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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없어도 잘하잖아?” 정치 고수 박근혜 대통령2016년 11월 29일
29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 나온 출연자들은 일제히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를 옹호했습니다.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국장은 “최순실 씨가 없어도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에 관한 한 상당한 정도의 고수다, 우리가 그런 걸 느낄 수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전용학 전 국회의원 역시 “몇 개월만 기다리면 우리 국민들이 속 시원하게 알게 될 상황이기 때문에 몇 개월 기다려 주시는 인내심도 필요하다”며 대통령의 명예퇴진을 옹호했습니다. 이영작 서경대 석좌 교수는 한술 더 떠 “탄핵으로 가면(나라가) 굉장히 불행해져요”라며 정치권의 대통령 탄핵을 일축했습니다.
1. 최순실 없어도 잘하잖아? 정치 고수 박근혜 대통령
29일 박 대통령의 3차 담화문 발표가 있었습니다. 채널A <이남희의 직언직설>(11/29)에서도 실시간으로 이번 담화문을 분석했는데요.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국장은 이번 3차 발표를 통해 ‘박 대통령의 정치적 능력이 고수’란 것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을 굉장히 무능해서 맨날 최순실 씨한테 이것저것 묻고, 본인은 결정을 아무것도 못 한다고 그랬죠? 그런데 그게 아닌 게 드러났잖아요, 벌써. 정치에 관한한 적어도”라는 것입니다.
그가 제시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친박이)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탄핵 소추 요건)200석이 넘을 것 같거든요. 국민의당, 더불어민주당 거기에다가 비박계 한 40명 넘게 확보를 했다고 하니까. 200명 넘을 가능성이 있어요. 그러니까 당장 이것(탄핵)을 막는 게 급선무예요 (중략) (국회에) 다 넘겨버리면 이게 국회 언제 결정할지 모르잖아요. 그러면 당장 이렇게 하야를 한다는데 탄핵은 좀 정지해 달라,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거든요. 그렇게 되면 당장 비박계가 흔들리고 있잖아요, 일부가. 그러면 이제 탄핵을 추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사람들은 지금까지 해놓은 계산은 다 무효예요 이제. (중략) 박근혜 대통령은 바로 그 틈새를 노리고 지금 치고 들어간 거”
최 씨는 같은 날 MBN <뉴스&이슈>(11/29)에서도 “최순실 씨가 없어도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에 관한 한 상당한 정도의 고수다, 우리가 그런 걸 느낄 수 있어요”라 평했는데요. 방송사를 옮겨 다니면서 반복적으로 발언하는 걸 보니, 박 대통령의 정치적 능력, 그의 ‘꼼수’에 크게 감명 받았나 봅니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대통령의 정치력에 감탄한 국민이 얼마나 될까요? 3차 담화문에서 박 대통령은 “단 한 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며 측근 관리를 못한 도의적 책임으로만 한정지었는데요. 재단 설립 명목으로 대기업으로부터 출연금을 뜯어냈다는 내용은 이미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진 상황입니다. 대통령 역시 최순실 일당과 같은 범죄자인 겁니다. 그런데도 지난 1, 2차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자신의 불법 행위는 철저히 부정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3차 담화문 발표일은 검찰 대면조사 최종 시한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한 대국민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해선 언급조차 없었습니다.
정치는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하려고, 나라를 다스리는 일입니다.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질서를 잡아 줄 권력이 필요하고, 그 권력을 선출된 대통령에게 위임해 준 것입니다. 대통령은 이 권력을 국민 몰래 나눠 가졌습니다. 철저히 사익을 위해 오용해 왔고요. 그런 인물에게 정치적 능력을 평가하는 것조차 어불성설입니다. 무엇보다 최 씨가 ‘탁월한 정치적 능력’이라 극찬한 내용은 그의 분석대로 탄핵을 미루기 위한 꼼수입니다. 또 한 번 사익을 위한 ‘나쁜 정치’를 한 것이죠. 오로지 제 살 길을 위한 ‘비열한 술수’로 평가해야 마땅합니다.
5주 째 백 만 국민이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수사 받아라, 조건 없이 퇴진 하라, 즉각 사퇴하라” 민심은 명확합니다. 대통령은 이 모든 목소리를 묵살하고 국민과 맞서고 있습니다. 4년 전에도 지금도 정치 고수 박 대통령의 정치에 국민은 없습니다.
