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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아닌 민심’ 운운하며 야권 대선주자 훈계나선 조선2016년 11월 18일
18일 신문에서, 조선일보 최보식 선임기자는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를 향해 ‘훈계’를 쏟아냈습니다. 촛불을 든 이들만 여론이 아니며, 현 사태를 관망하는 이의 눈에는 ‘막말’을 하거나 ‘영수회담을 먼저 제의하고 취소하는 야당의 행태’가 “최순실 일당의 국정 농단 못지않게 위험스럽게 보였을 것”이라는 건데요. 이건 물타기일 뿐 아니라, 대통령 지지율이 3주째 5%에 멈춰서 있고 부정평가가 90%에 달하는 상황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야권 대선주자에게 경고를 하려고 민심을 입맛에 맞게 왜곡한 것이기도 합니다.
1. 오늘의 유감 보도 ① 조선일보는 문재인 전 대표 행보보다 자사 보도나 좀 돌아보길
조선일보 <최보식 칼럼/멈출 줄 알아야 위험하지 않다>(11/18 https://goo.gl/vyEMR7)는 “문재인씨나 안철수씨는 지금 멈출 줄 알아야 한다”는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왜 이러는 걸까요? “촛불을 들고 나온 사람들만 국민이 아니고” 거리에 나오지 않은 훨씬 더 많은, 관망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들은 “‘대통령을 짓뭉개버리는 듯한’ 야당의 행태에는 선뜻 동조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어 최 선임기자는 ‘막말’을 하거나 ‘영수회담을 먼저 제의하고 취소하는 야당의 행태’가 이런 관망하는 이들의 눈에는 “최순실 일당의 국정 농단 못지않게 위험스럽게 보였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 칼럼은 결국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나라를 생각해 좀 더 냉정하게 접근할 때가 됐다”며 “문재인씨 등이 거리의 분노에 올라타 자기에게 ‘기회’가 온 걸로 여기면 국민은 먼저 그걸 알아차린다. 멈출 줄 알아야 위험하지 않다”는 ‘조언’으로 마무리됩니다. 거칠게 요약하면 거리 민심이 다가 아니니 문재인 전 대표는 ‘나대지 말라’는 지적인거죠.
우선, 고작 야권의 ‘헛발질’이 사상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로 국민이 받은 충격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하는 것은 누가 봐도 물타기입니다. 대통령 지지율이 3주째 5%에 멈춰서 있고 부정평가가 90%에 달하는 상황에서, 광장에 나오지 않는 이들의 여론을 멋대로 추정한 것도 무리수지요. 마음에 들지 않는 야권 대선주자에게 경고를 하려고 민심을 입맛에 맞게 왜곡한 것입니다.
야권의 청와대 압박 행보를 싸잡아 ‘대통령을 짓뭉개는 것’이라 말하는 것도 악의적입니다. 이미 워싱턴 포스트 등의 주요 외신조차 이번 사안이 ‘워터게이트’를 넘어섰다고 말하고 있는데, 의혹일 뿐이라며 야권 인사들이 예쁜 말만 하며 편안히 앉아있으면, 그게 더 문제 아닌가요?
이게 다가 아닙니다. 최 선임기자는 대통령 앞에서 할 말 못하던 이들이 이제야 말문이 트인 듯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며 “언론도 들떠 있고 의기양양한 분위기에 휩쓸리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여성 대통령의 사생활’까지 시시콜콜 들춰내고 풍문을 재생산한다는 것인데요. 언론이 사안을 지나치게 가십으로 소비하는 것은 문제고, 시정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그러나 최 선임기자가 지적한 굿이니 성형이니 하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장 근본적 원인은 청와대와 박 대통령이 해야 할 해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최 씨 일가의 조폭과의 인연까지 들춰내며 가십 생산에 열을 올렸던 조선일보가 이런 주장을 한다는 게 참 염치없게 느껴지네요. 야권 대선주자들이나 타 언론에게 훈계 할 시간에 이 칼럼을 포함한 자사 보도 수준부터 체크해보시길.
2. 오늘의 추천 보도 ①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실은 왜 현기완 전 정무수석을 내사했을까?
한겨레는 “대통령 직속인 특별감찰관실이 경찰 인사청탁 관련 뒷돈 수수 의혹과 부산 해운대 엘시티 개발사업 비리 사건 연루 의혹 등을 알아보기 위해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내사”를 벌였다는 특별감찰관실 관계자의 발언의 단독 보도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돌연 ‘엘시티 개발사업 비리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상황에서, 의미심장한 증언이군요. 관련 기사는 <이석수 특감, 현기환 전 수석 ‘엘시티 연루 의혹’ 내사했다>(11/18 https://goo.gl/kucL1s)입니다.
