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3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선정사유 보고서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하는 2023년 3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부산일보 ‘황혼에 만난 마지막 가족’, 진실탐사그룹 셜록 ‘로드킬 : 남겨진 안전모’, KBS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소송전 연속보도’ 가 선정됐다.
○ 수상작
시기 |
보도(프로그램) |
3월 |
부산일보 ‘황혼에 만난 마지막 가족’ |
진실탐사그룹 셜록 ‘로드킬 : 남겨진 안전모’ |
|
KBS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소송전 연속보도’ |
부산일보 ‘황혼에 만난 마지막 가족’
(2월 15일~23일 기획취재부 변은샘·이자영·손희문 기자, 김보경 PD)
부산일보 ‘황혼에 만난 마지막 가족’은 부산 최초 노인 공공 공유주택 ‘도란도란하우스’의 가치를 알리고 노인복지 실태를 점검해 지역통합형 돌봄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21년 11월 통합 돌봄 사업으로 시작된 공유주택 도란도란하우스는 “살던 곳에서 마지막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노인들의 의사가 반영된 돌봄 모델로 자립적인 생활을 원하는 65세 이상 부산진구민이면 누구나 입주할 수 있다. 서로를 돌보며 함께 살아가는 노인 주거의 대안적인 모델인 도란도란하우스는 주변과 관계를 맺는 사회적 공간인 동시에 고독사와 가족 간병 등 노인 돌봄 공백을 메우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도란도란하우스 입주민의 사연 이면에는 캥거루족 자녀 문제, 재개발로 인한 노후주택, 노인 빈곤 및 고독 문제 등 현재 우리 사회에 당면한 사회적 문제가 담겨있었는데, 입주민들은 이곳에서 황혼의 새로운 가족을 만나 즐거운 노년생활을 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2019년 보건복지부 ‘지역사회통합돌봄 선도사업’에 선정돼 지어진 도란도란하우스는 출범 1년 만에 운영예산 40%가 삭감돼 사업 운영 안전성이 위협받고 있다. 부산일보는 전국 13개 지자체의 통합 돌봄 현황을 확인해 대부분 지역에서 통합 돌봄 사업이 대폭 축소됐다며 갑작스러운 정부의 정책 변화 문제를 지적했다. 초고령사회 대응 취지를 퇴색시킨 정부의 일관되지 않는 정책은 거주하고 있는 노인에게도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정권교체와 정책변화로 사업 운영이 좌우되다 보니 맞춤형 복지 시스템의 안착은 더욱 어려웠다. 부산일보는 사업 예산별로 나뉘는 국비 예산이 아니라 지역 자율로 활용하는 복지 예산인 ‘포괄 예산제’를 마련해 지역 복지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알리고 부산형 통합 돌봄 확대를 통해 기존 사업을 유지·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부산의 노인 돌봄 문제를 짚고, 행정 편의적 돌봄이 아닌 노인이 바라고 실제적 도움이 되는 정책의 중요성을 실질적으로 드러낸 이번 보도는 지역 현안과 사람 중심의 이야기를 잘 담아낸 유미의한 보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부산일보 ‘황혼에 만난 마지막 가족’을 2023년 3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 ‘로드킬 : 남겨진 안전모’
(1월 12일~진행 중, 주보배 기자)
탐사보도 전문 매체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운전자 안전을 위해 일하는 고속화도로 청소노동자들이 정작 자신의 일터에서는 안전을 보호받지 못하는 실태를 집중 취재했다. 경기 고양시 행주대교 북단에서 파주시 문산읍 자유의 다리에 이르는 약 46km 길이의 고속화도로 ‘자유로’의 노면 청소는 상시·지속·위험 업무임에도 고양시는 외주화 했다. 셜록은 “도로에서도 위험은 외주화된다”는 데에 초점을 맞춰 자체 안전 매뉴얼 제정 등 고양시의 책임 있는 대응마련을 촉구했다.
셜록은 자유로를 관리하는 세 주체 중 유독 고양시에서 안전 문제가 두드러진다는 것을 파악했다. 자유로는 구간에 따라 경기 고양시, 경기 파주시,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의정부국도관리사무소가 관리하는데, 세 주체 중 고양시만 △청소 업무를 민간 용역업체가 수행하고 △이 때문에 시가 산재 사고 집계 의무가 없으니 방치하고 있으며 △시든 용역업체든 안전 매뉴얼이 없으며 △작업 보호용 차량 수가 1대 뿐이었다. 셜록은 2015년 10월 고양시가 관리하는 제1자유로에서 두 명의 청소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에서 출발해 고양시의 안전 의식 부재 등을 드러내고 2월 16일, 자유로 청소노동자 등과 ‘ 자유로 청소노동자들의 안전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 등을 열어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섰다.
상시·지속·위험 업무의 외주화 및 안전 불감증 문제 등을 날카롭게 지적한 이번 보도는 현장 취재를 통해 노동 현장의 생생함을 담았고, 고양시 등 행정기관 취재를 통해 세세한 문제 구조 파악에 나선 점이 돋보였다. 청소노동자, 노동조합, 시민사회와 기자회견을 열어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등 노동자의 문제를 적극 해결하려고 노력한 점도 호평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진실탐사그룹 셜록 ‘로드킬 : 남겨진 안전모’,를 2023년 3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KBS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소송전 연속보도’
(2월 24일~25일 정치부 최형원·최유경 기자, 사회부 이도윤 기자)
KBS는 지난 24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학폭 가해 자녀의 전학처분 취소를 위해 소송을 이어갔고, 이런 사실이 인사 검증 과정에서 전혀 파악되지 않았다고 단독 보도했다. 정순신 변호사는 보도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KBS는 2018년 <가해자는 학교에 피해자는 병원에>, <소송으로 이어지며 피해 학생 ‘고통’> 두건의 단독보도를 통해 학교 폭력 사건에서 가해자 처분 지연으로 인한 피해자 고통을 보도했다.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교에서 같은 방, 같은 동아리 소속인 가해자의 지속적 괴롭힘으로 피해자는 우울증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다. 학교폭력위원회와 교육청 재심 끝에 가해자 전학이 최종 결정됐지만, 가해자 측은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소송이 끝날 때까지 징계를 미뤄달라는 가처분 신청까지 내며 지루한 소송전을 이어갔다. 가해자가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 피해자 고통은 계속됐는데, 해당 사건 속 가해자가 정순신 변호사의 자녀이다.
KBS는 정 변호사가 검사 시절 학교 폭력 가해 자녀를 위한 소송에서 아들의 법정대리인을 맡고, 법무연수원 동기를 소송 대리인으로 기용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5년 전 KBS 보도가 나왔음에도 정 변호사가 인사 검증 과정에서 전혀 걸러지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했다. 이어 학교 폭력에 부모의 힘이 작용하고 피해자 중심의 해결이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해결 과정에서 벌어지는 2차 가해와 피해 학생이 위축되는 문제를 짚었다.
KBS의 이번 보도는 충실한 공직자 도덕성 검증으로 부적격자 낙마에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윤석열 정부의 허술한 인사 검증까지 짚어낸 중요한 보도로 평가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KBS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소송전 연속보도’를 2023년 3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