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이완영 사퇴 번복도 마무리는 ‘기승전 문재인 때리기’?
2016년 12월 21일
등록 2016.12.24 18:28
조회 441
21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 출연한 민영삼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이완영 의원의 사퇴 번복을 정치인들이 으레 하는 말 바꾸기라고 감싸더니 느닷없이 ‘대통령 후보급’인 문 전 대표도 말 바꾸기 하지 않았냐고 걸고넘어집니다. 그야말로 ‘기승전 문재인 때리기’죠. TV조선 <최희준의 왜?>의 진행자 최희준 씨는 국민연금공단이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 삼성합병에 찬성한 것에 대해 당연한 것 아니냐는 입장을 표명했네요. 이계진 전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조사 청문회에 대해서 “청문회 이거 보니까 저거 순전히 다음에 자기 얼굴 알리기 밖에 아니다”라면서 ‘쇼일 뿐’이라 일축했습니다.
 
1. 민영삼, 이완영 의원의 사퇴 번복 속내를 논하면서도 문재인도 했잖아?’
지난 14일 3차 청문회 당시 이완영 의원은 청문회를 시작 즈음에 항의 문자 때문에 핸드폰이 뜨거워 쓸 수 없을 지경이라면서 “오늘부터 국조특위 간사직에서 내려온다”고 밝혔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이는 모두 이완영 의원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때문이었습니다. 삼성 관련자들의 증인 채택을 반대하고, 청와대 경호실 현장조사를 막고, 재벌 총수들의 건강을 걱정하며 배려해 달라 요구하기도 했는데요. 누가 봐도 국정조사를 방해하는 행태로 보였기에 국민의 분노를 받게 된거죠. 아무튼 이 의원은 국민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사퇴한다고 했었는데요. 이후 돌연 사퇴의사를 번복했습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12/22)에서 방송된 ‘권영철의 Why뉴스’에서  이 의원의 속내를 자세히 전했는데요. 방송에 따르면 기자가 “간사직은 어떻게 되는거냐?” 물었더니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그만둔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사임을 표시해도 지도부가 결정하는 것이다. 신임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사임하겠다는 게 진심이 아니었나?” 라는 질문에는 “그만두려고 했지만 지도부가 잘 마무리 해달라고 했다”면서 “한 달 넘게 지나갔고 청문회가 핵심인데 청문회도 끝나가니까 계속 맡아달라는 취지로 안다”고 답했답니다. 그러더니 “내가 사퇴를 밝힌 이유가 뭐냐? 야당이 간사회의 협의내용까지 공개했기 때문에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내 과실 때문이 아니라 항의차원이었다”고 덧붙였다고 합니다. 

21일 MBN <뉴스와이드>(12/21)에선 이런 이완영 의원의 속내에 대해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새누리당 분당사태를 언급하며, 상황이 변했으니 굳이 따져 묻지 말자고 이 의원을 옹호했습니다. 황태순 씨는 “‘간사 그만두겠다고 했는데 왜 지금 계속 하느냐'? 아 그 사람이 뭐 내가 잘못 인정하는 가운데 간사를 지금 그만두겠다는 게 아니잖아요. 어떻게 보면 간사의 위치에 있어서 자기가 지나칠 정도로 지금 모든 화살을 맞고 있으니까 그야말로 화내듯이 한 얘기였거든요. 그리고 이미 정치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조금 더 내일 당장 5차 청문회 결과부터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라 강변했습니다. 황 씨의 발언만 보면, 이 의원은 모든 비난을 맞고 있는 피해자로 보이죠.

민영삼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한술 더 떠서 ‘기승전 문재인 때리기’ 수법을 사용합니다. 민 씨는 “정치인들 중에 뭐 말 바꾸신 분이 한 두 분입니까?”라며 “대통령 후보급에서도 뭐 그만 둔다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하는 분들. 아니, 이완영 의원을 제가 두둔하는 게 아니라, 말 바꾼 게 한 두 번이라야죠. 아니 뭐 ‘전라도 민심이 어쩌고 하면 그만두시겠다는 분도 있었고”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문 전 대표가 호남의 지지를 호소하며 했던 “호남이 지지를 거둔다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발언을 물고 늘어진건데요. 이완영 의원이 뭐 큰 문제냐, 말 바꾸기는 문재인도 했다는 주장인거죠.

이 의원의 사퇴 번복을 단순한 ‘말 바꾸기’로 볼 수 있을까요? <뉴스와이드> 방송일인 21일에도 이미 이 의원을 둘러싼 위증 모의를 뒷받침 할 의혹은 상당했습니다. 청문회 이틀 전 고영태 씨의 태블릿 PC 질의응답 예견,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의 폭로, 이 의원과 정 이사장의 청문회 전 만남 등 사전 모의 가능성을 의심할만한 정황들이 나날이 드러나고 있었는데요. 그러자 이 의원이 돌연 사퇴를 번복 해 버린 겁니다. 지금 이 의원의 국조특위 간사 자리는 ‘진실을 밝혀야 할 자리’ 입니다.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 의원은 최순실 씨를 옹호하기 위해 오히려 진실을 은폐한 것입니다.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수사와 함께 반드시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의혹이 모두 사실이라면, 이 의원은 국조특위 간사직 사퇴를 넘어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마땅합니다. 문 전 대표의 여덟 달 전 발언을 예로 들며 으레 하는 정치인들의 ‘말 바꾸기’로 치부할 문제가 아닙니다.
 
