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문재인·이재명 동시에 흠집 내고 지지자 분열시키는 TV조선2016년 12월 16일~ 18일
16~18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은 끊임없이 문재인-이재명을 이간질하던 TV조선이 이제는 문재인-이재명 지지자들이 서로 견제에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특히 이재명 시장을 비난하는 자극적 SNS 글에 대해서 근거도 없이 야권 지지자들이 서로 견제하기 위해 퍼나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방송에 패널로 나온 송영선 전 의원은 이재명 성남시장이 “문재인에게 특별히 도움이 될 건 없”다며 발언했습니다.
지난 8차 촛불집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박사모 등 보수단체의 맞불집회가 화제였죠. 연합뉴스TV에 출연한 박태우 고려대 연구 교수는 “국론 양극화”, “우려스러운 남남갈등” 등의 표현을 써가며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를 민심인 것처럼 호도했습니다.
채널A <뉴스특보>(12/17)에 출연한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태블릿 PC가 고영태 씨의 것이라 주장합니다. 태블릿 PC를 둘러싼 위증교사 의혹들을 모두 무시한 채, ‘팩트는 (태블릿이) 고영태의 것’이라는 지극히 주관적인 근거를 대면서요.
1. TV조선, 문재인도 때리고, 이재명도 때리고, 양측 분열시키고 일석 삼조!
지난 12일 TV조선 <뉴스 판>에서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인터뷰 발언을 ‘반문재인 연대 선언’(https://bit.ly/2hneGd6)이라며 보도했는데요. TV조선 시사토크쇼에서도 종합뉴스와 맥을 같이 하는 모습입니다. TV조선 <최희준의 왜?>(12/16)에서는 문재인․이재명 지지자들이 견제에 나섰다며 자극적인 SNS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글쓴이는 흐리게 처리하긴 했지만, 자극적인 SNS 글을 방송이 그대로 퍼나르고 있는 셈입니다. 게다가 이런 글을 보여주는 와중에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지금 보수층은 박 대통령 문제로 보수층 내부도 분열 돼 있고 누군가 그런 어떤 대선까지 겨냥을 하면서 야권 후보를 견제할 현재의 여유도 없고 힘을 상실해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저렇게 조직적으로 퍼뜨려지는 부분을 보면 야권에서 누군가가 이재명 시장을 견제하기 위한 거 아니냐, 이렇게 해석이 될 수가 있죠”라고 말합니다. 이번 글을 보수층이 아니라 이재명 시장을 견제하기 위해서 야권 지지자들이 서로 퍼뜨리고 있는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황장수 씨는 “급작스럽게 대선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지금 이재명 시장이 치고 나가다가 갑작스럽게 후보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략) 지금 이렇게 헌재 재판이, 심판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미리 견제에 들어가고 있는 거 아닌가 그렇게 예상이 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야권 대선 후보들을 지지자들을 분열시키고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시장을 분열시키는 전형적인 이간질입니다.
△ 문재인-이재명 지지자들의 SNS의 글이라며 두 후보의 지지자들이 서로 견제에 들어갔다고 주장. TV조선 <최희준의 왜?>(12/16)
이어 진행자 최희준 씨는 문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이 시장을 위협적으로 느끼기 시작했다며 “이재명 시장의 부상이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가도에 대통령 되는 길에 도움이 될까요? 마이너스가 될까요?”라고 묻자 송영선 새누리당 전 의원은 “위협적”이라며 말을 이었습니다. 송 씨는 “문재인에게 특별히 도움이 될 건 없습니다. 이재명은 새로 나온 신생아에요. 그런데 문재인은 그렇게 치면 이미 친구도 있고 적도 있고 하는 대학생쯤이란 말입니다. 성장기로 치면. 그러면 새로운 지금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보다 문재인은 가지고 있는 친구를 탄탄하게 해야 되는데 이 친구들이 새로 나온 이 재롱떠는 신생아의 쇼가 재미있어서 지금 눈이 홀리고, 홀려지는 상황이니까 문재인으로서는 자기 기반... 자기가 뭐라고 했느냐 하면 우리 민주당이 더민주가 40% 되고 나는 문재인은 앞으로 갈수록 더 지지율이 늘어날 거다 하는데 그 얘기는 바로 정확하게 나는 불안하다. 더 이상 안 오르는 것 같다, 이 이야기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송 씨는 이 시장을 신생아에 비유해 ‘재롱을 떤다’, ‘쇼에 눈이 홀린다’ 라며 폄하했을 뿐 아니라, 이 시장이 단호하게 언론의 선동이라고 밝힌 ‘반문연대’에 대해 “이재명이가 우산 만들자고 한 거 아니에요. 김부겸이 들어오너라, 안희정이 들어오너라, 박 시장 들어오너라 우리 같이 이렇게 우산을 해서 크기, 파이의 크기를 키우면 당에 도움이 된다는데 문이 볼 때는 어라? 나를 놔두고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서 몇 대 일로 나에게 대들려고 한다?”라며 또 다시 문 전 대표의 마음을 읽는 독심술을 펼쳤습니다.
