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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2선 후퇴는 위헌이다…탄핵 해보라’, 대통령 호위 나선 MBC(2016.11.10)2016년 11월 9일
9일 방송 저녁뉴스는 모두 미국 대선을 톱보도로 전했습니다. 전 세계에 충격을 던진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과 한국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보도가 뉴스 전반부를 차지했습니다. 보도량에서는 방송사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지상파3사는 미국 대선을 ‘최순실 국정농단’보다 4~6건 더 많이 보도했고 종편 4개사는 ‘박근혜 국정파탄’ 게이트를 5건 정도 더 많이 다뤘습니다. 특히 JTBC는 미국 대선 7건, ‘박근혜 국정파탄’이 19건으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9일 청와대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 임명을 요청한 총리의 권한이 “헌법에 명시된 총리의 권한인 임명제청권, 내각통할권, 해임건의권”임을 재확인했습니다. “수사가 진행된다고 대통령 직무를 하지 말라는 것인가”라며 ‘2선 후퇴’ 요구에 대한 거부의사도 확실히 했습니다. 대통령의 권한 이양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한 해명이, 오히려 ‘국정 주도 의지’를 재천명한 꼴이 되면서 여론은 들끓고 있습니다. 청와대가 설명한 총리의 권한은 이미 주어져 있는 것으로서 대통령이 원래 보장되어야 할 권한만 인정하면서 ‘생색’을 낸다는 지적입니다.
1. “2선 후퇴는 위헌…차라리 탄핵하라”, 확실하게 청와대 편에 선 MBC
‘대통령 2선 후퇴’를 보도하는 MBC의 태도는 간결하고 선명합니다. MBC <대통령 2선 후퇴?…하야 없이는 ‘위헌’>(https://bit.ly/2eV4wvW)은 제목에서부터 2선 후퇴가 위헌임을 강조했습니다. 배현진 앵커는 “하야나 탄핵으로 대통령 자리가 비지 않는 한 누구라도 대통령의 권한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라는 멘트로 보도를 시작했습니다. 김천홍 기자도 “대통령 2선 후퇴 주장은 자칫 헌법을 부정하는 초법적 발상이 될 수 있다”며 거듭 일축합니다. MBC는 야권을 향해 ‘탄핵 한번 해보라’며 엄포를 놓기도 했습니다. 김 기자는 “야권이 대통령의 자진 사퇴만을 계속 압박하는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하는 과정에서 난데없이 ‘4선 중진 출신인 민주당 김성곤 전 의원’이 “국회의 대통령 2선 후퇴 요구는 그 자체가 위헌적이고 더 큰 혼란을 야기할 뿐이라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차라리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한 국회의 법적 권한인 <탄핵>절차를 밟는 것이 적절하다는 얘기”를 덧붙였습니다. 그 ‘얘기’의 진원지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입니다. MBC는 곧바로 “그렇게 대통령을 인정하기 싫으면 바로 탄핵으로 가는 것이 정상입니다”라는 김 의원 발언 장면을 보여줬습니다. 공영방송 MBC가, 불리한 정국 속에서 ‘2선 후퇴 거부’를 조심스럽게 내놓은 청와대보다도 훨씬 강경하게 대통령을 두둔하면서, 야권을 향해서는 ‘탄핵, 한번 해보라’며 비아냥거린 셈입니다.
△ 대통령 ‘2선 후퇴’에 청와대보다 더 발끈한 MBC(11/9)
2. ‘2선 후퇴가 무조건 위헌은 아니다’…MBN이 MBC반박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위헌’으로 규정한 MBC를 반박한 방송사도 있습니다. 바로 MBN입니다. MBN <2선 후퇴 동상이몽>(https://bit.ly/2fEMkGX)은 “헌법 제71조에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는 국무총리가 권한을 대행한다고 적혀” 있다며 “대통령이 국정농단으로 인해 사실상 '궐위'상태이므로 외교 의전만 하는 완전한 2선 후퇴를 하라는 것”이라고 야당의 입장을 풀이해줬습니다. “야당과 여당의 가장 큰 차이는 대통령을 궐위상태로 보느냐, 아니면 헌법상 권한은 인정해야 한다고 보느냐 하는 것”이라고 짚어주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의 ‘2선 후퇴’가 무조건 ‘위헌’이라며 야권을 몰아붙인 MBC와는 확연히 다른 보도 태도입니다.