2. TV조선 최희준 앵커, “국민연금, 삼성합병 찬성해야”라고 주장
지난 21일 특검에서 국민연금공단과 보건복지부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는데요. 이에 대해 강연재 국민의당 부대변인은 “당연히 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 간의 뇌물죄”라며 “국민연금공단과 보건복지부를 들여다보는 그 자체가 대가관계를 찾기 위한 거니까 당연히 뇌물죄”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TV조선 <최희준의 왜?>(12/21)의 진행자 최희준은 강 부대변인과 다른 시각이 있다며 “저도 사실 작년에 이거, 저도 경제부 기자를 꽤 했습니다마는. 작년에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 관련해서 저는 이런 거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적으로 볼 때 (중략) 국가적으로 볼 때 삼성이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놓고 볼 때 국민연금이 찬성을 해야 되는 거 아니냐, 저는 개인적으로 다른 경제적으로 봤을 때 그런 생각을 저도 했고. 사실 그때 그런 의견을 낸 분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시각도 있다는 건 알고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이 얘기를 들으셔야 될 텐데”라고 반론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하는 데 찬성하면서 수천억의 손해를 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득을 본 건 국가와 국민이 아닌 삼성뿐입니다. 그런데 최 씨는 ‘경제적으로 봤을 때 국민연금이 찬성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봐야 이 과정이 국가의 경제력에 도움이 된다는 걸까요? 삼성의 말도 안 되는 합병과정은 정부가 개입 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삼성은 합병 직후 최순실 일가에 수백억 원에 달하는 지원을 일삼았습니다. 이것이 우연일까요?

삼성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비선실세에 줄을 대며 온갖 이권을 챙겼습니다. 그런데도 최 씨는 “(삼성이)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놓고 볼 때” 국민연금이 찬성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는 논조입니다. 국민 없이는 국가도 기업도 없습니다. 특검은 반드시 삼성과 정부의 유착관계를 밝혀 국고를 낭비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3. 이계진 전 의원, “청문회는 자기(국회의원) 얼굴 알리기”위한 ‘쇼’라고 일축

지난 21일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에서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비리가 화제였습니다. 진행자 김진 앵커는 이계진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우 전 수석 장모의 ‘알프스 골프모임’ 의혹의 캐디와 관련된 질문을 던졌는데요, 이 전 의원은 뜬금없이 “청문회 이거 보니까 저거 순전히 다음에 자기(국회의원이 선거를 위한 자기 얼굴 알리기밖에 아니다”라며 청문회가 국회의원들의 쇼일 뿐이라고 일축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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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비리를 묻는 질문에 뜬금없이 ‘청문회 무용론’을
주장한 이계진 전 새누리당 의원.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12/21)

 

이 전 의원은 “검찰 수사가 진행이 됐잖아요. 그러면 그것이 끝난 다음에 잘못됐으면 이거 안 되겠다, 특검을 해야 되잖아요. 그런데 검찰수사 중에 특검 구성을 국회에서 결의해서 했어요. 그러면 특검 구성해서 하도록 내버려 둬야 될 거 아니에요. 출발점에서 국회에서 또 청문회를 해. 청문회는 왜 하는 거예요. 특검이 하게 되어 있는데. 청문회 이거 보니까 저거 순전히 다음에 자기 선거를 위한 자기 얼굴 알리기밖에 아니다. 청문회 보면서 뭘 얻겠습니까? (중략)특검이 다 되는 것을 다 보고 나서 또는 뭐가 미진하면 일부 국회 청문회면 몰라도 특검 구성을 이렇게 시켜놓고 한쪽에서는 또 청문회 해. 특검을 뭐하러 해. 특검을 해체해야죠. 이런 게 참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일이에요”라고 말했습니다.

청문회란 헌법에 보장된 국정감사권에 의해 국회에서 필요한 경우 국정 현안에 대해 증인, 참고인, 감정인을 채택하여 신문하는 제도를 뜻합니다. 삼권분립에 따라 입법부로서는 당연히 행정부를 견제할 의무가 있습니다. 박근혜 게이트와 같은 중대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국회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국회의 직무유기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를 가지고 ‘특검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청문회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요. 사법부의 주도로 이뤄지는 특검과 입법부의 주도로 이뤄지는 청문회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조사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청문회 할 거면) 특검을 해체 해야죠”라는 이 씨의 주장은 너무 극단적인 의견입니다. 국회의원까지 지낸 분이 국회의 권한이자 의무인 국정조사 청문회 자체를 부정하는 발언을 한 셈입니다.

또 이 전 의원은 국회 청문회를 폄하하며 “저거 순전히 다음에 자기 선거를 위한 자기 얼굴 알리기밖에 아니다. 청문회 보면서 뭘 얻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청문회가 밝혀낸 것이 없고 국회의원들의 쇼일 뿐이라는 발언이죠. 그러나 이는 불출석을 남발하며 증인출석 제도 문제를 악용한 증인들과 이들의 증언을 거부하는 고의적인 모르쇠 전략 때문이지, 국회가 무능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국정 전반에 걸쳐 사익과 비리를 추구하며 공적 라인을 무력화시킨 자들인 누구입니까. 헌정질서를 유린했음에도 반성의 자세 없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박근혜 게이트의 범죄자와 그 부역자들을 비판하지는 못할망정,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국회를 비판하는 것은 순서가 한참 뒤바뀐 이야기입니다. 또 5차례의 걸친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는 △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위증 △ 최순실 씨의 위증 교사 녹취록 공개 △ 기업들의 청와대 기금 출연 강제성 시인 등 일부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이런 성과와 증인들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차치하고 청문회를 국회의원들의 쇼에 불과했다며 일방적으로 폄하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