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3차 대통령 담화는 “여하튼 하야”라며 국민 승리 운운한 최병묵
2016년 11월 30일~12월1일
등록 2016.12.05 21:08
조회 487

지난달 30일과 1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전직 대통령이 그런 사건으로 투신자살한 나라가 어디 있”냐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습니다.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은 1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회동을 두고 “제가 볼 때는 추미애 대표가 탄핵 물타기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냐”라는 황당한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2/1)에선 4월 퇴진, 6월 대선’을 내세운 여당에 당위성을 부여하려는 ‘민심 역행 해석’이 난무합니다. 촛불을 들불로 만든 3차 담화문을 “국민의 위대한 승리”라 해석합니다.

 

1. 최병묵,  “여하튼 하야”는 국민의 승리
  3차 담화문 후폭풍이 거셉니다. ‘개헌을 노린 것’. ‘탄핵 회피 꼼수’, ‘물러나겠다는 최초의 언급’ 등 해석도 다양했습니다.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2/1) 출연진 다수는 3차 담화문을 국민이 이끌어낸 긍정적 결과로 평가했습니다.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한 달 전 정도를 생각해 보세요.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 할 거라고 생각한 사람 아무도 없어요. 조건부 하야든 무조건 하야든, 아무도 없어요. 그런데 지금 한 달 만에 5회에 걸쳐서 촛불민심 드러나니까 박근혜 대통령도 조건부라고는 하지만 여하튼 하야를 얘기했어요”라며 상황이 나아진 것처럼 해석하는데요. “기세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밀려서 지금 전 국민의 국정 지지율이 4%밖에 안 되니까. 여기서 동력을 잃은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서 만약에 조문 하나하나 따져서 들어가면 한이 없어요. 그런데 만약에 여기에서 국회가 정해 준 일정, 그거 박근혜 대통령이 또 조건 달아가지고 못 지키겠다 그러면 촛불은 지금보다 5배, 10배로 커질 거거든요. 못 견딥니다, 그건. 저의 경험에는 그래요”라는 겁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도 “대통령이 저 정도 말씀하신 것은 국민의 승리입니다”, “야권이 이걸 꼼수라고 비판하기 이전에 정말 이건 국민의 위대한 승리다”라며 마치 대통령이 ‘퇴진’을 결심한 것처럼 이야기 하는데요.


  사실부터 확인하겠습니다. 3차 담화문 발표 내용 중 ‘퇴진’, ‘탄핵’ 등의 표현은 단 한 차례도 언급 된 적이 없습니다. ‘법 절차에 따른 임기 단축’이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대신했죠. 이 아리송한 입장 표명은 최초의 탄핵당한 대통령이 아닌 최초의 개헌 대통령으로 명예롭게 떠나겠단 속내로 읽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두 출연진이 이번 담화문을 이렇게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방송일인 1일은 새누리당이 당론을 ‘4월 퇴진, 6월 대선’으로 정했을 무렵입니다. 비박계의 탄핵 연대 이탈 가능성이 극에 달했을 때죠. 야당 내분까지 더해져 결국 2일 탄핵소추안 처리는 결국 무산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담화문에 대한 이처럼 ‘긍정적인’ 해석을 내어 놓는 건, 여당의 탄핵연대 이탈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로 보입니다. 이들의 발언대로라면 여당의 잘못은 국민이 이끌어 낸 대통령의 퇴진 의사를 존중한 것뿐이죠. 행여 조건을 달며 퇴진을 거부해도 그것은 ‘대통령의 탓’인 거고요. 여당 의원들은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느라 국민의 목소리는 묵살하고, 종편 출연진들은 장단 맞춰 힘을 실어주고 있는 꼴입니다.


  무엇보다, 어떠한 논리로도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진심입니다. 이번 담화문에서 대통령의 진정성을 느낀 국민이 얼마나 있을까요? ‘드디어 대통령이 국민 뜻대로 사퇴하겠다는 구나’라며 감동한 국민은 얼마나 될까요? 지난 3일 사상 최대 규모인 232만개의 촛불이 대신 답합니다. 촛불을 들불로 만든 건, 이 순간까지도 국민과 타협하고 있는 대통령과 정치권입니다.

 

2. 김진, “전직 대통령이 투신자살한 나라가 어디 있냐”
  TV조선 <최희준의 왜?>(11/30)에 출연한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대한민국의 대통령들이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것들을 기록했다며 역대 대통령들을 차례로 언급했습니다. 김 씨는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이 그런 사건으로 투신자살한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라며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을 저질렀습니다. 김 씨의 발언은 이렇습니다. “참으로 진짜 밤에 거론하기도 정말로 비극적인 사건인데. 노무현 대통령, 부인이 청와대에서 기업인으로부터 백만 달러 받은 사실을 나중에 알고. 그 충격에 사로잡혀서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다가 나중에 문재인 씨 한겨레신문 인터뷰에 자세하게 다 나왔습니다. 얼마나 노무현 대통령이 쇼크에 빠졌는지. 제가 부엉이바위에 두 번이나 올라갔었어요.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 바위에서 끔찍하게 뛰어내렸을까. 그 밑을 내려다보면 보통 강심장이 아니면 뛰어내리지 못합니다. 바위들이 다 이렇게 날카롭게 솟구쳐 올라와 있어요, 바위들이. 그 바위를 보고 뛰어내린 거예요,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이 그런 사건으로 투신자살한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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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직 대통령이 그런 사건으로 투신자살한 나라가 어디 있냐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명예 훼손한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TV조선 <최희준의 왜?>(11/30)

