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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민심, 언제나 정당한게 아니라는 동아
2016년 11월 23일
등록 2016.11.23 16:37
조회 199

23일 신문에서 동아일보는 전날 조선일보의 ‘촛불집회 그만하라’는 주장을 이어받아 ‘촛불민심이 언제나 정당한 게 아니다’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경찰도 대통령의 불법행위에 항의하는 평화집회의 질서를 관리하느라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는 ‘경찰 걱정’도 빠지지 않았죠. 물론 촛불을 들고 나오느라 고생하는 국민들의 피로 누적에 대한 걱정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1. 오늘의 유감 보도 ① 조선일보가 했으니 나도? 촛불 폄훼 동참한 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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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 폄훼 동참한 동아일보 황호택 칼럼(11/23)

 

전날 조선일보가 ‘촛불집회를 그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자, 다음날 소울메이트 동아일보도 ‘촛불’을 폄훼하는 칼럼을 내놨습니다. 동아일보 황호택 논설위원은 <황호택 칼럼/탄핵이 몰고 올 조기 대선과 새판 짜기>(11/23 https://goo.gl/0tuasg)에서 “민중봉기나 피플파워에 의해 대통령이 쫓겨나는 나라는 민주주의의 후진국”이라며 “촛불시위로 대통령을 권좌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은 헌정사에서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폭력이 없다고 해도 “과거 광우병 촛불시위를 돌아보면 촛불 민심이 언제나 정당하고 합리적인 것은 아니”라 지적했지요. 국민들의 피로 누적에 대한 걱정은 조금도 하지 않으면서 “경찰도 대통령의 불법행위에 항의하는 평화집회의 질서를 관리하느라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는 ‘경찰 걱정’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를 그렇게 걱정하는 분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에 규정된 민주주의 정신은 외면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국민의 ‘우려’와 ‘분노’의 상징인 ‘촛불의 정당성’을 위에서 내려다보듯 감별하는 태도도 건방지기 짝이 없네요. 

 

2 오늘의 유감 보도 ② 하루에 한번 야당비판 사설을 내지 않으면 가시가 돋히는 조선일보 
하루에 최소 한 건의 야당 비판 사설을 내놓지 않으면 가시가 돋는 걸까요? 조선일보는 오늘도 <사설/이런 무능·무책임 야당이 탄핵 정국 이끌겠나>(11/23 https://goo.gl/nkykU2)를 통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소속 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결정했지만 이 결정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무능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모든 결정을 다음 대선 유불리를 기준으로 내리면서 촛불 집회와 극렬 지지 세력 눈치만 보고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지요.

 

야당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야3당이 모두 탄핵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탄핵의 키를 쥐고 있는 건 사실 새누리당임에도, 거의 매일 야권이 분열하고 있다는 지적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 탄핵 정국에 대한 책임을 모두 야권에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 충분하죠.

 

3. 오늘의 유감 보도 ③ 3인방 없으면 문제 해결? 범죄자 박 대통령 심정 상세히 소개한 중앙
박 대통령이 지금 어떤 심정일지, 최순실 씨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우리가 알아야 할까요? 범죄자를 다룬 보도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할 것은 그의 죄목과 이후의 처벌 수준 등이지, 결코 최근의 심정은 아닐 겁니다. 그런데 중앙일보 생각은 좀 달랐던 것 같습니다. 


<“최순실, 내 앞에선 조용하더니 국민 싫어할 일 다 하고 다녀”>(11/23 https://goo.gl/4X6cIG)에서 중앙일보는 박 대통령이 최근 느끼고 있는 ‘억울함’과 ‘당혹스러움’등을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상세하게 전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순수한 국정수행 차원에서 재단 설립을 추진했던 것” “검찰이 마치 사익을 챙기기 위한 의도로 몰고 가는 것에 매우 억울해했다” “(최순실 씨가)내 앞에선 그냥 조용히만 있어서 그런 일을 했는지 전혀 몰랐다” 등등.

 

게다가 해당 보도는 “대통령은 평소처럼 꼼꼼히 국정을 챙기고 있고 향후 특검 수사에 대비해 법리적 내용은 세밀한 부분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 “3인방 시절보다 청와대 내부 소통은 원활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문고리 3인방이 사라진 청와대가 전보다 나아졌음을 부각했습니다. 물론 이런 발언이나 정황에 대한 비판은 어디에도 없었지요. 


이날 중앙일보는 사설 <문재인, 박 대통령 퇴진 뒤 거취 정할 권한 없다>(11/23 https://goo.gl/DsGFyp)를 통해 문 전 대표의 “명예로운 퇴진” 발언에 대해 속 보이는 계산이라며 “박 대통령의 퇴진은 민심의 당연한 요구”라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이 시국에 박 대통령의 억울함 호소와 ‘열심히 꼼꼼히 일하고 있다’는 근황을 전달한 중앙일보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6. 오늘의 추천 보도 ① 국정원장 머리위에 앉은 문고리 3인방과 최씨를 위한 부동산 정책
경향신문은 “청와대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문고리 3인방’ 등 박근혜 정부 실세들이 자신들에게 최순실씨 및 내부 정보를 직보한 혐의로 국정원 내부 감찰을 받고 있는 추모 국장 승진을 위해 압력을 행사하고, 문제 삼았던 인사는 찍어냈다”는 단독보도를 내놨습니다. 당시 “이병기 국정원장은 실세들의 도 넘은 간섭에 불쾌해하면서도 인사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는 군요. 관련 기사는 <우병우와 문고리 3인, 국정원 정보 빼준 간부 위해 승진 압력>(11/23 https://goo.gl/8UHJvO)입니다. 


