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TV조선 출연한 조갑제, “이것은 문재인 국정농단” (2016.11.14)
2016.11.10
등록 2016.11.15 18:13
조회 292

 10일 종편 시사토크쇼는 대통령 지키기에 나섰습니다. TV조선 <최희준의 왜?>에 출연한 조갑제 씨는 문재인 의원의 ‘국군 통수권, 계엄권 이양하라’는 발언을 두고 “문재인 국정농단”이라며 맹비난했습니다.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한 차명진 씨는 “국민도 이성을 찾아야”한다고 말합니다. 지금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비판이 감정적이라는 것이죠. 이 와중에 TV조선 <윤슬기의 시사Q> 제작진은 차은택 씨의 민머리를 비꼬며 뮤직비디오까지 만들었습니다. 

 

1. 문재인, 최순실 국정농단보다 나빠  


TV조선 <최희준의 왜?>(11/10)에 출연한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문재인 의원의 ‘국군 통수권, 계엄권 이양하라’는 발언에 대해 “문재인 국정농단”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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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의 ‘군통수권 이양’ 발언이 국정농단 기도라고 주장하는 조갑제 씨. TV조선 <최희준의 왜?>(11/10) 갈무리

 

 방송의 흐름은 전체적으로 국민과 같이 거리로 나온 야당을 비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진행자 최희준 씨가 “지금 문재인 전 대표는 국군통수권하고 계엄권까지 다시 박근혜 대통령이 내놔야 한다, 책임총리 이 정도 가지고는 택도 없다 지금 이러고 나섰다”며 질문하자 조갑제 씨는 “위헌적 발상”이라며 하야를 하라는 주장보다 더 나쁘다고 주장했습니다.


조갑제 씨의 발언은 이렇습니다. “무엇보다도 이게 위헌적 발상 아닙니까? 아니, 우리가 2012년 12월 19일 날 박근혜 대통령을 뽑을 때는 박근혜 대통령 개인을 뽑은 게 아닙니다. 그 사람이 내건 정책, 상당히 보수적 안보 정책을 믿고 그 사람을 뽑았어요. 그런데 계엄, 국가 정체성과 관련된, 국가 안보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권한, 그런 군 통수권을 좌경성향의 사람한테 넘겨준다? 그런데 문제는 대통령의 권한을 그렇게 넘겨주라는 절차가 없어요. 헌법에 그런 게 없습니다. 다만 있어요, 하나. 본인이 하야해서 궐위 상태가 되면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이 되니까 자동적으로 넘어가요. 그것밖에는 없는데 (중략) 그거는 하야 하라는 것보다 더 나쁘죠”


조갑제 씨는 그렇게 법을 잘 알면서 왜 대통령의 위법은 언급조차 하지 않는 걸까요? 국민은 더는 정부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국민은 한목소리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광화문을 밝힌 백만 촛불은 더 이상 박근혜 대통령으로 안 된다는 민의입니다. 그런데도 조갑제 씨는 이러한 시국을 모르는 듯 대통령의 정책을 믿고 뽑았다며 좌경성향의 정당에 국가 권한을 넘겨주면 안 된다는 말이나 하고 있네요. 지금 이 상황에도 색깔론을 들고 나오는 조갑제 씨, 정말 종편 스타답습니다.


또한, 조갑제 씨는 “그러나 이 이야기는 헌법을 무력화시키는 정도가 아니라 이거야말로 국헌문란의 기도입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보다 이것은 문재인 국정농단 기도예요. 이거는 더 위험하고. 아니, 대통령이 어떻게 2선으로 물러납니까? 대한민국 대통령은 물러날 2선이 없어요”라며 억지 주장을 펼쳤습니다. 조갑제 씨는 더는 정권을 맡길 수 없는 정부에게 권한을 내려놓으라는 것이 최순실 국정농단보다 더 위험한 것이라며 정부를 두둔하고 있습니다. 야당을 비판한다고 정부의 치부가 가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는 국민의 뜻대로 국정 농단의 진실을 밝히고 그에 대한 죗값을 치러야 합니다.

 

2. 차은택 ‘대머리 뮤직비디오’까지 찍은 TV조선 <윤슬기의 시사Q>


TV조선 <윤슬기의 시사Q>(11/10)에서는 검찰에 수감된 차은택 감독이 화두였습니다. TV조선 시사Q 제작팀은 아예 차은택 씨의 민머리를 놀리는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차은택 씨를 풍자합니다. 20초 분량의 영상을 보면 가수 백지영 씨의 노래에 맞춰 차은택 씨의 머리를 “최순실 게이트 최대 반전”이라고 칭하고 “벗겨진 황태자의 민머리 진실도 벗겨질까?” 등 조롱에 가까운 자막을 띄우며 모자를 쓴 차은택 씨와 머리가 벗겨진 차은택 씨의 사진을 대조해서 보여줍니다. 제작진이 직접 나서 차 씨의 특정 신체 부위를 한껏 비하한 것이죠.


