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TV조선, 그래도 박원순은 밉다?
2016년 11월 22일
등록 2016.11.23 17:16
조회 216

22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지금도 의혹이 커지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차움 병원 ‘비선진료’를 눈여겨봐야 했습니다. JTBC는 21일부터 이미 세간에 알려진 전 차움병원 의사 김상만 씨를 제외한 2명의 ‘비선 의료진’이 더 있다고 단독보도하면서 이 문제가 ‘세월호 7시간 행적’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습니다. 22일에도 JTBC는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여기다 청와대가 지난 2년간 태반주사, 백옥주사 등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미용 목적 주사제를 2000만원어치나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밖에 22일 한일 비밀군사정보보호협장과 최순실 특검법이 동시에 재가를 받은 국무회의도 주목해야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무위원들과 대통령이 동반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해 국무위원들과 설전을 벌였습니다.

 

1. 박원순 시장의 국무회의 ‘일갈’, TV조선만 강경 비판
22일, 박원순 시장은 국무회의에 배석자로 참석해 국무위원들에게 “국민을 선택할 것인지 대통령을 선택할 것인지 결단하라”고 일갈했습니다. 이에 정부 측 인사는 “대통령 선거 운동하듯 국무회의를 정치판으로 만들어 대단히 유감”이라 밝혔습니다. 반대로 박 시장이 ‘난세의 스피커’ 역할을 했다는 여론도 있습니다. 이 상황을 MBC와 SBS를 제외한 5개 방송사가 보도했는데요. TV조선은 그간 박 시장에 적대적이었던 태도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TV조선 <“국무위원 사퇴” “대선운동 하나”>(11/22 https://bit.ly/2fnwqQG)는 보도 시작부터 박 시장을 비판하겠다는 의지가 묻어납니다. 정혜전 앵커는 “국무회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통령과 국무위원 전원 사퇴를 주장하며 중도 퇴장하는 바람에 회의가 엉망이 됐습니다. 국무회의를 정치적 대권 이벤트용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논란이 나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리포트에서는 “정중하게 반대 의견을 밝힌 게 아니라 중간 중간 갑작스럽게 끼어들어 회의에 맥을 끊었다 중간 중간 갑작스럽게 끼어들어 회의에 맥을 끊었다”와 같은 국무위원들의 비판 멘트를 2개나 덧붙였습니다. 백대우 기자는 국무회의 상황을 전달한 후 “일각에선 지지율 정체상황에 빠진 박 시장이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국무회의에서 정치적 시위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마무리했습니다. TV조선이 ‘일각’을 이라고 출처를 밝힌 이 지적은 정부 측 입장을 그대로 베낀 수준입니다.

 

K-001[105].jpg

 

△ 박원순 시장의 ‘국무회의 일갈’, 일방적으로 비판한 TV조선(11/22)

 

이날 KBS와 채널A는 상황만 건조하게 전달했고 JTBC는 아예 박 시장을 인터뷰하여 그 입장을 충실히 전달했습니다. MBN만이 “일각에선 시장 재임 기간 중 전체 국무회의의 10%만 참석한 박 시장이 국무회의를 정치의 장으로 변질시킨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여 TV조선과 비슷한 태도를 취했습니다. 그러나 MBN도 이 한 마디 설명을 제외하고는 상황 전달에만 집중해 TV조선보다는 비판 수위가 낮았습니다.

 

