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정세균 문전박대’ 이제는 집필에 나선 황태순 씨(2016.11.10)2016년 11월 8일
며칠 전 종편에서 최고의 막말은 누구일까요. MBN <뉴스&이슈>는 외모비하가 난무하는 가십토크의 완결판이었고요. 황장수 씨는 “이대는 병신입니까”라는 막말을 합니다. 황태순 씨는 국회의장이 대통령을 문전박대했을 것이라고 점을 쳤습니다. 누가 더 나쁜지 순위를 매기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1. ‘남자도 주눅 들게’하는 최순실 외모 품평회와 성형 변천사까지
MBN <뉴스&이슈>(11/8)은 ‘종교, 동거, 성형’ 등 가십 토크의 완결판이었습니다.
주도자는 진행자 김은혜 씨입니다. 김성완 시사평론가가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고 있는건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고 말하자 김은혜 씨가 “최순실 씨 아프다니까 이거 하나만 더 여쭤봤으면 좋겠어요. 아버지가 나무자비 조화불이라고요. 벽에다 둥근 원 그려놓고 손을 모으면 모든 병에서 헤어 나올 수 있다고 얘기했다던데. 왜 아버지 따라 안 하죠?”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근거까지 들며 “(최순실 씨가 최태민 씨의) 종교적 후계자는 아닐 것” 같다며 성실히 답해주었습니다.
이어 김은혜 앵커는 당일 조선일보의 단독 보도인 ‘조폭 찾아 간 최순실 씨’ 가십을 화두로 꺼냈습니다. 김은혜 씨가 “그래서 주먹을 찾아 나선 걸까요? 자신의 딸이 남성과 신림동에서 동거하는데 한 달에 2천만 원씩 펑펑 쓰면서 헤어지지 않으려 하니까 좀 떼어달라고요”라고 운을 떼자,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한술 더 떠서 최순실 자매의 외모를 비하합니다. 이현종 씨가“추가 취재를 해보니까요. 저 조폭이 했었던 분이 전직 조폭이죠. 그분이 하는 얘기가 ‘두 분 얼굴도 장난이 아닌데, 두 분이서 하면 될 텐데, 왜 굳이 이걸 나한테까지 갖고 오느냐’ 뭐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그래요. 워낙 두 분의 행태가 보면, 거의 우리가 봤지 않습니까? 지난번 카메라 갈 때 밀치고 하는 그 모습을 보면 당연히 남자가 주눅 들게 생겼는데 굳이 왜 나한테까지 부탁하느냐 이야기인데”라고 말하자 다른 출연진들은 동조하듯 웃습니다. 화면에는 자체 제작한 삽화까지 등장합니다. 최순득 씨는 심술궂게 그려놓았는데요. 그들이 상상하는 ‘남자도 주눅 들게’하는 외모가 이런 것인가 봅니다.
△ ‘최순실 씨 자매가 딸과 남자친구를 떼어 놓아 달라’며 조폭을 만난 장면 삽화
MBN <뉴스&이슈>(11/8) 화면 갈무리
이 뿐 아니라 이현종 씨는 “사실은 정유라 씨가 고등학교 때 남자친구를 만나서. 원래 같이 승마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사귀게 돼서 동거를 했는데 문제는 그렇게 임신을 하다 보니까 최순실 씨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떼내려고 했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그거를 알고 정유라 씨가 자신의 SNS에 그 아기의 초음파 사진에다가 글을 올려버립니다”라는 지극히 사적인 문제를 이야기합니다. 그러자 윤경호 매일경제 논설위원이 나서 “재미는 있어 보이지만, 사실 우리가 문제의 본질에서 비껴나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외모 비하 발언은 또 한 번 등장합니다. 이번에는 최순실 씨의 20대 때부터 유치원 원장 시절, 검찰 출두까지의 사진을 자료화면을 띄워놓고 성형 논란을 벌입니다. 김은혜 앵커는 “지금 네티즌수사대가 떴는데, 최순실 씨의 얼굴이 이게 사기극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외모지상주의인지. 쌍꺼풀도 생기고 변한 모습 찾으면서 앞으로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 의구심을 드러내더라고요”라고 말합니다. 신지호 새누리당 전 의원은 “이름도 여러 번 바꿨잖아요. 그러니까 얼굴도 여러 번 바꿀 수밖에 없을거예요. 심리적인 상태가. (중략) 맨 왼 쪽 20대 때 사진 보면, 쌍꺼풀이 없다가 쌍꺼풀이 생겼다”라고 말합니다.
