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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저녁 방송뉴스, ‘문재인을 이겨라’만 보도했다
2017년 1월 26일 ~ 1월 30일
등록 2017.01.31 15:15
조회 436

26~30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25일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정규재TV’ 기습 인터뷰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박 대통령은 자신에 우호적인 매체, 그것도 인터넷 방송을 골라 장외 여론전에 나서면서 증거가 나온 혐의와 헌법 위반은 모두 부인했고 ‘촛불 민심’을 루머에 휩쓸린 사람들로 매도했습니다. 자신을 지지하는 ‘친박 집회’만을 ‘민주주의 수호 세력’으로 지칭하기도 했고 심지어 이번 사태 전체를 ‘조작된 음모’로 치부했습니다. 충격적인 내용에 반향이 컸고 방송사들도 대체로 비판적으로 다뤘지만 공영방송만 또 침묵을 지켰네요. 한편 25일엔 남경필 경기도지사, 26일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대선 출마선언을 하면서 설 연휴 기간 대선 관련 보도도 비중이 컸습니다. 방송사들은 과연 공정하게 보도했을까요?

 

1. 모두 비판하는 박 대통령 인터뷰, 왜 공영방송만 침묵하나 
박근혜 대통령의 25일 ‘정규재TV’ 인터뷰는 설 연휴를 앞둔 노골적인 ‘지지 결집용 여론전’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이미 증거가 나온 혐의들과 헌법 위반은 언급조차 하지 않고, 탄핵 사유와 전혀 관련 없는 ‘약물 중독’이나 ‘정유라 친모설’ 등 항간의 소문만을 적극 반박한 박 대통령의 행태는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었죠. 따라서 많은 언론에서 박 대통령이 상황 파악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고, 이런 인터뷰를 유도한 정규재 한국경제 주필에게도 의혹의 눈초리가 쏠렸습니다. 


대부분의 방송사가 이를 비판했지만 유독 KBS와 MBC만 조용했습니다. 인터뷰가 공개된 25일에도 KBS는 받아쓰기 1건, MBC는 무보도로 철저한 침묵을 택했습니다. 공개 시점이 25일 20시 30분이었기 때문에 당일 뉴스에서는 제대로 못 다뤘다고 해도 26일에는 당연히 구체적인 보도를 했어야 하는데요. 26일, KBS는 아예 보도가 없었고 MBC는 전날 침묵하더니 이번엔 받아쓰기에 가까운 보도를 1건 내놨을 뿐입니다. 


26일 타사의 박 대통령 인터뷰 관련 보도량은 비교가 불가한 수준입니다. SBS 7건, JTBC 12건, TV조선‧채널A 6건, MBN 2건입니다. 이중 박 대통령의 행태에 대한 비판 보도만 SBS‧TV조선 3건, JTBC 11건, 채널A 2건, MBN 1건입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25, 26일 이틀을 통틀어 KBS와 MBC는 각 1건씩이고, 그나마 1건이 ‘대통령 말씀 받아쓰기’ 수준이었습니다. 

 

2. 25일엔 KBS가 받아쓰고 26일엔 MBC가 받아쓰고

25일엔  KBS가 <박 대통령 “최순실 사건, 누군가 기획‧관리”>(1/25 https://bit.ly/2jzpmn2)라는 보도만 고작 1건 내면서 박 대통령 발언을 받아썼죠. 26일 MBC는 어떻게 받아썼는지 보겠습니다. MBC <전격 인터뷰…지지층 재결집 의도?>(1/26 https://bit.ly/2k6UPjP)는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탄핵시키기 위해서 그토록 어마어마한 거짓말을 만들어내야만 했다고 한다면 그 탄핵 근거가 얼마나 취약한 건가”라는 대통령 발언을 보여주며 “많은 허황된 이야기가 진실처럼 만들어졌다고 토로했”다고만 설명했습니다. “저질스러운 거짓말이 난무하는 이게 건전한 분위기인가 하는 회의가 많이 들어요”라는 발언 장면에도 “정유라가 자신의 딸이라는 루머와 정윤회 씨와 밀회설, 향정신성 의약품 중독과 굿을 했다는 의혹들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는 동어반복 설명뿐이었습니다. MBC는 이외에도 “개혁에 대해서 반대하는 세력들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고, 또 체제에 반대하는 그런 세력들도 합류한 게 아닌가”라는 ‘조작설’ 발언도 그대로 전했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해야 된다, 또 법치를 지켜야 된다”라는 ‘친박 단체 집회 호응’ 발언에도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가 촛불 시위의 두 배가 넘는 규모라고 들었다면서 추운 날 고생하는 모습에 가슴이 미어지는 심정이라고 말했습니다”라고 부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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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대통령 정규재TV 인터뷰’ 그대로 받아쓴 MBC(1/26)
 

