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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임직원 빙의된 TV조선의 ‘삼성 걱정보도’
2017년 1월 11일
등록 2017.01.12 16:48
조회 466

11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장시호로부터 제출 받은 두 번째 최순실 PC를 실물 공개한 특검에 귀추가 주목됐습니다. 특검은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뇌물 공여 혐의의 피의자로 소환할 것이라 밝혔는데요. 예상보다 빠른 ‘피의자 소환’에 박근혜 대통령 뇌물죄 입증도 가까워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과 직무유기도 점점 더 윤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10일 헌재에 제출한 참사 당일 행적 답변서가 모순으로 가득 찼다는 비판에 놓인 가운데, 박 대통령 측은 11일 “박 대통령이 참사 당일 오전에는 서류를 검토하느라 바빠 TV를 보지 못했지만 점심 무렵 TV를 통해 사고 영상을 봤다”는 해명을 추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오전 내내 무엇을 한 것인지, TV를 보고도 오후 5시까지 상황파악을 제대로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만 가중되고 있습니다. JTBC를 제외한 방송사들은 이 사안을 외면했습니다. TV조선은 이재용 부회장 소환을 전하면서 삼성그룹의 사업 중단을 우려하는 보도를 내놨네요. 

 

1. ‘이재용 구속으로 삼성, 창사 이래 최악’ 진심으로 걱정하는 TV조선
특검의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피의자 신분 소환 예고는 예상보다 빠른 조치였습니다. 장시호 씨가 제출한 제2 최순실 PC 속 증거에 힘입어 특검이 박 대통령과 삼성으로 이어지는 뇌물죄를 입증하는데 자신감을 얻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방송사들도 모두 ‘박근혜-삼성 뇌물죄’에 초점을 맞춰 보도를 냈습니다. 특히 JTBC는 <독대 하루 전 장시호가 작성>(1/11 https://bit.ly/2ifdJF9)에서 “최순실 씨가 삼성 돈을 받아내는 기획서를 만들어 박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대통령은 이 기획서를 이 부회장에게 전달한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그러나 TV조선에서는 전적으로 삼성 입장에 서서 삼성그룹을 걱정하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TV조선 <비상 걸린 삼성, 창사 이래 최악>(1/11 https://bit.ly/2ifaygA)은 이재용 부회장의 피의자 신분 소환으로 초비상이 걸린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악의 상황”에 놓였으며 “이를 피하기 위한 전략마련에 안간힘”이라고 전했습니다. 김하림 기자는 먼저 “매주 수요일 열리는 삼성 사장단 회의”를 취재하여 “기자들을 피해 뒷문이나 주차장으로 들어간” 사장단을 화면으로 보여줬습니다. 이어서 “삼성 오너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건,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이건희 회장 이후 처음”이라 강조하더니 “그러나 이 회장이 자리를 비운 마당에 자칫 구속으로 이어지면 굵직한 사업은 모두 올스톱”이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여기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되는데 그걸 실기하면서 사업기회를 놓치게 되는 경우를 맞이할 수 있는 거죠”라고 말하는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의 인터뷰도 덧붙였고 “뇌물죄와의 연관성을 차단하면서, 외압에 의한 '피해자 처지'라는 점을 강조”한다는 삼성 측 전략도 언급했습니다. 


보도 말미에는 “이런 악재 속에서 주가는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191만4천원으로 3% 가까이 올랐습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20%가 넘습니다”라며 삼성 주가 호조를 전했다가 다시 “이 부회장이 특검 포토라인에 서는 상황을 지켜보게 된 삼성. 창사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을 부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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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피의자 소환’에 진심을 다해 삼성 걱정한 TV조선(1/11)

 

TV조선은 ‘삼성의 위기’를 연신 강조하고 있지만 삼성이 어쩌다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자초했는지, 삼성 오너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이런 중요한 내용은 외면했습니다. 삼성 사내 방송에서 내보낼 뉴스를 TV조선이 만든 것은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로 오로지 삼성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본 것입니다. TV조선에게는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해 혈세를 최순실 일가에 퍼주고 그 대가로 경영 승계권을 보장받은 삼성의 전횡보다 ‘삼성 사업 올스톱’이 더 큰 걱정거리인 모양입니다.

 

2. 해명할수록 상식 밖인 ‘박 대통령 세월호 7시간’, JTBC만 비판
11일, JTBC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7시간 해명을 반박한 보도가 2건 나왔습니다. 이는 전날(10일) 박 대통령이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와는 별개의 내용이었습니다. 답변서가 논란이 된지 하루 만에 대통령 측이 참사 당일 대통령이 점심 식사 중 TV를 봤다고 추가 해명을 내놓은 것입니다. 여기에 다시 반박과 비판을 보도로 낸 방송사는 JTBC뿐입니다.


JTBC <그날, 점심 먹으며 처음 TV 본 대통령>(1/11 https://bit.ly/2jxEbWF)에서 손석희 앵커는 “김장수 당시 안보실장이 TV를 보면 상황 파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한 뒤 2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대통령은 대형 여객선의 침몰이라는 재난을, 그것도 점심식사 중 처음 TV로 본 것입니다. 상식적으론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TV를 보기 전 대통령에게는 300명 가까이가 아직 구조되지 않았다는 보고가 올라가고, 당시 모든 TV 화면은 선수만 남기고 완전히 침몰한 세월호 모습만 계속 비췄지만 대통령의 반응은 ‘심각하지 않은 줄 알았다’는 것”이라며 “정작 대통령은 보고를 못 받는 상황에 있지 않았느냐, 또는 받았어도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냐, 하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JTBC는 여기에 대통령의 참사 당일 시간대별 행적을 훑으며 그간의 해명을 반박하는 보도를 1건 추가했는데요. 이렇게 직접적으로 해명을 반박하는 보도 외에도 세월호 참사를 전후해 박 대통령 얼굴에서 발견되는 멍자국이 리프팅 시술 흔적이라는 정기양 전 대통령 자문의의 소견을 1건 덧붙였습니다. 

