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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그래도 욕을 했다”…TV조선 연이틀 ‘마타도어’
2017년 1월 2일
등록 2017.01.03 16:56
조회 1816

2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채널A만 제외하고 모두 덴마크 현지에서 체포된 정유라 씨를 톱보도로 냈습니다. 채널A는 문재인-반기문 양강 대선구도의 여론조사 결과를 톱보도 포함 3건을 전한 뒤 정유라 체포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방송사들은 정유라 체포 과정과 은신처, 특검 수사 향방 등의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공통적으로 보도한 정유라 체포 관련 소식보다 눈에 띄는 것은 여전히 논란이 끊이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의 1일 기자 간담회 보도였습니다. 1일 당일, JTBC와 채널A를 제외하고는 반박보도가 없었는데요. 2일 JTBC는 더 강경한 태도로 박 대통령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반면 TV조선은 ‘난관 극복’을 다짐한 청와대 표정을 그대로 받아써주면서 또 ‘용비어천가’를 읊은 셈이 됐습니다. 이재명 성남시장을 향한 TV조선의 비난 공세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1. TV조선과 전쟁 선포한 이재명 시장, TV조선은 “그래도 이재명은 욕설을 했다”
TV조선은 전날(1일) 이재명 시장이 친형 이재선 씨를 강제 입원시켰고 형수에게 욕을 했다는 이재선 씨 측 주장을 사실처럼 보도했습니다. 여기에 이 시장이 2011년 판교 철거민들에게 막말을 했고 철거민 폭행 영상을 공개한 시의원에게도 막말을 했다는 보도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두 사건 모두 이미 이 시장이 구체적인 내막을 모두 해명한 사안입니다. 그러나 TV조선은 이 시장 측 반론을 한 두 마디 언급으로 갈음하면서 핵심적인 내용은 모두 누락했습니다. 이에 이재명 시장은 SNS를 통해 “(이재선 씨) 강제입원은 그의 부인 박인복과 딸 이주영이 시킨 것”이라 재차 해명하는 동시에 “명백한 허위보도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묻고 민주공화국을 마비시키는 독극물 조작 언론을 반드시 폐간시키겠다”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그러자 TV조선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 2일 또 이재명 시장을 겨냥했습니다. TV조선 <검증 언론에 ‘폐간’ 막말>(1/2 https://bit.ly/2iYPuqC)은 제목부터 자사는 이 시장을 ‘검증’하려 했는데 이 시장이 막말을 했다고 못 박았습니다. 정혜전 앵커는 “독극물 언론을 반드시 폐간시키겠다”는 이 시장 주장을 언급한 후 “이 시장의 과격한 언사와 막말은 이번만이 아닙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1일 보도도 도맡았던 신유만 기자는 “TV조선의 검증 기사에 대해 ‘악의적 허위보도’라며 ‘전면전을 시작한다’고 했”다며 재차 자사 보도를 ‘검증 보도’라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 시장이 △“지난달 21일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친일독재 부패세력의 꼭두각시라고 했습니다” △“이틀 뒤엔 반 전 총장이 범죄자 박근혜와 부역자 황교안의 상속자라고 막말” △“6차 촛불집회에선 박근혜 대통령을 무덤으로 보내자고 했습니다” △“11월 부산 강연에선 자신의 석사논문 표절 의혹을 해명하면서 가천대를 ‘이름도 모르는 대학’이라고 해 물의” △“1월엔 연예인 김부선 씨가 자신을 ‘성남 사는 가짜 총각’이라고 비판하자 ‘이분은 대마를 좋아하시지 아마’라는 글을 올렸다 급히 삭제” 등 총 다섯 가지 ‘막말 사례’를 나열했습니다. 다섯 개 중 두개가 TV조선이 연일 대선주자로 띄우고 있는 반기문 총장 비판 발언이라는 사실이 눈에 띕니다. 나머지 하나는 헌정 유린한 박근혜 대통령 비판이고 두 가지는 이 시장의 개인적 논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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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사는 ‘검증 언론’으로, 이재명시장은 ‘막말꾼’으로 규정한 TV조선(1/2)

 

이 보도의 하이라이트는 맨 마지막 기자의 멘트인데요. 신유만 기자는 “형수 박인복 씨와의 통화 중에는 박 씨와 친정어머니에게 욕설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라며 보도를 끝냈습니다. 전날 보도했던 이재명 시장 형수에 욕설 논란을 다시 언급한 겁니다. 이미 2년전 부터 시장이 왜곡된 녹취록 유포로 날조된 논란이라 반박했고 녹취록 조작을 인정한 법원 판결문까지 공개했으며, TV조선의 1일 보도에 대해서도 재차 같은 해명을 했는데도 TV조선은 끝까지 “욕설을 했다”고 보도한 것입니다. 

