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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권 범죄 드러났으면 김대중도 하야 했겠나”2016년 11월 14일
JTBC <뉴스현장>(11/14)에서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가 왜 어려운가에 대해 설명하면서 김대중 정부의 5대 범죄가 재임 중 드러났다면 김대중 대통령도 하야요구를 받았을 것인데, 분명 순순히 하야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소설을 씁니다. 김진 씨 발언은 이렇습니다.
“김대중 정권에서 다섯 가지의 중대한 범죄가 저질러졌어요. 북한에 4억 5000만 달러 뒷돈으로 준 거. 민간인 1000명 불법 도청 사찰한 거. 홍삼트리오 아들들이 비리로 돈해서 감옥간 거. 박지원 비서실장이 1억 뇌물 받은 거. 그리고 중앙일보에 대한 끔찍한 언론 탄압, 다섯 가지가 말이죠. 김대중 정권 하에서 다 공개되고 드러났다면 국민들이 김대중 대통령한테 하야하라고 그랬을 거 아니에요. 김대중 대통령 하야하라는, 저런 촛불집회가 벌어졌을 거 아니에요. 그러면 김대중 대통령이 하야했겠어요? 김대중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이 뭐라고 했겠습니까?”
지나치게 개인적 의견을 단정적으로 이야기한다는 점 때문에 김종혁 진행자가 수차례 김진 씨를 제지하지만 김진 씨는 “그러면 DJ가 뭐라고 했겠냐고요” “제가 마무리할게요. 그러니까. 김대중 대통령이 뭐라고 했겠어요. 국민 여러분 잘못했습니다. 제 속죄, 사죄를 받아들이고 제가 임기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테니까 마지막 기회를 주십시오. 그렇게 했을 것 아니에요. 김대중 대통령이. 하야라는 건 그래서 어렵다는 거예요”라며 소설을 썼습니다.
또한 김종혁 진행자가 “돌아가신 분(고 김대중 전 대통령) 여기서 얘기할 필요 없고 지금 현재 상황을 얘기하세요”라고 말하자, “왜 필요가 없어요. 지금 더불어민주당에서 한 짓인데 그게 (중략)지금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퇴진 운동을 벌이겠다는 민주당이 한 짓인데, 국민에 대고. 5개 중대 범죄가 드러났으면 국민이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서 하야하라고 그랬을 거 아니에요”라며 더불어민주당까지 물고 늘어졌습니다.
△“김대중도 하야 안했을 것”이라는 김진 논설위원 JTBC<뉴스현장>(11/14) 갈무리
김진 씨의 논리를 요약하면 김대중 정권 때 비리를 저지른 자들이 무슨 자격으로 박근혜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느냐는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의 헌법 유린·국정 농단 사태를 김대중 정권의 사안과 비교하는 것도 황당하지만 ‘김대중 대통령도 박 대통령처럼 하야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김진 씨의 말은 가정일 뿐입니다. 또한 김진 씨의 “나는 김대중 정권에서 저지른 5대 범죄가 지금 박근혜 정부의 범죄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라는 말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적용하면 아마 100대 범죄를 꼽으라고 해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김진 씨가 말하는 ‘5대 범죄’도 황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민언련이 이를 일일이 비판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김진 씨가 말한 5대 범죄에 들어있는 “중앙일보에 대한 끔찍한 언론 탄압”은 김진 씨의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이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1999년 김대중 정부는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을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한 바 있죠. 세무조사에서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의 자회사 보광그룹에서 685억원 규모의 탈세 혐의가 드러났기 때문인데요. 당시 중앙일보는 이를 ‘언론탄압’으로 규정하고 특집 기사를 내며 거세게 반발했고, 중앙일보는 ‘조세범을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수십억의 조세포탈을 수사한 것이 과연 김진 씨의 말대로 끔찍한 언론탄압일까요?
