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방송통신위원회 종합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 재승인 관련 의견서 제출

종편 재승인 관련 의견서
등록 2017.01.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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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단체는 1984년 설립된 시민언론운동단체로 언론 모니터와 언론관련 정책대안제시, 시민미디어교육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 2016년 12월 2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공고한 종합편성·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 재승인 관련 시청자 의견청취 관련해 우리 단체의 의견을 지난 1월 4일 제출했습니다.

 

3. 종합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 재승인 관련 의견서와 더불어 공정성 평가 부문 방통심의위 심의 분석 보고서를 첨부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종합편성·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 재승인 관련 의견서

 

1. 건전하고 안정된 방송 산업 환경과 종편 승인

- 종합편성방송채널사용사업자(이하 종편)의 2차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다. 종편 도입 이후 종편이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을 고려하면 개별 종편 재승인 심사 이전에 종편 정책 기본을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종편은 기존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지나친 편파, 막말 방송을 정착(?)시켰고, 방송광고 시장을 혼탁하게 했으며, 일부 종편은 시사 보도 프로그램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방송법 상 종편의 정의를 새롭게 해야 할 필요성을 야기할 정도다. 

- 2009년 미디어 관련법 개악은 종편 도입의 기폭제가 됐다. 당시 정부는 방송 산업을 신산업 성장 동력으로 판단하고 방송 산업에 자본을 유입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미디어 소유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의 논리적 근거가 되는 방송시장 성장 잠재력은 정부 논리를 제공한 자료에 사용한 GDP 수치가 오류임이 밝혀져서 부정당했다. 이어 정부가 방송시장의 여론독과점을 주장하며 제시한 여론다양성 강화 논리 역시 정부 우호적인 학자의 연구에서 신문부문의 여론집중도가 높아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했을 경우 여론 집중도가 심해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에 의해 부정당했다.

 

- 그럼에도 정부의 정책 의지로 종편을 무리하게 도입하였다. 도입 당시 정부가 발표했던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 승인기본계획」은 정책목표로서 융합하는 미디어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 방송의 다양성 제고를 통한 시청자 선택권 확대, 콘텐츠 시장 활성화 및 유료방송시장의 선순환 구조 확립, 경쟁 활성화를 통한 방송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을 제시했다.


따라서 종편의 재승인 심사는 최소한 정책 목표가 잘 실현되었는지, 종편 사업자가 정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는지를 확인하고 평가해야 한다.

- 우선 지금의 종편 사업자들이 기존의 종합편성사업자들인 지상파 사업자와 비교하여 융합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대응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현한 성과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유료 방송채널을 통해 제공할 뿐 종편은 기존의 종합편성사업자인 지상파와 다를 바 없는 전통적인 방송 서비스를 행하는 사업자다. 하지만 방송 환경은 새로운 플랫폼의 확장이라는 도전에 직면해있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 목표에 따르면 종편은 기존 지상파와 달리 새로운 융합서비스에 대응하는 전략을 세워 실천했어야 한다. 종편이 지상파에 비해 새로운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별도의 노력을 했는지 그 성과는 무엇이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 방송의 다양성 제고를 위해서는 보도의 경우 소수자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골고루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부 종편은 편파 막말보도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더불어 비보도의 경우 다양한 실험과 새로운 장르의 개척에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종편 도입을 승인한 정책 목표에 부합한다. 지금 종편이 그런 다양성 제고에 기여했는지도 주요한 평가 대상이어야 한다.

 

- 콘텐츠 시장 활성화를 통해 유료방송시장이 성장하고 그것이 역으로 콘텐츠 재원으로 환원되는 구조를 통해 방송 산업을 성장토록 하겠다는 것 역시 정책 목표였다. 더 나아가 이렇게 방송 산업이 성장하면 그 연관효과로 종편을 비롯한 방송산업이 다른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 예측했다. 이 역시 중요한 평가 대상이다. 


종편의 도입을 반대하는 연구자들은 종편이 새로운 방송시장을 확대하기보다는 기존 방송시장을 잠식할 뿐이라 비판했다. 종편 도입을 찬성하는 연구자들조차 종편 도입이 새로운 시장을 확장하더라도 하나 이상의 종편 도입은 우리 방송시장 잠재력을 고려할 때 무리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런데 무려 4개의 종편을 도입했다. 비록 절대적 평가에 따라 결정해야 하는 승인사업이라 하지만 4개의 종편 도입이 정부의 정책 목표에 맞았는지 점검해야 한다. 특히 4개의 종편 승인이 콘텐츠 시장 활성화와 유료방송시장 성장에 기여한 것인지 아니면 지상파의 경영 악화만 초래하고 새로운 자본의 유입에는 기여한 바가 없는 것인지 면밀히 따져 보아야 한다. 


새로운 자본의 유입이 없거나 새로운 사업자를 포용할 수 없는 수준에 불과할 경우, 전반적인 콘텐츠의 질적 성장에 역행하고 저질 콘텐츠의 양산을 초래할 뿐이라는 우려가 있고 지금 현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콘텐츠 시장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했는지를 따져 봄으로써 단순 재승인 절차를 넘어 종편 도입이라는 매우 중요한 방송 정책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콘텐츠 시장 활성화가 아니라 콘텐츠의 질적 수준을 저하시키고 방송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면 종편의 수를 줄이는 방향 설정이 방송 산업 전반의 안정성을 위해 불가피하다.