2. ‘청와대 주사제 대량구매’ ‘세월호 참사 7시간 의혹’ 모두 외면한 MBC
박 대통령의 ‘비선진료’ 의혹에 대한 MBC의 침묵은 여전합니다. JTBC가 처음으로 김영재 성형외과 및 차움병원 의혹을 보도한 7일부터 21일까지 MBC의 관련 보도는 고작 2건이었고 이마저도 부실한 보건당국 조사를 그저 받아 쓴 수준입니다. 22일 청와대가 박 대통령이 투약한 미용 목적 주사제를 대량 구매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MBC는 또 외면했습니다. 다만 검찰이 차움병원 대리처방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는 보도만 1건 냈습니다. 이렇게 ‘비선진료’를 보도하지 않다보니 대다수 매체가 연관 지어 보도하고 있는 ‘박 대통령 세월호 참사 7시간 의혹’도 무시하고 있습니다. MBC가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따로 다룬 보도는 지금까지 없습니다. 7개 방송사 중 MBC만 이렇게 철저한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3. KBS도 ‘세월호 참사 7시간 의혹’ 보도, 채널A‧MBN은 ‘주사제 구매’, TV조선은 ‘김기춘’
22일 KBS는 MBC와 함께 ‘청와대 주사제 대량구매’는 외면했지만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 동안 단 2차례만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를 1건(KBS <‘세월호 7시간’ 구체적 지시 2번뿐>(11/22 https://bit.ly/2gG8yxs) 냈습니다. 채널A와 MBN은 ‘세월호 참사 7시간 의혹’ 보도가 없었으나 22일 이전엔 보도가 있었고 22일엔 ‘청와대 주사제 대량구매’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채널A는 청와대의 주사제 구매에만 5건을 할애했고 MBN은 2건을 보도하면서 “전 근무자의 건강관리를 위해 정상적으로 구매”했다는 청와대 해명을 “황당하다”고 비판했습니다. TV조선의 경우 이날 JTBC와 함께 두 사안을 모두 보도한 유이한 방송사입니다. 특히 TV조선 <“청 수석들, 입 막고 귀 닫아라>(11/22 https://bit.ly/2fnDPzw) 등 2건의 단독보도는 김영한 전 민정수석 비망록 중 세월호 참사 7시간과 관련 있는 부분을 단독으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비망
록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동안 박 대통령 행적을 철저히 비밀로 숨긴 장본인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라고 합니다.

 

4. ‘미심쩍은 비선진료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 있다’…JTBC는 연일 ‘촌철살인’
이날도 주목할 방송사는 JTBC였는데요. JTBC는 총 9건으로 ‘비선진료’에 집중하면서 박 대통령이 취임 후에도 ‘길라임’이라는 가명으로 차움병원 외래진료를 받았다고 폭로했습니다. 청와대는 홈페이지에 ‘괴담 바로잡기’ 코너까지 만들어 취임 전에만 진료를 받았다고 해명했지만 거짓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심지어 박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를 봐야할 평일 오후에 외부 진료를 받았고 어떤 약품을 투약했는지는 기록조차 없다고 합니다. JTBC가 이렇게 차움병원 ‘비선진료’에 매진하는 이유는 ‘세월호 참사 7시간 의혹’과 관련성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인데요. JTBC <세월호, 그날의 7시간과 ‘비선 의료진’>(11/22 https://bit.ly/2gISfAj)에서 손석희 앵커는 “대통령의 이해하기 어려운 미심쩍은 진료 의혹에 대한 단독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물론 이 부분이 세월호 7시간 의혹과 연결된다고 지금 단계에서 단
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청와대가 그 7시간에 대해 누구든 설득할 수 있는 구체적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의구심을 갖고 접근하다보면 그 7시간과의 연결점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하기가 어렵습니다”라고 직접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5. 졸속‧비밀‧굴욕의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KBS와 JTBC만 보도
‘최순실-박근혜 국정파탄’으로 정국이 어지러운 사이 국방부는 일본과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체결했고 22일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됐습니다. 협상 재개 26일 만입니다. 자신의 치부로 시선이 쏠린 사이 민감한 안보 사안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인 박근혜 대통령에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이 협정으로 인해 ‘우리가 일본에 역정보를 줄 수 있다’, ‘일본의 한반도 개입에 명분을 준다’ 는 여러 우려점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거시적으로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로 편입되는 수순이자 일본의 대중국 전
략에 종속되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이에 야권도 강력 반발했으나 협상 체결을 막을 순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국민적 반감이 큰 일본과의 안보 협상을 또 아무런 협의 과정, 설명 체계 없이 체결한 데 대해 여론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중대한 사안을 22일 KBS와 JTBC만이 1건씩 보도했습니다. 그나마도 KBS는 국무회의 의결과 야권의 비판을 이어붙인 기계적 중립 보도에 불과했죠.

 

6.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에서도 JTBC만 ‘촌철살인’
비교적 JTBC가 보도 내용이 충실합니다. JTBC <“졸속”비판에도 속전속결>(11/22 https://bit.ly/2gIOcDW)는 “일본의 군사정보가 절실하다”는 정부 측 주장에 “일본의 우경화 행보를 도울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또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즉 MD 편입과 관련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직접 반박했습니다. 또한 “해군이 내일 실시될 예정이던 독도방어훈련을 기상 악화를 이유로 돌연 연기”한 사실에도 “한일 간 협정 서명 일정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며 의문을 표했습니다. JTBC보도대로라면 가히 굴욕 협상인 셈인데요. 타사의 침묵이 더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K-002.jpg

△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조목조목 비판한 JTBC(11/22)

 

 

<끝>

 

 

 

monitor_20161123_03_수정.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