보도 속에서 박 대통령 인터뷰에 대한 객관적 지적은 단 한마디도 없었습니다. 그저 “야권은 자기방어 논리만 일방적으로 펼쳤다며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고, 새누리당도 민심과 동떨어진 언급이었다고 평가했”다는 정치권의 비판을 딱 한 마디 언급한 것이 MBC가 전한 ‘다른 목소리’의 전부입니다. 조영익 기자는 마지막 멘트로 “예정에 없던 박 대통령의 인터뷰는 지지층의 재결집과 함께 탄핵심판에 영향을 미칠 설 민심을 잡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되면서 조회 수 130만 회를 넘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설 민심 추이를 지켜본 뒤 탄핵심판에 직접 출석하거나 기자회견 등의 추가 대응 방안을 검토해 여론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이라 전했습니다. 사실상 박 대통령의 인터뷰를 홍보해주는 내용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3. 타사는 모두 박 대통령 비판, JTBC는 ‘친박 관제데모’ 단독보도
KBS와 MBC를 제외한 5개 방송사는 모두 박 대통령 인터뷰를 비판했습니다. 이미 뇌물죄 혐의와 블랙리스트 작성 등 법률 및 헌법 위반이 증거로 드러났다는 반박, 특검에 소환되면서 “특검이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며 소리를 지른 최순실과 조직적 반격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 정규재TV 출연 자체가 ‘친박 여론전’을 의미한다는 배경 분석이 주된 내용입니다. 


무려 11건의 보도로 가장 구체적인 반박을 한 JTBC보도만 살펴보겠습니다. JTBC 손석희 앵커는 톱보도 직전 오프닝 멘트부터 “촛불시위의 두 배도 넘을 정도로 열성을 가지고 많은 분들이 참여하신다고 듣고 있는데 여러 고생도 무릅쓰고 이렇게 나오신단 걸 생각할 때 가슴이 미어지는 그런 심정입니다”라는 박 대통령 발언을 보여주고는 “대통령이 말한 집회 규모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이러한 접근 자세가 대통령으로서 적절한 것이냐”는 비판을 전했습니다. 여기다 “친박집회가 관제 데모로 치러진다는 정황”도 언급했는데 JTBC는 이날 <단독/친박집회 모집책이 밝힌 ‘참가자 가격표’>(1/26 https://bit.ly/2kwzTiN) 등 3건의 보도로 ‘친박 집회’의 실체를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친박 집회 모집책’과 참가자를 인터뷰한 JTBC 보도 내용을 보면 “목욕 깔끔하게 해가지고. 목욕하고 나오면 5만원씩 준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나옵니다. “젊은 여성이 유모차를 끌고 참석하면 15만 원까지 일당을 준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JTBC는 이외에도 <비난 감수한 ‘역설의 여론전’…타깃은?>(1/26 https://bit.ly/2kwH22S)에서 “인터뷰 문답은 여러가지 면에서 우리 사회를 칼로 자르듯 나눠서 가려는 의도”라며 “국론 분열을 더해서 물타기까지 노린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았고 “각종 범죄 혐의와 의혹이 핵심인 탄핵정국인데요. 그런데 이념 구도로써 새로운 안보 이슈를 꺼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달았습니다. 

 

3. 설 연휴 대선 보도…‘문재인 견제구도’ 그대로 반영돼
설 연휴 기간, 남경필‧유승민 두 바른정당 인사가 출마를 선언하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선 구도가 요동쳤습니다. 그만큼 보도도 많아지고 있는데요. 7개 방송사 대선 관련 보도에서 각 대선주자가 언급되거나 등장한 빈도를 산정해봤습니다. 1건의 보도에서 여러 대선주자가 나올 경우 중복 산정했고 각종 지지율 관련 보도에서 언급된 것은 제외했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문재인

