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조갑제, “박정희, 육영수 딸이면 과오가 있어도 봐줘야”
12월 2일~ 4일
등록 2016.12.06 18:51
조회 581

12월 2일 ~ 4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12/3)에서는 촛불집회의 일부 폭력 시위자들을 언급하면서 촛불집회가 아닌 다른 영상을 보여줘 사실을 왜곡했습니다. 조갑제 씨는 “비극적으로 돌아가신 박정희, 육영수 여사의 따님이면 설사 과오가 있더라도 좀 봐줘야 되는 거 아니냐”,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중략) 국민들이 궁금하면 다 해야 됩니까?”라는 일방적인 하소연을 했습니다. 종편 출연진에게도 막후세력 최순실 씨가 있는 걸까요? 다른 날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해 꼭 같은 주장을 펼칩니다. 최병묵 씨와 황태순 씨는 이번 집회가 평화 시위란 점을 강조하며, ‘이번 집회와 달리 작년 민중총궐기는 폭력집회였다, 주최가 폭력 단체 민주노총이었기 때문’이라 주장합니다. 민영삼 씨는 2일 거센 탄핵 민심에 당황한 국민의당을 두고 “이 탄핵 민심에 나쁘게 표현하면 휘둘리는 거예요. 눈치 보고. 이게 바로 포퓰리즘 아니고 뭡니까?”라고 비판했습니다.

 

1. 촛불집회도 아닌 미디어몽구 영상 집어넣어 폭력집회 부각한 TV조선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12/3)에서 진행자 이봉규 씨는 “촛불집회 5대(4대를 잘못 언급한 듯함) 핫 장면 2위 확인하시겠습니다. 2위는요 눈살 찌푸리게 한 일부 폭력 시위자들인데요. 광화문 한복판에서 시민들이 평화롭게 시위를 진행했습니다만, 다른 한편에서 일부 시민들이 맞불집회 형식도 있었고, 하여튼 폭언과 몸싸움이 난무하기도 했습니다.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시위 충돌 현장 확인해 보시겠습니다”라 소개합니다.


  이어서 <아주경제>와 <미디어몽구> 출처의 영상 3개가 잇따라 화면에 나옵니다. 맨 처음 영상은 <아주경제> 영상으로서 촛불집회 일부의 폭력 사태가 맞습니다. 이어지는 2개의 <미디어몽구> 영상이 문제입니다. 두 번째로 나온 영상에서 박근혜 퇴진 피켓을 들고 있는 한 시민 주변을 누군가가 폭행합니다. TV조선이 보여준 짧은 영상만으론 집회 중 몸싸움으로 보이는데요. <미디어몽구>에서 취재한 원본 영상을 보면 이는 ‘박정희 99주년 탄신제’에서 있었던 폭행 사태였습니다. 박정희 생가 앞에서 ‘박근혜 퇴진’ 1인 시위를 하는 시민을 박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사람이 폭행한 것입니다. 뒤이어 나오는 3번째 <미디어몽구> 영상은 촛불집회 당시의 폭력 사태가 맞는데요. TV조선은 내용이 다른 <미디어몽구> 영상 2개를 이어 붙여 마치 하나의 ‘촛불집회 폭력 사태 영상’인 것처럼 왜곡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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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에서 일어난 폭력 시위를 ‘촛불집회 4대 핫장면’으로 꼽은 TV조선(좌),

박정희 99주년 탄신제 폭력 사태를 촛불집회 폭력 시위 자료화면으로 보여준 TV조선(우).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12/3) 화면 갈무리

 

  영상을 보여 준 후에 진행자와 출연진은 “그동안에 안 나왔던 장면인데요, 과격한 장면도 있었네요”, “늘 (방송사에) 나올 때 마다 시청에서부터 광화문 광장까지 한 바퀴 쭉 돌고 오는데 한 번도 저런 장면을 못 봤어요” 등의 평을 내어 놓습니다. 두 번째 영상이 박정희 탄신제에서 있었던 일이란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시청자들은 이번 촛불집회에서 일어난 폭력사태 중 하나로 착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백 만 시민이 만들어낸 촛불 집회에 ‘폭력’을 뒤집어 씌우려다 저지른 명백한 오보입니다.

 

2. 조갑제, “박정희, 육영수 딸이면 과오가 있어도 봐줘야”
  TV조선 <뉴스를 쏘다>(12/2)는 그야말로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의 징징거림이 도를 넘어섰습니다. 조 씨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언론들이 마녀사냥을 통해 국민들의 분노를 조장하고 있다며 비판에 나섰는데요. 최근 박정희 생가를 방화한 사건에 대해 토론하던 중 조 씨는 “우리 오천만 민족을 가난에서 구해 주고도 비극적으로 돌아가신 박정희, 육영수 여사의 따님이면 설사 과오가 있더라도 좀 봐줘야 되는 거 아니냐”,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거기에 무슨 범죄행위가 있었어요? 아니, 특검이 무슨 흥신소입니까? 국민들이 궁금하면 다 해야 됩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합리적인 방법으로 아무리 말을 해도 들어주지 않을 것 같으니 징징거리고 윽박지르는 수준입니다. 조갑제 씨.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합니다. 대통령 역시 법 앞에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위법행위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박정희, 육영수의 딸이라는 이유로 봐줘야 된다고요? 당신의 발언은 대통령에게 아무런 힘이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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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 육영수 딸이라 (박근혜 대통령) 과오가 있어도 봐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TV조선 <뉴스를쏘다>(12/2)

