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KBS 이사회는 고대영 사장을 조속히 해임하라!

방통위의 KBS 파업 중단 촉구는 책임 전가일 뿐이다
등록 2018.01.04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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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오늘(1월 4일) KBS 보궐이사로 기독교계 원로이자 오랫동안 민주화·평화·통일운동을 해온 시민활동가인 김상근 목사를 추천했다. 김상근 목사는 CBS 부이사장을 지냈고 오랜 시간 언론개혁 운동에도 참여했던 인물이다. 따라서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처참하게 무너진 KBS 정상화를 위한 이사회의 책무를 충분히 인식하고 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방통위는 오늘 KBS 정상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만한 인사를 보궐이사로 추천하고서도 정작 KBS 정상화를 위해 123일째 파업 중인 KBS 구성원들의 열망을 짓밟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였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지원과 방송 정상화를 위해 언론노조 KBS본부가 조속히 업무에 복귀하길 기대한다며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한 것이다.

방송 정상화를 위해 파업을 중단하라는 얘기는 방통위에서 감히 꺼낼 수 있는 게 아니다. KBS를 정상화가 필요한 ‘죽은’ 방송으로 만들어 KBS 언론인들을 120일이 넘는 파업을 내몬 ‘원죄’는 바로 방통위에 있기 때문이다.

KBS 언론인들이 왜 2017년 가을에 시작한 파업을 해를 넘긴 지금까지 고통스럽게 이어가고 있는가. 감사를 통해 KBS 일부 이사들이 업무추진비를 애견카페, 단란주점 등에서 사적사용한 사실을 확인한 감사원에서 비리 이사 해임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통보했음에도, 공영방송 정상화를 정치 이슈로 변질시키려는 자유한국당의 억지에 예정된 행정절차를 지연시키고 좌고우면한 건 방통위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감사원 감사로 비위를 확인한 이사가 여럿이었음에도 방통위는 단 한 명만을 해임했다. 그로인해 지금도 KBS이사회에는 수신료를 재원으로 하는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유용한 ‘비리’ 이사이자 부패한 정권의 심기 경호를 우선하는 KBS 사장을 세우는 일에 앞장섰던 ‘적폐’ 이사 무리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KBS 정상화를 위한 모든 작업을 사사건건 훼방 놓고 있다.

더구나 방통위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KBS와 MBC 두 공영방송을 국민의 방송이 아닌 정권의 방송으로 만드는 일에 앞장섰던 조직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아무런 근거도 없이 공산주의자라고 음해하고,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프로그램 제작을 밀어붙이며, 정권의 의중에 맞춰 공영방송의 보도·제작·편성을 자유를 훼손한 공영방송 사장들을 골라 뽑은 건 방통위에서 추천하고 임명한 이사들이다. 자유한국당이 여당 시절 방송사 수뇌부를 지배했다고 부끄러움 없이 말하는 데 대한 책임에서 방통위가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비록 현재의 방통위원들이 추천·임명한 이사들은 아니지만, 청산의 책임은 현재의 방통위원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 방통위가 할 일은 정상화를 위해 힘겨운 싸움을 감내하고 있는 언론인들에게 파업을 중단하라고 다그치는 게 아니다. 방통위는 방송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존재하는 조직임에도 이를 망각하고 국가기간방송인 공영방송 KBS를 적폐 권력의 선전도구로 만든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하루 속히 비리 이사들을 완전히 청산해야 한다.

KBS이사회 또한 대통령의 보궐 이사 선임과 동시에 고대영 사장 해임에 나서야 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지원과 KBS 방송 정상화를 위한 가장 빠른 길은 KBS이사회가 신속하게 고대영 사장을 해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고대영 사장이 해임된다면 다섯 달째 급여도 못 받은 채 고통스럽게 파업하고 있는 KBS본부가 바로 업무에 복귀하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KBS 이사회의 지체 없는 결단을 촉구한다. 그 길이 가장 빨리 KBS 언론인들의 업무복귀와 KBS 정상화를 추진하는 길이다. <끝>

 

1월 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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