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D-50) 방송보도 일일브리핑

문재인 후보 관련 허위사실 유포한 채널A
등록 2017.03.20 21:18
조회 1018

17~19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대북 강경 대응’ 행보가 연일 톱보도에 올랐습니다. 17일에는 JTBC와 채널A만, 18일에는 SBS‧JTBC‧TV조선만 국정농단 관련 소식을 톱보도로 냈습니다. 나머지 방송사는 모두 틸러슨 장관의 방한‧방중이 톱보도입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윤병세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며 군사적 조치까지 언급했습니다. 파면된 국정농단의 주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조사를 나흘 남겨둔 시점, 사상 첫 조기 대선을 50여 일 남겨둔 시점입니다. 그럼에도 미 대통령도 아니고 틸러슨 장관의 방한 소식을 가장 이처럼 주요하게 취급한 방송사의 속내는 무엇일까요? 바로 사드 배치를 정당화하고 이 정국에서도 안보문제를 가장 주요한 이슈로 부각시켜보려는 것입니다. 한편, 아직 방송사들은 대선 보도를 전면에 내걸고 있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대선 보도의 대부분이 유력 야권 대선주자만 겨냥한 비판이라는 겁니다. 

 

1. 대선보도감시의 필요성 보여준 채널A의 ‘허위사실’ 유포 보도

 

■ 또 검증 없이 야당 후보만 맹폭 
17일부터 19일까지, 7개 방송사의 대선 관련 보도는 아직 국정농단 관련 보도를 앞지르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KBS와 MBN이 대선 보도량이 더 많긴 했으나 1건 차이일 뿐입니다. 그러나 대선 보도에서 뚜렷이 보이는 경향이 있으니 검증 보도는 없고 경선과 야당 후보 논란에만 보도가 쏠린다는 점입니다. MBN은 23건의 대선 보도 중 총 15건을 경선에 할애했고 그중 10건이 야당 경선 관련 보도입니다. 물론 17일 민주당 후보들의 4차 토론, 18일 국민의당 TV토론 등 야당의 행보가 더 활발하기 때문에 보도가 많을 수는 있으나 MBN의 야당 경선 보도 10건 중 2건은 후보 간 설전, 2건은 ‘문성님’ ‘안대범’ ‘이혁명’ 등 “이색별명”을 조명한 보도입니다. 과연 필요한 보도인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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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방송사 대선 보도 상세 비교(3/17~19) ⓒ민주언론시민연합

 

 

더 심각한 문제는 후보들의 논란이나 비판점을 다루면서 유독 야권 후보, 특히 문재인 후보에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된다는 점입니다. TV조선이 1.5건, 채널A가 3건으로 민주당 후보만 비판했습니다. 여당 후보 논란은 SBS‧채널A에서만 딱 1건씩 나왔습니다. TV조선과 채널A에서만 나온 검증 보도들 역시 전부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한 비판보도였습니다. 

 

■ ‘민주당 오만 프레임’ 근거 없는 감정적 보도 이어져 
당연히 유력 대선 주자는 검증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합당한 근거에 의한 비판이 아닌 막연한 추측만으로 비방해서는 안 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민주당의 오만 프레임을 들 수 있는데 이런 보도는 지극히 감정적인 내용일 뿐, 근거가 없습니다. 예컨대 TV조선 <정치속보기>(3/17 https://bit.ly/2n81GKT)에서 윤정호 앵커는 “외교 안보 분야에서 아무 것도 하지 말라, 차관은 쫓아낼 수도 있다 이런 식의 말을 하는데 너무 점령군같이 굴면 불리하지 않나”라며 이미 ‘민주당 점령군 프레임’이 깔린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에 배성규 정치부장은 “민주당이 하는 모습 보면 점령군 아니냐, 이미 대선 된 것 아니냐는 말을 듣는다”, “정부 부처에 경고장 주면서 군기 잡으려한다는 인상을 준다. 대선에서 이긴다는 확신이 뭔가 깔려있는 건 아닌가 싶다. 잘못하면 중도 보수층에는 오만하게 보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윤 앵커는 다시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다. 오히려 자극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는 최근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이 쏟아내고 있는 “민주당은 오만하다” 프레임의 전형인데요. 민감한 외교‧안보 분야에서 밀실‧졸속으로 일관했던 ‘박근혜 표 정책’을 멈추라는 비판을 교묘히 왜곡해 ‘민주당의 겁박’으로 포장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민주당이 점령군 같다’는 주관적 판단만 덧붙이는 겁니다. 