송 씨의 발언은 전에 있던 TV조선 저녁종합뉴스와 같은 주장입니다. 지난 13일, 이 시장은 이와 같은 일부 언론의 선동에 “이재명은 그렇게 정치하지 않습니다”라며 SNS에 단호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TV조선은 문재인-이재명의 사이를 가르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2. 경찰추산 3만 박사모 집회가 국론 양극화?
지난 8차 촛불집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박사모 등 보수단체의 맞불집회가 화제였죠. 특히 촛불집회와 맞불집회를 비슷한 규모로 보도하는 보수 언론들의 호들갑이 돋보였습니다. 박사모 측 추산 참가자 100만 명, 경찰 추산 3만 3,000명의 집계에서 보이듯 이날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는 8차까지 달려온 시민의 촛불집회와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종편 토크쇼들도 보수언론의 반응과 다르지 않았는데요. 연합뉴스TV <뉴스1번지>(12/17)에 출연한 박태우 고려대 연구 교수는 “국론 양극화”, “우려스러운 남남갈등”등의 표현을 써가며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를 ‘매우 의미있는 민심의 척도’인 양 부각했습니다.
박 교수는 보수단체 집회를 “글쎄요. 국론이 이렇게 양극화되고 있다는 하나의 극명한 사례인데 (중략) 우리 사회가 지금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문제를 놓고 극명하게 남남갈등이 지금 재현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되고 지금 보수단체도 갈수록 숫자가 늘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이것은 뭘 의미하냐면 여론이 쉽게 잠들지 않고 헌재에서 결정이 나올 때까지 이러한 현상이 계속될 것이다. 조금 우려스러운 그런 남남갈등의 현장입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박사모 등 보수단체의 집회를 ‘국론의 양극화’라고 표현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이번 탄핵안 가결은 국회의원의 다수뿐 아니라 이에 동의하는 80% 이상의 국민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거리에 나와 촛불을 든 100만, 200만 국민은 그 일부일 뿐입니다. 국민 절대다수가 대통령의 탄핵에 동의하는 것입니다. 오죽하면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도 탄핵안에 찬성했을까요? 물론 박 대통령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국민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 교수처럼 이를 촛불민심과 1:1로 비교하는 건 지나친 과장입니다. 일부 수구세력이 집결해 반발 집회를 여는 것을 남남갈등, 국론 양극화로 과대 포장하는 것은 촛불민심을 물타기 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주장입니다. 압도적인 다수 국민의 목소리를 일부 수구세력의 반대 목소리와 같은 수준으로 깎아내리는 것이죠.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는 정치적 이념의 대결이 아닙니다. 망가진 국가의 시스템, 헌법의 가치와 같은 질서와 정의를 지켜내는 싸움입니다. 그것을 ‘남남갈등’이라며 보수·진보의 프레임에 가두는 박 교수의 발언 자체가 문제입니다.
3. 황태순, “고영태는 알고 있어. 태블릿PC는 고영태 것!”
채널A <뉴스특보>(12/17)에 출연한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고영태 씨의 태블릿PC’일 것이라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국정조사에서 태블릿 PC 관련 위증교사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또한 고영태 씨가 청문회 이틀 전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태블릿 PC 관련 청문회 질의 내용을 예상했다는 이른바 ‘고영태 예언’이 화재입니다. 15일, 4차 청문회에서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은 “(JTBC가 공개한 태블릿을) 고 씨가 들고 다녔고, 충전기를 사오라고 시켰다”고 말해 고영태 씨의 예언이 실제로 현실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황태순 씨는 다른 출연진들이 위증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들이 여럿 있다, 검찰 수사에서 이미 최순실 씨의 것으로 밝혀졌다 등의 의견을 개진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태블릿PC는 고영태 씨의 것이고, 위증 교사는 없었다’, 이것이 ‘팩트’라고 우겼습니다.