 

- 방송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역시 매우 중요한 정책 목표였다. 애초 국내 방송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한계가 있다면 세계 콘텐츠 시장으로 확대하는 것을 겨냥해볼 수 있다. 정부는 이런 정책목표를 설정했다. 종편이 방송의 다양성을 제고하고 콘텐츠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면 질 높은 콘텐츠의 수출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강화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종편은 국내 진영 논리에 매몰 되서 질 제고는 물론 다양성조차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종편이 국제 경쟁력을 증대하기 위한 노력했는지 여부와 그 결과가 있는지를 자료에 근거하여 객관적으로 따져 보아야 한다.

 

- 종편 도입이 방송 산업의 경쟁력을 증가시킬 것이라 주장하는 연구자들은 기업의 복합화(Conglomerates)를 추진하여 관련 산업을 활성화하고, 공정경쟁을 통해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여 소비자 복지를 증진하는 것이 공익성 강화라는 논리를 펼쳤다. 하지만 종편 도입 이후 방송정책과 관련하여 KBS는 수신료 인상, 광고 배제. MBC와 SBS는 광고로 재원, 유료 방송 사업은 가입료와 광고 중심으로 재원 차별화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종편 도입을 찬성하는 학자들조차 이미 방송시장이 포화 상태임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나온 정책 제안이다. 따라서 종편 도입으로 인해 현재 방송시장은 그 성장잠재력을 넘어서는 과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그 결과 국제 경쟁력을 강화할 질 높은 콘텐츠 제작은 엄두도 못 내고 있으며, 정치적 이유를 배제하고 보더라도 고정 시청자 층 확보라는 상업적 목표 달성을 위해 진영 논리에 매몰된 편파 막말보도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프로그램 생산에 몰두하고 있다. 반면 경쟁력이 부족한 종편들은 생존을 위해 프로그램 경쟁력을 넘어선 광고 영업을 자행하며 광고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 이는 기존 방송사업자의 생태계까지 위협하고 있어 우리나라 방송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 따라서 정책 목표를 이행하기는커녕 역행하고 있는 종편 사업자들은 적절한 수로 조정해야 마땅하고, 이를 위해 종편들의 정책 목표 달성 여부를 상대적으로 면밀하게 따져 평가해야 한다.

 

2. 종편의 공적 책임

- 방송법은 제1조부터 방송의 공적책임을 고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5조에서 방송의 공적 책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6조에서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강조하고 있다. 방송 일반에 모두 적용되는 조항임은 물론이지만 뉴스를 하는 보도전문채널이나 종합편성을 하는 방송은 언론 기능을 수행하는 방송으로서 그 책임이 더 무겁다.

 

- 비록 특혜 논란이 있으나 종편을 의무 전송 대상으로 방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것은 종합편성 방송의 사회적 의미를 고려한 것이다. 따라서 종편의 승인 여부를 결정할 때, 의무 전송이라는 특혜만큼이나 종편의 공적 책임 역시 더 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 종편 도입 시 강조했던 정책 목표인 방송의 다양성 제고는 방송사업자수를 늘림으로써 다양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논리였다. 종편이 기존 방송에서 다 포괄하기 어려운 다양한 목소리나 다양한 삶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정책적 기대였다. 방송법 6조 5항은 ‘상대적으로 소수이거나 이익추구의 실현에 불리한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을 충실하게 반영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다양성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밝혔다. 하지만 종편은 이미 여론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는 특정 기득권을 대변하는 편파 보도를 행하고 있다는 강력한 비판에 직면해 있다.

 

-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가 공정하지 못하고 특정 종편의 편파 막말 보도에 우호적이라는 일반의 평가가 있음에도 종편 내용의 심의 결과는 심각하다(붙임 ② 참조). 또한 우리 단체의 모니터 결과에 따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와 다르게 일부 종편의 막말 편파보도는 그 도를 넘어섰다(별첨 참조). 이에 종편 재승인 심사는 방송법의 취지에 따라 종편의 공적책임 이행 여부를 엄격하게 평가해야 한다. 

 

3. 종편의 재승인 조건 이행 여부의 반영

- 방송통신위원회는 2016. 8. 18일 ㈜조선방송, ㈜채널 A, ㈜제이티비시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행정처분을 하였다.

 

- 사업신청서 당시 제시한 콘텐츠 투자금액을 이행하지 않았거나 재방 비율을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재승인을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과징금 이상의 처분을 하지 않은 명분이 적절한지 여부와 별도로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행정처분을 한 것은 반드시 필요한 행위였다.

- 하지만 콘텐츠 투자 계획 불이행 여부와 관련하여 전술한 정책 목표를 고려한 세심한 판단이 필요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제이티비시가 과도한 콘텐츠 계획을 제시하여 재승인 심사에서 유리한 점수를 받았을 수 있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계획 이행을 하지 않은 ㈜제이티비시를 행정처분한 것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동일한 서비스를 하겠다는 ㈜조선방송과 ㈜채널에이의 콘텐츠 투자액이 ㈜제이티비시의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개선해야 마땅하다. 이번 종편 재승인 심사에서 이를 고려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 ㈜조선방송과 ㈜채널에이의 막말 편파 방송이 시정되지 않았음에도 방송통신위원회 행정처분을 피한  것은 방송법의 적용을 감시 감독할 책임을 맡은 규제기관 방송통신위원회가 책임을 방기한 것이다. 두 종편이 외부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운영, 출연자에 대한 제재 기준 마련 등을 했음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이런 외형적인 체계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인데 이를 실사하지 아니하고 단순 촉구와 이행 계획 제출을 요구한 것은 시정 의지 부족으로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종편 재승인 심사는 형식적 틀만이 아니라 실제 작동 여부 검토를 통해 종편의 막말 편파보도와 같은 방송의 공적책임 또는 공정성 이행 여부를 면밀하게 판단 재승인 심사 결과에 반영하여야 한다.

 

(사)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이완기·박석운 (직인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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