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황장수, 여성이 정무수석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해
2016.12.29
등록 2017.01.03 18:17
조회 710

 12월 29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는 조윤선 장관이 최순실 씨와 알고 있었다는 이혜훈 의원의 인터뷰가 화두입니다. 이에 대해 논의하던 중 성차별적 발언이 왕왕 등장합니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여성이 정무수석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용남 변호사는 조 장관이 이 의원을 ‘저돌적’이라 평가한 것에 대해 ‘돼지가 달려드는 게 저돌적’이라며, 이 의원을 돼지로 비하하기도 했습니다. TV조선은 북풍몰이를 시작했습니다. 태영호 전 북한 공사가 기자회견을 열자 <최희준의 왜?>(12/29)는 한 시간 내내 북한 토론을 했는데요. 결론은 하나같이 ‘보수 정권의 재집권’이었습니다. 반기문 전 총장 비호도 눈에 띕니다.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반전 총장의 의혹 보도는 ‘흑색선전’으로, 이재명 성남시장의 의혹 보도는 ‘후보 검증’이라 분석했습니다. 명백한 이중잣대입니다. 

 

1. 황장수, 여성이 정무수석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해 

 

 12월 26일,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조윤선 문체부 장관이 국정 농단 사태가 폭로되기 전부터 최순실 씨를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내용이었습니다. 이 의원은 몇몇 재벌 사모님들이 제보해 주었다고 그 출처를 밝혔습니다. 이에 조 장관은 허위사실이라며, 이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습니다.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도 이번 논란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대담 소재는 다양했습니다. 이 의원 발언 내용에 대한 분석뿐 아니라 두 사람의 과거 관계까지 논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MBN <뉴스파이터>(12/29)에 출연한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이 의원의 발언에 본인의 분석을 덧붙이는 과정에서 “여성가족부 하던 여성을 정무수석으로 했다. 정무수석은요. 만날 국회에 가서 여당 의원, 야당 의원과 밥도 먹고 저녁에는 술자리도 하고 대신 전달하러 가야 하는데 사실 한국적인 이런 풍토에서 여성이 정무수석을 한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죠. 대통령도 여성인데요 (후략)”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황장수 씨는 “이 정권 내내 장관 두 번, 수석 한 번을 돌아가면서 했다. 이건 뭔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발언을 마무리했습니다. 조 장관이 박근혜 정부에서 두루 요직을 맡아온 것에는 최순실 씨의 힘이 있었을 것이란 추정입니다. 이 추론을 위해 황 씨는 ‘여성은 정무수석을 맡기에 부적절하다’는 편협한 분석을 낸 것입니다. 

 

 청와대 정무수석은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원활하게 하도록 직무를 수행하는 보좌기관입니다. 황 씨 말대로 청와대와 국회의 원활한 소통창구 역할을 하는 중요한 직책입니다. 그 어느 자리보다 성별이나 인맥이 아닌 능력으로 인사해야 하는 위치입니다. 황 씨의 발언은 오히려 민정수석은 남성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잘못된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명백한 성차별적 발언입니다. 

 

 이런 성차별적인 표현은 황 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보수언론 종편 너나 할 것 없이 이 의원과 조 장관의 신경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남녀를 떠나 정치인이라면 타 의원과의 의견 대립, 경쟁은 누구에게나 있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논란에서 유독 두 사람의 불편한 관계에 주목했습니다. TV조선 <뉴스를 쏘다>(12/29)는 아예 ‘신 여인천하’라는 코너명까지 달아 신경전을 부각했습니다. 신당합류로 이 의원과 대립하고 있는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까지 포함해, 여성들의 기싸움인양 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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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윤선 장관과 이혜훈 의원의 신경전을 부각하고 있는 TV조선 <뉴스를 쏘다>(12/29) 화면 갈무리

 

 특히 지난 총선에서 서초 갑 경선 후보로 경쟁했던 내용을 강조합니다. TV조선은 공천 면접 직후 각자의 인터뷰를 전했습니다. “(조 장관이) 얼짱이라 가점이 많은데, 그건 제가 닮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는 이 의원의 발언과 “다른 후보들이 이구동성으로 (이 의원에 대해) 굉장히 저돌적이다. 그리고 주민들한테도 그렇게 다가간다는 점을 말씀하셨는데 저 역시 같은 점을 좋은 점으로 지적했다”는 조 장관의 발언입니다. 갑자기 김용남 변호사가 재미있는 단어가 이 저돌적이라는 단어”라 말합니다. 그리고는 웃음을 참아가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아시겠지만 저돌적이다 할 때 그 저 자가 돼지 저자거든요. 그러니까 돼지가 막 달려드는 게 저돌적인 거거든요. 그러니까 보통 이제 조금 더 완화된 표현을 하자면 죄송합니다만. 적극적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 조금 더 가치중립적이거나 칭찬으로 들릴 수도 있는데. 여기서 단어 선택을 저돌적이다, 이렇게 하면서 마치 상대방의 장점을 이야기하듯이 선택한 단어 자체가 아주 재미있습니다”라는 겁니다. 