2

1

3

4

13

8

8

39

반기문

3

3

6

3

14

11

10

50

이재명

2

1

1

2

6

7

8

27

안철수

2

2

3

1

9

7

8

32

손학규

2

3

3

2

5

4

6

25

황교안

1.5

2

3

1.5

5

2

4

19

안희정

1

0

1

2

4

6

6

20

유승민

2

2

4

2

6

7

9

32

남경필

1

0

0

0

4

4

1

10

△ 설 연휴 기간 7개 방송사 대선 주자 언급 및 등장 회수 비교(1/26~1/30) Ⓒ민주언론시민연합

 

결과를 보면 방송사들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을 가장 많이 다뤘습니다. 반 전 총장이 총 50회 등장한 반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재인 전 대표는 39회 등장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닷새 밖에 지나지 않은 유승민 의원의 등장 횟수 32회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도 32번 등장하면서 문 전 대표의 뒤를 이었고 이재명 시장(27회), 손학규 전 대표(25회) 순으로 언급됐습니다. 전반적으로 문재인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는 ‘제3지대’의 주요 인물들, 즉 반기문‧안철수‧손학규 등이 자주 다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잘 드러납니다.


방송사별로 보면 JT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가 모두 반 전 총장을 문 전 대표보다 많이 언급했고 MBC‧SBS‧MBN의 경우 문 전 대표 언급 회수가 유승민 의원보다도 적습니다. 방송사들이 ‘반문재인 보수 후보’를 대선 보도에서 주된 이슈로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4. 문재인은 ‘때리고’ 반기문‧황교안은 ‘감싸 안고’
방송사들의 ‘반문재인 보도 경향’은 한 명의 대선주자만 다룬 보도량과 그 내용을 보면 더 뚜렷합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문재인 행보 받아쓰기

0

0

0

0

4

0

2

문재인 비판

0

1

0

0

1

1

1

‘제3지대’ 관련 보도

1

2

2

1

3

2

3

반기문 행보 받아쓰기

1

0

1

0

7

3

2

반기문 비판

0

0

0

0

0

0

0

황교안 행보 받아쓰기

1.5

2

2

0.5

4

2

3

황교안 비판

0

0

0

0

0

0

0

유승민 행보 받아쓰기

0

0

0

0

2

2

4

유승민 비판

0

0

0

0

0

0

0

△ 7개 방송사 1명의 대선 주자만 다룬 보도 내용 비교(1/26~1/30) ※27일 반기문-손학규 회동은 ‘반기문 받아쓰기’로 산정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사들은 대체로 한 명의 대선주자만 다룰 땐 문재인 전 대표를 등장시키지 않는 편입니다. TV조선(4건)과 MBN(2건)만 문 전 대표 행보를 받아쓴 보도가 있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다른 주자들의 비판 대상으로 언급되거나 ‘제3지대’에서 견제되는 대상으로 등장합니다. 반면 방송사들은 유독 보수 진영 주자들은 오롯이 1건의 보도로, 그것도 아주 우호적으로 다뤄줍니다. 7개 방송사 모두 보수 후보로 꼽히는 반기문‧황교안‧유승민 3인에 대한 비판적 보도가 단 1건도 없습니다. 반면 ‘반기문 받아쓰기’는 MBC‧JTBC를 제외한 5개사 모두 보도를 냈고 TV조선은 무려 7건에 이릅니다. 황교안 총리의 경우 30일 ‘트럼프 미 대통령 통화’를 기점으로 7개 방송사 모두 받아쓰기 보도를 냈고 TV조선은 여기서도 4건으로 보도량이 가장 많습니다 TV조선‧채널A‧MBN 종편 3사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행보도 각각 2건, 2건, 4건으로 받아썼습니다. 

 

5. 방송사들의 ‘문재인 비판‧견제’
문재인 전 대표는 주로 다른 주자들이 비판하는 대상으로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MBC <설 민심잡기 경쟁…박원순 “불출마”>(1/26 https://bit.ly/2jzJPKM)는 문재인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인터넷 방송 인터뷰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보도를 시작하더니 느닷없이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방송사 TV 토론에 불참한 문 전 대표가 '준비된 대통령'이 아니라 '피할 준비'가 된 것 같다고 비난했”다는 내용으로 보도를 이어갑니다. “(문 전 대표가) 계속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하시면 제2의 박근혜가 될 뿐”이라는 안철수 전 대표 발언 장면까지 보여줍니다. 