 

  조 씨의 박 대통령을 향한 사랑은 계속됐습니다. 조 씨는 “굳이 이렇게 발가벗겨가지고 아니, 언론이 세계 언론 역사상 한 사람을 이렇게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또 박근혜 대통령 완전히 무장 해제됐어요. 박근혜 대통령을 변호해야 될 사람이 청와대인데 청와대 보니까 대변인 한 사람만 나와서 외롭게 이야기하고 유영하 변호사 그리고 새누리당은 완전히 뒤에 숨어버리고 자기들끼리 싸우고 하는 게 이렇게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게 이게 정의로운 겁니까? 이게 공평한 겁니까?”라며 언론과 새누리당을 비판했습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거기에 무슨 범죄행위가 있었어요? 아니, 특검이 무슨 흥신소입니까? 국민들이 궁금하면 다 해야 됩니까? 그건 수사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죠. 아니, 그 7시간 동안에 범죄가 이루어져서 세월호를 구출할 수 있었는데 못 했다든지 하는 정도의 혐의가 있어야지 단순하게 흥미 차원에서 한다면 특검이 아니라 특별 무슨 흥신소 되는 거 아닙니까?”라며 국민정서를 무시하는 막말을 했습니다. “국민들이 궁금하면 다 해야 됩니까”라니요? 대통령은 누가 만들어 준 것입니까? 국가의 주인이 누구입니까? 대한민국은 박근혜의 나라가 아닙니다. 국민들은 그동안 끊임없이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묵살하고 은폐해 왔습니다. 조 씨가 말한 “7시간 동안에 범죄가 이루어져서 세월호를 구출할 수 있었는데 못 했다”라는 혐의의 유무는 특검에서 밝힐 일입니다. 특검은 반드시 2014년 4월 16일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 명명백백히 밝혀야 합니다.

 

3. ‘민주노총은 폭력집단’이라는 똑같은 주장 이어져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12/3)에서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이번 촛불집회를 공연도 즐기는 ‘문화제’ 같다고 평가하더니 “우리가 1년 전에 민노총 주최 집회 잘 보셨잖아요. 눈으로. 그때 얼마나 폭력성, 과격성을 띠었습니까? 그리고 그때 그 일로 인해서 그 농민 하나도 죽었고 이런 문제까지도 발생을 했는데. 1년 만에 이런 변화가 왔다?”라며 그 이유가 무엇일지 추측하기 시작했습니다. 최병묵 씨는 “그때(2015년 민중총궐기)하고 비교를 해 보면 역시 지금은 너무 많은 숫자가 모였다. 그래서 저게 과격화 될 수가 없는 거예요, 도저히. 왜냐하면 이번에도 주최를 하는 쪽은 민노총 등 1500개 단체 정도가 집회 주최를 했지 않았습니까? 그게 지금 ‘퇴진운동’이라는 그런 단체인데. 그 단체가 이 주최를 일사분란하게 이 집회를 이끌어갈 수 없는 정도로 숫자가 너무 많아요. 그러다 보니까 집회의 주도권이 오히려 저는 문화제, 아니면 일반시민 참가자 쪽으로 주도권이 넘어간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다음날 TV조선 <뉴스특보>(12/4)에 출연한 황태순 정치평론가 역시 최 씨와 똑같은 논리를 펼칩니다. “그 주축 세력이 민주노총을 비롯해서 어떻게 보면 예전에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굉장히 거칠고 과격한 시위를 주도했던 분들이 세상이 다 알고 있어요. 다행히도 이번에는 더 많은 100만, 200만 가까운 대다수의 일반 시민들이 그것을 희석시키고 있습니다만” 이란 건데요. 이 쯤 되면 종편 출연진들에게도 최순실 같은 막후 세력이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사실 1년 전부터 종편 출연진들이 공유하던 프레임이 있었습니다. ‘2015년 민중총궐기는 불법, 폭력 집회다’란 주장입니다. 두 패널은 이번 집회를 보며 작년 총궐기가 폭력집회였던 이유를 하나 더 추가하는데요. 바로 주최 단체가 폭력 단체인 ‘민주노총’이었기 때문이란 겁니다. 졸지에 민주노총은 폭력 시위를 주도하는 단체로 매도됩니다. 뿐만 아닙니다. 최 씨의 논리대로라면 함께 했던 4월16일 약속 국민연대,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저지네트워크 등도 연대 폭력 단체가 되는 것이죠.

