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민언련 선정 2017년 2월 이달의 좋은·나쁜 방송보도

무너진 MBC, <뉴스데스크>는 ‘가짜뉴스’와 무엇이 다른가?
등록 2017.03.19 22:31
조회 1131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7년 2월 ‘이달의 좋은 신문‧방송‧온라인 보도상’과 ‘이달의 나쁜 신문‧방송’을 선정했습니다. 민언련 2월 ‘이달의 좋은 보도’ 신문 부문은 경향신문 <게임산업 노동자 잔혹사> 기획(이효상 기자)과 한겨레 ‘청와대-기업 관제데모 지원 의혹’ 보도(서영지 기자)가 동시에 선정되었습니다. 온라인 부문은 오마이TV와 팩트TV의 1~20차 촛불 생중계가 선정되었습니다. 방송 부문은 2월 선정작이 없습니다. ‘2017년 2월 좋은 보도 시상식’과 기자 간담회는 3월 28일(화) 오후 7시 공덕동 민언련 교육공간 <말>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좋은 기사를 쓴 ‘진짜 기자’와 함께 하는 자리에 관심 있는 분은 누구나 함께 하셔도 됩니다. 아래는 이달의 좋은․나쁜 방송보도 선정 사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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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방송보도, 선정작 없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목전에 두고 있던 지난 2월, 7개 방송사의 저녁 종합뉴스에서는 ‘좋은 보도상’에 걸맞는 보도를 찾을 수 없었다. SBS와 JTBC를 중심으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단독보도가 간간이 나왔지만 양사는 이미 관련 보도로 여러 보도상을 수상한 바 있고 SBS의 ‘삼성 뇌물죄 단독보도’, JTBC의 ‘태블릿PC 및 비선의료진 보도’ 등 이전의 특종보다 파급력이 크지 않았다.


유력한 후보로 JTBC의 ‘친박 가짜뉴스의 실체’ 관련 보도가 올랐으나 민언련 ‘좋은 보도상 심사위원단’은 시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물론 JTBC의 ‘가짜뉴스 보도’는 가치 있는 보도였다. JTBC는 2월 6일부터 7일까지 <‘진실 오염시키는’ 그들의 가짜뉴스>(2/6 https://bit.ly/2lfdZ41) 등 총 11건에서 ‘친박 가짜뉴스’를 파헤쳤다. JTBC는 “박한철 헌재소장이 탄핵이 위헌이라고 했다”, “세월호 참사는 북한의 지령이다”, “박영수 특검이 여기자를 성추행했다”, “윤석열 특검도 성추문으로 1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등 특검과 헌재를 겨냥한 각종 가짜뉴스가 사실과 다름을 드러냈다. 여기에 박사모 등 ‘친박 단체’ 의 SNS와 홈페이지를 통해 유포되는 ‘유통 경로’까지 짚었다. <단독/공짜는 없다? 청와대의 관제데모 관리법>(2/7 https://bit.ly/2ljetq3)에서는 청와대가 전경련을 통해 어버이연합, 엄마부대 등 극우단체에 돈을 대면서 “직접 활동을 모니터링했다”는 정황도 보도했다. 


탄핵 심판과 특검의 조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2월, 친박 단체가 각종 가짜뉴스로 특검과 헌재를 위협하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었다. 따라서 언론의 주목이 필요한 사안이었음에도 타사는 이 사안을 보도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JTBC 보도는 대단히 유의미했다. 


그러나 심사위원단은 JTBC가 ‘가짜뉴스’의 출처만 짚어줬을 뿐, 최근 부쩍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가짜뉴스’에 대한 총체적 접근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진함이 있다고 평가했다. ‘가짜뉴스’는 출처만 따져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출처의 문제만 따지게 되면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혈혈단신 좋은 보도를 생산하는 1인 미디어 및 독립 언론의 가치가 빛이 바랠 수 있다. 게다가 우리 사회가 주류언론이라고 말하는 보수언론, 심지어 공영방송들이 쏟아내는  수많은 왜곡 보도 및 오보는 오히려 더 ‘가짜뉴스’에 가까운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도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2월, MBC는 국정농단 사태가 모두 고영태가 기획한 결과라는 친박 단체들의 주장을 버젓이 보도에 올리면서 ‘가짜뉴스’를 ‘진짜 뉴스’로 포장하고 있었다. 


