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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이 제시한 대통령 비선진료의 이유는?
2016년 11월 17일
등록 2016.11.21 17:03
조회 206

17일 방송 저녁뉴스 브리핑은 여러분께 문제 하나를 먼저 내보겠습니다. TV조선이 제시한 대통령 ‘비선 진료’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①고령의 여성이어서 ②가족을 멀리해서 ③청와대에 특수 미용 주사제가 없어서 ④ ①,②,③ 모두. 정답은 아래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7일 저녁뉴스에서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최순실 특검법’과 청와대의 본격적인 ‘장기전 플랜’이 톱보도에 올랐습니다. KBS‧SBS‧JTBC‧MBN은 재차 이번 주 내 검찰 조사를 거부한 박근혜 대통령 입장을 톱으로 냈고 MBC‧채널A는 특검법 통과를, TV조선은 국정을 재개하며 ‘장기전’에 돌입한 청와대를 톱으로 타전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박 대통령 의혹 관련 수사가 완료되어야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조건까지 달아 조사를 거부했고 검찰이 수사 내용을 언론에 흘린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여야가 합의한 ‘최순실 특검법’은 사상 최대 규모의 특검이자 ‘국정파탄’을 포괄적으로 수사한다지만 박 대통령을 조사 대상으로 명시하지 않아 수사 향방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방송사마다 각 사안을 보도하는 태도는 미묘하게 다릅니다.

 

1. 대통령이 비선진료의 이유가 ‘고령 여성이기 때문’? 본질 흐리는 TV조선
17일에도 여전히 박 대통령의 차움병원 ‘비선진료’ 및 ‘미용주사 대리처방’ 관련 파문이 이어졌습니다. 새로운 의혹도 나왔는데요. JTBC는 4건의 단독보도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최순실 씨가 차움병원에서 VIP 대우를 받으며 줄기세포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지상파 3사도 1건씩 ‘비선진료’를 보도했고 TV조선‧MBN은 2건, 채널A는 3건입니다. 그간 관련 보도가 단 1건에 그쳤던 MBC도 드디어 보도를 냈다는 사실보다 더 놀라운 것은 TV조선의 보도입니다.


TV조선 <외부 혈액검사, 태반주사 부작용일까>(11/17 https://bit.ly/2f6AB37)에서 윤정호 앵커는 “최순실 게이트에서는 유독 의료 관련 내용들이 많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고령의 여성이고, 가족을 멀리해 그런 듯 한데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송지욱 기자는 ‘백옥 주사’ ‘신데렐라주사’를 언급한 뒤, “청와대 의무실에는 이런 특수 미용 주사제가 없어 차움병원 등 외부에서 반입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박 대통령이 주치의를 통하지 않고 김 씨에게 주사를 맞은 것도 이 때문이란 얘기”라고 언급했습니다. TV조선의 결론은 ‘대통령이 고령의 여성’이고 ‘가족을 멀리’했고, ‘청와대에 특수 미용 주사제’가 없기 때문에 ‘비선진료’를 받았다는 것이군요. 또한 TV조선은 “태반주사는 사람 태반으로 만든 약물이어서 호르몬 과다 분비 등 부작용 위험이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2013년 혈액을 채취해 차움병원으로 보내 검사했는데, 부작용 검사를 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같은 사안을 다룬 SBS <대통령 혈액, 왜 ‘차움’으로 갔나>(11/17 https://bit.ly/2g2hF7P)는 “대통령 자문의인 김상만 씨는 차움의원에서 근무할 당시 주로 대체의학을 해왔습니다. 주류 의학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일명 '효소치료'를 개발하다시피 한 의사”라고 강조하면서 대통령이 맞은 태반주사 등 미용주사는 “부작용이 거의 없어서 부작용 때문에 혈액을 뽑았을 것이라는 항간의 추측은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분석했습니다. 태반주사 부작용 때문에 혈액검사를 받았다는 TV조선 보도와 정반대입니다. SBS는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요법을 받기 위해 국가 2급 비밀인 대통령의 혈액이 외부로 유출됐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고령의 여성이자 가족을 멀리한 박 대통령’을 운운한 TV조선과는 질적으로 다른 보도라 할 수 있습니다.

 

2. “특검 야당 추천은 정치중립 훼손” 여당 입장 대변한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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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측근 비리 특검’ 운운한 여당 입장 대변해준 MBC(11/17)

 

7개 방송사 모두 특검법 통과를 1~2건의 보도로 조명했습니다. 특검법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전, 여당의 문제제기로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할 수도 있었는데요. KBS, 채널A, MBN은 이를 언급하지 않았고 SBS, MBC, JTBC, TV조선은 짚고 넘어갔습니다. 그중 MBC는 가장 적극적으로 여당 입장을 대변했습니다. 특별검사 2명을 모두 야당이 추천하는 것이 문제라는 내용입니다. MBC <‘최순실 특검법’ 통과…야당이 추천>(11/17 https://bit.ly/2fn0KLZ)은 이날 MBC의 톱보도이자 유일한 특검 관련 보도입니다. MBC는 제목에 특검을 야당이 추천한다고 명시했는데 타사는 모두 ‘특검법 통과’만을 제목에 썼습니다. 김세로 기자는 “특검법 처리에 앞서 새누리당은, 야당 추천 특검으로는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대법원이나 대한변협 등도 추천에 참여하도록 요구”했다며 본회의 이전에 있었던 여당의 주장을 상기해줍니다. 이어서 “처음부터 편파적인 특검은 그 결과 보기 전부터 편파적일 수밖에 없습니다”라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법사위 발언 장면을 보여줬고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 때도 야당 소속 국회의장이 특검을 추천하도록 했는데, 당시 여당이 반대해 대한변협 추천으로 바꿨고, 그런데도 특검 자체가 위헌이라며 노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것”이라며 ‘노무현 측근비리 특검’을 근거로 댄 여당 측 주장을 상세히 풀어줬습니다. 이에 대한 야당의 반박은 “여야에서 합의한 것은 국민의 분노가 도저히 제어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금태섭 민주당 의원 발언 하나로만 갈음했습니다. TV조선은 “야당에서만 특별검사 후보 2명을 추천하기로 한 조항이 특별검사의 '정치적 중립성'이란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청와대 반발 기류도 감지”된다고만 언급했고 SBS, JTBC 역시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3. 박 대통령 ‘버티기’가 야당 때문? TV조선의 교묘한 프레임

