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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블랙리스트, MBC 보도엔 없다
등록 2017.09.12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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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이하 개혁발전위)는 산하기구인 ‘적폐청산 태스크포스’(이하 적폐청산 TF)로부터 ‘MB 정부 시기의 문화·연예계 정부 비판 세력 퇴출건’ 조사결과를 보고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내용은 충격적입니다. 개혁발전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은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 82명을 분야별로 적시하고, 이들을 퇴출시키기 위해 광범위한 공작을 벌였으며, 이런 내용을 ‘브이아이피(VIP) 일일보고’ 등의 형태로 청와대에 보고까지 했다고 합니다.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가 정부 산하기관으로 전달돼 특정 인사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는 데 활용되었다면, 이명박 정부 블랙리스트는 아예 정보기관이 방송사와 연예기획사, 광고주 등에 직접적인 압력을 행사했다는 측면에서 더 죄질이 나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개혁발전위는 또 국정원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로 2010년 3월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을 작성했으며,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치적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박 시장을 ‘제압’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을 작성해, 심리전 활동에 활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에 개혁발전위는 원 전 원장과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 등에 대해 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금지 위반과 국정원법상 정치 관여 금지 위반 등으로 검찰 수사의뢰를 권고한 상황입니다. 
 


MBC․채널A는 아예 미보도․KBS는 보도순서 최대한 ‘뒤’로 미뤄
우선 개혁발전위의 적폐청산 TF 조사 결과를 아예 보도하지 않은 매체는 MBC와 채널A입니다. 대신 MBC는 “서울시가 이른바 택배 전용 지하철을 세계 최초로 도입”한다는 내용의 <‘택배 전용 지하철’ 도입…‘일석이조’ 효과> 보도나 “‘분양가상한제’ 부활이 본격화되면서 과거에는 꺼리던 '후분양제'를 하겠다는 건설사들이 속속 늘고 있”다는 내용의 <재건축 후분양제 부활되나?> 등의 보도 등을 내놓았습니다.

 

채널A는 “최근 시민들 사이에선 전쟁이나 지진 같은 재난상황에서 필수적인 물건들을 미리 구비해 놓는 ‘생존가방’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내용의 <‘주문량 껑충’ 생존가방 싸보니> 보도나 홀로그램 기술이 일자리 창출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내용의 <홀로그램, 일자리도 환상적> 보도 등을 내놓았습니다. 


반면 JTBC는 총 4건의 관련 보도를 통해 개혁발전위의 조사 결과를 직접적으로 다뤘으며, SBS와 TV조선은 2건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KBS와 MBN은 각각 1건의 보도를 내놓았는데요. 이 중 KBS는 15번째 꼭지로 보도를 소개해 보도를 내놓은 방송사 중 이 이슈를 가장 ‘뒤’에 배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참고로 KBS가 국정원 개혁발전위 조사 결과 발표 내용보다 먼저 보도한 이슈로는 <9․10월 산행 사고 많다…예방법은?>이나 <공짜로 주면 과태로 비닐봉지 ‘그만’> 등이 있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보도량

1건

-

2건

4건

2건

-

1건

보도 순서

15

-

11․12

4․5․30․31

7․9

-

8

보도 시간

01:52

-

01:40․

01:40

03:08․ 01:13․

04:48․

04:08

01:58․

03:47

-

01:49

△ 국정원 개혁발전위 ‘MB 블랙리스트’ 등 조사 결과 발표 (9/11) ⓒ민주언론시민연합


SBS, 자사에 가해진 압력 설명하며 ‘SBS’라는 설명 빼
그렇다면 보도 수준은 어땠을까요? 우선 이번 조사결과로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방송 담당 수집관을 따로 두고 지상파의 행사와 프로그램 제작에도 직접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특히 SBS에는 ‘물은 생명이다’ 특집 행사 관련 4대강 사업 비판 자체 등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SBS는 <“국정원, MB 때도 블랙리스트 만들었다”>(9/11 https://goo.gl/gDhwgL)를 통해 국정원이 ‘좌파 연예인 대응’을 위해 “진행자 교체 압력은 물론 특정 프로그램의 정책 비판 내용까지 자제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만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사에서 일어난 일을 남의 일처럼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지요. 물론 당시 국정원이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을 작성해 공영방송 장악을 시도했다는 사실 역시 SBS는 전하지 않았습니다. 
 


KBS․MBN, ‘연예인 블랙리스트’에만 주목
KBS와 MBN도 ‘방송사에 가해진 압력’ 등의 여타 사안보다 ‘연예인 블랙리스트’에 일방적으로 초첨을 맞춘 보도를 내놓았는데요. 실제 KBS의 <“MB정부도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리”>(9/11 https://goo.gl/u17WDW)는 “국정원은 이들(문화계 블랙리스트 인사)을 퇴출시키기위해 소속사 세무조사, 방송사 관계자 인사 조치 유도 등의 방법을 동원했다”고 짧게 전하고 있습니다.

