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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최순실 ‘자식걱정’과 ‘눈물’ 강조한 조선
2017년 1월 4일
등록 2017.01.04 15:07
조회 594

2017년 1월 4일 신문에서 조선일보는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와의 인터뷰 내용 등을 다룬 보도에서 기사 제목을 통해 모녀의 ‘자식걱정’과 ‘눈물’을 유독 부각했습니다. 영국 가디언과 뉴욕타임즈 등이 보도를 통해 정유라 씨를 “라스푸틴의 딸”이라 명명하고 있는 사이, 조선일보는 왜 국정농단의 두 주역을 향해 ‘자식 걱정에 여념 없는 어머니’ 이미지를 부여하고 있는 걸까요? 동정 여론이라도 만들고 싶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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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과 정유라의 ‘자식걱정’과 ‘눈물’ 부각한 조선(1/4) 


1. 오늘의 유감 보도 ① 정유라․최순실 ‘자식걱정’과 ‘눈물’ 강조한 조선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가 불법 체류 혐의로 덴마크 경찰에 체포된 뒤, 구금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2일(현지시각) 법원에 출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한국 언론인들과 만난 정씨는 “엄마가 다했고 나는 모른다” 등 법적책임을 피하려는 듯 한 발언을 쏟아내 ‘준비된 답변’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보도는 4일, 6개 일간지에 모두 등장했습니다. 대체로 정씨의 답변을 상세히 소개하며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해석을 덧붙이는 식이었지요.


그런데 이와 관련한 조선일보의 보도는 여타 일간지와 다소 달랐습니다. 모녀의 ‘자식걱정’과 ‘눈물’을 유독 부각한 것이죠. 이런 의도는 <아이 걱정하며 울먹인 정유라, 의혹엔 딱 잘라 엄마가 다했다>(1/4 https://goo.gl/Yz2Lrc)라는 제목에서 뚜렷하게 부각됩니다.

 

게다가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 바로 옆에 <버티는 최순실 딸 체포 소식 듣고 눈물 보였다는데…>(1/4 https://goo.gl/8WXf06)라는 제목의 기사를 배치했습니다. 두 기사 모두 제목에 ‘어머니로서 딸을 걱정하며 눈물을 보였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셈입니다. ‘어머니 최순실씨의 눈물’을 다룬 기사에는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의 “한쪽은 차가운 감방에 있고, 한쪽은 이역만리 떨어진 덴마크 시골 도시에 체포돼 있다. 굳이 말로 표현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감성팔이’ 발언까지 등장합니다. 


영국 가디언과 뉴욕타임즈 등이 보도를 통해 정유라씨를 “라스푸틴의 딸”이라 명명하고 있는 사이, 조선일보는 왜 국정농단의 두 주역을 향해 이런 ‘자식 걱정에 여념 없는 어머니’ 이미지를 부여하고 있는 걸까요? 동정 여론이라도 만들고 싶은 걸까요? 


같은 날 다른 매체의 관련 보도 제목은 어땠는지 비교해보겠습니다. 경향신문은 <“4주간 구금” 선고에 멀뚱… 통역해주자 와락 눈물>(1/4 https://goo.gl/QReiMS)라는 제목입니다. ‘눈물’이 등장하긴 하지만 ‘모정’과 연결된 것이 아니라 구금 선고 결과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동아일보는 <정유라 자진귀국이 최선… 소송땐 특검기간내 안올수도>(1/4 https://goo.gl/Mj5d1c)로 ‘눈물’이나 ‘모정’과는 거리가 먼 제목을 달았습니다. 중앙일보 <특검 요청 받은 덴마크 법원, 정유라 구금 4주 연장>(1/4 https://goo.gl/fJVn4C), 한겨레 <정유라 “엄마가 다 했다” 사전에 말맞춘듯 의혹 부인>(1/4 https://goo.gl/ipQO4v) 역시 현 상황을 설명하거나 정 씨를 향해 의혹을 제기하는 듯한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한국일보도 <정유라, 학사 비리․삼성 특혜 “엄마가 다 했다”>(1/4 https://goo.gl/ozWIwe)로 마찬가지입니다. 이 중 한국일보의 경우 관련 보도로 <온 나라 뒤흔든 최게이트 시작이 겨우 ‘빗나간 모정’이었다?>(1/4 https://goo.gl/NGTmYr)를 내놨지만 이는 “최순실 씨와 삼성그룹 간 ‘검은 거래’는 그 뿌리를 추적해 보면 고교생 신분이던 최씨 딸 정유라 씨의 임신, 그리고 최 씨의 빗나간 모정(母情)에서 싹텄다고 볼 만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분석기사로, 조선일보의 관련 보도와는 결이 다르다 할 수 있습니다.  

 

2. 오늘의 유감 보도 ② 황교안 ‘AI대응․야당과의 관계’, 무난하다는 동아  
동아일보 장택동 정치부 차장은 <광화문에서/황교안 권한대행 앞, 두 갈래 길>(1/4 https://goo.gl/0nHUq5) 칼럼을 통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대권에 정말 뜻이 있다면 속히 길을 정하기 바란다”는 조언을 내놨습니다. “적어도 대통령 탄핵으로 맡게 된 대통령 권한대행 자리를 대권의 교두보로 활용했다는 말이 나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죠. 황 총리가 연이은 질문에도 명확하게 대선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인 만큼, 나올법한 지적입니다. 


문제는 이런 주장을 펼치며 내놓은 황 총리에 대한 평가가 부적절하다는 데 있습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항상 흐트러짐 없는 용모와 흔들림 없는 중저음의 목소리를 유지한다”거나 “맺고 끊음이 분명하고, 옆길로 가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평가는 그저 낯간지러운 수준이지만,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뒤 야당과의 관계,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 등 당면 현안에 무난하게 대응하면서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평가는 완전히 사실과 다릅니다. 