박근혜 대통령은 검찰 조사 뿐 아니라 국민적 요구인 하야와 퇴진도 거부했죠. 17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인사를 단행하고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까지 검토하면서 내외치 구분 없이 국정 재개를 선언했습니다. 채널A를 뺀 6개 방송사 모두 이를 1건씩 보도했고 SBS는 2건을 할애했습니다. TV조선은 이날 유일하게 이를 톱보도로 냈는데 보도내용이 남다릅니다. TV조선 <청와대 “헌법대로, 하야는 없다”>(11/17 https://bit.ly/2fC6rc4)에서 윤정호 앵커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퇴진과 하야 주장을 일축하면서 장기전 태세에 돌입”했다면서 “우리 헌법에는 대통령 직을 그대로 유지하던지, 아니면 탄핵을 당하던지, 둘 중 하나”라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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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버티기’는 야당 때문이라고 정리한 TV조선(11/17)

 

김미선 기자는 “하야나 퇴진은 없다”는 청와대 입장을 전하면서 “탄핵을 감수하더라도 야당의 퇴진 공세에 더 이상 밀리지 않겠다는 것” “야당이 대통령 퇴진만 주장하면서 위기를 수습하고 국정을 정상화할 해법을 내놓지 않는 상황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이라 풀이했습니다. 이때 화면에는 “야당 해법 없이 퇴진만 주장…청, 적극 대응 선택”이라는 자막까지 나왔습니다. 이날 청와대의 국정 재개 선언을 전하면서 야당 책임을 언급한 방송사는 TV조선뿐입니다. 대통령의 ‘버티기’에 대한 비판은 전혀 없습니다. TV조선은 오히려 야당이 대통령의 ‘국정 주도 의지’를 자극했다며 책임을 전가하고 야당에게 남은 방법은 탄핵밖에 없다고 강변한 것입니다.

 

4. ‘대통령의 장기전’이라는 흔한 해석조차 없는 MBC, 청와대 입장만 전달
MBC는 ‘대통령의 장기전’을 매우 소극적으로 보도했습니다. MBC <차관 임명…정상회의 참석도 검토>(11/17 https://bit.ly/2gp2olB)는 박 대통령의 인사 단행과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 검토를 전하면서 “정상적 업무 수행을 위한 최소한의 인사 조치” “박 대통령의 불참은 큰 외교적 손실” 등 청와대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보도입니다. 그런데 MBC는 이러한 청와대의 움직임이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장기전’이라는 해석을 달지 않았습니다. 이날 KBS의 보도 제목 자체가 <“대통령 할 일 한다”…청 ‘장기전’ 시사>(11/17 https://bit.ly/2gp4ge3)인 것과 천양지차입니다. 오히려 MBC는 “이런 움직임을 박 대통령의 '정면돌파'로 해석하는 것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이라면서 여론의 해석을 거부한 청와대 입장을 전달했고 “국정 공백을 막고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해야 할 최소한의 일을 하는 것”이라는 청와대 설명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5. SBS‧JTBC는 ‘대통령 장기전’에 ‘성토’, MBN은 ‘민심과 멀어져’
TV조선이 ‘대통령 버티기’에 ‘야당 책임론’을 내세우고 MBC는 ‘정면돌파’ 해석을 경계한 청와대 입장만 나열한 셈인데요. SBS와 JTBC는 대통령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결을 달리했습니다. SBS <청, “퇴진없다…정면돌파” 승부수>(11/17 https://bit.ly/2falokY)는 보도 제목에 아예 청와대 입장을 “정면돌파”로 명시해 MBC와는 정반대의 해석을 선보였습니다. 한정원 기자는 “아군이든 적군이든 모두가 다칠 수 있는 상황까지 감수를 하겠다 한 것”으로 대통령 의지를 풀이했습니다. “리더십을 상실한 대통령은 임기를 다 채우겠다고 하고, 시민과 야당은 거리로 계속해서 나서서 싸우는 상황,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성토하기도 했습니다.
JTBC <“퇴진 없다” 지지층 재결집 나선 청와대>(11/17 https://bit.ly/2fmZEA7)는 “지금 표출되지 않고 있는 민심이나 부동층이 다시 여권 지지세력으로 결집할 수도 있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대통령의 의중을 해석하면서 “이 같은 판단은 결국 대통령직 유지를 위한 핑계일 뿐, 여론수렴이 기본인 민주주의 정신에 위배되고, 잘못에 대한 책임회피에 불과하다는 비판에 직면하는 대목”이라고 질타했습니다. 한편 MBN은 MBC처럼 ‘대통령의 장기전’이라는 해석이 없었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국민들의 거리는 자꾸 멀어지고 있지만, 대통령의 생각은 조금 다른 것”이라며 MBC와 결을 달리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