이런 점에서 JTBC가 일부 ‘가짜뉴스’들이 ‘친박 단체’에서 나온다는 출처를 고발한 것은 돋보이지만, ‘가짜뉴스’ 담론을 보다 깊이 있게 짚어줬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표하며 이달의 좋은 방송보도를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기성언론에서도 많은 ‘가짜뉴스’가 더욱 극성을 부릴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미 트럼프 당선 이후 불거진 ‘가짜뉴스’ 화두에 천착하여, 무엇이 ‘가짜뉴스’이고, ‘가짜뉴스가 아닌 것’은 무엇일지 공론화하는 보도가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그런 보도가 ‘기레기’가 판치는 언론 상황에서, 진짜 저널리즘, 올바른 저널리즘의 가치를 찾아보는 작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쁜 방송보도, 무너진 공영방송 MBC 최악의 <뉴스데스크>

 

MBC <뉴스데스크>가 처참하게 망가지고 있다. 지난 2월 28일 MBC 신임 사장으로 취임한 김장겸 사장은 MBC의 인적 구성을 극우로 도배하고 있다. MBC PD 전성기를 이끌었던 ‘황우석 논문 조작 특종’의 주인공 한학수 피디는 비제작 부서에서 ‘유배’ 중인 반면,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하는 보도를 하고, ‘일베’ 글을 퍼 나른 박상후 문화레저부장은 시사제작1부장으로 영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승호PD의 ‘증거 없는 해고’를 실토한 백종문 씨는 부사장, 세월호 유족 폄훼 리포트 옹호했던 오정환 씨는 보도본부장, 이석수 특별감찰관 통화 내용 불법입수 의혹을 받는 문호철 씨는 보도국장이다. 참으로 기가 막힌 ‘김장겸 체제’의 인사이다. 


<뉴스데스크>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김장겸 체제’의 첫 방송이었던 3월 1일, <뉴스데스크>는 촛불집회보다 친박집회를 먼저 보도했고 보도량도 촛불 집회 2건(2분 50초)보다 친박 집회가 3건(5분 8초)으로 더 많이 다뤄졌다. 박근혜 씨 파면 이후에는 ‘태극기 집회가 보수 집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자발적인 태극기 집회로 인해 친박 세력화에 힘이 실렸다’는 보도가 버젓이 전파를 탔다. 그러나 MBC의 ‘친박 보도’이 최고조로 달한 것은 아무래도 박근혜 씨 파면을 목전에 둔 지난 2월이었다. 이에 민언련은 2017년 2월 이달의 나쁜 방송보도를 MBC의 <뉴스데스크>의 ‘고영태 기획설’ 보도 및 ‘MBC 청문회 비난’ 보도로 선정했다. 

 

2월 한 달 간 ‘고영태 게이트’ 보도만 12.5건
MBC는 2월 한 달 간 최순실‧박근혜 측이 주장했던 ‘국정농단 사태 고영태 기획설’을 무려 12.5건이나 보도했다. 처음 최순실 재판에서 ‘고영태 녹음파일이’ 공개된 8일부터 특검이 종료되어 증거능력이 없는 것으로 일단락된 28일까지, MBC는 ‘고영태 게이트’를 소리 높여 외쳤다. 첫 보도인 MBC <고영태의 영향력?…녹음 파일 공개>(2/8 https://bit.ly/2lnhxBo)부터 MBC는 고영태 일당이 “최순실 씨와의 관계를 이용해 정부예산을 나눠 가지려 했던 정황”을 강조했다. 이후 MBC <‘재단 장악 음모’…치밀한 준비 정황>(2/13 https://bit.ly/2lGkQn8), <“최순실이 믿는 건 VIP와 나”…‘왕의 남자’>(2/13 https://bit.ly/2lGkz3P)와 같이 ‘고영태 녹음파일’의 일부 내용을 반복적으로 보도하며 국정농단 사태를 ‘고영태 게이트’로 몰아갔다. 급기야 MBC <검찰 인사 개입 정황…수사 기획한 듯>(2/14 https://bit.ly/2l3yKRx)는 마치 고영태 씨가 검찰 수사까지 좌우하려 한 것처럼 보도했고 MBC <‘폭로 계기’ 담고 있는 고영태 파일>(2/28 https://bit.ly/2lu0pui)는 고영태 씨가 사익을 위해 미리 치밀하게 준비하여 언론 폭로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똑같은 녹취 내용, JTBC는 ‘최순실 국정농단’ MBC는 ‘고영태 게이트’ 
같은 기간, 타사에서는 ‘고영태 녹음파일’을 보도하지 않거나 보도를 하더라도 ‘최순실 국정농단 정황’을 함께 언급했다. 실제로 2000여 개의 녹음파일 대부분은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의 사적 대화이고 사건과의 연관성 때문에 재판에 제출된 29개의 녹음파일 역시 대부분 최순실의 막강한 영향력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MBC가 ‘고영태 게이트’의 근거로 보도한 녹음 내용이 타사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다뤄지는 상황도 벌어졌다. MBC는 “이번에 큰 문제(정윤회 문건)가 터졌잖아. 그래서 (최순실이) 약간 거기에서 손을 놓은 거 같더라고”(고영태), “그럼 안 되고 끝까지 영향력을 행사해야지”(고 씨 측근 최 모 씨)라는 대화를 ‘고 씨가 최순실을 감정적으로 컨트롤한 왕의 남자’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최순실이 믿는 건 VIP와 나”…‘왕의 남자’>(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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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가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보도한 내용을 ‘고영태 게이트’로 보도한 MBC(2/13)

