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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불구속 수사 전망’ 언급한 MBC, 감추지 못한 속내
등록 2017.03.1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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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닷새를 앞둔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 조사와 본격화된 SK 뇌물 혐의 조사 등 검찰 소식이 주요하게 다뤄졌습니다. 한편 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인상하면서 우리 경제에 타격이 예상됩니다. KBS‧JTBC‧채널A가 검찰 소식을 톱보도로 냈고 SBS‧채널A는 미국의 금리인상을 먼저 톱으로 전한 후 검찰 수사 관련 보도를 냈습니다. 그런데 유독 특이한 톱보도를 낸 방송사가 있습니다. MBC와 TV조선인데요. MBC는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배치로 고조되는 긴장을 톱보도 포함 4건으로 부각했고 TV조선은 톱보도 포함 2건이 ‘민주당 때리기’입니다. MBC는 7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박근혜 불구속’을 타진하기도 했네요. 어떤 내용일까요?

 

1. MBC는 ‘북풍’ TV조선은 ‘민주당 때리기’…두 방송사만 ‘대선 여론전’
MBC는 톱보도 <전략 폭격기 B-1B 北 코앞서 폭격 훈련>(3/16 https://bit.ly/2n2v8Cb)에서 “미군의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가 어제 한반도 상공에 은밀히 출동해 모의 폭격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여기다 “적들의 군사적 망동이 위험한 수준”, “핵으로 무자비하게 대응하겠다”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반응도 덧붙였습니다. 이어지는 보도 3건에서는 ‘미국 전략자산의 위용’과 ‘북한 응징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MBC <‘죽음의 백조’…선제 타격 전략 무기>(3/16 https://bit.ly/2myS1td)는 “B-1B 폭격기 '랜서'가 투하한 정밀 유도탄이 적 탱크 부대를 순식간에 파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전략 폭격기 가운데 유일하게 초음속 비행이 가능해, 적 전투기를 따돌리며 단독 임무를 수행할 능력” 등 미 전략폭격기의 성능을 선전했습니다. “북한의 핵 공격 징후가 보일 경우, 북한 수뇌부와 핵심시설 선제 타격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라며 ‘선제타격’까지 거론했습니다. MBC <미 전략 자산 집결…북 도발 응징 경고>(3/16 https://bit.ly/2mvIiDW)는 보도 제목 그대로 “한반도에는 로렌젠호 외에도 미국의 내로라하는 전력들이 총집결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보도입니다. 심지어 보도에서는 ‘핵추진항공모함 칼빈슨호’가 입항해 있는 부산에 취재 기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이렇게 ‘미군 전략자산 총출동’을 전면에 내세워 ‘북한 선제타격’, ‘북한 도발 봉쇄 의지’를 톱보도로 선전한 것은 MBC뿐입니다. KBS와 TV조선이 각 2건으로 미 전략자산이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했음을 보도했을 뿐, 타사에서는 아예 관련 보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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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방송사 톱보도 비교(3/16)

 

한편 TV조선의 톱보도도 독보적입니다. TV조선 톱보도 <“개혁 1호는 검찰” 벌써 군기 잡기> (3/16 https://bit.ly/2n4EmxE)는 민주당이 “검찰이 새 정부 개혁대상 1호라고 몰아붙였다”면서 “대선을 앞두고 검찰 군기잡기”,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지지율 경쟁에서 크게 앞서 나가자 집권 후 검찰을 손볼 수 있다고 엄포를 놓는 모양새”라고 비판했습니다. 그 근거로 리포트에서 보여준 것은 국회 현안질의에서 “우병우 사건 이번에 제대로 결론 못 내면 검찰이 새 정부 들어서 개혁 대상의 1호로 될 것을 확신합니다”라고 말한 이춘석 민주당 의원과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 포기에 “검찰이 청와대에 의한 증거 인멸을 방치하고 눈감아주겠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비판한 민주당 고용진 대변인 발언입니다. 그 어디에도 민주당 대선주자가 검찰을 압박한 내용이 없는데도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지지율 경쟁에 크게 앞서 나가자 검찰을 손볼 수 있다고 엄포를 놓는 모양”이라고 엉뚱한 비난을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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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톱보도에서 ‘북풍’ 선보인 MBC, ‘민주당 때리기’ 내세운 TV조선(3/16)

 

2. ‘황제수사’라 검찰 비판했던 TV조선…민주당이 하면 ‘군기잡기’?
검찰은 부동산 차명보유 및 넥슨과의 부당 거래, 가족회사 정강 비리, 아들 병역 특혜 등 우병우 전 수석의 각종 비위가 터져 나온 이후 줄곧 ‘황제 수사’, ‘전관예우’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부동산 부당 거래의 경우 근거가 있는데도 검찰은 ‘부자연스러운 거래로 보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했죠. 심지어 TV조선도 지난해 <황제조사 파문 “부끄럽다”>(11/8 https://bit.ly/2m8uBPT)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검찰의 ‘우병우 황제조사’를 질타했습니다. 그랬던 TV조선이 이제와 민주당이 ‘차기 정부 개혁 대상’이라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민주당을 비난하니 이런 걸 보고 ‘내로남불’이라 하나 봅니다. 또한 청와대가 아무런 감시와 외부 검증 절차도 없는 대통령 기록물 이관 작업을 시작해 국정농단 관련 증거들이 사전 폐기되거나 봉인될 우려는 지난 12일부터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검찰은 이런 우려를 무시하고 청와대 압수수색을 포기했으니 제1야당으로서는 당연히 비판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군기잡기’라는 TV조선. 검찰은 그 어떤 합리적 비판도 받지 말아야 하는 성역이라도 된다는 걸까요?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3. 유일하게 ‘박근혜 불구속 가능성’ 언급한 MBC, 조심스레 내비친 속내
MBC는 이날 국정농단 사태 관련 보도가 고작 3건으로 KBS와 함께 나란히 최소 보도량을 기록했습니다. 그나마 3건의 보도 중 1건에서 박근혜 씨를 ‘구명’하고자 하는 MBC의 속내가 드러났습니다. 박 씨를 불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을 비중 있게 거론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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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태 수사’ 앞세워 ‘박근혜 불구속 전망’ 거론한 MBC(3/16)