이게 뭔가요. 최순실 씨의 얼굴을 품평하는 것이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의 진위를 밝힐 단서가 되나요? 정유라 씨가 동거하고 임신한 것이 대통령의 개입을 드러낼 주요한 사실인가요? 게다가 뻑하면 최순실 씨를 ‘강남 아줌마’라 규정하며, 사우나, 패션 등을 집중 탐구하며 돈만 많은 강남 아줌마의 갑질, 허세라고 몰아 부칩니다. 이런 식의 최순실 자매와 모녀를 악녀로 몰아가는 ‘강남 아줌마’ 프레임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이라는 사안의 본질을 가리는 전형적 물타기입니다. 종편에게 권고합니다. 지금 언론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대통령 국정 파탄의 진실을 전하고, 의혹을 파헤치고, 검찰 수사를 감시하는 것입니다.
△ ‘최순실 씨가 쌍꺼풀 수술을 했다’며 보여준 자료화면
MBN <뉴스&이슈>(11/8) 화면 갈무리
2. 황장수의 막말, “이대는 병신입니까?”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11/9)에서는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의 막말이 등장했습니다. 최순실 씨가 딸 정유라 씨의 연애를 막기 위해 조폭을 고용했다는 조선일보 기사를 두고 황장수 씨는 “그런데 저 때가요. 출산 직후 아닙니까?”라며 말을 꺼냅니다. 승마 특기생으로 이화여대에 입학한 정유라 씨가 사실은 신림동에서 동거 하고 출산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죠. 황장수 씨는 이어서 “그런데 뭡니까? 국가대표로서 말을 타고 해외 대회에 출전하고 할 때 아니겠습니까? 그럴 때 사실 국내 신림동에서 동거를 하고 출산을 하고 있어서 엄마가 조폭을 만나서 떼어달라고 했으니 이대는 병신입니까?”라고 말합니다.
△‘이대는 병신입니까?’라며 막말을 퍼부운 황장수 씨. 해당 부분은 TV조선 홈페이지 다시보기에서 통편집되었다.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11/10) 화면 갈무리
황장수 씨의 지적처럼 해외대회 출전도 하지 않는 승마 특기생의 출석을 보장해준 이화여대는 분명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방송에서 ‘이대는 병신입니까?’라고 말한 황장수 씨의 발언은 도를 넘었습니다. 이화여대 재학생들은 본관 점거 농성을 통해 최경희 전 총장을 몰아내고 지금도 정유라 씨의 입학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싸잡아서 ‘이대는 병신입니까?’라는 장애 비하용어까지 써서 비판하다니요.
더욱 답답한 점은 황장수 씨의 막말을 <김광일의 신통방통>에서 누구도 지적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진행자 김광일 씨와 황태순 평론가는 웃음을 터뜨리기까지 했죠. 막말이 나와도 허허 웃어넘기는 방송, 계속 지켜봐야 할까요? 이 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가보셔야겠습니다.
3. 샤머니즘의 후예인가 ‘정세균 문전박대’ 점치는 황태순 씨
채널A <이슈 투데이>(11/8)에 출연한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당일 있었던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 대해 ‘변화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잔뜩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황태순 씨는 “사실 우리가 박근혜 대통령 목소리는 딱 두 번밖에 못 들었잖아요. 한 번은 1분 40초, 한 번은 9분 30초. 그걸 갖다가 하다못해 입법부의 가장 수장이고 가장 어른인 정세균 국회의장과 1시간이 됐든 2시간이 됐든 이야기 나누는 것만 해도 어쨌든 뭔가 새로운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아 그러나 황태순 씨의 원대한 포부와는 달리, 국회 회동이 10여분 만에 종료됐습니다. 그러자 당혹함을 감추지 못한 황태순 씨는 느닷없이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난했습니다. “정세균 의장의 모습을 봤을 때 물론 더 취재를 해 봐야겠습니다마는 아마 ‘만나서 차나 한 잔 먹고 돌아가세요’라고 얘기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걸 사자성어로 얘기하면 문전박대입니다”라고 말입니다.
△10분 만에 종료된 국회회동에 ‘문전박대’라며 정세균 의장을 비난한 황태순 정치평론가
채널A <이슈투데이>(11/8) 화면 갈무리
샤머니즘이란 비아냥거림을 듣는 정부에 충성을 다하는 사람답게 황태순 씨는 정세균 의장이 “차나 한 잔 먹고 돌아가세요”라고 얘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점을 친 것’입니다. 이렇게 두서없이 우기는 황태순 씨의 발언, 너무 지겹습니다.
*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뒤에는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