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블랙리스트’와 ‘근거도 없는 노무현 화이트리스트’가 양비론 깜냥인가?
2016.12.28
등록 2017.01.02 19:21
조회 557

12월 28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도 문재인 전 대표 비판은 여전했습니다. TV조선 <최희준의 왜?>(12/28)에 출연한 이한우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민주당이 이승만, 박정희 묘소 참배를 취소하자 “중도를 발로 걷어차”며 진보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민주당과 문 전 대표를 비난했습니다.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도 빠지지 않는데요. 이번엔 ‘블랙리스트 물타기’ 용입니다. 정옥임 전 새누리당 의원은 채널A <뉴스특급>(12/28)에서 “참여정부에도 화이트리스트가 있었다, 케미 맞으면 마구 도와줬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근거는 없습니다.   

 

1. 이한우 "야당지도자들, 국민을 어떻게 알길래 맨날 웃고다녀"


TV조선의 문재인 전 대표 비판이 또 시작됐습니다. TV조선 <최희준의 왜?>(12/28)에 출연한 이한우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민주당이 이승만, 박정희 묘소 참배를 취소하자 “중도를 발로 걷어차”며 진보 쪽으로 움직인다고 민주당과 문 전 대표를 비판했습니다. 또 문 전 대표의 예비내각 구성(섀도 캐비닛)을 두고 협잡이라고 표현하며 “이렇게 정치를 해도 되는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씨는 “이렇게 국가가 전체적으로 흔들릴 때는 저는 야당 지도자도 자숙하는 모습을 좀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맨날 웃고 다니고 그렇게 뭐가 좋은 일이 났는지. 이게 국가 전체적으로 좋은 일은 아닙니다. 이건 누가 지지하고 떠나서. 그건 예전에도 마찬가지죠. 노무현 대통령이 그랬을 때도 그걸 이렇게 아주 극소수는 아주 통쾌해했는지 모르지만 그건 정상적인 국민이 보면 정말 부끄럽고 가슴 아프고 그런 일이듯이 지금 그런 건데. 저는 지금 우리 야당 지도자들을 보고 있으면 다른 걸 떠나서 표정에서 국민들을 도대체 어떻게 아는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씨는 민주당이 “병이 도진 것 같다”며 이야기를 시작하는데요. 그가 지적하는 병은 바로 좌경화입니다. 민주당과 문 전 대표가 이승만, 박정희 묘소 참배도 취소하고 시민단체와 정책을 합의하는 등 진보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이씨는 민주당의 좌경화가 ‘밥숟가락을 걷어차는 것’, ‘자업자득으로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 비판합니다. 제1야당이 민의를 받들어 시민단체와 정책을 합의하고, 독재 논란이 있는 두 전 대통령의 참배를 보류하는 것이 어떻게 진보 쪽으로 움직이는 것이 되고 비판할 거리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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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당 비판하는 이한우 씨. TV조선 <최희준의 왜?>(12/28) 화면 갈무리

 

또 이씨는 야당 지도자들의 자숙을 요구합니다. 그 이유로 든 것은 야당 지도자들의 ‘표정’입니다. 이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과 지금을 비교하면서 야당 지도자들이 “맨날 웃고 다닌다”며 비판하는데요. 국민적 반대를 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과 국민이 거리에 나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 소추시킨 현 정국을 일대일로 비교하는 것도 웃기지만 그 근거가 야당 지도자들의 표정이라뇨. 트집도 이런 트집이 없습니다. 

 

10차례에 걸친 촛불 집회는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나서 국정 농단의 주범 박 대통령을 탄핵한 대사건입니다. 좌·우를 떠나 자숙하기보다는 기뻐 할 만한 일이 아닐까요? 노무현 탄핵 때 민심을 끌고 와서 ‘국민을 도대체 어떻게 아는가’라고 민주당을 비판하는 건 민심을 이씨 생각에 맞춰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죠. 이씨야말로 국민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2. 블랙리스트도 참여정부로 물타기, ‘참여정부엔 화이트리스트가 있었다’

 

언론 보도, 특검 수사 등으로 연일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드러나는 중입니다. 민주화 이후 사라진 줄 알았던 블랙리스트의 부활에 많은 사람들은 유신시절을 떠올립니다. 채널A <뉴스특급> (12/28) 진행자 김종석 씨 역시 “(이번 사태가) 박정희 대통령 시절과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는데요. 이에 정옥임 전 새누리당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블랙리스트를 옹호하며 느닷없이 산업화를 언급합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블랙리스트만 한 거 아니에요. 수출 주도형 산업화를 해서 적어도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했죠. 그 때 늘어난 중산층들이 결국은 이 빵만으론 살 수 없다 해서 민주화의 하나의 태동하는 모태가 됐죠”라는 것입니다. 박정희 정권이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은 맞지만, 산업화를 이루어 결국엔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주장입니다. 박 전 대통령의 통치 기간은 17년입니다. 그 긴 시간 대한민국은 가장 비민주적인 방법으로 통치되고 있었습니다. 무고한 시민은 간첩으로 몰려 죽고, 헌법은 개정되어 삼권분립을 붕괴하는데 쓰였고, 제 목소리 내는 언론은 탄압으로 응징 당했습니다. 17년 간 이룬 경제성장과 17년 간 파괴된 민주주의와 인권을 동시에 평가해야지, 산업화만 주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정씨는 ‘참여정부’까지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노무현 정권 때 화이트리스트 있었잖아요. 그때는 정권하고 좀 케미가 맞으면 마구 도와줬잖아요. 이것도 나쁜 거예요. 물론 화이트리스트가 블랙리스트보단 조금 덜 나쁠지 모르지만 이게 또 무슨 문제냐. 대한민국 헌법적 가치를 엄청나게 훼손하는 거죠. 의사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 언론의 자유”라는 겁니다. 

 

블랙리스트든 화이트리스트든 ‘명부’는 존재해서는 안됩니다. 문화계 지원은 문화 그 자체로 평가해야지 리스트로 판단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정씨의 주장은 지금까지 여당이 해 온 주장과 같습니다. 이명박 정권부터 여당은 줄곧 ‘예술계의 좌경화’를 주장해왔습니다.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블랙리스트 사건이 터진 후 ‘참여정부 시절엔 진보적 문화예술인들에 대해 편파적 지원이 이루어졌다’며 색깔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보수 언론 역시 ‘좌파 문화예술인을 지원하고 보수 성향 예술인을 차별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에도 참여정부가 예술문화계 인사를 이념으로 탄압 혹은 평가한 근거는 없습니다. 정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화이트리스트’의 존재를 증명할 어떠한 구체적 근거도 내어놓지 않았습니다. ‘화이트리스트’라 이름 붙여 참여정부의 문화계 억압을 근거 없이 기정사실화 하고 있을 뿐이죠. 정씨를 비롯한 여당과 보수 언론의 이런 근거 없는 주장은 양비론도 아닌, ‘참여정부로 물타기’하려는 꼼수로밖에 안보입니다. 

 

*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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