황태순 : 고영태가 하늘의 기운을 받았습니까? (중략) 고영태는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자기 것인지. 그리고 자기가 들고 다녔다는 것도 자기는 알고 있어요. 그리고 거기에 보니까 마침 예전에 구형 태블릿 PC라서 그 잭, 충전기 잭 시켰더니 밑에. 자기는 상무였고. 그 당시 박헌영 과장이 엉뚱한 걸 사와서 혼냈던 것도 기억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자기 짐작컨대는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새누리당, 자기한테 적대적인 건 새누리당이죠 지금. 새누리당 누군가가 태블릿 PC를 물으면 박헌영이는 자기가 알고 있는 건 그거니까 그렇게 얘기할 것이다 하고 두루뭉술하게 얘기했던 것인데 그게 우연히 맞은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여기에서 이만희 의원이 이걸 갖다 3자 대질신문할 것 없이 빨리 검찰에 고발하세요. 고발하셔서 실제로 따져보면 될 겁니다. 아니, 그리고 이걸 보면 아니 무슨 고영태가 천리안입니까? 이틀 후에 있을 일을 갖다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알게? 그건 우스운 이야기죠. (중략)
황태순 : 저는 일단 박헌영의 말이 팩트라고 보는 거예요. 그리고 이만희하고 짜지 않았다고 보는 거예요. 이만희 의원이랑 입 안 맞추고 박헌영은 자기가 알고 있는 팩트를 그대로 얘기했을 때 그것을 마치 이런 식으로 확 물을 타버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만약에 제가 고영태가 미리 그 월간중앙이랑 인터뷰하면서 이만희 의원이랑 할 것 이다. 최소한 TK 의원이랑 할 것이다, 이렇게만 압축했어도 ‘아, 알았구나’ 그런데 두루뭉술하게 새누리당 의원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어요.
김종석 (진행자) : 그런데 말하는 질의 답변은 완전히 똑같으면
황태순 : 아니 그러니까! 아이 그건 당연하죠! 팩트기 때문이죠. 그건 고영태 것이었고, 고영태가 늘 들고 다녔던 것이었고, 고영태가 어느날 갑자기 이 충전기를 사오라고 시켰는데 박헌영이가 잘못사와서 혼을 냈고. 이런게 있었기 때문이죠.
검찰은 태블릿 PC의 주인이 최순실 씨라 밝혔습니다. 최 씨의 동선과 태블릿 PC의 위치정보가 동일한 점, 태블릿에 남아있는 정호성 전 비서관의 문자 메시지, 셀카, 가족사진 등이 검찰이 제시한 증거였습니다.
태블릿 PC를 둘러 싼 위증 교사의 증거도 있습니다. 먼저 최순실 씨의 귀국 전 육성 파일입니다. 최순실 씨는 “이게 완전 조작품이고 얘네들이 이걸 저기 훔쳐 가지고 이렇게 했다는 것을 몰아야 되고”라고 말했습니다. JTBC 기자가 훔쳐서 조작했다고 몰아가란 지시죠. 둘째, K스포츠재단이 만든 ‘특검 및 국정조사 재단 대응방침’ 문건입니다. 새누리당 의원 세 명은 파란색으로, 야당 몇몇 의원은 빨간색으로 분석해 놓았는데요. 파란색으로 표시된 의원 세 명이 바로 ‘이완영, 이만희, 최교일 의원’ 입니다. K스포츠재단의 정동춘 이사장과 사전에 만난 인물들이죠. 셋째, 고영태 씨의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입니다. 황태순 씨 말대로 고영태 씨가 천리안이 아닌 이상, ‘자신의 것’이란 사실만으로 질문 내용과 답변 내용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겠죠.
태블릿 PC와 달리 ‘위증교사’의 경우 검찰의 수사 결과는 없는 상태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현재까지는 ‘의혹’에 불과하고, 위의 증거들이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황 씨가 ‘위증교사’가 아니라는 새로운 ‘의혹’을 제기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의혹에 따른 근거도 제시해야 합니다. 지금 황 씨의 주장에 어떤 근거가 있나요? 고작 ‘고영태 씨가 천리안이 아니다, 고 씨는 새누리당 의원이라고만 칭했지 누구인진 밝히지 않았다, 고 씨의 태블릿이라는 게 팩트다’가 전부입니다.
태블릿 PC 국정개입 사건 핵심 증거물입니다. 박 대통령의 탄핵 여부에도 최순실 씨의 재판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죠. 친박 인사들과 일부 보수 단체가 태블릿 PC 흔들기에 여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럴수록 언론은 사실을 명확히 전하는데 힘써야 하지 않을까요?
*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