 

그러나 JTBC는 전날, <단독/대통령 반전 카드? 이른바 ‘고영태 파일’>(2/12 https://bit.ly/2lEjBZP)에서 같은 내용을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이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가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으로 소개했다. JTBC에 의하면 해당 대화가 나온 시점은 2015년 4월 7일로서 “2015년 1월 검찰의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 수사결과가 발표된 뒤, 1심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이때 고 씨는 김수현 씨, 최철 문체부 장관 보좌관을 만나 “VIP(박 대통령)는 이 사람(최순실) 없으면 아무것도 못해. 뭐 하나 결정도”라고 말했고 “글씨 하나 연설문 토씨 하나 여기서 수정을 보고 새벽 늦게라도 오케이했다”고 말했다.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 때문에 최순실이 조심스러워졌다고도 했다. “한 시간에 두 세 번 씩 전화통화를 하다가 손을 놓고 싶어도 놓지 못했”는데, “이번에 큰 문제(정윤회 문건 파동)가 터졌잖아. 그래서 약간 거기에서 손을 놓은 것 같다”는 것이다. MBC가 보도한 최철 보좌관의 “그럼 안된다. 끝까지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말은 이런 대화의 끝에서 나온 것이다. 이어서 “두 사람(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는 변함이 없다”는 고영태 씨의 대답도 있었지만 MBC는 이 부분을 잘라내 버렸다. 요컨대 MBC는 전체 대화맥락을 전부 잘라내 극히 일부분만 보도하면서 ‘고영태가 왕의 남자’라고 왜곡한 것이다.

 

특검‧헌재 모두 ‘사실무근’ 결론, MBC만 공허한 외침
결과적으로 검찰‧특검 모두 ‘고영태 기획설’은 잡담 수준일 뿐, 추진된 적도 없고 정황도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헌법재판소 역시 녹음파일 2,000여 개를 전부 공개 검증해야 한다는 박근혜 씨 대리인단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최 씨와 고 씨 사이의 일은 탄핵 사건 판단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헌재가 국정농단 사태와의 연관성을 부인한 것이 2월 20일이었지만, MBC는 아랑곳하지 않고 ‘고영태 게이트’를 계속 보도했다. 녹음 파일에 포함된 ‘최순실 국정농단 정황’이나 ‘고영태 기획설’에 쏟아진 비판은 모두 무시했다.  

 

역사상 최악의 ‘뉴스 사유화’도 MBC 몫
이뿐만이 아니다. MBC가 완전히 박근혜 정부에 장악됐다는 사실은 국정농단 사태 관련 보도가 아닌 전혀 엉뚱한 대목에서 뚜렷하게 증명됐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방송법 개정을 추진하고 MBC의 부당 해고 및 노조 탄압 관련 청문회를 의결하자 MBC는 몰상식한 방식으로 대응했다. 바로 자사 뉴스를 마치 성명 창구처럼 이용한 것이다. 