 

2. 정치적 비판엔 반론 대신 ‘막말’ 규정, 개인적 논란은 사실관계 누락
TV조선이 이재명 시장을 ‘막말의 대명사’로 묘사하면서 나열한 ‘막말 사례’ 중에서도 적절치 않은 것이 있습니다. 반기문 총장을 비판한 2개 발언과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한 1개 발언은 모두 이재명 시장이 자신의 정치적 소신대로 다른 정치인을 비판한 사례들입니다. 이를 TV조선이 문제 삼고 싶다면 합리적인 잣대와 근거를 가지고 반론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반기문은 친일독재 세력의 꼭두각시’라는 이 시장 입장이 내키지 않는다면 반 총장이 친일독재 세력을 비판한 사례 하나라도 제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TV조선은 자신들을 향해 ‘독극물 조작언론’이라는 ‘막말’을 했다며 이 시장의 정치적 비판을 무작정 ‘막말’ 대열에 끼워 넣기만 했습니다. 이 시장이 TV조선을 ‘독극물’이라는 극단적 비유까지 쓴 이유는 수 년 간 자신이 해명했고 판결문 등 증거 문건까지 공개했는데도 TV조선이 똑같은 비난 공세를 폈기 때문입니다. 이 시장은 SNS에 이러한 근거를 달아 ‘독극물’ 등 비판을 가했습니다. TV조선만 근거도 없이 ‘막말’이라는 선언만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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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부선 씨의 사과는 쏙 빼놓고 이재명 시장의 ‘막말’만 보도한 TV조선(1/2)

 

또한 TV조선이 제시한 다른 사례인 개인적 사례 2가지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가천대 ‘이름 모르는 대학’ 발언은 이 시장도 사과한 만큼 충분히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인 김부선 씨와의 ‘SNS 설전’에서 TV조선은 중요한 사실관계를 또 누락했습니다. TV조선은 김부선 씨가 ‘성남 사는 가짜 총각’이라 비판했고 이에 이 시장이 ‘이분은 대마를 좋아하시지 아마’라고 썼다 급히 삭제했다고만 보도해 마치 김부선 씨 주장에 이 시장이 수긍했다는 인상을 줍니다. 그러나 당시 SNS 설전으로 논란이 되자 김부선 씨는 “이재명 시장과는 이런 일(과거 양육비 소송건) 외엔 아무 관계 아니다” “이재명 시장에게 미안하다”라고 사과했다. 이 시장도 “대마 운운한 점 사과드린다” “김부선 씨에 매달려 작은 신음조차 침소봉대해 악용하려는 시도는 그만하라”며 호응했습니다. TV조선은 이런 사실은 쏙 빼고 이 시장의 ‘막말’만 부각한 겁니다.

 

3. “어떤 난관도 헤쳐 나갈 수 있다” 청와대 의지 받아쓴 TV조선
TV조선은 1일, 박근혜 대통령의 ‘기습 기자간담회’를 3건에 걸쳐 받아썼습니다. 이중 TV조선 <“답답하고 마음 무겁다” 토로>(1/1 https://bit.ly/2hECAgm)는 7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과의 추억 회상’까지 충실히 받아 적어 받아쓰는 언론들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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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난관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청와대 표정 받아쓴 TV조선(1/2)

 

이런 태도는 2일에도 이어졌습니다. TV조선 <“화살은 모으면 안 부러져”>(1/2 https://bit.ly/2ixxKnm)는 “청와대가 마음을 단단히 먹은 모양”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에 이어 다시 기자간담회를 열어 탄핵심판과 특검 조사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자세”라 전했습니다. “비서실 직원들과 함께 한 시무식에서 단합을 주문”한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의 “한 개의 화살은 부러뜨리기 쉽지만 여러 개의 화살이 모이면 부러뜨리기 힘들다는 ‘절전지훈’ 고사 성어를 인용”도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마음과 뜻을 합한다면 어떤 난관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당부” “시대정신이 상생과 화합” 등 한광옥 비서실장의 발언도 모두 자막과 함께 보여줬습니다. 여기다 “일방적인 자기변명만 내놓고 있다”는 야권의 비판 한 마디와 “촛불민심을 자극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언급하기는 했으나 비중으로 볼 때 기계적 중립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이날 “단단히 마음을 먹은” 청와대 표정을 받아쓴 방송사는 TV조선이 유일합니다. 

