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문재인과 이재명은 힐러리-샌더스 관계보다 더한 ‘원수’사이2016.12.24~2016.12.26
24~26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조갑제 씨입니다. TV조선 <최희준의 왜?>(12/26)에 출연한 조갑제 씨는 정부가 마음에 들지 않는 문화예술인들을 박해하고 예산 지원에서 배제했다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그 리스트(문화계 블랙리스트)는 반드시 필요한 리스트”라며 옹호했습니다.
이밖에 종편은 그간 해오던 야권 비난, 야권 분열 부각에 어느 때 보다 집중하는 모양새를 보였습니다. 특히 문재인-이재명 이간질에 총력을 다했습니다.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12/25)은 두 사람을 힐러리-샌더스 관계보다 더한 ‘원수’ 사이라 표현했습니다. TV조선 <뉴스를쏘다>(12/26)에서는 문재인 종북몰이가 한창이었습니다. 한화갑 한반도 평화재단 총재는 문 전 대표의 안보관을 지적하며 “(문재인을)대통령으로 뽑으면 또 우리 국민의 실력이고 수준이에요. 어떻게 말할 수 없죠”라고 했습니다. 한마디로 문 전 대표를 뽑는 국민은 그 수준이 형편없다는 소리입니다.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TV조선 <뉴스특급>(12/25)에 출연해, 민주당을 종북세력으로 전제하고 발언했지만, 제작진과 진행자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1. 조갑제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반드시 필요한 리스트”
정부가 마음에 들지 않는 문화예술인들을 박해하고 예산 지원에서 배제했다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속속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26일 SBS의 단독 보도 <문체부 블랙리스트 실물 입수>(12/26, https://bit.ly/2hqgePN)를 통해 블랙리스트의 실물이 공개된 뒤 후속보도와 문화체육관광부 관련자들의 증언도 이어지고 있죠.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이 사실이라면 정부가 나서서 국민의 기본권과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중대 범죄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TV조선 <최희준의 왜?>(12/26)에 출연한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의 생각은 다른 것 같습니다. 조갑제 씨는 “그 리스트(문화계 블랙리스트)는 반드시 필요한 리스트”라며 정부의 블랙리스트를 옹호했습니다. 조갑제 씨는 조 장관의 자택 압수수색 소식을 듣던 중이었는데요. 별안간 “주제가 블랙리스트로 나왔으니까 이건 이렇게 정리가 됐으면 좋겠어요”라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조 씨는 “우리가 이른바 좌파 정권, 또는 진보 정권 10년 계속되는 동안에 문화예술계에 반국가적인 어떤 거는 친북적인, 반미적인 영화나 이런 게 많이 번졌고 그것을 바로잡아야 되겠다는 의지를 이명박 정부도 가졌고 보다 확실하게 가졌던 정부가 박근혜 정부입니다. 그리고 그 의식을 실천하는 위치에 있었던 사람이 김기춘 실장이고. 그러려면 제일 처음에 현황 파악이 돼야 될 거 아닙니까? 누가 그런 영화에, 그분들이 보기에 반국가적 영화나 예술 활동을 했느냐 하는 그 리스트는 반드시 필요한 리스트예요. 그러나 그걸 가지고 이걸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건 안 되죠. 정보 판단 차원에서 작성한 거라고 저는 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반드시 필요한 리스트”라며 정부의 예술계 검열 통제를 옹호한 조갑제 씨. TV조선 <최희준의 왜?>(12/26)
조 씨는 문제의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정부의 정보 판단 차원에서 작성된 보고서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블랙리스트가 불법적으로 이용되지만 않으면 오히려 필요한 리스트라고 주장하죠. 조 씨가 근거로 대는 이유도 황당합니다. ‘문화예술계가 반국가적인 영화를 만들어서’입니다. 반국가적인, 친북적인 예술 활동을 바로 잡겠다는 이유에서 이 리스트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예술가와 예술작품을 반국가적이다, 친북적이다며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우습지만, 그것을 올바른 방향으로 바로 잡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문제입니다. 예술가와 그의 작품이 반국가적인지, 친북적인지, 옳은지 그른지는 누가 판단합니까? 블랙리스트에는 세월호 참사 관련 시국선언 참여자,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자 등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들이 과연 친북적이고 반정부적인 사람들이었을까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어떤 주장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가 있습니다. 