치소 특혜 논란 전하며 뜬금없이 ‘위장병’ 강조
지난 14일 노컷뉴스는 <단독/박근혜 “독방 지저분해”…이틀간 당직실 취침>(4/14 최인수·고무성 기자 https://goo.gl/rw1SWj)을 통해 박근혜 씨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틀 동안 독방이 아닌 직원들 당직실”에서 머물렀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배정된 3.2평 규모의 독방에 들어가기를 거부”하고 “시설이 너무 지저분하다는 이유를 들며 다시 도배를 해달라고 요구”했다는데요. 문제의 핵심은 이 요구를 들어주는 과정에서 서울 구치소측이 규정을 어기고 박 씨를 직원들이 근무하는 당직실에서 취침할 수 있도록 특혜를 베풀었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후 서울 구치소는 사무실에 머물게 한 것은 맞지만 도배는 박 씨의 요구가 아닌 서울구치소의 자체 판단으로 이뤄졌다는 ‘해명’을 내놓았는데요. 구치소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넘어 규정까지 위반해가며 대접을 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던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런 ‘특혜 논란’을 다룬 보도에서 동아일보는 어떤 방식으로 동정심을 유발했을까요? 정답은 ‘박근혜씨의 건강 악화를 부각한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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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구치소 특혜 사안을 전하며 
박근혜씨가 ‘위장병이 악화됐다’는 것을 부각해 보도한 동아(4/15)


실제 동아일보가 박근혜 구치소 특혜 논란을 다룬 보도의 제목은 <“박 전 대통령 위장병 악화… 음식 거의 못먹어”>(4/15 신광영․허동준 기자 https://goo.gl/5TQB1Y)입니다. 제목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해당 보도는 첫 문장부터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병인 위장병으로 식사를 제대로 못해 몸이 눈에 띄게 야위는 등 구치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14일 알려졌다”인데요.

 

기사 도입부 3문단에 걸쳐 박근혜 씨의 “소화불량과 체력 저하 증세”를 나열한 뒤에서야 동아일보는 “지난달 31일 구치소 수감 직후, 박 전 대통령은 첫 이틀간 현재 머물고 있는 독방이 아닌 여자 사동 사무실에서 생활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며 이번 논란을 슬그머니 전달했습니다. 물론 해당 처사가 형의 집행 및 수용자 처우에 대한 법률 제14조를 위반한 것이라는 사실은 기사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데요.

 

그 대신 동아일보는 법무부 측의 “박 전 대통령을 수용할 독방이 도배 등 필요한 준비가 안 끝나서 벌어진 일”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경호, 경비 문제 때문에 다른 수용자와 격리하기 위한 임시 조치였다”는 ‘해명’만을 전달하고 있을 뿐입니다.  


같은 날 조선일보는 동아일보처럼 ‘동정심 유발’에 집중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박 전대통령, 수감 직후 이틀간 교도관 사무실서 취침>(4/15 박상기 기자 https://goo.gl/NgBRSV)을 통해 구치소 측 입장만을 나열하며 해당 처사가 사실상 규정을 위반한 특혜라는 점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반면 경향신문과 중앙일보, 한겨레는 관련 보도를 통해 구치소의 결정이 ‘규정을 위반한 특혜’임을 모두 명시했습니다. 특히 경향신문은 <여적/독방 도배>(4/15 박종성 논설위원)라는 칼럼을 통해 “당직실에 수감자를 재우는 것은 위법” “예우와 특혜는 구분해야 한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한국일보는 관련 보도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 구속기소 당일엔 박근혜 본인의 ‘결백 주장’ 상세히 전달 
이게 다가 아닙니다. 동아일보는 구속기소 당일인 17일에는 <단독/“아버지가 지킨 나라, 새 도약만 생각해”>(4/17 배석준 김준일 기자 https://goo.gl/SFiwVo) 보도를 통해 박근혜씨의 ‘결백호소’ 목소리를 여과없이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단독보도인 해당 기사의 첫 문장은 무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수차례 거론하며 결백을 주장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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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속기소 당일 박근혜씨의 최후진술 메모 속 ‘결백 주장’을 나열한 동아(4/17)

 

그 외 ‘입수한 최후진술 메모’를 근거로 동아일보가 해당 기사에 나열해놓은 박근혜씨의 최후진술 발언은 이런 것들 입니다. 