TV조선 <이것이 정치다>(11/14)엔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맡았던 인명진 목사가 출연했습니다. 인 씨는 박 대통령의 심리를 “국가를 위해 열심히 일했고 나라를 위해서 좋은 일 하려고 그랬는데 왜들 저러지? 이런 생각 같은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대통령이 공사 구분 못하고 있다’는건데요. 문제는 그래서 내린 결론입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하는 거예요. 박근혜 대통령 처벌하면 안 된다. 처벌이라는 건 본인이 잘못했다는 걸 느껴야 벌을 주는 건데, 효력이 있는 건데. 잘못했다는 생각을 전혀 안 하는 거거든요” 라는 겁니다. 대통령은 고의성이 없었을 거고,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거란 지극히 자의적인 해석입니다. 인 씨 개인 판단으로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는데요. 설령 그의 해석대로라 해도, 이것 또한 문제 아닌가요? 사면 사유가 아니라, 더 엄격히 수사해 명명백백 잘못을 밝히고 그에 따라 처벌해야 합니다.
△ ‘박근혜 대통령 처벌하면 안된다’고 주장한인명진 목사(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TV조선 <이것이 정치다>(11/14) 화면 갈무리
인 씨는 대통령의 ‘고의성 없음’을 대변하기 위해 왜 이리 총력을 다 한 걸까요? 난국을 해결 할 방법에 대한 그의 생각에 답이 있습니다. “대통령을 지금 하야를 한다든지, 탄핵을 한다든지 이건 국가 장래를 생각할 때 이건 바람직하지 않다. 71조에 의해서 여야가 추천하는 총리에게 권한을 다 이임하고 대통령은 저는 가능하면 내년 12월, 내년 대통령 선거 때까지 그 후에 임기까지 마쳐야지. 어떻든 탄핵이든지 하야든지 중간에 대통령이 그만두는 일은, 이거는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중략) 당장 하야하고 탄핵하면 기분 좋을지 모르지만, 이게 우리 국가 현실에 엄중한 국가 현실에 엄중하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 이게 정말 바람직한 것이냐”라는 겁니다.
한마디로 ‘퇴진은 안 한다’는 청와대 입장과 꼭 같습니다. 직접 뽑은 대통령으로부터 농락당한 현 상황이 국민들에겐 ‘가장 불행한 일’입니다. 더는 불행하지 않기 위해 백 만 시민이 거리로 나서고, 국민들이 퇴진을 외치는 겁니다. 대통령에게 ‘퇴진하라’ 요구하는 이 시국이, 기분 좋을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인 씨는 스스로를 “박 대통령 정권 4년 동안에 늘 쓴 소리를 많이 한 사람”이라 말했습니다. 바로 지금이 ‘최순실 게이트’의 몸통 박근혜 대통령에게 ‘바른 소리’를 해야 할 시점입니다.
MBN <뉴스파이터>(11/14)에 출연한 신지호 연세대 객원교수는 인복이 없는 대통령을 매우 안타까워했습니다. 신 씨는 “우병우 출두 때도 그렇고 안봉근 출두 때도 그렇고 박근혜 대통령이 인복이 없어도 너무 없으시다. 참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네요”라며 “그렇게 크게 대통령 옆에서 권력을 누렸으면 좀 대통령에게 누가 안 되는 방향으로 출두할 때도 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저 어디 잡범 수준에 말이에요. 자기는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법적인 책임을 조금이라도 줄여볼까 하는 그런 모습을 보인다든가 또 그 자리에서 오만방자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대통령에게 더 누가 되고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런 점에서 참 우리 대통령께서 인복이 안타깝지만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신지호 씨는 대통령의 측근들이 검찰에 출두하면서 오만방자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대통령에게 누가 된다고 비판했는데요. 그의 바람은 대통령 측근들이 ‘누가 되지 않게’ 모든 잘못을 뒤집어쓰는 것일까요? 신지호 씨가 “우리 대통령”을 걱정하는 충정을 잘 알겠으나 검찰출두는커녕 검찰조사를 못 받겠다고 버티는 대통령에게는 할 말이 없는지 묻고 싶네요. 대통령은 대국민담화 당시만 해도 검찰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대통령의 태도는 어떻습니까? 국가원수의 이런 모습은 국민들에게 누를 끼치는 것이 아닌가요? 전 국회의원 출신 신지호 씨, 정말 유감입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