 

MBN의 <좌파 문화인 퇴출>(9/11 https://goo.gl/GPKY3n)도 퇴출 대상으로 지목된 연예인들의 면면을 나열하고 이러한 사안이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 보고되었다는 사실은 말하고 있지만,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이나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 등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TV조선, ‘공격이 최선의 방어?’ 스포츠 중계식 정치적 해설에 몰두
TV조선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이명박 정부 및 야당 공격 소재’라는 식의 해설을 반복적으로 덧붙였습니다. 이런 심각한 사안을 언제나 있는 여권과 야권의 ‘정치 공방’의 일환으로 ‘물타기’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혐의가 아닌 사정수사 가능성만을 부각해 마치 새 정부가 ‘보복’을 하고 있는 것 처럼 비춰지게 전달한 셈입니다.


먼저 <“박원순․문화계 인사 ‘사찰’”>(9/11 https://goo.gl/oWwnEv)에서는 “국정원 정치개입 파문이 이명박 정부로 번질 조짐” “국정원이 여섯 장짜리 보도자료를 낸 것도 매우 드문 일”이라며 보도 말미 “개혁위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정조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직접적인 관련보도는 아니지만, 이어지는 <“MB 친척 연루 의혹”…“조사”>(9/11 https://goo.gl/Dnt7nC)에서는 아예 이명박 전 대통령 친인척 특혜대출 의혹을 소개하기 직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누는 정부 여당의 움직임이 하나 더 나왔습니다”라는 설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photo_2017-09-12_21-41-23.jpg

△ 이명박 정권의 불법적 행태를 여야 공방 소재 정도로 치부해 전한 TV조선(9/11)

 

그러나 가장 노골적이었던 것은 <데스크 브리핑/김이수 인준안 부결…야당과 전면전으로?>(9/11 https://goo.gl/2nzF3T)입니다.

 

해당 보도에서 전원책 앵커는 먼저 “오늘 인준 부결 직후 국정원과 법무장관이 이명박 정부 때 국정원 사찰 조사결과와 이 전 대통령 친인척 특혜대출 의혹을 공개했습니다. 대야 반격카드로 볼 수도 있나요”라는 질문을 꺼내놓았는데요. 이에 대한 배성규 정치부장의 답변은 “논리적으로는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 시점이 상당히 공교로워요. 이종걸 의원이 얘기하고 법무장관이 받아주는거라던가. 아니면 보도자료를 이례적으로 국정원이 길게 냈다던가 이런 것들이 좀 과거와 달라보이는데, 어쨌든 이 모든 공통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전 대통령이 겨냥이 되면 야당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사안이죠. 어떻게보면 야당에 대한 경고 사인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데. 여권으로서는 수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격이 최선의 방어다. 이런 전략으로도 비칠 수 있는 겁니다”입니다. 이명박 정권의 불법적 행태를 스포츠 경기 해설처럼 전하고 있는 셈입니다. 

 

 

JTBC는 언론 자유 침해 사실까지 강조해 전달
반면 JTBC는 이명박 정부가 표현의 자유 뿐 아니라 언론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점을 분명하게 짚었습니다. 우선 1부 <MB 국정원도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9/11 https://goo.gl/NDF3JF)에서는 당시 국정원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뿐 아니라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 방안’을 만들었으며, 여기에는 “공영방송 잔재청산과 고강도 인적쇄신, 편파 프로그램 퇴출에 초점을 맞춰 체질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음을 전했습니다.

 

또 SBS는 “특정 프로그램의 정책 비판 내용까지 자제 압력 행사”로 얼버무려 설명한 사안을 JTBC는 아예 “SBS의 경우, 2010년 ‘물은 생명이다’라는 특집행사에서 4대강 사업 비판을 자제해달라는 협조를 요청했”으며 “MBC에는 환상의 짝궁이라는 프로그램 폐지를 유도”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지는 <민정 홍보 수석 ‘지시’ 있었다>(9/11 https://goo.gl/AdAFDQ)에서는 “국정원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활동의 배후에는,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JTBC는 2부 <실체 드러난 MB 국정원 ‘블랙리스트’>(9/11 https://goo.gl/wenMsC)에서도 재차 “국정원이 MBC와 SBS 등 방송사의 인사와 프로그램 내용에까지 개입을 한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고 강조하여 전했는데요. MBC 정상화 전략에 대해서는 “MBC에 대한 운영 방안을 국정원이 설계했다는 건데 주목할 부분은 당시 MBC의 사장은 김재철 사장이 임명이 됐었”다는 점이라 짚어주는가 하면, KBS에 대해서는 “원 전 원장 지시로 좌파성향 방송 연예인 순화 견제활동방향 보고 문건” 속에 “KBS 등 공영방송에서의 방송인 퇴출 유도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SBS에 대해서는 회장직 사퇴와 국정원의 영향력 문제를 엮어 언급했습니다. JTBC는 이어지는 인터뷰 보도 <인터뷰/MB 때 ‘문화계 블랙리스트’ 찍힌 이외수>(9/11 https://goo.gl/jPwkYu)에서는 “이명박 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당사자”인 작가 이외수 씨를 전화로 연결해 심경과 입장을 직접 들어보기도 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9월 11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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