조 씨의 주장은 불법적인 여부를 떠나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문제 발언입니다. 문화예술의 가치는 자유로운 정신과 창의적인 표현에서 나옵니다. 문화융성을 4대 국정지표의 하나로 내걸었던 박근혜 정부가 이런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예술계를 사찰하고 검열했다는 사실은 좌·우를 떠나 심각한 문제입니다. 조 씨는 이런 블랙리스트 논란조차 좌·우의 진영갈등으로 진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조 씨의 주장대로 편향된 예술계를 바로잡는데 블랙리스트와 같은 폭력적인 수단이 필요하다면, 공공의 안정을 위한다며 반대세력을 탄압하고 독재를 합리화한 유신정권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2. 문재인과 이재명은 힐러리-샌더스 관계보다 더한 ‘원수’사이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 출연진들은 야권 비난과 야권 분열 부각에 어느 때 보다 집중하고 있습니다. 여당은 29명의 탈당으로 제2당으로 밀린 상황인데요. 그럼에도 관심사는 여당 분열보단 야당 편 가르기 입니다. 특히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은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시장의 분열이고요. TV조선 <이봉규의 정치 옥타곤>(12/25)은 아예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을 ‘위험한 동거인’으로 꼽았습니다. 그리고 진행자부터 출연진까지 한마음으로 ‘문재인-이재명 분열’에 집중합니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이 “두 사람은 힐러리나 샌더스하고의 관계처럼 보완재가 아니라 한마디로”라 말하자 진행자 이봉규 씨는 “서로 원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균형을 지켜야 할 진행자가 ‘원수’라는 표현까지 쓰며 문재인과 이재명 분열시키기를 부추긴 것입니다. 이어 황장수 씨는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보탭니다. “서로 제로섬 관계 입니다. 왜냐하면 야권으로 봤을 때는 왼쪽에 있고요. 또 강경합니다. 그래서 이 중도나 보수로서의 외연 확장 가능성을 두 사람 다 크게 못 가지고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봤을 때는 이 두 사람이 서로 끌어내리기 전략이고 ‘내가 올라가면 너는 내려가고, 네가 올라가면 내가 내려간다’ 이런 관계지, 제한적으로 말입니다. 이게 외연을 확장하는 데 있어서 화해 제스처를 통해서 끝까지 손을 잡고 둘이 가는 것이 서로한테 별 실익이 없는 관계”란 분석인데요. 두 사람은 ‘제로섬 관계’ 즉 서로가 서로에게 결코 이득이 될 수 없는 사이임을 재차 강조합니다.
진행자 이봉규 씨는 두 사람 사이를 전망하기도 했는데요. “캐릭터 상 이 두 분이 뭔가 '쿨하게 서로 쿨하게, 경쟁하다 힘을 합칩시다' 이런 캐릭터들이 아니잖아요. '내가 이긴다, 내가 바꾸겠다' 이러고 지금 나오고 있기 때문에 한쪽을 무너뜨리려고 할 가능성도 있을 거예요”라 말합니다.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이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밝혀 온 입장은 서로를 ‘선의의 경쟁자’라 생각하고 있단 건데요. 지난 2일 문 전 대표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12/2)에서 이 시장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 “제가 걱정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저는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기쁘게 생각을 합니다”라고 말했고요. 이 시장은 SNS를 통해 “(문 전 대표는) 결국 함께 해야 할 동지”라 강조했습니다. ‘문-이 분열’ 조장을 위해서라면, 발언 당사자들이 밝혀 온 견해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거죠.
황 씨는 좀 더 구체적인 상황을 예로 듭니다. 느닷없이 신라 골품제도까지 등장했는데요. “친노가 족보를 아까 제일 잘 따지는 집안이라고 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진골도 아니고 성골도 아니고 6두품도 못 돼요. 그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요.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이재명 시장은 배제로 갈 거라 보고 있습니다”라는 겁니다. 이 시장은 진골 성골도 아닌 6두품도 못 된다. 즉 친노, 친문 세력은 왕족이고, 이 시장의 위치는 일반 귀족이라 비유하고 있는 겁니다. 왕족 ‘친노’ 세력이 이 시장을 조직적으로 배척할 것이란 거죠. 표현은 새롭지만 그 내용은 너무나 익숙합니다. ‘문재인-이재명 분열’ 정국에 맞춘 최신버전의 ‘친노 패권주의’로 읽힙니다.