TV조선 <“군대 내가 더 알아” 말싸움>(1/26 https://bit.ly/2kdXHvl) 역시 “군 복무기간을 1년으로 단축하겠다”는 문 전 대표 공약에 “국방력에 대한 배려나 또는 출산률 저하에 따른 인구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공약”이라는 안 전 대표 비판을 달고 KBS 토론회 불참에 대한 “계속 토론회 참석 못하시면 제2의 박근혜가 될 뿐”이라는 안 전 대표 비판까지 덧붙였습니다. 


‘친박‧친문 빼고 다 모이라’는 의미를 지닌 ‘제3지대’ 보도도 ‘문재인 견제’의 의미를 전하는 보도입니다. TV조선과 MBN을 제외하면 문재인 전 대표 행보만을 다룬 보도가 1건도 없는 반면 ‘제3지대’만을 다룬 보도는 최소 1건씩 냈습니다. MBC는 ‘제3지대’ 보도에서 사실관계를 왜곡하기도 했습니다. MBC <꿈틀대는 제3지대…파괴력은?>(1/29 https://bit.ly/2kaoKoV)은 “친박근혜, 친문재인 세력을 빼고 중간지대에 모여서 새로운 정치를 해보자는 것”이라며 ‘제3지대’를 소개하더니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친문 패권주의에 부정적인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과 함께 양 극단을 제외한 모든 세력을 모으는 이른바 '빅 텐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연결고리는 분권현 개헌”이라면서 “제3지대의 폭발력을 증폭시킬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전날 있었던 반기문 전 총장과 손학규 전 대표와의 회동 이후 손 전 대표가 “반 전 총장이 박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과 수구세력의 편에 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함께 할 수 있다”며 선을 그어 ‘제3지대’ 가능성은 불투명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같은 날 채널A <’반기문 빅텐트‘ 숨고르기>(1/29 https://bit.ly/2jPhApj)는 “손 의장 등이 일단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제3지대 빅텐트 구축 연대 등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 “제3지대 구심점의 입지는 축소될 것이라는 관측”이라고 보도했죠. 다른 방송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MBC만 이런 상황을 외면하고 ’비문연대‘를 의미하는 ’제3지대‘를 긍정적으로 묘사한 겁니다.

 

6. 지나친 ‘보수후보 감싸기’ 
SBS와 JTBC를 제외한 5개사는 지나치게 ‘보수 후보’를 두둔했습니다. TV조선 <동생이 고문인 기업 대표 왜 만났나>(1/26 https://bit.ly/2jzKJqE)는 “반기문 전 총장이 동생 반기상 씨가 고문으로 있는 중국 기업의 대표 부부와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며 반 전 총장과 반기상 씨, 중국 화안그룹 리궈안 회장의 부인이자 최고 재무책임자인 천젠씨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이를 두고 “동생 사업을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언뜻 ‘반기문 관련 의혹 검증 보도’를 하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다음 내용이 황당합니다. “화안그룹 홈페이지에는 리 회장 부부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만난 사진도 올라 있”고 “리 회장 부부는 이희호 여사도 만났”다는 겁니다. 반 전 총장이 화안그룹 회장 부부와 만난 사진이 논란인 이유는 동생 반기상 씨 사기 혐의에 연루되었을 가능성 때문입니다. 문재인 전 대표나 이희호 여사는 사기 혐의와 같은 아무런 문제도 없이 그저 함께 찍은 사진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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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상 사기 혐의’ 보도에 문재인 끼워넣은 TV조선(1/26)


