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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 ‘문재인은 제왕적 일반 시민’, 마지막은 늘 그렇듯 ‘종북몰이’
2017년 1월 10일
등록 2017.01.13 19:00
조회 566

10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는 민주당 ‘개헌 보고서’ 파문이 주된 ‘안줏거리’였습니다.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10)에 출연한 국민의당의 강연재 대변인은 “사당화의 문제. 이렇게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것. 지금 생각나지 않으십니까? 박근혜 대통령 아닙니까?”라며 문 전 대표와 박 대통령을 등치시키기까지 합니다. 김진 중앙일보 전 논설위원은 문 전 대표를 “제왕적 시민”이라 비난하며, “대통령이 되면 법과 국민 앞에 얼마나 군림하겠냐”고 매도합니다. 


지난 8일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은 KBS에 나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연평해전 때 축구를 보러 갔지만, 탄핵은 안 됐다”는 망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TV조선 <최희준의 왜?>(1/10)도 이 문제를 제기하는데요. 날짜만 하루 바뀌었을 뿐 똑같은 황당 주장을 펼칩니다.

 

1. ‘공사 구분 못하는 문재인’은 “제왕적 시민”
 민주당 산하 민주연구원의 ‘개헌 전략보고서’ 파문이 일자, 국민의당, 바른정당, 새누리당 등은 즉각 ‘문재인 공세’에 나섰습니다. 종편 시사토크 출연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미니 최순실 사건”, “문재인 사당”, “친박이나 친문이나 다를 바 없다” 등의 비난이 이어집니다. 대통령 후보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에 ‘패권 세력’ 프레임을 씌워 ‘문재인 대세론’을 흔들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종편 출연진 역시 문 전 대표의 모든 행보를 ‘대통령 행세한다’, ‘벌써 대통령 된 줄 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10)의 출연진들도 마찬가집니다. 


강연재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 기관(민주연구원)을 이용해서 대선에 필요한 어떤 행위를 했다는 것. 그래서 사당화의 문제. 이렇게 공과 사를 구분 못 하는 것. 지금 생각나지 않으십니까? 박근혜 대통령 아닙니까?”라며, 문 전 대표가 민주연구원을 이용했다고 단언합니다. 민주연구원은 개헌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원은 비문 측 인사라 밝혔습니다. 심지어 이 문건은 문 전 대표 외에도 당내 지도부와 김부겸, 박원순, 안희정, 이재명 대선 후보 네 사람에게도 배포되었다고 합니다. ‘친문끼리 돌려봤다’는 내용이 담긴 동아일보 왜곡 보도에 정정보도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밝혀진 정황상 문 전 대표 측에서 민주연구원을 이용했다고 해석하긴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국가 권력을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삼아왔던 박근혜 대통령에 비유해가며 맹목적으로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황에도 강 대변인은 “지금 대선주자 1위이신 문재인 후보가 자신의 대통령 행보와 관련해서 개헌을 저지하는 듯한 보고서를 냈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합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팩트와 다르다’, ‘문 전 대표가 낸 보고서가 아니다’고 반발하자, 강 대변인은 문 전 대표가 낸 보고서가 아니란 것 알고 있다며 “말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나온 것”이니 ‘본질을 논하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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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제왕적 시민’이라며 비판한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10) 갈무리

 

김 진 중앙일보 전 논설위원은 “문 전 대표가 연구원과 관계없는 것도 사실이고. 그건 넘어가는데”라더니 “본인이 공과 사를 구별 못 한다는 데에 대한 많은 국민의 엄청난 비판과 우려에 관해서 해명을 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뭔 소리인지요. 문 전 대표는 이번 사안과 무관하지만, 공사 구분이 안된다고 비판을 받고 있으니 해명하라는 건데요.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비판을 하는데 제가 봤을 때는 제왕적 시민. 제왕적 일반 시민의 대표적인 경우가 문재인 전 대표예요”라는 말도 안되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냅니다. 문 전 대표는 “대통령 후보도 아니고 국회의원도 아니고 당 대표도 아니”기 때문에 ‘제왕적 일반 시민’이라는 건데요. 정말 기발한 거 하나는 인정합니다. 게다가 작년 10월 31일 문 전 대표가 서부전선 최전방의 1사단 예하 부대를 방문한 것을 두고 “본인이 무슨 자격으로 전방부대 사단에 가서 사단 부대나 이런 데 지시성 얘기를 하고. 본인이 왜 무슨 자격으로 전방부대 가서 대통령 된 것처럼 행세합니까?”라며 비난의 각을 세웁니다. 