 

MBC <구속영장 청구하나?…고민하는 검찰>(3/16 https://bit.ly/2mxcijo)에서 이상현 앵커는 “대기업들의 재단 출연금을 내라고 강요한 혐의로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수석이 구속된 마당에 공범으로 지목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수사도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있고, 그렇지 않다, 도주 우려도 없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고려한다면 굳이 구속수사를 해야 하냐는 의견도 있”다며 두 주장을 나란히 언급했습니다. 박윤수 기자는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 우선 조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의 진술 내용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모든 혐의를 부인할 경우 증거인멸을 이유로 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구속영장 청구’ 쪽 주장을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불구속 수사 전망”을 덧붙였는데요. “반대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등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를 할 것이란 전망도 있”고 “최순실 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하기 전에 고영태 씨와 그 측근들에 대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겁니다. 여기다 “특수본부가 아닌 다른 부서에서 고영태 일당의 기획 폭로 의혹과 그 범행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최순실 측 변호사 이경재 씨 인터뷰도 덧붙였습니다. “최 씨가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소환 통보한 사실을 알고 있으며, 참담한 일이 일어나는 데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감성 호소’를 전한 이경재 변호사 전언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피의자 구속 여부, 특히 뇌물죄는 증거인멸 여부가 핵심인데 MBC는 엉뚱하게 ‘고영태를 수사해야 한다’, ‘최순실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는 주장을 그 근거로 달아준 겁니다. 


이날 박근혜 씨 구속과 불구속을 따진 방송사는 MBC와 SBS뿐인데요 SBS는 시각이 아주 다릅니다. SBS <구속영장 놓고 고심>(3/16 https://bit.ly/2nIrjPs)은 “죽은 권력에 자비를 베풀지 않는 게 검찰의 속성”, “역사적으로 봐도 검찰은 정권이 바뀌면 늘 전 정권 사정 드라이브 수사를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변수는 여론인데 대통령 구속수사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검찰이 불구속 수사하겠다고 한다면 당장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입니다. 

 

4. ‘기계적 중립’ 가장한 ‘불구속 여론전’…여론도 무시한 MBC
MBC의 보도는 일단 양측 주장을 다룬 구성이 불균형합니다.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은 짧은 기자의 설명으로 대신했고, ‘불구속 수사 주장’에는 최순실 측의 주장을 인터뷰까지 붙이고 ‘감성 호소’까지 더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차치하더라도, 박근혜 추종세력만이 주장하고 있는 ‘박근혜 불구속 주장’을 이렇게 같은 비중으로 상세히 다뤄준 것 자체가 불합리합니다. 3월 15일 YTN과 서울신문이 엠브레인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65.8%의 응답자가 박근혜 씨를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불구속 수사는 20.5%, 아예 수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8.6%였습니다. 심지어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씨를 지지했던 응답자 중에서도 35.6%가 구속해야 한다고 답해 불구속 수사와 비슷한 비중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구속 수사’를 요구하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박근혜 씨가 측근들까지 동원해 탄핵 선고 전부터 헌재와 특검에 모두 ‘불복’하고 있다는 점, 황교안 대행이 청와대 증거인멸을 대신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는 점 역시 철저한 구속 수사가 필요한 이유로 꼽힙니다. 

 

5. 청와대 압수수색 포기한 검찰, 증거인멸 가능성 높지만 JTBC만 보도
16일, 검찰은 청와대와 박근혜 자택 압수수색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압수수색은 수사 초기 증거 수집을 위한 것인데 지금은 이미 수사가 정점이라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청와대는 13일부터 대통령 기록물 이관 작업을 시작해 사실상 ‘증거 봉인’에 돌입했습니다. 검찰이 말로만 신속하고 엄중한 수사를 내비치고 실제로는 전직 대통령을 ‘봐주기 수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러나 방송사들인 이 사안 자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KBS‧SBS‧MBN은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 포기’를 그냥 받아썼고 TV조선과 채널A는 JTBC 파쇄기 구입 보도를 해명한 청와대 입장만 받아썼습니다. MBC는 아예 관련 보도가 없습니다. 이번에도 JTBC만 2건의 보도로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JTBC <이관까지 45일…감시 사각지대>(3/16 https://bit.ly/2mSzMC7)는 “대통령 기록물의 이관 작업이 앞으로 45일 뒤인, 4월 30일에 1차 완료될 것”임을 단독으로 전하면서 “사실상 외부 검증도, 감시도 없이 청와대가 하고 있다”, “청와대는 검찰과 특검의 압수수색을 공무상 기밀이 있다며 막은 사례가 있죠. 과연 제대로 대통령 기록물이 이관될 것이냐, 의문”이라고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45일 동안은 검찰 수사의 증거가 될 가능성이 있는 자료를 무단으로 폐기하거나 유출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JTBC는 <‘문서 파쇄기 집중구매’ 청와대 입장은?>(3/16 https://bit.ly/2mMs8rC)에서 ‘문서파쇄기 집중 구매 의혹’에 청와대가 “노후된 파쇄기를 교체한 것이지, 수사 단서 파기 목적으로 새로 구입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면서 “왜 9월, 10월 이후에 이 문서파쇄기를 집중적으로 구매했느냐는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공교롭게 그렇게 됐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던 건 아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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