 

3. ‘반기문 귀국’이 ‘이재용 부회장 뇌물 혐의 피의자’보다 중요한 톱보도?
특검이 11일 예고한 이재용 부회장의 피의자 신분 소환은 지상파 3사와 JTBC 저녁뉴스에서 톱보도로 다뤄졌습니다. TV조선도 자사 특종인 ‘정윤회 십상시 모임 국정주도’ 단독보도를 톱보도 포함 3건을 낸 뒤 곧바로 이재용 부회장의 피의자 소환을 내보냈죠. 

 

채널A와 MBN은 다릅니다. 채널A는 톱보도부터 2건을, MBN은 4건을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내일 귀국 및 대선 행보’에 할애했습니다. 타사가 톱으로 낸 ‘이재용 뇌물죄’나 ‘정윤회 십상시 국정농단’보다 ‘반기문 전 총장의 귀국’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또한 채널A와 MBN은 공통적으로 ‘겸손한 반기문’을 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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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겸손한 반기문’ 띄워준 MBN(1/11)
 

채널A <‘쏙 뺀 친정’ 외교부 거리두기>(1/11 https://bit.ly/2jGeYxz)는 반 전 총장이 “반 전 총장은 귀국 이후 외교부를 방문하지 않기로 했”고 “외교부도 3부 요인과의 면담 등 의전제공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애초에 반 전 총장이 외교부에 의전 제공 요청을 거절했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경호 줄여달라”>(1/11 https://bit.ly/2jxLLAI)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귀국 후 철저하게 낮은 자세로 다니겠다는 방침” “경호도 줄이고, 대선 캠프의 몸집도 최대한 줄이겠다는 것”이라면서 “전직 유엔 수장으로서 당연히 받을 수 있는 경호도 마다하고, 우리 외교부 차원의 의전도 꼭 필요한 게 아니면 사양”했다고 치하했습니다. 이런 내용은 반 전 총장 보도를 톱으로 내지 않은 TV조선에도 1건 있었습니다. 


종편 3개사가 일제히 ‘반기문의 겸손함’을 한껏 칭송했으나 12일 한겨레는 <반기문 쪽 인천공항에 ‘특별 의전’ 요구했다 ‘퇴짜’>(1/12 https://bit.ly/2ievIeR)라는 단독보도를 통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귀국을 앞두고 인천공항공사에 대통령 등 ‘3부요인 급’에게 제공되는 의전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폭로했습니다.

 

4. 타사의 ‘반기문 귀국 보도’는? 뉴스 후반부에 배치‧JTBC는 끈질긴 검증
지상파 3사의 경우 귀국을 하루 앞둔 반기문 전 총장 관련 소식을 각 2건으로 다루긴 했으나 모두 뉴스 최후반부 마지막 2건에 가서야 보도를 했습니다. 특히 KBS의 2건 중 1건은 반기문 전 총장의 동생과 조카가 뇌물‧돈세탁 등의 혐의로 미국에서 기소됐다는 단독보도로서 검증의 의미를 띠었습니다. TV조선 역시 2건을 보도했고 보도 배치 순서 역시 10번째~11번째로 비교적 중반부에 해당했죠. 톱보도로 낸 채널A와 MBN과는 대조적입니다.


특히 JTBC는 4건으로 관련 보도량도 가장 많았고 내용에서도 적극적으로 반 전 총장을 검증했습니다. 이날 KBS의 단독보도로 반 전 총장 친인척의 범죄 혐의가 알려졌는데요. JTBC는 자사가 2015년 5월 18일 단독으로 보도한 <1조대 ‘베트남 랜드마크72’ 매각 주도>(https://bit.ly/2imlZll)에서 관련 사실을 먼저 폭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JTBC는 반 전 총장의 동생 반기상 씨와 조카 반주현 씨가 “반기문 총장의 배경을 이용해서 경남기업 소유의 베트남 ‘랜드마크72’를 팔아주겠다고 경남기업에 제안”했다가 매각이 이뤄지지 않아 국제 사기 의혹에 휩싸였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뉴욕 연방검찰은 이를 사기로 보고 뇌물‧사기‧돈세탁 혐의로 반기상 씨 부자를 기소한 상태입니다. JTBC의 1년 6개월 전 단독보도가 사실로 드러난 셈입니다. JTBC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친인척의 범죄인만큼 반기문 전 총장 본인의 연루 가능성까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JTBC <반기문은 전혀 몰랐다지만…>(1/11 https://bit.ly/2j9e1wF)은 “반주현 씨가 2013년 초부터 2년 간 경남기업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보면 “큰아버지인 반 전 총장을 여러 차례 언급”했고 “반기문 총장이 랜드마크72 매입을 국왕에게 언급했다”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서 “공소장엔 주현 씨가 경남기업 고문이던 아버지 반기상 씨의 추천으로 건물 매각 건을 맡게 됐다고 적시”, “경남기업 측이 건물 매각을 주현 씨에게 맡겼던 이유도 기상 씨 부자가 처음부터 반 전 총장의 배경을 강조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합니다” 등 반 전 총장도 연루되었을 수 있다는 정황을 추가했습니다. 이는 이날 모두 1건의 보도로 반 전 총장의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는 입장을 받아쓰기만 한 타사와 다른 태도입니다. 반 전 총장에 대한 적극적인 검증은 7개 방송사 중 JTBC만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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