 

 누가 봐도 이 의원의 외모를 돼지에 빗대어 비하하고 있는 명백한 명예훼손성 발언입니다. 무엇보다 발언의 문제는 진행자와 출연진 그리고 발언자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김 씨의 발언 내내 진행자와 출연진 그리고 김 씨 자신의 웃음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모두가 발언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진행자의 제지도 발언자의 사과도 없었습니다. 실제 조 장관의 ‘저돌적’이란 평가는 상대 후보를 칭찬하라는 면접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조 장관은 ‘(저돌적이란 점을 이 의원의) 좋은 점으로 지적했다’고 말했습니다. 아마 흔히들 쓰듯이 ‘앞뒤 생각하지 않고 내닫는다’는 의미로 쓴 듯합니다. 저돌적이란 표현을 ‘지나치게 공격적’이라 부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김 씨의 분석은 부정적 비유를 넘어선 이 의원에 대한 조롱입니다. ‘돼지 저’라는 어원까지 굳이 언급해가며, 조 장관이 마치 이 표현을 염두에 둔 양 말하고 있습니다. 

 

 논란의 핵심은 성차별적 비하나 두 사람의 신경전이 아닙니다. 민정수석까지 지낸 조 장관이 최순실 씨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했는지, 그리고 최순실 씨의 지시대로 명단 작성을 수행해 장관직에 오른 것인지 언론이 쫓아야 할 의혹이 산적해 있습니다. 

 

2. 난데없이 북풍 외치는 TV조선…결론은 “보수 재집권”

 

 지난 12월 27일, 한국으로 귀순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가 첫 기자회견을 했죠. TV조선 <최희준의 왜?>(12/29)는 태 전 공사의 기자회견을 가지고 3명의 탈북 패널을 초빙해 방송 시간 내내 북풍 몰이를 선보였습니다. 이날 방송은 가히 북풍몰이 종합선물세트가 아닐까 싶은데요.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을 포함해 토론자들은 하나같이 “대한민국에 적어도 한 번 더 보수 정권이 집권한다면 김정은의 핵을 빼앗아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상당히 위태로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라며 김정은의 핵무장 방지를 위해 보수 정권의 집권이 필수적이라는 결론을 내놓았습니다. 

 

 이날 <최희준의 왜?>는 태 전 공사의 기자회견 발언을 하나하나 소개하며 방송을 시작하는데요. 주된 소재는 ‘2016년 북한 5대 뉴스’입니다. △북한 주민들의 탈북 릴레이 △북한 4, 5차 핵실험 △김정은 국무위원회 신설 등을 태 공사 발언과 북한의 뉴스를 연결하며 북한을 비판하는 식입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북한 붕괴와 북한의 핵무장에 대한 토론이 이어지는데요. 강명도 경기대 초빙교수는 “(태 공사가 보기에도) 김정은 정권은 미래도 없고 희망도 없다”라고 말했고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역시 “그만큼 북한 정권이 미래가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한반도의 안보 위기를 강조하는 것이죠. 

 

 태 전 공사 기자회견과 관련해 북한 뉴스를 조명하는 것은 문제 될 게 없습니다. 문제는 방송의 결론입니다. 진행자 최희준 씨는 “내년 2017년 남북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라며 마지막 질문을 던지는데요. 여기에 대답하는 토론자들의 답변입니다.

 

 강 교수는 “태영호 공사도 이야기했지만, 북한이 자기의 목표를 위해서는 그 무엇도 가리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에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남북관계는 아마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겠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태영호 공사가 이야기했듯이 또다시 대북정책을 새롭게 시작하려고 할 겁니다. 왜냐하면 대통령이 바뀌면 대북정책은 계속 바뀌어왔던 것이 계속 지금까지의 관행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태영호 공사도 저렇게 이야기한다고 보고, 북한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기 때문에 당분간 아마 남북 관계 대화로 물꼬를 트는 데 이바지하는 그런 방향으로 가겠지만 결국은 마지막 걸림돌은 역시 핵이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라고 답변합니다.

 

 안 소장의 답변도 “저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일단 2000년에 햇볕정책을 지향하는 정부가 대한민국에 출현하지 않았더라면 김정은 정부는 벌써 막을 내렸을 겁니다. 그래서 내년에 새로 등장하는 리더십도 북한이 지금 핵을 완전히 보유하느냐 마느냐 하는 시점이 바로 내년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대한민국에 적어도 한 번 더 보수 정권이 집권한다면 김정은의 핵을 빼앗아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상당히 위태로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래서 저는 우선 비핵화보다도 항상 주장하는 것이 비 김정은화를 저는 주장합니다”라고 이야기하는 식입니다.