- “정치 입문할 때부터 나라를 바르게 이끌자는 생각만 했습니다. 사리사욕을 챙기고자 했으면 정치를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 “어떻게 하면 아버지가 목숨 바쳐 지켜 오신 이 나라를 제대로 이끌까, 새로운 도약을 이끌까 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 “평소 국민들의 민원 해결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아버지 때부터 ‘청와대까지 오는 민원은 온갖 곳을 거쳐도 해결이 안 돼 마지막에 오는 민원이므로 하나하나가 애환이 담겨 있다’고 배웠습니다”  
- “형제자매도 청와대에 들이지 않고 일만 했는데 어쩌다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습니다”

 

구속기소 당일 단 한 건 내놓은 관련 보도의 도입부 3단락 내용이 모두 ‘박근혜씨의 결백호소’인 셈인데요. 물론 여기에서도 “박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을 마칠 즈음 감정이 북받쳐 목소리가 떨리고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한다”는 식의 ‘동정심 유발’ 서술은 빠지지 않습니다. 


이는 같은 날 다른 매체의 보도 양상과도 크게 다른 것이기도 합니다. 관련 보도 제목만 봐도 경향신문은 <대선 선거운동 첫날… 검찰, 박근혜 기소한다>, 조선일보는 <검찰, 오늘 박 전 대통령 기소>, 한겨레 <박 전 대통령 오늘 구속기소… 뇌물액 늘어날 가능성>(4/17), 한국일보 <박 전 대통령 14개 혐의 오늘 기소 뇌물수수 규모 500억원 넘어설까>로 박근혜씨의 혐의를 부각하거나 그도 아니면 기소사실 자체를 전달하고 있지요. 


다만 중앙일보는 <보강수사 없이 우병우 불구속 기소>(4/17 현일훈 기자 https://goo.gl/ez8Qu7)를 통해 박근혜 구속기소보다 우병우 불구속기소 사안을 부각해 보도했습니다. 실제 해당 기사에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진만 붙어있지요.

 

 

2. 오늘의 유감 보도 ② 세월호 3주기에도 동아는 ‘이제 잊자’ 타령만
세월호 참사 이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아픔을 딛고 일어서야 하니 광화문 천막을 걷어야 한다’는 주장을 끈질기게 반복해 왔습니다. 세월호 3주기를 앞두고 이런 주장을 굳이 또 한 번 반복한 곳이 있습니다. 어디일까요? 바로 동아일보입니다. 


<사설/세월호 3주기 앞에서>(4/15 https://goo.gl/048feL)에서 동아일보는 먼저 “세월호가 인양된 이상 천막이 있어야 한다면 그 자리는 서울 광화문광장이 아니라 목포신항”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곳에 수습할 유해와 함께 선체의 ‘진실’이 인양”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이어 동아일보는 “잠수함 충돌설, 암초 충돌설” 등 “괴담”과 “거짓으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한 사람들이 선체 조사 과정에서 또 무슨 트집 잡기를 할지 모르겠으나 더 이상 세월호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일은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천막을 광장에서 치우고, 정치권에서 세월호 이슈를 언급하지 말자는, 언제나처럼의 주장이지요.  


문제는 사설의 마지막 부분인데요. 동아일보는 세월호 참사 이후 “3년 전 많은 부모들이 자기 아이를 꼭 껴안고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마워했다”며 “그런 마음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새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3년 전 그날의 회한이 아직도 남아있는 동안 그 회한을 대한민국을 바꾸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몹시 소름끼치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 사설을 쓴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고 가족과 친구를 잃은 이들을 보고 고작 ‘내 아이는 살아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만을 했던 것일까요. 사실 참사를 ‘나와는 무관한 타인의 불행’ 정도로 생각하지 않고서야 ‘천막을 광장에서 치우자’는 주장을 반복할 수는 없는 것이겠지요. “이 땅의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부끄럽고 아픈 회한이 사무친다”는 사설 도입부의 고백이 공허하게 느껴지는군요.