 

 

  김 씨는 주장은 이승만 대통령은 민중봉기에 의해서 하야했고, 박정희 대통령은 극적이고 드라마틱하게 피살됐고,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두 명이 법정에 나란히 서서 손을 잡고 찍은 사진은 세계사에 유례가 없을 것이고, 김영삼 대통령은 IMF 외환위기에 대한 책임 때문에 1년 동안 두문불출 했으며 김대중 대통령은 대북송금 사건으로 오른팔, 왼팔들이 다 감옥에 갔고 노무현 대통령은 ‘그런 사건’으로 투신자살 했다, 그래서 “그전 전직 대통령의 모든 역사를 보면 저는 이 정도 탄핵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충격이 아니에요”라는 것입니다. 김 씨의 발언에 진행자 최희준 씨 또한 “요즘 벌어지는 일은 별로 큰일도 아니에요”라며 동조했습니다. 김 씨의 발언은 현 정권을 과거 정권들과 비교해 죄질을 가볍게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을 범했습니다.


  김 씨의 “대통령이 그런 사건으로 투신자살한 나라가 어디 있”냐는 발언은 고인에 대한 모독적 막말입니다. 방송에서 국민 정서를 역행하고, 고인에 대한 폄훼까지 불사르는 김 씨는 해당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해야 합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김 씨의 발언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명예훼손 발언으로 심의를 요청했습니다. 방심위의 엄중한 심위를 요구합니다.

 

3. 추미애 대표가 탄핵 물타기 하려고 했다?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12/1)에 출연한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은 1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회동을 두고 “제가 볼 때는 추미애 대표가 탄핵물타기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냐”라는 황당한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로 새누리당 비박계가 돌아서자 탄핵에 부담을 느낀 추 대표가 김 전 대표와 협상을 시도했다는 것인데요.


  허 씨는 “제가 볼 때는 추미애 대표가 탄핵 물타기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냐. 탄핵에 대해서는 대통령 3차 담화에 대한 협상이 없다고 하다가 갑자기 대통령이 1월까지 하야하겠다고 한다면 협상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왜냐면 지금 탄핵을 밀어붙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왜냐면은 탄핵을 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여당의 소위 비주류의 협조가 있어야 되는데 비주류의 전열이 흩트러져 있는 상태니까 협상이 누구하고 해야 될지도 모르고 협상을 했을 경우에 얼마나 많은 표를 정족수를 얻을 수 있을지 아무런 답이 없는 거예요. 그러다보니까 결국은 탄핵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오히려 추미애 대표가 저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그렇게 봅니다”고 말했습니다.


  허 씨의 말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민심을 받들어 탄핵을 외치고 있는 민주당이 뭐가 아쉬워서 탄핵을 물타기 하려 했을까요? 허 씨 주장의 근거는 “탄핵을 밀어붙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는 것이죠. 지난 3일 200만 촛불 민심을 본 비박계는 5일 현재 탄핵 표결로 입장을 바꿔 돌아섰지만 1일만 해도 부결과 표결 사이에서 이리저리 눈치를 보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허 씨는 민주당이 ‘탄핵이 부결될 걸 두려워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허 씨에 따르면 추 대표는 탄핵이 가결될지 아무런 확신이 없으니 차선책으로 대통령이 던진 ‘질서 있는 퇴진’ 카드를 붙잡기 위해 김 전 대표에 회동을 제안한 셈입니다. 허 씨는 민주당이 탄핵이 가결될지 부결될지 확신이 없으니까 ‘1월 퇴진을 주장하면서 탄핵에 물타기를 하고 있다’ 주장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입장은 다릅니다. 추 대표 측은 “2일 탄핵이 가결하면 헌재에서 내년 1월 정도에 결정이 나기 때문에 대통령이 그 때에 강제 퇴진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라며 “제가(추미애 대표) 퇴진시기를 1월로 제안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오보”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즉 추 대표는 대통령이 1월말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취지로 탄핵을 주장했다는 것입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탄핵으로 의견을 모으죠.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회담을 통해 ‘간보기’를 하고 있는 비박계에 최후통첩을 던진 것입니다.


  허 씨는 ‘추미애 씨의 1월 제안’이라는 오보를 미처 확인하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보를 감안하더라도 “제가 볼 때는 추미애 대표가 탄핵 물타기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허 씨의 발언은 지나친 억측입니다. 6주에 걸친 촛불 집회로 증명 됐듯이 탄핵은 국민의 명령입니다. 국회는 탄핵을 집행하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오히려 탄핵을 부결시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사람 이 누구입니까. 하야라는 말을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으면서 하야하는 듯한 뉘앙스로 국회에 퇴진 책임을 미룬 대통령입니다. 탄핵을 물타기 하고 있는 진범이 누구인지는 뻔한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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