2. 전용학, 국민들 향해 “몇 개월 기다려 주는 인내심 필요”
TV조선 <최희준의 왜?>(11/29)에 출연한 전용학 전 국회의원도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와 관련해 국민들에게 “몇 개월 기다려 주시는 인내심도 필요”하다며 촛불민심에 기름 붓는 격의 발언을 했습니다. 전 씨는 “대통령의 수사 의지. 수사에 어떻게 응하겠느냐 하는 문제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봅니다”라고 말한 뒤, “저는 왜 그러냐 하면 오늘 담화의 내용은 대통령이 즉각 조건 없는 하야는 안 하겠지만 임기는 단축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거든요. 그러면 대통령에 대한 수사 문제는 오늘 담화에서 대통령이 뭐라고 말씀하셨든지 간에 퇴임하고 나면 검찰 수사를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그전에 특검도 진행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은 불과 몇 개월만 기다리면 우리 국민들이 속 시원하게 알게 될 상황이기 때문에 몇 개월 기다려 주시는 인내심도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요”라며 불난 민심에 부채질을 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는 이미 밝혀진 잘못에 대해서조차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자신 사퇴에 대한 국민의 요구도 묵살했습니다. 자신 사퇴 문제를 국회에 떠넘긴 것은 시간 벌기를 위한 술수입니다. 또한 개헌론을 앞세운 임기 단축은 국회를 분열시키려는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국민이 “몇 개월 기다려 주는 인내심 필요”하다며 대통령을 옹호한 전용학 전 국회의원. TV조선 <최희준의 왜?>(11/30)
국민의 요구는 박근혜 정부의 조건 없는 자신 사퇴입니다. 그러나 전 씨는 정부를 비판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국민들에게 인내심을 가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요구를 단 하나도 들어주지 않는 정부를 왜 국민이 인내하며 기다려야 합니까? 반성 없는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를 보고 국민의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촛불은 횃불이 되어 번져나갈 것입니다. 여야의 국회의원들은 본인의 사익이 아닌 국민의 편에서 국민만 생각해주십시오.
3. “탄핵으로 가면 (나라가) 불행해져” 이영작 씨는 새누리당 대변인?
연합뉴스TV <뉴스1번지>(11/29)에 출연한 이영작 서경대 석좌교수 역시 대통령의 탄핵에 반발했습니다. 이 씨는 박근혜 게이트의 주범으로 꼽히는 박 대통령의 탄핵이 필요 없다며 “왜 (대통령이)물러나겠다고 하는데, 확인사살의 차이인데 꼭 반드시 탄핵이라는 방법을 써야 되느냐”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이 3차 담화문에서 퇴진 의사를 밝혔으니 이제 탄핵은 필요 없는 것이다, 라는 주장입니다.
이 씨는 “이 탄핵이요, 탄핵으로 가면(나라가) 굉장히 불행해져요”라고 말한 뒤, “탄핵이 국회에서 부결이 됐다고 그래봐요. 부결이 됐을 때 올 수 있는 파장이라는 건 말도 못하는 거고 대통령이 물러날 이유도 없어져버리는 거예요.(중략)그러니까 여기서 탄핵은, 탄핵 얘기는 사라져야 돼요. 그리고 여당 사람들도 이제 대통령이 물러나겠다고 그러는데 우리가 탄핵해야 되느냐. 그런 문제가 생긴다고요. 왜 물러나겠다고 하는데, 확인사살의 차이인데 꼭 반드시 탄핵이라는 방법을 써야 되느냐. 좀 더 질서 있고 좀 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대통령이 끝내야 되는 그런 방법이 있는데 왜 굳이 탄핵을 택하느냐 이랬을 때 여당이 어떻게 답을 하겠어요. 그런데 탄핵소추를 해서 표결을 해서 안 됐을 때는 대통령이 이건 국회의 뜻이다, 그러니까 나는 안 물러나겠다고 했을 때 말 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탄핵에 대해서 그만둬야 돼요” 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이 퇴진의사를 밝혔으니 탄핵 필요 없다’는 이 씨의 주장, 어디서 많이 들어보시지 않았었나요? 이 씨의 말은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이 주장하는 바와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국민이 하야를 주장하니 4월에 퇴진 하겠다, 탄핵을 멈춰달라는 것이 지금 새누리당 지도부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4월 퇴진과 탄핵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 씨의 주장대로 대통령이 4월에 퇴진한다면 대통령의 권한과 직무는 4월까지 유지됩니다. 반면 국회가 탄핵안을 통과시킬 경우 탄핵안이 발의된 순간 대통령의 집무는 중지되죠. 탄핵과 4월 퇴진은 박근혜 게이트의 주범인 박 대통령이 계속 직을 유지하느냐 아니냐 라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씨는 이런 사실은 말하지 않고 탄핵은 ‘확인사살의 차이’라며 탄핵을 일축합니다. 그리고 4월 퇴진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이라 추켜세우죠. 거리에 나온 국민이 하야를 외치며 주장한 것은 대통령의 즉각 퇴진입니다. 수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4월 퇴진과는 다릅니다. 이 씨의 주장은 이런 차이점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시청자들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또 탄핵은 헌법에 정해진 국회의 권리입니다. 반면 임기를 정해둔 4월 퇴진이라는 말은 헌법에도 없고 실현도 어려운 정치적인 약속에 불과합니다. 대통령은 3차 담화문에서 ‘국회에 권한을 맡기겠다’고 했지 ‘4월에 퇴진한다’고 말하진 않았습니다. 대통령이 4월에 가서 약속을 어기더라도 법적으로는 아무런 책임이 없는 셈입니다. 언급했듯 3번의 걸친 대국민담화에서도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거짓말을 반복한 대통령입니다. 대통령이 과연 약속을 지킬까요?
탄핵이 부결되면 파장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 씨의 주장도 사실과 다릅니다. 국회법 제92조에 따르면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 중에 다시 발의 또는 제출하지 못한다’는 일사부재리 원칙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법은 제한을 ‘같은 회기 중’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탄핵안이 부결되더라도 9일 이후 임시국회를 열어 새로운 회기를 새로 시작하면 얼마든지 재발의가 가능합니다. 국회는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탄핵안을 가결할 수 있는 셈입니다. <끝>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