 

4. TV조선도 비판 보도 있지만…‘생색내기’
물론 TV조선도 <앵커칼럼>(1/2 https://bit.ly/2j2M5v2)에서 박 대통령의 기자간담회를 “어리둥절한 일”로 칭하면서 박 대통령이 “가뜩이나 억장이 무너지고 천불 난 국민 가슴에 소금을 뿌린 듯”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1일과 2일에 걸쳐 총 4건에 이르는 ‘용비어천가’ 보도를 낸 것 치고는 좀 생뚱맞은 감정 토로였고, 비판의 내용 매우 추상적입니다. 구색 맞추기에도 미치지 못하는 ‘생색’으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전날 비판에 침묵했던 SBS는 2건의 보도로 반박과 비판을 전하며 지상파의 체면을 살렸습니다. 1건은 박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의 독대에서 정유라 승마 지원을 직접 요구했고 이런 정황이 뇌물죄 혐의를 부인한 박 대통령 주장과 상반된다고 반박했습니다. SBS <대통령으로서 할 것 다했다?>(1/2 https://bit.ly/2iZ7VLW)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전원 구조 보도가 오보라는 걸 확인하고, 그러자마자 중대본 방문을 지시했다고 말했”지만 청와대가 공개한 참사 당일 시간대별 상황을 보면 11시 1분과 4분 전원구조 오보가 나왔고 3시간 반이 지난 오후 3시가 되어서야 중대본 방문 지시가 떨어졌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그 3시간 반 동안 “안보실장한테 전화 2통 한 것, 그리고 미용사 불러서 머리 한 것 정도의 일”밖에 안 한 박 대통령이 “할 건 다 했다”고하기엔 무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1일 2건의 보도로 비선진료 의혹 부분만 반박했던 채널A는 2일에도 1건의 보도로 비선진료 의혹에 이미 정황이 많다고 전했고 KBS‧MBC‧MBN은 2일, 아예 관련 보도를 내지 않았습니다. 

 

5. “이대로라면 기자들이 간담회 참석하기 어렵다”…더 강경해진 JTBC
이렇게 소극적인 타사와 달리 JTBC는 연일 검증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번엔 단독보도도 2건이 있습니다. JTBC는 <박 대통령 기습 간담회…일방적 주장 반복>(1/2 https://bit.ly/2iJGPJf) 등 2건에서 박 대통령이 “삼성 합병 지원 의혹을 ‘완전히 엮은 것이다’ 이렇게 표현하면서 본인의 결백을 주장”했지만 2014년 9월과 2015년 7월 두 차례의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독대에서 박 대통령이 직접 승마 지원을 지시했고 삼성은 곧 최순실 씨 회사와 200억대 지원 계약을 체결했다고 단독 보도했습니다. 여기에 문형표 전 복지부장관도 특검에서 국민연금의 삼성합병 찬성과 관련 박 대통령 지시를 시인했다는 사실도 1건 추가했습니다. 


이보다 ‘촌철살인’이라 할 수 있는 보도는 JTBC <내용도 형식도 이상했던 ‘기습 간담회’>(1/21 https://bit.ly/2iCKQ5k)입니다. 손석희 앵커는 청와대가 노트북과 촬영을 모두 금지시킨 부분에 문제를 제기하는 기자는 없었는지 물었고 윤설영 기자는 “기자단들이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입장을 낸다고 하니 일단은 들어보자는 생각으로 형식의 문제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청와대가 깜짝 공지를 해서 이런 환경을 조성해 일방적으로 입장을 전달하는 식의 간담회를 성공한 측면”이라고 기자로서 자성의 뜻을 피력했습니다. 이에 손 앵커는 “그렇다면 현장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은 제대로 진행된 건가요?”라고 물었고 윤 기자는 “(대통령이)공모나 직권남용 등 검찰의 공소사실을 일방적으로 반박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해 질문할 시간이 길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이렇게 기자 간담회의 배경과 기자들의 태도를 짚어 본 손 앵커는 “기본적으로 사전에 15분밖에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평소 사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기자들이라 하더라도 이런 간담회가 있으면, 불과 그게 한 15분 전에 통보가 되면 여러 가지로 상황이 바쁘게 되고, 여러 가지 질문을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하겠죠”라며 기자들의 ‘불리한 상황’에 이해를 구했고 “또 간담회를 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계속 간담회가 이뤄진다면 기자들로선 참석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라고 탄식했습니다. 이렇게 대통령의 기습 간담회를 통해 기자들의 태도까지 돌아보고 최종적으로 박 대통령의 일방적인 입장표명에 기자들이 ‘보이콧’할 필요성까지 언급한 방송사는 JTBC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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