TV조선은 이를 교묘히 뒤섞어 보도한 건데요. 반기문 전 총장 친인척 비리 의혹을 ‘물타기’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TV조선은 29일에는 톱보도부터 <“대선 승리하려면 신당 창당 필요”>(1/29 https://bit.ly/2jiSCSV) 등 2건의 단독보도를 내걸면서 반 전 총장의 ‘신당 창당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타전하기도 했습니다. “기존 정당 후보로는 승리가 불가능하며 '반기문 신당 창당'이 해답”, “포용적인 리더십과 정치교체의 핵심 내용을 담고 완주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채널A는 황교안 총리를 비슷한 방식으로 두둔했습니다. 채널A <“약점은 군 면제” 새누리 ‘속앓이’>(1/26 https://bit.ly/2jFdDGC)는 먼저 “설 명절을 앞두고 일선 치안 현장을 방문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범보수 후보들이 고전하는 사이 황 권한대행이 존재감을 높이며 새누리당의 대안으로 떠올랐”다고 띄워줍니다. 이어서 “면제 사유도 두드러기의 일종이어서 인사청문회 당시 야당의 공격을 받았”다며 “군 면제자가 건빵 맛을 얘기했다가 구설”, “군 배식판에 국과 밥을 거꾸로 담아 논란” 등 황 총리의 ‘병역 관련 논란’을 나열했습니다. 병역 문제를 황 총리의 약점으로 지목한 겁니다. 그런데 보도의 마무리가 이상합니다. 임수정 기자는 “통진당 해산 등 우파의 정체성이 부각될 경우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덧붙였습니다. 황 총리의 병역 문제를 검증하는 대신 약점을 덮는 대안을 제시해준 겁니다. 


7개 방송사 모두 최소 단신 1건이라도 황교안 총리의 행보를 받아썼는데요. 그 중 TV조선의 태도가 가장 적극적입니다. 방송사들의 ‘황교안 받아쓰기’는 모두 30일 있었던 황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통화를 전한 겁니다. KBS와 TV조선은 이를 아예 톱보도로 타전했는데 KBS가 1건으로 통화 내용을 전한 것과 달리 TV조선은 무려 톱보도 포함 3건으로 그 의미를 부각했습니다. 톱보도인 TV조선 <트럼프 “한국과 100% 함께 할 것”>(1/30 https://bit.ly/2jPi92k)은 “대통령 권한정지라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이뤄진 첫 통화”임을 강조하면서 “미국은 언제나 100% 한국과 함께 할 것”이라는 트럼프 미 대통령 발언을 전했습니다. 이어진 <한미 동맹 강화, “북 도발 강력 대응”>(1/30 https://bit.ly/2jx7XL1)은 “한미동맹을 강화해 북핵 문제에 강력대응 하자는데 공감”, “사드 배치가 필요하다는 데도 의견일치” 등 황 총리 전화통화의 성과를 나열하면서 “한미 연합방위 체제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 위협을 억제하고”라고 말했던 황 총리의 신년사 장면까지 재차 보여줬습니다. 황 총리가 신년사에 이어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60년 간의 한미 동맹을 포괄 략동맹으로 더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는 겁니다. 황 총리의 ‘한미 동맹 강화’ 행보, 즉 ‘안보 행보’를 적극 부각해준 보도입니다. TV조선은 여기다 <정상 통화 순번 과거보다 뒤로 밀려>(1/30 https://bit.ly/2klkCVm)라는 보도도 추가해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보다도 늦은 13번째”, “통화 시간도 42분 통화한 일본에 비해 10분 이상 짧았습니다”라며 한국이 미국의 우선순위에서 다른 우방국들에 밀렸다고 열을 올렸습니다. ‘안보 비상상황’임을 한층 더 강조한 겁니다. 이는 황 총리의 ‘전화 외교성과’를 나열한 앞 보도와 맞물려 황 총리의 행보를 더 돋보이게 하는 효과를 지닙니다. TV조선의 이런 적극적인 태도는 1건의 보도로 통화 내용을 단순 전달한 타사들과 대조적입니다.

 

7. 사라진 공약‧정책 보도, 그나마 보도 내면 또 ‘문재인 때리기’
설 연휴 기간 동아 방송사들은 이렇게 ‘문재인 대 반문재인’ 구도를 묘사하는데 치중했습니다. 대부분의 보도가 대선 주자 설 연휴 행보와 ‘제3지대’ 등 합종연횡 전략에 할애됐습니다. 이 때문에 정작 중요한 공약‧정책 보도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공약‧정책

보도

0

0

1

0

4

6

0

11

(8.5%)

총 보도량

5.5

8

10

9.5

37

28

31

129

△ 7개 방송사 설 연휴 기간 대선 보도 중 공약‧정책 보도량 비교(1/26~1/30) Ⓒ민주언론시민연합
 

공약‧정책 보도는 SBS(1건), TV조선(4건), 채널A(6건)에서만 나왔습니다. 그나마 나온 보도도 그리 유익한 보도가 아닙니다. SBS는 27일, 그간 진행해오던 ‘2017 대선주자에게 묻는다’ 인터뷰 시리즈를 끝마치면서 문재인‧이재명‧안철수‧안희정‧손학규‧유승민‧반기문 등 대선주자들이 인터뷰에서 밝힌 ‘공약 키워드’를 간단히 나열했습니다. 