AI의 경우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 하에서 정부의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서 사실상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피해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관계 부처 합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한 시점 역시 이미 역대 최대 규모의 살처분이 이뤄진 뒤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삼계탕을 먹는 퍼포먼스를 하거나 일일 점검 회의에서 “적극 대응하라” “만전을 기하라”는 보여주기 식의 당부를 하며 시간을 낭비하면서 인체감염 우려나 방역업무 실무자의 과로 문제, 가짜 소독제 문제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즉, 이번 AI 재앙은 황 권한대행의 ‘무난함’이 아닌 ‘무능’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실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장 차장은 마치 황 권한대행이 잘 해나가고 있다는 식의 평가를 내린 겁니다. 


야당과의 관계 역시 장 차장의 평가와는 달리 문제투성이입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황 권한대행이 야당의 반발을 무시하고 첫 차관인사를 한 송수근 문화체육부 제1차관이 특검의 수사대상에 올랐죠. 야당의 야 3당 대표 회담 요구에 정당별 회동을 역 제안해 야당을 갈라치기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으며, 당연한 의무인 대정부질문 출석 문제를 두고도 국회 출석 전례가 없다고 버티다 뒤늦게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습니다. 거의 모든 행보에서 잡음이 일고 있는데 대체 뭘 보고 ‘무난’ ‘안정감’이라는 평가를 내렸는지 의아스럽습니다. 


“정통 공안검사 출신으로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통합진보당 해산을 주도한 만큼 확실한 보수적 정체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 역시 이상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해가며 통진당 해산을 주도한 것이 보수적 정체성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걸까요? 언론이 제대로 된 검증 대신 이런 ‘거짓 인물 평가’를 내놓은 결과 박근혜 정권이 만들어졌죠. 이런 상황에서 반성은커녕 동아일보는 또 같은 짓을 반복하려는 것 같네요. 

 

3. 오늘의 추천 보도 ①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 모두 꼼꼼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영수 특검팀이 “문체부 직원들의 e메일과 휴대전화 등을 분석한 결과 국가정보원 정보관들이 블랙리스트 작성·활용 과정에 개입한 단서를 포착”했다고 합니다. 청와대와 문체부에 이어 국정원까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관련 기사는 <국정원, ‘문화계 블랙리스트’ 조직적 개입 정황>(1/4 https://goo.gl/UqLaHB)입니다.


경향신문은 시인 겸 소설가 원재훈 씨의 증언을 근거로 문체부가 “산하기관을 통해 국정교과서 반대 서명자까지 대상으로 삼아 치밀하게 적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국정교과서 반대 서명’ 전력을 이유로 강연을 맡지 못하게 됐다는 겁니다. 관련 기사는 <문체부, 국정교과서 반대자도 ‘사전 검열’>(1/4 https://goo.gl/1fF6sQ)입니다. 

 

4. 오늘의 추천 보도 ② 박근혜 대통령의 들통난 거짓말들
한겨레에 따르면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통해 네덜란드 국왕에게까지 딸 정유라 씨의 초등학교 동창 학부모가 운영하는 ‘케이디(KD)코퍼레이션’의 납품 민원을 넣으려 했다고 합니다.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통해 최소한 3~4차례 최 씨의 거듭된 민원을 보고” 받았다는 것입니다.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이 “최씨와 아는 회사인지 몰랐었다”고 했던 발언은 거짓말인 셈입니다. 관련 기사는 <박대통령, 네덜란드 국왕에도 ‘최순실 지인회사’ 민원 정황>(1/4 https://goo.gl/o31bwe)입니다.


한겨레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2~3월 롯데와 에스케이(SK) 총수 독대를 위해 미리 준비한 말씀자료”에 “면세점 특허 심사에서 탈락한 두 기업을 위한 별도의 대책 마련을 약속한 내용”이 들어있었다는 것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또 “2015년 7월 김승연 한화 회장과 독대를 위해 준비된 말씀자료”에는 “한화가 면세점을 새로 따면서 ‘황금티켓’을 획득”했으니 “출범 예정인 문화재단 후원에 적극 참여하기 바란다”는 요구도 들어있었다는군요. 민원을 해결해주는 댓가로 돈을 주고받는 행태를 세간에서는 흔히 ‘뇌물’이라고 부릅니다. 관련 기사는 <박 대통령 한화 독대 말씀자료에 “면세점 황금티켓 땄으니…재단 지원을”>(1/4 https://goo.gl/lWdWxk)입니다.

 

5. 오늘의 추천 보도 ③ 김기춘 전 실장 핸드폰 속 검찰 고위관부 연락처 
한국일보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휴대폰에서 현직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의 연락처를 다수 확인”했다고 합니다. 이는 “김 전 실장이 비서실장으로 있으면서 검찰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입니다. 관련 기사는 <김기춘 휴대폰에 현직 검사장들 연락처 빼곡>(1/4 https://goo.gl/Egj8F7)입니다. 

 

6. 오늘의 미보도 ① 검정 역사 교과서 부실 개발 우려, 한겨레만 보도    
내년부터 중·고교에서 국·검정 역사교과서를 혼용한다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검정교과서 개발일정이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크게 단축된다고 합니다. 이런 무리한 일정에 교육단체와 역사 교사들은 검정교과서까지 부실 개발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실 검정교과서 개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한겨레뿐입니다. 같은 날 중앙일보는 혼용 방침만을 단신으로 보도했으며, 조선일보는 검정 역사교과서보다 국정교과서가 ‘질은 더 좋았다’는 주장을 담은 논설위원 칼럼 <검정 역사 교과서, 제 눈의 들보는 안 보고>(1/4 https://goo.gl/Y8625J)를 내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