△ 문재인-이재명을 위험한 동거인으로 꼽고, 두 사람을 ‘원수’ 등으로 묘사한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12/25) 화면 갈무리
3. 안보 무능자 문재인 뽑으면 ‘그게 국민의 실력이고 수준’
요즘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을 보면 문재인 전 대표는 그냥 ‘종북좌파’와 동급입니다. ‘사드반대, 한일 위안부합의 재검토, 군사정보보호협정 재검토’ 등 문 전 대표가 밝혀온 입장들을 읊으며 안보를 포기했다고 몰아가죠. TV조선 <뉴스를 쏘다>(12/26) 진행자 엄성섭 씨의 생각도 비슷합니다. 엄 씨는 출연진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총재에게 “지금 계속해서 NLL 포기 발언도 있었고요. 사드 배치와 관련한 논란도 있었고요. 송민순 회고록 논란도 있었고. 거듭거듭 벌써 대통령을 두 번 째 나오시게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상황에서도 지금 안보관 문제에 있어 명확하게 뭔가를 깔끔하게 못 해 주고 계시거든요”라 질문합니다.
2012년 대선 당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필두로 한 여권 인사들은 “노무현 전 대령이 북방한계선을 포기했다”고 색깔론으로 공세를 폈습니다. 하지만 이후 공개된 대화록엔 ‘포기’란 발언은 없었죠.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NLL포기란 말은 쓰지 않으셨다”고 입장을 바꿨고, 김 전 대표는 “과한 비판은 인정한다”고 사과했습니다. 사초 폐기 논란으로 기소된 청와대 인사들은 무죄 판결을 받았고, 대화록을 유출했던 정문헌 전 새누리당 의원은 1000만원 벌금 처분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엄씨는 “NLL 포기 발언도 있었고요”라며 명백히 사실과 다른 내용을 오도하고 있습니다. ‘송민순 회고록 논란’ 역시 마찬가집니다. 회고록의 일부 내용만 잘라 문 전 대표를 ‘북한과 내통한다, 북한에 결재 받는다, 북한 아바타’라 문 전 대표를 매도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사드만 배치하면 안보관이 투철한 건가요? 사드의 안보 효용성에 대해선 많은 의문이 있습니다. 실제 대한민국 영토를 지키는 무기로서의 효용보단 한미 동맹을 다지는데 그 의의가 있다는 분석이죠. 그럼에도 진행자 엄 씨는 균형은커녕, 오히려 문재인 종북몰이를 부추깁니다.
의도된 질문에 답변도 편향적입니다. 한 씨는 “그것은 과제죠. 그러나 이런 속에서도 국민이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으면 또 우리 국민의 실력이고 수준이에요. 어떻게 말할 수 없죠”라 답했습니다. 한마디로 문 전 대표를 뽑는 국민은 그 수준이 형편없다는 소리입니다. 한 씨는 이후 문 전 대표의 개헌, 결선투표에 대한 입장에 대한 질문에도 ‘무조건 문재인은 안돼’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는데요. “다음 정권은 내 껀데 왜 내 권한을 너희들이 말이야. 간섭하라고 하냐 이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처세한 사람은 국민이 거기다가 기대한대로 표 많이 안주겠죠”라는 겁니다. 한 씨는 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방송에선 다르죠. 정치사안 지지율 1,2위를 달리는 대선 후보를 평가하는 것은 더욱이 공정해야 합니다. 한 씨는 문 전 대표에 대한 자신의 편협된 시각을 ‘소신’처럼 이야기하며 시청자를 호도하고 있습니다.