2월 13일 민주당의 MBC 청문회 의결 이후, 14일부터 20일까지 MBC의 ‘자사 청문회 규탄 보도’는 총 19건이다. 하루 평균 3건씩 매일 보도한 셈이다. 왜곡과 비방의 종류도 다양하다. 야권 인사를 부당하게 비난한 보도,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불법‧정치 파업을 했다는 거짓말, 언론노조가 민주당의 배후를 조종한다는 허위사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공영방송 장악 시도라는 적반하장까지,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범위와 규모다. 이렇게 갖가지 허위사실을 내세우면서 자사 청문회와 방송법 개정안을 거부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이다.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김장겸 사장 등 박근혜 정부에 부역하고 노조를 탄압했던 사측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파면 당한 박근혜 세력의 ‘공영방송 알박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MBC청문회가 ‘고영태 녹음파일 보도’의 보복? MBC의 엇나간 상상력
워낙 왜곡‧허위 보도가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렵지만 19건에 달하는 ‘MBC 청문회 규탄 보도’의 주요 보도를 내용별로 구분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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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사 청문회 막으려 동원한 MBC의 2월 각종 왜곡‧거짓 보도

 

첫 번째는 MBC 청문회 의결을 주도한 환노위원장 홍영표 민주당 의원을 공격한 것이다. MBC <“언론 장악하려는 치밀한 ‘대선 전략’”>(2/14 https://bit.ly/2lOthNz)은 “한국 GM의 전신인 대우자동차 노조위원장 출신 홍영표 의원이 한국GM 노조비리를 비호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내세워 홍 의원이 GM노조 채용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억지로 MBC 청문회 의결을 강행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국회가 MBC 청문회 뿐 아니라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 청문회와 이랜드파크 부당 노동행위 청문회도 의결했지만 MBC는 이를 언급하지도 않았다. 홍 의원이 “간사 간 사전 협의에 삼성 백혈병 및 MBC 청문회가 없었던 건 사실이지만 긴급동의에 이 안건을 올리는 데에는 여야가 모두 동의했”다며 ‘날치기 의결’이라는 비난을 반박하고 GM노조 비리도 당연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이것도 MBC는 무시했다. 


MBC <‘날치기 처리’ 파장…국회 파행>(2/15 https://bit.ly/2lmeaxN)의 경우 “고영태 녹음파일 보도에 대한 정치보복으로 MBC 청문회를 들고 나온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펼쳤는데 이는 ‘고영태 녹음파일’ 보도를 과도하게 내고 있다는 사실과, 그것이 ‘정치 보복’을 당할 만큼 정파적이라는 사실을 MBC 스스로 인정한 ‘자충수’였다. 


최민희 전 의원도 ‘타깃’이 됐다. MBC <허위 주장에 거짓 폭로…‘길들이기’ 시도>(2/15 https://bit.ly/2lmjTnr)은 “허위 주장이나 거짓 폭로 때로는 임직원의 사생활 침해까지 불사하며 더불어민주당이 MBC를 흔든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라면서, 최 전 의원을 그 사례로 제시했다. 최 의원이 세월호 참사 당시 전원구조 오보를 MBC에서 최초로 냈다고 했지만 “오보의 진원지는 한 종합편성채널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것도 세월호 참사 당시 MBC의 원죄를 숨기려는 악의적인 왜곡이다. 2014년 5월 21일, 최민희 당시 의원은 <“학생 전원구조” 오보, MBC가 촉발시킨 것으로 드러나>라는 보도자료에서 “MBC는 경기도교육청이 기자들에게 문자로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를 발송하기도 전에 단원고 내부에서 흘러나온 소문을 듣고 성급하게 ‘학생 전원 구조’ 속보를 보도했다. 또 KBS는 다른 방송사들이 ‘학생 전원 구조’가 오보임을 알고 이를 정정하는 보도를 한 이후에 재차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오보를 방송해 혼란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오보의 진원지가 MBC라고 단정한 것이 아니라 MBC가 속단해 오보를 냈다는 취지이다. 심지어 최 전 의원은 오보 과정을 꾸준히 추적해 2014년 7월 7일에는 “‘단원고 전원구조 오보’, KBS와 MBC 합작품!”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참사 당일 오전 10시 56분경 KBS 특보가 먼저 ‘전원 선박 이탈’이라는 오보를 자막으로 냈고 이어서 11시 1분경 MBN과 MBC가 차례로 전원 구조 오보 자막을 냈다고 발표했다. “오보 진원지는 종합편성채널”이라는 사실을 이미 최민희 의원도 발표했던 것이다. MBC는 이 사실을 쏙 빼놓은 채 최민희 의원이 거짓주장을 했다고 ‘거짓보도’한 것이다. 