 

 이날 <최희준의 왜?>는 방송 전체가 북한의 참상과 핵, 안보 문제로 실컷 겁을 준 뒤 슬쩍 안보는 보수라며 보수집권을 끼워 넣는 전형적인 북풍 몰이 구성이었습니다. 특히 안 소장 등 토론자들이 내린 ‘2017년 남북관계’는 북한의 핵무장과 보수 재집권으로 마무리 지어집니다. 안보는 진보·보수를 떠나 중요한 국가적 문제입니다. 보수 정권이 재집권한다고 해서 김정은의 핵을 빼앗을 수 있을까요? 그런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하지만 안 소장은 “햇볕정책을 지향하는 정부가 대한민국에 출현하지 않았더라면 김정은 정부는 벌써 막을 내렸을”것 이라며 진보 정권이 집권할 경우 “위태로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라고 주장하죠. 안보위기를 강조하고 진보정권에 종북 딱지를 붙이는 북풍 몰이 발언인 것입니다. 

 

 또 ‘보수 정권의 재집권’이 안 소장등 출연자들의 개인적인 결론이었을까요? 박근혜 게이트로 정국이 소란스러운 가운데 ‘북풍 특집’을 내보내며 한 시간 동안 북한 토론을 내보낸 TV조선의 의도가 의심스러워집니다. TV조선의 대선 시계는 벌써 돌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3. 최병묵의 이중잣대…반기문엔 “흑색선전”, 이재명엔 “후보 검증”

 

 지난달 29일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에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화제였습니다. 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서울시당 팟캐스트에 출연해 반 전 총장에게 “말년에 험하게 되고 싶지 않으시면”이라 말하자 이를 두고 설전이 이어진 것인데요. 이야기의 초점은 놀랍게도 반 전 총장의 문제보다 문재인 전 대표에게 맞춰졌습니다. 친문계에 속하는 김병기 의원이 반기문을 비판하는 협박성 발언으로 네거티브 전략을 펼쳤다는 것인데요.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국장은 “저는 23만 불 문제도 지금 최근에 불거졌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건 검증이냐, 흑색선전이냐 이런 문제가 있거든요”라며 반 전 총장의 뇌물 수수 의혹조차 문 전 대표 측의 흑색선전인 듯 이야기했습니다.

 

 최 씨는 “실제 민주당에서는 아마 만약에 반기문 사무총장 나오면 아마 험한 꼴 당할 거야. 우리가 이렇게 많이 가지고 있어. 얘기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있어요, (중략) 2002년에 이른바 3종 세트라고 하는 것들이 있어요. 나중에 다 허위로 밝혀졌어요. 김대업 씨 문제, 한일건설 문제, 한인옥 여사 10억 원 얘기 다 허위로 밝혀졌어요. (중략) 그렇기 때문에 저는 23만 불 문제도 지금 최근에 불거졌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건 검증이냐, 흑색선전이냐 이런 문제가 있거든요. (중략)그런데 문제는 저런 것들이 혹시 국정원 차원이나 이런 거에 의해서 수집한 약간 내지 흑색선전 이럴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보는 게 우리의 우려예요. (중략) 이런 문제들 때문에 저런 것들이 걱정이 된다는 거죠. 검증이야 얼마든지 해도 좋지만 흑색선전은 곤란하다, 이런 얘기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최 씨의 주장은 전형적인 물타기 발언입니다. 이회창 전 총재의 비리 사건과 반 전 총장은  전혀 관련이 없죠. 민주당이 과거에 이렇게 했으니 현재도 이럴 것이다라는 추측에 불과합니다. 반 전 총장의 뇌물수수 사건은 아직 의혹으로 진실 여부가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또 김병기 의원 역시 반 전 총장에 대해 어떤 폭로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를 흑색선전이라 부르려면 김 의원과 시사 저널을 포함한 각종 언론사의 보도에 먼저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아무 상관 없는 과거 사건을 놓고 반 전 총장을 향한 의혹을 흑색선전인 양 진단하는 것은 진영 논리에 빠진 무책임한 발언입니다. 최 씨는 이렇게 말하면서 “검증이야 얼마든지 해도 좋지만 흑색선전은 곤란하다”고 주장합니다. 누가 봐도 민주당, 그것도 문 전 대표 측이 반 전 총장에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는 뉘앙스로 들리는 발언입니다.

 

 이렇게 문 전 대표 측을 흑색선전하지 말라며 비판한 최 씨는 정작 TV조선의 흑색선전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논리를 펼쳤습니다. 지난 1일 TV조선은 <뉴스판>은 ‘대선후보 검증’이라며 이재명 성남시장의 △셋째 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설 △철거민 욕설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이 시장이 이미 공식적으로 해명하고 법적 조치로 배상까지 받아낸 사안을 악의적 편집으로 의혹인 것처럼 보도한 것인데요. 최 씨는 2일 TV조선 <뉴스를 쏘다>에 출연해 이 보도가 “그러나 여하튼 검증과 흑색선전은 분명히 구분을 해야죠. 그러면 이재명 성남시장의 경우에는 저는 저건(TV조선의 보도는) 검증이라고 봅니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TV조선의 편집이 있던 없건 간에 이 시장이 욕설한 것은 사실 아니냐면서 말이죠. 반기문에는 흑색선전, 이재명에는 후보 검증을 펼치는 명백한 이중잣대가 아닐 수 없습니다.

 

*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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