 

  당시 시민의 폭력성을 언급하기 전에 짚어야 할 게 있습니다. 경찰의 과잉진압입니다. 당시 주최 측은 정당하게 집회 신고를 합니다. 지금까지 열린 6차례 촛불집회와 마찬가지로요. 하지만 경찰은 교통 불편이란 핑계를 대며 집회를 허가해주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광화문역을 통제하고 차벽을 쳐 통행 자체를 막아버렸습니다. 경찰은 정당한 집회를 요구하는 국민을 공권력으로 억눌렀습니다. 이에 시민들이 저항했고 그 과정에서 마찰이 일어나게 된 것이죠. 최병묵 씨와 황태순 씨는 공권력의 강제진압에 대한 언급 하나 없이 폭력 집회로 치부해 버립니다. 최 씨의 발언대로라면 백남기 농민을 향한 물대포도 ‘시민들의 폭력 집회’ 때문이란 거고요. 물론 지금의 경찰도 매주 행진을 불허하고 청와대 길목에 차벽을 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때의 경찰이 지금만큼의 태도만 보였어도, 집회 참가자들이 저항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4. 탄핵 민심 따르면 포퓰리즘?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12/2)에 출연한 민영삼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2일 거센 탄핵 민심에 당황한 국민의당을 두고 “이 탄핵 민심에 나쁘게 표현하면 휘둘리는 거예요. 눈치 보고. 이게 바로 포퓰리즘 아니고 뭡니까?”라고 비판했습니다. ‘포퓰리즘’이라는 용어의 뜻도 맞지 않을 뿐더러 민의를 반영한다는 기본적인 민주주의의 의미를 무조건 포퓰리즘으로 폄하한 것입니다.

 

  민 씨는 “정치권이 이렇게 중심을 잡지 못하면 안 됩니다. 아니, 솔직히 까놓고 얘기해서 9일날 탄핵을 하나. 5일 날 탄핵을 하나 무슨 차이입니까? 대통령은 이미 다 내려놓고 대통령은 원대 복귀 못 합니다, 청와대에 다시 원대 복귀를 못 해요. 어떻게 수행합니까? 아베가 시진핑이 (박근혜를)대통령으로 생각하겠습니까? 할 수가 없어요. 그런 상황 속에서 촛불민심은 당장에 오늘 내놔라. 촛불 민심이지 않습니까? 그러면 정치권에서는 촛불민심을 다스려야죠. 당장의 오늘 내려오고 싶은 민심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제도상 이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그 민심을 담아내기 위해서 대통령을 퇴진시키기 위해서 이렇게 며칠의 말미가 필요합니다. 이런 설득 작업을 할 게 아니라 이 탄핵 민심에 나쁘게 표현하면 휘둘리는 거예요. 눈치 보고. 이게 바로 포퓰리즘 아니고 뭡니까?” 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일과 2일, 정치권에서는 탄핵을 놓고 알력다툼이 거셌습니다. 민주당은 2일 탄핵 표결 방침을 밝혔지만 국민의당이 이를 거부하고 새누리당 비박계도 입장을 선회하면서 민심의 거센 반발을 직면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고육지책으로 던진 ‘4월 퇴진론’을 정치권이 수용하는 것 아니냐 하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이에 국민의당은 9일로 밝혔던 탄핵 표결입장을 다시 바꾸고 5일로 앞당기기로 합니다. 민 씨는 이를 ‘포퓰리즘’으로 재단한 것이죠.

 

  하지만 민 씨의 주장과는 달리 5일과 9일 탄핵 표결은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5일 탄핵 표결이 실패한 지금도 언론에서는 박 대통령의 4차 대국민 담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9일 표결을 진행할 경우 대통령에게 ‘전격 퇴진 수용’이라는 마지막 꼼수를 부릴 수 있는 며칠간의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만약 민주당의 생각대로 5일 탄핵안이 표결됐다면 이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겠죠. 국민의당으로 폭발한 민심은 이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박 대통령에게 더 이상 ‘꼼수’를 부릴 시간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민 씨는 이런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9일날 탄핵을 하나. 5일 날 탄핵을 하나 무슨 차이입니까?”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민심의 향배에 따라 탄핵 일정을 바꾼 국민의당에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것도 부적절합니다. 포퓰리즘은 인기영합주의, 대중영합주의로 불립니다. 정치권이 유권자인 국민에게 표나 지지를 얻기 위해 선심성 공약, 비현실적인 정책을 펼칠 때 이것을 포퓰리즘이라고 말합니다. 정치권이 자신의 이득을 위해 민심을 선동하고 이용하는 것이 포퓰리즘 정치입니다. 민심에 화들짝 놀라 입장을 바꾼 국민의당의 상황과 정반대인 셈이죠. 포퓰리즘은 정치가 국민을 이용하는 것이고 국민의당은 국민의 뜻을 따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당이 민의를 두려워하고 민의에 수긍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이걸 포퓰리즘이라 칭하는 것은 촛불 민심을 폄하하는 말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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