이날 한겨레는 청와대가 CJ그룹을 압박한 결정적 이유가 영화 <변호인>때문이었다는 문체부 고위 관계자들의 증언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기사는 <청와대의 ‘CJ 압박’ 영화 ‘변호인’ 결정적 이유>(11/18 https://goo.gl/tzeIdz)입니다.
3. 오늘의 미보도 ① 청와대의 'KBS 인사·보도 개입' 정황 담은 비망록, 조중동은 무시
세월호 참사 이후 내정됐었던 김영한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을 통해 KBS 인사와 보도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언론노조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 뿐입니다. 조중동은 완전히 무시했군요.
4. 오늘의 미보도 ② 박사모 등의 주말 맞불집회, 조선은 ‘충돌’ 한겨레는 ‘알바’에 초점
박사모, 한국자유총연맹 등이 19일 주말 촛불집회에 대한 맞불집회를 선언했습니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조선일보와 한겨레입니다. 이 중 한겨레는 ‘조직적인 반격’ ‘조직적인 (댓글) 알바 부활’ 등에 초점을 맞춘 반면, 조선일보는 ‘충돌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5. 오늘의 비교 ① 박 대통령 엘시티 사건 엄정 수사 지시
17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회동을 가지고 야권 공조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날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 7인도 오는 20일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에 따른 정국 수습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일 예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중동은 이 두 가지 이슈에 대해 한 목소리로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다음은 각 매체의 입장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야3당 회동
경향신문 : “야권공조의 첫 단추를 끼웠다”
동아일보 : “구체적 대책 못냈다. 탄핵 추진 논외였던 것은 무책임한 것”
조선일보 : “원론적 내용에 합의하는데 그쳤다”
중앙일보 : “결과는 맹탕. 3당 대표들 작은 이해와 욕심 못 버려”
한겨레 : “실질적으로 합의된 내용 없어. 만남의 물꼬는 텄다”
한국일보 : “영수회담, 대통령 퇴진 로드맵 등은 논의조차 못해”
대선주자 회동
경향신문 : “야권 전열정비가 이뤄지면서 대통령 퇴진 운동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
동아일보 : “야권 대선 주자들이 자리를 함께 하지만 퇴진 로드맵이 나올지는 미지수”
조선일보 : “안의원이 여야주자들 다 같이 모이자고 했지만 문전대표가 반대했다. 야3당이 모이면 어떤일이 벌어질지 뻔하다”
중앙일보 : “뒤늦게 민심에 떼밀려 오찬 회동 하기로 한 게 그나마 진전이라면 진전”
한겨레 : “다시 뭉친 야권. 매우 바람직한 일. 단일한 로드맵 만드는 게 중요”
한국일보 : “단합된 대응 필요하다는 공감대로 한목소리 내기 시작한 셈. 빈손회담이라면 오히려 비판 거세질 것”
6. 오늘의 비교 ② 1면 편집
18일 중앙일보는 1면 머리기사로 ‘대통령은 버티고 있는데 야권은 제대로 된 시국수습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야3당 시국수습책 회동 결과가 맹탕이었음을 지적했습니다. 비판의 초점을 야권에 맞춘 것이죠. 반면 한겨레는 박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가 문자메시지를 통해 검찰의 18일 조사 제안을 거부한 것을 언급하며 비판의 초점을 박 대통령에 맞췄습니다.
동아일보는 1면 머리기사에서 국정 혼란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수습법으로 “총리를 세우고 탄핵절차를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내세웠네요.
최순실 특검법 통과에 주목한 것은 조선일보와 한국일보입니다. 이중 조선일보는 국정조사와 특검 등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탄핵절치가 진행되겠지만, 반면 이를 통해 별다른 혐의가 나오지 않으면 청와대 여권 국면전환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한국일보는 관련 기사와 사진(의원들의 특검법 찬반 현황이 나온 국회 전관판 모습)을 통해 누가 반대표를 던졌는지를 명시했습니다.
경향신문은 검찰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부하직원이 대통령 지시사항 이행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별도로 정리한 ‘체크리스트’를 확보했다는 단독 보도를 1면 머리기사로 배치했습니다. 이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순실씨가 직접 접촉하지는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군요. 결국 두 사람을 연결하는 고리는 박근혜 대통령이었다는 겁니다.
1면 사진기사 주제는 크게 야3당 회동(동아・한겨레), 특검법 국회 통과(한국), 수능 이후 학생들의 모습(경향・조선・중앙)으로 나뉩니다. 동아일보의 경우 사진 밑에 추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 및 철회 건을 언급한 뒤 “삐꺽거렸던 야권이 다시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분위기”라는 설명을 붙인 반면, 한겨레는 그냥 “야권 공조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만을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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