한겨레는 “최순실씨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통해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정책과 세부 계획까지 미리 받아”봤음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심지어 문서를 넘긴 시기는 “박근혜 정부의 첫 부동산 종합대책인 ‘4.1 대책’ 발표” 바로 직전이었다는군요. 이걸로 사적 이익을 취하지 않았을 것이라 믿는 게 더 어려운 상황입니다. 관련 기사는 <최순실 국토부 문건도 받아… ‘부동산 정책’도 흔들었나>(11/23 https://goo.gl/JeJw3F)입니다. 

 

7. 오늘의 추천 보도 ②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당일까지 분투한 한겨레․한국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 당일인 23일 한겨레는 “군 당국이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앞두고 돌연 독도방어훈련을 연기”했음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날씨 때문이라는 해명이 나왔습니다만, 실은 “상부의 지시”때문이었다는 정부 관계자의 증언이 있었습니다. 관련 기사는 <‘한-일군사협정’ 맺으려 독도방어훈련 미뤘다>(11/23 https://goo.gl/PvrLKI)입니다. 


같은 날 한국일보는 “국민적 반대 여론에도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이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체결된 것과 달리, 어민들의 생존권이 걸린 양국의 어업협상은 5개월째 기약 없이 표류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관련 기사는 <정부 뭐하나… 한일 어업협상은 5개월째 표류>(11/23 https://goo.gl/CyVGtq)입니다.  

 

8 오늘의 미보도 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앞두고 미뤄진 독도훈련, 동아․조선은 침묵
해군이 23일 실시될 예정이전 독도방어훈련을 돌연 연기했습니다. 공식 사유는 기상악화지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앞두고 일본측의 입장을 반영한 조치라는 지적이 한겨레의 단독보도로 제기됐습니다. 온라인에 해당 기사가 올라온 시간은 22일 오후 4시 40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과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뿐이었습니다. 이 중 중앙일보는 ‘일본과는 무관하다’는 해군 관계자 발언을 소개하는데 주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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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도훈련 연기에 대한 보도 유무(11/23) ⓒ민주언론시민연합


8 오늘의 미보도 ② 박근혜 친필 표지석 철거요구, 조중동 외면
세종시청사 앞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친필 휘호가 새겨진 표지석이 있습니다. 그런데 22일 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이 표지석 철거를 요구하며 ‘시민 계고판’을 붙였다고 합니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입니다. 조중동은 외면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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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친필 표지석 철거요구에 대한 보도 유무(11/23) ⓒ민주언론시민연합

 

8 오늘의 미보도 ③ 세월호 유족들의 국가청해진해운 상대 손배 소송 첫 변론, 한국만 보도
2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0부(부장 이은희) 심리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의 대한민국과 청해진해운 상대 손해배상 소송 첫 변론 기일이 진행됐습니다. 유족들은 첫 변론기일을 기록하기 위해 법원의 이례적 허용에 힘입어 사진도 남겼습니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한국일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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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족들의 국가청해진해운 상대 손배 소송 첫 변론에 대한 보도 유무(11/23) ⓒ민주언론시민연합

 

8 오늘의 미보도 ④ 최태민 ‘묘지 순례’ 나선 조중동
그럼 대체 조중동은 뭘 보도했을까요? 22일 채널A는 최순실씨의 부친 고 최태민씨 묘가 경기 용인시 처인구 한 야산에 불법 조성됐다는 단독 보도를 내놨습니다. 이에 조중동은 다음날인 23일 지면에 일제히 ‘최태민 묘지’ 관련 보도를 내놨는데요. 그냥 받아쓴 수준이 아니라 직접 방문해 작성한, 현장감이 살아 숨쉬는 보도였습니다. 이 중 중앙일보는 관련 보도를 무려 1면에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는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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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민 묘지에 대한 보도 유무(11/23) ⓒ민주언론시민연합

 

10. 오늘의 비교 ① 박원순 서울시장 국무회의 발언
22일 국무회의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무위원들을 향해 국민과 대통령 중 누구 편에 설지 결단하고, 황교안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들은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대통령과 관련한 이야기는 누구도 꺼내지 못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의결만을 추진했기 때문입니다. 이날의 설전에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보다 못해 나선 것’ ‘용기 보인 것’이라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반면, 조중동은 모두 ‘강경’ ‘선명성 경쟁을 위한 튀는 행동’등의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아래는 각 매체의 입장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경향신문 : “꿀먹은 벙어리 장관 보다못해 나선 것”
동아일보 : “강경발언 쏟아내고 퇴장. 회의를 정치판 만드냐”
조선일보 : (이재명 성남시장과 하나로 엮은 뒤) “촛불위에 올라타려는 선명성 경쟁 일환”
중앙일보 : “지지율 높이기 위한 튀는 행동”
한겨레 : “국무회의에서 용기 보여줬다”
한국일보 : “설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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