 

‘언론노조가 민주당 배후’? 공안식 사고 못 버린 MBC 
MBC는 더 나아가 국민적 여망이 담긴 방송법 개정안과 이를 추진한 언론노조 및 민주당에도 맹폭을 퍼부었다. MBC <언론노조와 손잡고 공영방송 흔들기>(2/16)는 방송법 개정안이 공영방송 장악 시도이고 이를 추진한 민주당의 배후에는 언론노조가 있다는 황당한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2012년 언론노조 MBC본부의 파업을 ‘불법‧정치 파업’으로 규정했다. 이는 근거도 없고 조악하기 그지없는 주장이다. 


일단 2012년 MBC 노조의 파업은 법원도 정당성을 인정한 ‘공정방송 쟁취 투쟁’이다. 심지어 백종문 현 부사장은 그 유명한 ‘백종문 녹취록’에서 최승호 피디와 박성제 기자를 ‘증거 없이 해고했다’고 실토했다. 현재 2심 재판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법원은 MBC의 부당해고를 인정해 복직을 명령했다. 또한 언론노조가 민주당의 배후라는 것은 근거 없는 주장이며 실제로 MBC는 아무 근거도 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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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배후에 언론노조가 있다고 음모론 제기한 MBC(2/16)

 

방송법 개정안이 공영방송 장악 의도라는 것도 어깃장이다. MBC <방송법 개정 추진…민주당의 의도는?>(2/17 https://bit.ly/2kT9Ov9)은 공영방송 이사 정수를 여당 추천 7명 야당추천 6명으로 바꾸는 것이 “공영방송에 대한 정치개입”이고 “노사동수의 편성위원회 조항은 사측의 편성권에 노조가 깊숙이 개입하겠다는 이른바 '노영 방송 만들기' 조항”이라고 했는데 이는 심각한 왜곡이다. MBC는 현재 이사진 구성이 여당 추천 6명 야당 추천 3명으로서 심각한 불균형에 놓여있다. 지나치게 불균등하여 편성, 제작, 운영 모든 면이 정권에 장악되었으니 합리적 수준으로 정상화하자는 것이 방송법 개정안의 취지이다. 실제로 MBC 운영의 책임이 있는 방송문화진흥회는 실제로 ‘증거 없는 해고’를 실토한 백종문 녹취록 진상조사를 여당 추천위원들의 독단으로 막아버렸다. 게다가 편성위원회를 통해 편성 및 제작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은 ‘노영방송’이 아니라 방송법이 규정한 언론사의 의무이다. 


MBC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무조건 공영방송을 정부‧여당의 절대적인 영향력 아래 두고, 노조나 현장 기자들은 편성위원회에도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시대착오적이고 반민주주의적이다. ‘노조는 무조건 적’이라는 반노동적, 공안적 사고도 엿보인다. 

 

반복되는 공영방송의 ‘뉴스 사유화’…반드시 개혁해야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MBC가 이러한 억지 논리를 거리낌 없이 보도로 냈고, 심지어 선전포고라도 하듯 사측의 성명을 앵커와 기자가 직접 읽어줬다는 점이다. MBC <“공영방송 재갈 물리기…탄압 중단하라”>(2/14 https://bit.ly/2kIoZqP)에서 김태래 기자는 “이번 청문회가 환노위 야 3당 의원들과 언론노조가 치밀하게 모의하여 MBC 사장 선임을 방해하고 사장 후보들을 욕보이기 위한 것”과 같은 사측의 성명을 그대로 읊었다. 명백한 ‘뉴스 사유화’이다. 안타깝게도 유독 공영방송에서 이런 ‘뉴스 사유화’가 일상화되어 있다. 


KBS도 최근 ‘칼럼니스트 황교익 블랙리스트 논란’을 보도하면서 “KBS는 방송제작가이드라인을 지켰을 뿐”이라는 사측 입장을 읽어줬다. 그러나 제작가이드라인에는 그런 조항이 없다. 이런 사례는 끝도 없다. KBS는 지난해 2월, 메인뉴스 ‘뉴스9’에서 자사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홍보한 보도만 10건이었다. 자사가 투자한 영화 ‘인천상륙작전’ 역시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1년 간 총 52건의 보도로 홍보했다. 해당 영화를 보도로 홍보하라는 지시를 기자가 거부하자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요컨대 KBS와 MBC는 헌정유린‧국정농단으로 파탄에 이른 박근혜 정부와 그 기득권을 호위하기 위해 뉴스를 악용했다. 두 공영방송에서 뉴스는 ‘반공의 깃발’ 또는 ‘정부 선전물’로 전락했다. 민주주의의 기본적 요소인 언론의 가치가 공영방송에 의해 무너진 것이다. 방송법 개정안을 비롯한 공영방송 개혁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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