본 방송은 더욱 가관입니다. 윤슬기 진행자는 시작 멘트로 “문화계 황태자라고 불렸던 차은택 씨의 비밀이 벗겨졌습니다. 풍성했던 머리칼이 난데없이 사라지고 반짝반짝한 민머리가 공개가 돼서 지금 큰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라며 ‘반짝반짝’, ‘큰 충격’등의 표현을 사용해 차은택 씨의 신체 부위를 한껏 비꼬기 시작합니다. 패널로 참가한 방송인 류대산 씨는 “차은택 트랜스포머 3단 변신이다”, “황태자가 내관으로 변했다” 등 대놓고 인터넷의 풍자 댓글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패널들의 토론 내용도 차은택 씨의 민머리에 초점이 맞춰져 ‘차은택의 패션’, ‘차은택이 가발을 벗은 이유’등 가십에 가까운 내용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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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은택 씨의 민머리를 ‘최대반전’ 이라며 뮤직비디오까지 제작한 TV조선 <윤슬기의 시사Q>(11/10) 갈무리

 

차은택 씨는 최순실 씨와 함께 ‘비선 모임’의 핵심멤버로 활동한 박근혜 게이트의 주요 공모자입니다. 차은택 씨는 공동강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가 인정돼 구속된 상태입니다. 이런 사람의 민머리가 그렇게 중요한 사안이었을까요? 


윤슬기 진행자는 뒤늦게 자신들이 과했음을 느꼈는지 “아무리 차은택 씨가 밉고 대역 죄인이라고 해도 너무 외모 가지고 그러는 것은 또 지나친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행태에 대한 반성은 없는 모양새가 참 박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 수준입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번 사태의 핵심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헌정 유린입니다. 민머리, 신발 메이커, 임신, 조폭 등등 온갖 가십성 이야기가 중심이 되고 일부 개인에 대한 마녀사냥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3. 언론 카더라 판에 국민은 이성 잃어


민심 모르기도 여전합니다. 이제는 국민도 ‘이성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까지 등장했습니다. MBN <뉴스와이드>에는 출연자가 반드시 발언하고 싶을 때 쓰는 ‘딱 한마디만 합시다’란 기회가 주어지는데요. MBN <뉴스와이드>(11/10)에 출연한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이 ‘딱 한마디만 합시다’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최근에 이렇게 보면 언론이나 이런 데서 카더라가 너무너무 많이 판을 치는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엔.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글쎄, ‘한 번 못 믿었으니까 계속 못 믿겠다. 늑대와 소년이다, 늑대와 대통령이다’ 이렇게 하지 말고, 우리가 좀 여기서 지금 이성을 좀 찾아야 되지 않겠나, 국민이라도. 제가 감히 말씀을 드립니다”


방송을 한 날(10일)은 여러 언론사가 ‘성형외과 특혜’, ‘주사제 대리처방’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할 때입니다. 차명진 씨는 이런 의혹이 불편했나봅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이전에 미르재단 의혹을 ‘근거 없는 카더라’로 일축하던 모습과 사실 꼭 닮았습니다. 오죽하면 송지헌 앵커마저 “국민이 비이성적이라는 전제하에 말씀하시는 겁니까? 차 의원님, 국민이 이성을 찾으라고요?”라 따져 물었습니다. 


지금 상황이 이성 잃은 국민이 대통령을 사지로 몰고 있는 건가요? 국민의 분노가 언론의 ‘카더라’ 때문에 불거진 것인가요? 양치기 소년이 한 번 거짓말해서 마을 주민들의 신임을 잃은 게 아니죠. ‘모른다’, ‘관계없다’, ‘조언을 구했을 뿐이다’ 등 양치기 소년 같은 대통령의 거짓 해명이 국민 신뢰를 바닥까지 내몬 것입니다. 정작 ‘정신차려라’고 말해줘야 할 사람이 한둘이 아닌데, 차명진 씨는 국민에게 정신을 차리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차명진 씨에게 민언련도 ‘딱 한마디만 합시다’, 정말 대통령만큼이나 민심 모르는 분이신 듯~ 

 

*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뒤에는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