채널A는 1건의 공약‧정책 보도에서 문 전 대표를 겨냥했습니다. 채널A <문 “22조 빚 감면” 포퓰리즘 논란>(3/17 https://bit.ly/2mZq1Ct)은 “22조 원의 빚을 감면하고 가계부채 총액을 가처분소득의 150%로 제한하는 ‘가계 부채 총량 관리제’를 도입하고 대부업체 이자율을 20%로 제한하는 내용”의 문 전 대표 공약을 “언 발에 오줌 누기”라고 비판했습니다. 그 근거는 “가계부채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는 거리가 멀고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도덕적 해이를 조장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탕감하는 가계부채의 대상을 “회수불능채무”로 한정했고 “채무자의 연령, 소득, 재산, 지출정보를 면밀히 심사해 실시하고, 채무감면 후 미신고 재산이나 소득이 발견되면 채무감면을 무효화”하는 방안도 내놨습니다. 채널A는 이런 내용은 빼고 “22조 빚 감면”만 반박한 겁니다. 

 

■ 허위사실로 판명된 ‘2012년 문재인 아들 특혜 의혹’ 다시 들춰 유포한 채널A

채널A <원서 마감 후 낸 학력 증명서>(3/17 https://bit.ly/2mdprSH)는 더 심각합니다. 이 보도는 문 전 대표의 아들 문준용 씨가 2006년 12월 한국고용정보원 5급 일반직 채용 과정에서 정보원을 1명 모집하는 데 단독 지원해 취업했다는 의혹을 담았습니다. 그런데 이 의혹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2012년 대선 때 새누리당이 제기했던 것이었습니다. 당시 노동부의 두 차례에 걸친 감사와 국회 환노위 상임위 국정감사까지 거쳐 이 의혹은 허위로 일단락 됐습니다. 심지어 선관위도 이 의혹을 허위사실로 규정해서, 현재 관련 게시글을 단속하고 있습니다. 선관위는 “당시 모집인원은 2명이었고, 여기에 2명이 지원해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게시글에는 ‘5급 공무원’으로 취업됐다는 표현이 있는데, 준용 씨는 공기업 일반직으로 취업한 것이지 공무원으로 취업한 것이 아닌 만큼 이 역시 허위사실”이라 발표했습니다. 그런대 채널A는 보도에서 버젓이 “2006년 12월 준용씨는 한국 고용정보원 5급 공무원직에 영상 관련으로는 단독 응시해 채용”됐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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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관위가 허위사실로 규정한 의혹 보도해놓고 영상 지운 채널A(3/17)
 

물론 채널A는 “노동부를 비롯해 지난 10년간 보수 정권이 샅샅이 뒤졌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는 문 전 대표 측 반박을 언급했고 “노동부의 감사 결과 특혜증거는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전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뺀 나머지 보도 내용은 악의적입니다. 단독으로 입수했다는 ‘노동부 감사 자료’는 다 보여주지도 않은 채 일부 구절만 확대하여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지 특정인 채용을 위한 특혜의혹을 갖게 한다. 나홀로 응모하게 한 것, 공정성을  결한 것이라는 등 의심스럽다는 대목이 수차례 담겼”다고 강조한 겁니다. 이중 “나홀로 응모”는 선관위거 허위사실로 명시한 내용입니다. 채널A의 결론은 ‘특혜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이지만 어쨌든 노동부도 의심은 했다’는 것인데 이는 확실하지도 않은 의혹을 사실인 것처럼 묘사하는 왜곡입니다. 이 외에도 채널A는 “공무원 지망생으로 보기에는 다소 튀는 귀걸이와 점퍼 차림의 사진을 붙인 이력서”, “공교롭게도 준용 씨를 채용한 고용정보원장은 마침 문 후보의 민정수석실 행정관 출신” 등 주관적 추측에 불과한 의혹 제기를 덧붙였습니다. 채널A는 선관위의 단속을 뒤늦게 인지했는지 18일, 홈페이지에서 이 보도를 삭제했습니다. 그러나 국가기관이 공식적으로 허위사실이라고 결론 내린 사안을, 채널A가 추가 의혹이나 검증 내용도 없이 ‘우려먹기’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 자유한국당 첫 토론회, MBC는 ‘민주당 성토대회’로 보도
19일에는 자유한국당 대선주자 TV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를 7개 방송사가 모두 1건씩 보도했는데요. MBC 보도는 단연 눈에 띕니다. MBC <문재인 집중 견제…모병제 공방>(3/19 https://bit.ly/2mjilvP)에서 정다희 앵커는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들은 TV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를 집중 겨냥했”다고 운을 띄웠습니다. 리포트는 각 후보들의 정책‧공약 발언은 단 한 마디도 싣지 않은 채 ‘문재인‧민주당 비난 발언’만 모았습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지도자로서 정책과 비전이 없다고 깎아내렸”다면서 홍준표 지사의 발언을 덧붙이고 “민주당의 안보관이 불안하다며 좌파 정권 출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면서 김진태 의원과 원유철 의원, 김관용 의원의 발언을 덧붙이는 식입니다. MBC가 인용한 김진태 의원의 발언은 “친노 운동권 대통령은 꼭 막아야 합니다. 그것은 곧 친북정권으로 연결이 됩니다”라는, 근거 없는 ‘종북몰이’ 발언입니다. 