문 전 대표를 비난하기 위해 꺼내든 한 씨의 안보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안보는요. 우리가 이렇게 결정한다고 확보되는 거 아닙니다. 이렇게 하자고 한다고. 우리 안보는 미국이 지탱해줘요. 우리가 살아온 방식이 항상 강대국에 말입니다. 친하게 해가지고 의탁해 왔잖아요. (중략) 우리가 지금 6.25 전쟁 이후 계속해서 미국 무기 가지고, 미국 체곈데. 그리고 미국이 여기 주둔하고 있는데. 우리가 미국 싫어하고, 미국이 떠나버리면. 전부 다 가지고 무기 우리한테 안 주면, 안 팔아주면. 그러면 중국에서 사올 거예요?”라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외교, 안보에서 미국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분명한 ‘동맹 관계’죠. 미국이 내어놓는 한반도 정책은 ‘미국 국익’이 전제될 수밖에 없습니다. 보수 인사들이 줄곧 주장하는 한반도 사드 배치, 한일 위안부 합의 등은 곧 미국의 입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드반대, 위안부 합의 재검토, 군사정보보호협정 재검토 등을 주장하는 미국입장에 반하는 사람들 특히 그 대표주자로 문재인 전 대표를 안보 무능론자, 종북좌파로 몰고 있습니다.
한미 동행 강화는 대한민국 안보 구축에의 수단일 뿐 궁극적 해법은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입장 역시 한미 동맹이 체결되던 1953년과는 분명 다른 상황입니다. 오히려 이제 이 기형적인 안보구조를 개선할 방법을 논의할 때죠. 한 씨는 문 전 대표의 안보관을 비난하는 자신의 안보관 역시 편향된 것이 아닐까 되돌아 봐야하지 않을까요?
4.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의 황당한 인식 ‘민주당=종북?’
TV조선 <뉴스특급>(12/25)에 출연한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눈앞으로 다가온 비박계 탈당과 새로 출범할 ‘개혁보수신당(가칭)’에 대한 포부를 밝혔습니다. 건전한 보수, 진짜 보수를 표방하며 새누리당을 뛰쳐나온 비박계 의원들의 입장을 대변한 것인데요. 문제는 반기문 입당 가능성에 대해 답변하는 이 의원의 설명 도중에 일어났습니다.
이 의원은 “저희는 반기문 총장도 당연히 이제 열려 있다고 저희가 늘 말씀을 드리고요. 저희는 종북은 안 되고 그다음에 부패 보수는 안 된다. 지금 최순실 사건과 연루되어 있고 여러 가지 혐의를 받고있는 이런 부패 보수들은 안 되지만 그 두 극단적인 세력을 제외하면 중간에 있는 모든 세력은 저희가 문을 열고 받겠다, 포용하겠다, 그런 얘기거든요. 그러니까요. 반기문 총장도 생각이 있으시면 같이 오는 건데. 지금 저희들이 보기에는 이미 친박 새누리당에는 안 가겠다고 선언을 하셨어요. 그러면 그렇다고 반기문 총장이 종북에 가실 것 같지는 않고 중간인 저희 쪽으로 가능성이 열려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요”라고 이야기합니다.
이후 자연스럽게 김명우 진행자와 이 의원의 질의응답이 이어지는데요. 문제는 이 의원의 단어 선택이었습니다. 이 의원은 ‘종북은 안 된다’며 비박의 개혁보수신당의 가치를 이야기하면서 질의 내내 ‘더불어민주당’ 대신 종북이라는 단어를 언급합니다. 종북세력(민주당)과 최순실 게이트에 연관된 새누리당 친박계가 양극단이라는 것이죠. 그러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포함한 중간에 있는 모든 세력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힙니다. “반기문 총장이 종북에 가실 것 같지는 않고”라는 이 의원에 발언에서 이 의원의 종북이 단순한 이념이 아니라 들어가고 나올 수 있는 정당이라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누가 들어도 ‘종북’의 의미를 민주당으로 추측할 수밖에 없는 발언이죠.
이 의원이 종북이라는 표현을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정정하면 될 일이죠. 그러나 진행자 김 씨와 이 의원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 듯 질의를 이어갑니다.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민주당=종북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장면이죠. 대담의 후반부에서는 진행자가 구체적으로 민주당에 관한 질문을 던지기까지 합니다. 김 씨는 “민주당에 비문 세력들 있지 않습니까? 이분들하고 같이(합당) 하기는 어렵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아닌가요?”라고 질문을 하는데요. 이 의원은 여기에서도 “아니, 친문이고 비문이고가(아니고) 종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저희는 기준이죠”라며 민주당에 종북 세력이 있다는 표현을 분명히 합니다. 새로운 보수를 표방한다며 창당을 예고한 비박계 신당이 사실상 원내 제1당이 된 민주당을 ‘종북세력’으로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협치를 이끌어갈 야당을 국정파트너로 생각한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무신경한 발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끝>
*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