3. KBS‧TV조선은 “야권이 국정공백 장기화 책임”
MBC가 ‘위헌’을 빌미로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온몸으로 방어했다면, KBS와 TV조선은 ‘국정공백 야권 책임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KBS <야 “총리 추천 제안 거부…12일 집회 총력”>(https://bit.ly/2fg6wlz)은 대통령의 총리 추천 요구를 거부한 야권의 입장을 정리하더니 “일각에선 국정공백 장기화에 따른 야권의 책임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TV조선은 훨씬 더 선명합니다. TV조선 <“총리 추천 거부…12일 집회 참가”>(https://bit.ly/2eE6TSS)는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하고 집회 참여를 선언한 야당을 항해 “국정 공백을 방치하며 박 대통령과 여권을 고사시키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조건이 추가된다”는 새누리당의 입장도 덧붙였습니다. 초유의 국정농단을 저지르고도 국정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대통령과 그런 대통령에게 ‘2선 후퇴’로 책임을 지라고 맞서는 야권, 과연 누구에게 ‘국정공백’의 책임이 있는 걸까요? KBS와 TV조선은 여기서 ‘야권의 책임’을 선택했습니다.
4. ‘국정공백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JTBC는 달랐다
국정공백의 책임을 야권에게 물은 KBS‧TV조선과 달리 JTBC는 대통령이 내놓은 제안이 불분명한 ‘권한 이양’에 불과하며, 대통령에게 결단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강변했습니다. JTBC <청와대 “하야 원하면 차라리 탄핵하라”>(https://bit.ly/2eEc19F)는 청와대의 “야당이 끝까지 대통령의 하야를 원한다면 탄핵을 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에 대해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점을 강조한” 역공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손석희 앵커는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집회 민심에 대한 청와대의 상황 인식에도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청와대가 국정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돼, 야당과의 대치국면이 장기화할 경우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까지 전했습니다. 국정공백의 책임을 야권에 전가한 KBS, TV조선과는 결이 다릅니다. JTBC <팩트체크/총리 ‘내각 통할’…헌법에는?>(https://bit.ly/2fEfzvb)는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오대영 기자는 총리의 “임명제청권, 해임건의권”을 보장한다는 대통령의 제안이 “이미 헌법에 나와 있는 내용을 되풀이한 수준”이라면서 “대통령이 선언과 약속 같은 정치적인 차원에서 풀어야”, “총리에게 넘기겠다. 그리고 번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5. TV조선은 또 대선 비유한 ‘정치 혐오 보도’
TV조선은 매일같이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보도로 야권 인사들을 희화화하고 있습니다. 9일 TV조선은 야권 인사들이 ‘최순실 국정농단’을 대선 전략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했습니다. TV조선 <안철수‧박원순 손 잡았나>(https://bit.ly/2eV1EPS)는 “안철수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만나 하야 투쟁을 예고”한 일을 두고 배성규 정치부장과 대담을 나눴습니다.
보도가 시작되면 문재인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 대선주자들이 자동차 경주를 펼치는 그림이 나옵니다. 배 부장은 “야권 대선주자들이 거국내각이냐 하야 탄핵이냐 갈림길에 섰”다면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가장 먼저 탄핵 행 차선을 타더니 신나게 달려 나갑니다. 추월당한 박원순 서울시장 깜짝 놀란 걸까요. 하야 투쟁 차로로 재빨리 옮겨 탑니다”라고 중계를 합니다. 그림에서는 박 시장과 안 대표가 ‘하야’로 차선을 바꾸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어서 배 부장은 “그런데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역풍 불까 몸조심하는 걸까요? 두 차선을 오락가락합니다”라고 설명하고 그림에서는 당황한 표정의 문 전 대표가 차선 사이를 헤맵니다. 이 그림을 보여준 이후에도 ‘최순실 국정농단’을 대선에 비유한 ‘정치공학적 묘사’가 이어집니다. 배 부장은 안철수 의원의 ‘대통령 퇴진 주장’을 “가만히 있는 거 보다 치고나가서 주도권 가지고 게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제3지대를 만들려고 하야 투쟁을 제3지대 위한 도구로 생각한 것”이라며 안철수 의원의 대응을 무조건 ‘대선을 위한 도구’로 단정 지었습니다.
언론이 정치 현안에 논평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국정농단’이라는 중대한 사태를 대선에 비유하면서 ‘경마식 보도’를 하는 행태가 적절한 것일까요? 야권인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대선을 위한 도구’로 규정하는 태도를는과연 합리적인 ‘논평’으로 볼 수 있을까요?
△ 야권인사들의 ‘최순실 사태’ 대응을 ‘대선 전략’으로 희화화한 TV조선(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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