김 씨 말대로 현재 문 전 대표의 공식적인 직책은 없는 상태입니다. 수백 수천 명의 전직 의원 중 한 사람이고, 대한민국 시민 중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현재 문 전 대표는 제1야당의 대표였고, 현재는 유력한 대통령 후보입니다. 문 전 대표의 역할과 책임을 ‘일반 시민’의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입니다. 오히려 그가 일반 시민과 똑같이 행동하면, 다시 또 그에게 비판의 칼날을 들이댈 사람들이 모여서 현란한 비난전을 펼치고 있는 셈입니다. 


김 씨의 비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금 많은 국민이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서 우려하는 게 대통령 되기 전에도 이렇게 행동하는데 정작 대통령 되면 법과 국민 앞에 국민 위에 얼마나 군림하겠느냐 말이에요”라는 것입니다. 문 전 대표의 현재 행보를 초법적이라 매도하는 것으로 모자라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법을 초월해 군림할 것이란 주관적 예측까지 합니다. 명백한 명예훼손성 발언을 하고도 김 씨는 오히려 당당합니다. “박종진의 100분 토론에 문재인 전 대표 초청해서 저기 앉혀가지고 우리 네 사람 다 앉아서 말이죠. 공과 사 제대로 구분 못 한다는 비판에 대해서 무슨 자격으로 전방부대 사단 갔느냐. 이거부터 한번 답변하라고 하시죠”라며 이죽거립니다. 


결국,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1사단 방문이 죄냐” “문 전 대표가 공인이 아니라 사인이냐”, “국민들은 (지지율 1위의 대선 후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고 싶어 한다” 등으로 반박하고 두 사람 사이에 설전이 오갑니다. 김 씨는 문 전 대표가 ‘국군통수권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한 발언까지 끄집어내, “엄연히, 현역 대통령이 살아 있는데 무슨 국군 통수권을 내놓으라고 그러고 말이지. 자기가 대통령 됐어요? 헌재가 탄핵 기각하면 혁명밖에 없다고 하고. 폭력 혁명이나 자극하려고 그러고 말이죠”라는 것입니다. 논의가 다시 문재인 전 대표의 ‘안보관’으로 끝나면서 ‘문재인 종북몰이’로 이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민 의원 역시 김 씨의 발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 국군 통수권을 내놓으라고 한 건 여기서 내치와 외치를 구분하느냐. 총리에게 어떤 권한까지 줘야 하느냐 하는 논란에 있어서 이 문제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내치와 외치를 구분할 수 없다고 하니까 그러면 분명히 하자. 대통령의 권한을 정지시키는 권력 이양이다, 거국내각으로”라고 말한 것이었다고 최순실 사태가 터진 이후 초기의 상황을 정확히 상기시켰습니다. 이어 민 의원은  당시 했던 발언을 가지고 “군대 갔다 오더니 국군통수권 내놓으라고 하겠다? 이건 얘기에 곁가지만 쳐서 하나의 어떤 편향된 논리를 만드는 것이죠”라고 김진 씨의 발언을 비판했습니다. 민 의원의 말대로 김진 씨는 모든 전후 맥락은 거세하고 ‘1사단 방문’, ‘혁명’, ‘국군통수권 이양’ 등의 단편적인 사실만으로 단 하나의 결론 ‘그래서 문재인은 안된다’를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2. 정규재 주필의 망언 그대로 받아 쓴 <최희준의 왜>
지난 8일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은 KBS에 나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연평해전 때 축구를 보러 갔지만, 탄핵은 안 됐다”는 망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이 발언은 곧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제2 연평해전 당시 월드컵 시청계획을 취소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허위 사실을 이야기한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했습니다. 


