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형사 기소에 대한 논평

고영주, 이제 그만 MBC를 떠나라
엄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촉구한다
등록 2017.07.21 10:12
조회 299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음해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이 결국 형사 재판에 넘겨졌다. 20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이성규)는 명예훼손 혐의로 고영주 이사장을 불구속 기소한다고 밝혔다. 고소장이 접수된 지 1년 10개월여 만이다.

 

고영주 이사장은 2013년 1월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애국시민사회진영 신년하례회’에 참석해 자신이 1982년 부산지검 공안부 검사로 부림사건을 수사했다면서 “부림사건은 민주화 운동이 아니고 공산주의 운동이었고, 그 사건에 문재인 후보도 변호사였다”면서 “나는 문재인 후보도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당시 문재인 변호사는 부림사건을 변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또 고 이사장은 “나는 노무현 정권하에서 5년 동안 내내 핍박을 받다가 더럽다고 검사직을 그만뒀다. 그때 청와대에 있으면서 나에게 비토권 행사한 게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었다”는 근거 없는 비난도 늘어놓았다. 2015년 9월 당시 문재인 전 대표는 고 이사장을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형사 고소했고,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고 이사장은 지난해 9월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민사83단독 김진환 판사)으로부터 3000만원 배상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검찰은 차일피일 미루다가 민사 재판 1심 판결 9개월이 지난 6월 말에서야 고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고 어제 기소결정을 내린 것이다.

 

고 이사장의 발언은 이념을 떠나 상식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발언이다. 더군다나 부림사건은 1981년 9월 전두환 정권이 저지른 대표적인 용공조작 사건으로 재심을 통해 최종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고 이사장은 자신의 과오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에게 법조인으로서 백배 사죄해도 모자를 판에 관련 변호인도 아닌 특정 정치인에게 근거 없는 색깔공세까지 편 것은 기본적인 인성이 부족한 파렴치한 행위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고 이사장이 민사 재판 패소 후 벌인 행태다. 패소 직후 열린 지난해 10월 6일 방문진 이사회에서 민사소송 1심 판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이사들의 질문에, 그는 “판사(김진환)가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와 민주당의 근간을 이루는 단체”라며 “결국 민주당이 소송을 제기해 민주당이 판결한 거나 마찬가지여서 판결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등의허위사실을 날조해 내면서 재판부에까지 색깔론을 들이댔다. 또한 이어서 열린 10월 20일 이사회에서 ‘이사장 거취’에 대한 안건이 상정되자 1심 판결문을 반박하는 내용을 40여 분 간 읽어댔고 동료 이인철 이사와 함께 안건과 무관한 내용을 무려 2시간 가량 읽어 내려가는 필리버스터를 연출함으로써 방문진 이사회를 파행으로 몰고갔다.

 

고영주 이사장은 2015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우리나라 사법부, 공무원 중 ‘김일성 장학생’이 있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뼈 속 깊이 극우 파시즘에 물든 정신 이상자가 아니고서야 이렇게 몰상식한 행위를 연달아 벌일 수는 없는 일이다.

문제는 이처럼 시대착오적이고 상식에서 벗어난 비정상의 인물이 공영방송 MBC를 관리․감독하는 방문진의 수장이라는 점이다. 고영주 이사장은 자신의 언행으로 상처받은 사람뿐만 아니라 MBC 구성원들, 그리고 MBC를 사랑하는 수많은 시청자들에게까지도 모욕과 허탈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방송문화진흥회법 제1조가 규정한 방문진 설립 목적은 “(MBC의) 공적 책임을 실현하고 민주적이며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의 진흥과 공공복지 향상에 이바지” 함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고 이사장의 언행은 이러한 방문진의 설립목적과는 정 반대의 모습이다. 고영주 이사장은 과거 ‘법적 판단이 나오면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것이 혹시라도 대법원의 최종 판결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심산이라면 MBC구성원과 시청자에게 너무 많은 인내심을 요구하는 것이다. 고영주 이사장은 하루라도 빨리 결단을 내려야한다. 그것만이 지금까지 저질렀던 그의 과오에 용서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끝>

 

2017년 7월 2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comment_20170721_01.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