물론 이날 자유한국당 후보들이 자기 당 대선 경선 토론회임에도 불구,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를 한 목소리로 비판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감안해도 그런 발언만 모아 보도하는 것은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타사는 다릅니다. KBS는 “자유한국당 경선후보들은 토론회 내내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고 보도하면서도 ‘비문연대’에 대한 후보들의 견해차도 언급했습니다. SBS는 비문연대에 대해 짧게만 언급했고 JTBC는 ‘보수후보 단일화’와 ‘친박 책임론’ 관련 각 후보 간 입장 차를 조명했습니다. TV조선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집중 공략 대상에 올랐”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고 채널A의 경우 “바른정당과의 후보 단일화 여부”를 주요쟁점으로 다뤘고, MBN은 각 후보 간의 날선 공방과 대립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MBC를 제외한 어떤 방송사도 문 전 대표와 민주당을 공격하는 발언만 담지는 않은 겁니다. 자유한국당 내의 토론회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당과 후보에 대한 발언이 보도의 전부가 되는 것은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들에게도 좋은 보도가 아닙니다. 특히 이 보도를 통해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들에 대해 알아야할 유권자에게는 오히려 정치적 혐오와 냉소를 일으킬 수 있는 전형적인 ‘네거티브 보도’입니다. 

 

2. 틸러슨 미 국무장관 방한 및 ‘대북 강강경 대응’ 관련 보도

 

■ MBC는 3일 내내 ‘대북 강경 대응’, 벌써 ‘북풍몰이’에 군불?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7일 한국에 이어 18일에는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한결같이 ‘대북 강경 대응’을 강조하는 행보였습니다. 19일에는 북한이 미국의 행보에 견제라도 하듯 로켓 엔진 실험을 강행했습니다. 같은 기간,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조사를 앞두고 SK 최태원 회장이 소환되는 등 국정농단 관련 주요보도가 많았지만, 7개 방송사 중 JTBC만이 이를 3일 연속 톱보도로 냈습니다. 


MBC는 3일 내내 틸러슨 미 국무장관 행보와 북한의 대응을 3일 내내 톱보도로 부각했고,  타 방송사들도 대부분 3일 중 이틀에 걸쳐 ‘대북 강경 대응’을 톱보도로 냈습니다. 채널A만 한 번 대북 보도를 3일 중 하루 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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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방송사 톱보도 제목 비교(3/17~19)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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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내내 ‘미국의 대북 강경 대응’ 톱보도로 낸 MBC (3/16~19)

 

■ 북한 보도에서 직접 대선 언급한 KBS, TV조선은 ‘평양 전쟁설’
KBS와 TV조선은 공통적으로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타진했습니다. KBS <핵실험? ICBM발사?…북 도발 징후 포착>(3/17 https://bit.ly/2ngOUKx)은 “지난 7일 촬영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과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 등 외신을 근거로 “핵실험이나 ICBM 발사 등 또다시 도발을 준비하는 징후가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는 관측을 전했습니다. 박유한 기자는 “한국은 대선 국면으로 접어듭니다. 북의 도발 징후가 예사롭게 보일 수 없습니다”라며 노골적으로 ‘북한 도발’을 대선과 연결했습니다. 