종편이 이 사안을 그냥 넘어갔을까요? 실망시키지 않고 TV조선 <최희준의 왜?>(1/10)에서 이 발언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진행자 최희준 씨는 세월호 7시간에 대해 다루던 중 다시 이 문제를 제기하는데요. 최 씨는 “6월 29일 제2연평해전 기억하실 겁니다. 이때 다음 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월드컵 결승전을 관람하기 위해서 일본으로 갔습니다”라고 질문을 던집니다. 정 씨가 지적했던 연평해전 당일인 29일 있었던 한국과 터키의 한·일 월드컵 3·4위전 관람 계획 대신 다음 날 김 전 대통령의 일본 순방 계획을 지적한 것입니다.  


출연자인 박정훈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냉큼 이 질문을 받아갑니다. 박 씨는 “저는 만약 7시간 의혹이 탄핵 사유라면 당연히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행도 탄핵 사유에 해당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당시 상황. 2002년 6월 29일 날 연평해전이 벌어졌고요. 다음 날 대통령이 동경으로 떠나셨는데 6월 29일 날 그 당시 상황이 어땠습니까. 사실 서해에서 전시에 준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교전이 벌어졌고. 그래서 우리 장병 6명이 희생이 됐고. 그런데 그게 완전 마무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김대중)대통령은 영결식에도 참여하지 않고 떠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같은 논리로 보면 당연히 탄핵 사유에 해당된다고 봅니다. 그런데 다만 당시는 대통령의 문제가 아니라 온 국민이 월드컵 열기에 편승해서 연평해전을 생각을 안 했죠, 잊었죠. 그거를 우리는 지금도 영원히 마음의 빚으로 갖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라고 대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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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간 의혹이 탄핵 사유라면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행도 탄핵 사유”라는 박정훈 조선일보 논설위원. TV조선 <최희준의 왜?>(1/10) 화면 갈무리

 

박 씨와 최 씨는 정 씨의 발언을 이용해 ‘김대중 정부 또한 박근혜 정부처럼 국가비상사태에 탄핵 사유에 해당하는 부실한 대응을 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습니다. 29일에서 30일로 날짜만 하루 바뀌었을 뿐이죠. <최희준의 왜?>의 지적처럼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 다음날인 30일 일본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정상회담을 연기하는 것은 국가적 외교적 결례라서 부득이하게 참가할 수밖에 없었으며, 폐막식에 참석함으로써 월드컵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면서 말이죠. 물론 보는 입장에 따라 비판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교전 사태에 준하는 연평해전을 소홀히 여긴 것 아니냐면서 말이죠. 


하지만 이를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과 비교하는 것은 명백한 물타기입니다. 박 대통령의 7시간이 왜 논란이 됐습니까? 촌각을 다투는 순간 국정의 컨트롤 타워였던 청와대와 대통령이 아무런 대응 없이 침묵했기 때문 아닙니까? 연평해전 당시 김대중 정부는 축구 경기를 취소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해 대응을 펼쳤습니다. 7시간 동안 어떤 대응도 하지 않아 논란이 되는 박 대통령과 달리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행적은 국민에게 분명히 밝혀져 있었습니다. <최희준의 왜>는 완전히 성격이 다른 15년 전 사건을 끄집어내 세월호 7시간 의혹이 탄핵감이냐며 물타기를 하는 것입니다.


박 씨는 또 “대통령은 영결식에도 참여하지 않고 떠나지 않았습니까?”라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무리한 지적입니다. 정부는 박지원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을 연평해전 추모식 사전 조문에 보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귀국 직후인 7월 2일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방문, 연평해전으로 부상한 이희완 조외건 중위 등 해군 장병 19명과 가족들을 위문했습니다. 대통령의 추모식 불참이 당시 관례로 여겨지고 있던 것을 생각하면 정부 입장에서는 최대한의 예우를 다 한 것입니다. 이것을 언급하지 않고 영결식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비판하는 것은 불공정합니다. 


또 이를 “온 국민이 월드컵 열기에 편승해서 연평해전을 생각을 안 했죠”라고 이야기 한 박 씨의 주장은 당시 사건의 책임을 국민에게 돌리는 황당한 주장입니다. 국민은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을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300명의 목숨을 방치한 박 대통령과 정부의 잘못 때문이지 월드컵과 같은 대사건이 없어서, 관심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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