TV조선과 채널A의 경우 공약‧정책 보도량이 아예 없는 타사에 비해 꽤 나온 편이지만 보도의 취지가 후보들의 공약 및 정책을 소개하고 분석하는 데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TV조선 <나라 살림 거덜 낼 포퓰리즘 공약들>(1/29 https://bit.ly/2jNPDAw)은 “포퓰리즘 공약. 그대로 실현하면 나라 살림이 거덜날 공약이 적지 않”다면서 ‘포퓰리즘 공약’의 대표 사례로 문재인 전 대표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을 지목했습니다. “9급 공무원 초봉은 1,980만 원 정도인데, 81만 명을 채용할 경우, 연간 16조 380억원이 소요”되므로 ‘나라살림 거덜 낼 공약’이라는 비판입니다. TV조선은 이재명 시장의 “연 100만원씩 기본소득 지급” 공약도 포퓰리즘 공약으로 꼽았고 두 후보의 군 복무 기간 단축 공약도 비판했습니다. 물론 이 보도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모병제 전환’, 유승민 의원의 ‘휴직급여 200만원 인상’도 언급했지만 각각 “군 당국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 “고용보험료 인상으로 돌아올 가능성” 등 수위가 낮은 비판만 간단히 덧붙였습니다. 


TV조선은 30일에는 ‘대선검증 기획’이라는 이름 아래 3건의 보도를 냈는데 검증할 대상을 주자들의 ‘안보관’으로 꼽았습니다. 그러나 이 보도들은 ‘이념 검증’ 보도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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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 검증’ 아닌 ‘이념 검증’ 보여준 TV조선(1/30)

 

TV조선 <중도층 겨냥 ‘우클릭 전략’>(1/30 https://bit.ly/2klFqw1)은 첫 검증 대상을 문재인 전 대표로 꼽더니 “천안함을 침몰로 표현하며 정부를 비판”했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던 문 전 대표가 지금은 “천안함은 폭침으로 표현”하고 “사드 배치는 '재검토'에서 '정부 입장 존중'으로 갔다가, 다시 ‘다음 정부로 넘기자’고 바뀌었”다며 ‘우클릭’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음 보도에서 반기문 전 총장울 “가장 보수적인 안보관”을 가진 후보로 규정한 TV조선은 <대선주자 중 가장 진보적>(1/30 https://bit.ly/2jp02nu)에서 급기야 후보들을 이념에 따라 줄을 세웠습니다. “전작권 환수를 강하게 주장”하고 “5·24 조치를 해제하고, 개성공단도 재가동해야 한다”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가장 진보적인 안보관을 지녔고 이에 따라 ‘안보 스펙트럼’에서 이재명 시장이 가장 왼쪽에, 그리고 반기문 전 총장이 가장 오른쪽에 있다는 겁니다. TV조선은 이재명, 문재인, 안희정, 안철수, 반기문 순으로 서있는 ‘안보 스펙트럼’을 그래프로 표현해주기도 했습니다. 이는 공약‧정책 보도나 검증 보도로 볼 수 없는, 조금은 저급한 보도입니다. 대선 주자들의 ‘안보 정책’을 분석하거나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각 주자들의 그러한 주장을 ‘진보냐 보수냐’는 이분법으로 ‘편 가르기’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TV조선은 ‘천안함 폭침’ ‘전작권 환수’ ‘개성공단 재가동’ 등의 주장을 ‘진보’라는 틀로 제멋대로 재단했지만 이는 논리적으로도 학문적으로도 근거가 없는 구분법입니다. 꾸준히 문 전 대표의 안보관을 ‘좌편향’이라 비난해왔고 반기문 전 총장과 황교안 총리 등 ‘보수 후보’를 띄우고 있는 TV조선의 태도를 감안하면 더더욱 부적절합니다. 


채널A도 6건의 공약‧정책 보도를 냈지만 문재인 전 대표의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공약을 비판하는 데만 2건을 할애했습니다. 그러나 채널A는 반기문‧유승민‧남경필의 ‘청년 일자리 공약’ 전달 및 비판점, 반기문 일자리 공약 전달 및 비판점도 각 1건씩 보도하면서 그나마 균형을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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