 

TV조선에게만 보이는 보도도 있습니다. TV조선은 19일, ‘전쟁’을 직접 거론했습니다. TV조선 <단독/평양 “곧 전쟁난다”…의도적 위기론>(3/19 https://bit.ly/2mh0uFV)은 “최근 평양에 다녀온 대북소식통”을 근거로 “현재 평양은 '곧 전쟁이 일어난다'는 소문으로 초긴장 상태”, “인민무력성은 일선 부대 군인들에게 전원 복귀 명령을 내렸고, 철모와 방독면, 실탄까지 지급한 것”이라 전했습니다. 이 보도가 무려 ‘단독’입니다. TV조선 스스로도 “민심이 흉흉해 지자, 김정은이 한미연합훈련을 핑계로 위기론을 확산시켜 내부 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라 하면서도 “외화벌이 일꾼으로 나가있는 군인들까지 복귀시켰다”, “평양의 일부 가정은 어린이와 노약자를 시골 친척집으로 대피시킨 것” 등 출처 불명의 ‘평양 전쟁 준비설’이 리포트 내내 상세히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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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전쟁설’ 단독 보도한 TV조선(3/19)
 

■ TV조선은 ‘대북 강경 대응’ 이야기하다가 느닷없이 야권 비난
TV조선은 ‘대북 강경 대응’을 논하면서도 ‘야권 비난’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TV조선 <민주 “북에 무엇을 줄지 논의해야”>(3/17 https://bit.ly/2mzmffx)는 “북한은 핵을 포기할 생각도 않고 계속 직진만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무엇을 줄지 논의해야한다고 했”다면서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은 전혀 생각이 없는데, 당근부터 내밀자는 게 뭔가 앞뒤가 바뀐 게 아니냐는 지적”을 내놨습니다. 신정훈 기자는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에 있어서 핵을 포기하면 국제사회가 북한에 무엇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얘기를 시작해야”라는 우상호 원내대표 발언과 “참모에 불과한 분(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누구의 하명을 받아 어떤 이유로 국가의 중대사를 서두르는 것인지”라는 추미애 대표를 겨냥해 “북핵 방어를 위한 사드 배치는 중단하라면서 당근부터 거론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전했습니다. 

 

■ 복잡한 ‘파워게임’인 외교…신중하고 객관적으로 보도해야
KBS는 아예 노골적으로 ‘북한의 위협’을 대선의 변수로 꼽고 TV조선은 ‘전쟁’까지 거론한 동시에 대북관계와 관련한 다른 목소리에 “당근부터 내밀자는 것”이라 비난했습니다. 전형적인 ‘북풍 프레임’입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의 강경 대북정책이 5차 핵실험 및 역사상 최악의 남북관계로 접어든 만큼, 반성과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주말 간 이런 관점을 보인 방송사는 하나도 없습니다. TV조선은 오히려 그런 관점을 드러낸 민주당에 별 근거도 없이 비난만 늘어놨죠. TV조선은 그나마 민주당의 입장도 부분적으로 전달했습니다. 민주당은 17일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것이 북의 핵 개발과 도발을 막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 그간의 경험을 통해 얻은 결론”이라며 한미 양국 정부의 강경 일변도 정책에 변화가 필요함을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TV조선은 일부 발언만 가져와 “당근부터 주자는 것이냐”는 피상적인 비판에 몰두한 겁니다.


각국이 치열하게 자국의 이익만 추구하는 안보 외교는 포괄적인 관점과 객관적인 시선을 요구합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이번 방한‧방중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역시 4월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에 미국이 사드 문제를 중국과 논의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합니다. 실제로 지난 13일(현지 시간) 미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스파이서 대변인은 “(미중정상) 회담의 목적은 북한과 최근 사드 포대 한국 배치를 둘러싼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 말했습니다. 사드 배치와 대북 응징의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사드를 놓고 중국과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겁니다. 틸러슨 장관은 중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한국은 파트너이고 일본은 최우선 동맹”이라는 발언으로 ‘차별 대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죠. 사드와 한미동맹이 우리의 안보를 위한 최선의 결정이라던 우리 정부, 그리고 TV조선‧KBS의 주장과는 사뭇 다른 상황입니다.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만 안달이 난 사이, 강대국들은 서로의 이익만 탐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한반도가 양 강대국의 세 대결 각축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방송사들이 미 국무장관의 ‘대북 강경 발언’에만 반색하며 일방적 보도를 쏟아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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