 

 

3. 오늘의 유감 선거 보도, 축구 경기장에 후보 배치, 경마식 보도 정수 보여준 동아
이 기간 동아일보는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통해 선거를 ‘게임’이나 ‘스포츠’에 비유하는 경마식 선거 보도의 ‘정수’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기사의 제목과 본문, 기획 의도, 그래픽 등 거의 모든 요소에서 선거를 축구에 빗대어 보도했거든요.


실제 해당 커버스토리는 이름부터 <대선 시작 휘슬 울리다>인데요. 관련 보도 제목 역시 <전원 공격 전원 수비… 24일 뒤 우승 세리머니는 누가?>(4/15 https://goo.gl/rpi4u1)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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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을 노골적으로 축구에 비유한 동아일보 토요판 커버스토리(4/15)


해당 기사는 “5·9대선 월드컵이 17일 개막한다. 본경기에 앞서 열린 ‘프리시즌’에선 안철수 최전방 공격수가 이끄는 국민의당 FC의 실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더불어민주당 FC는 바싹 긴장하고 있다. 심판이 휘슬을 불기 전까지는 경기가 끝난 듯 보여도 끝난 게 아니다. 공은 둥글고 민심은 갈대와 같다. 각 팀은 전열을 정비해 대선일까지 민심 잡기 경쟁에 들어간다. 동아일보는 스타플레이어(대선 후보)의 완벽한 결승골을 돕기 위한 각 팀의 주전 선수들을 선정했다. 골키퍼에서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로 이어지는 환상의 연계 플레이를 어느 팀이 보여줄지, 그래서 누가 마지막에 우승 세리머니를 하게 될지 앞으로 펼쳐질 대선 월드컵에 국민의 이목이 쏠린다”는 황당한 내용과 함께, 각 대선주자들을 필드에 나선 축구선수로 묘사한 삽화를 배치해 놓았습니다. 그야말로 두고두고 경마식 보도의 전형으로 회자될 법한 보도네요. 

 

 

4. 오늘의 미보도 

 

■ MBC 기자·PD, 부당전보 최종 승소, 경향․한겨레만 보도
조직개편을 빌미로 비제작부서로 가게 된 MBC 기자와 PD들이 전보발령무효소송에서 최종 승소했습니다. 이들은 2012년 언론노조 MBC본부의 파업에 참여한 뒤, 짧게는 2년 반, 길게는 5년 가까이 스케이트장 관리, 협찬 영업 등 현업과는 무관한 업무를 해야 했습니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과 한겨레뿐입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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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PD 기자 부당전보 최종 승소 보도 유무(4/15~17) ⓒ민주언론시민연합

 

 

5. 오늘의 비교보도

 

■ 미 외교보좌관 “사드 배치 차기 정부가 결정” 발언
16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한국 방문에 동행한 백악관의 외교정책 보좌관이 백악관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가진 백그라운드 브리핑에서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를 한국의 차기 정부가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파문이 일었습니다. 이는 비록 대변인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백그라운드 브리핑의 특성상, 사드 배치 결정 여부가 차기 정부의 의지에 따라 바뀔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한데요.  


이와 관련,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는 사드 배치를 한국의 새 대통령이 결정해야 한다는 해당 정책고문의 발언을 보도 제목을 통해 부각한 반면, 조선일보는 그가 한 발언이 ‘논란’을 불러일으켰음을, 동아일보는 미국과 중국의 ‘뒷거래’ 여부에 집중했습니다. 아래는 각 매체의 관련보도 제목입니다. 

 

경향신문 : <미국 “사드 배치 완료, 한국 차기 대통령이 결정”> 
동아일보 : <트럼프-시진핑 ‘북핵-사드 거래’ 있었나>
조선일보 : <펜스 따라온 백악관 고문 사드 발언 논란>
중앙일보 : <서울 온 펜스 “한·미 동맹, 이처럼 강한 적 없다”>
한겨레 : <미 “사드는 한국 새 대통령이 결정할 일”>
한국일보 : <펜스 동행한 백악관 정책고문 “사드, 한국 다음 대통령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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